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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세상에서 가장 리뷰하기 어려운 게임 '엘든 링: 밤의 통치자'

"친구 없어요?", "네..."

김승주(사랑해요4) 2025-05-29 14:02:03

세상에서 가장 리뷰하기 어려운 게임.

농담을 섞어서, <엘든 링: 밤의 통치자>(이하 엘밤통)을 플레이하는 내내 고통스러웠다. 고통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플레이엑스포 등 겹쳐버린 여러 일정으로 인해 밤 10시 이후에 집에 기어들어가 파김치가 된 상태로 게임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런 상황에서 접한 <엘밤통>이 상당히 체력을 많이 요구한 타이틀이었다는 것이다. 

셋째는 반드시 3인이 모여야 하는 타이틀인데, 늦은 밤에 부를 사람이 그다지 없어 수십 분이 걸리는 매칭을 기다리며 게임을 플레이했다는 것이다(사실, 리뷰 기간 동안 매칭이 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면도 있었다). <엘밤통>은 반드시 3인이 해야 한다. 2인은 플레이 불가능하며, 1인 플레이도 가능하지만 결코 권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까지 리뷰해 온 게임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타이틀이었다. 

리뷰어가 아무도 관심 없어 할 사담을 중얼거리는 것은 좋지 않으니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다. <엘밤통>은 프롬 소프트웨어에 있어 조금 실험적인 타이틀이다. 에셋과 그래픽, 시스템은 <엘든 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게임이 주축이 되는 '3인 협동, 로그라이트, 멀티플레이'라는 구조는 그간 싱글 위주의 게임을 만들어 왔던 프롬 소프트웨어가 처음 도전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리뷰를 요약하면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고, 그간 부족하거나 아쉽다고 느껴졌던 <엘든 링>의 멀티플레이 요소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타이틀이기에 나쁘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예상됐던 문제점이 확실히 있다. 빌드 다양성과 재미의 부족, 프롬 소프트웨어 특유의 최적화와 네트워크 문제가 여전하며 에셋을 상당수 재활용해 빠르게 만든 만큼 분량 자체는 크지 않다는 인상이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엘든 링: 밤의 통치자
출시일: 2025-05-30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
유통사: 반다이 남코
플랫폼: PS5 | PS4 | Xbox X|S | Xbox One | PC
장르명: 협력형 서바이벌 액션
리뷰 버전: 사전 리뷰 버전
리뷰 플랫폼: PC

# 게임의 기본 구조


<엘밤통>은 <엘든 링>을 최대 45분의 세션으로 축약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구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엘밤통>은 3인이 협력하는 '로그라이트' 멀티플레이 협동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냥할 최종 보스를 정해, 정해진 맵 속에서 3일이라는 시간 동안 캐릭터를 성장 및 강화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목표한 적에게 도전하면 된다. 각 일자에서 파밍을 할 수 있는 낮 시간은 15분 정도며, 밤에는 특정 지역으로 이동해 보스에게 도전하게 된다.

플레이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없으며, 각자 능력이 다른 정해진 캐릭터 중 하나를 플레이해야 한다.  본편 <엘든 링>과 비교한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각각 어빌리티, 스킬, 아츠라는 전용 능력을 가지고 있단 점이다. 여기서 아츠는 일종의 필살기다.

참고로, 정식 버전에서는 기존에는 미공개됐던 히든 플레이어블 캐릭터 '복수자'가 있으며, 소환수를 소환하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해금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3인 협력 액션

<세키로>를 생각나게 하는 캐릭터도 있다. 짐행자는 요도를 뽑고 저스트 타이밍에 적의 공격을 가드해 쳐낼 수 있다.

캐릭터 설명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엘밤통>은 일반적인 RPG처럼 각 캐릭터의 역할군이 나뉘어 있는 편이다. 추적자와 레이디는 근접 딜러, 수호자는 탱커 및 서포터, 은둔자는 원거리 딜러에 가깝다. 인 게임에서는 추적자가 아츠를 사용해 적에게 그로기를 발동시키고, 그 타이밍에 레이디가 공격을 퍼부은 후 스킬을 사용해 대미지를 극대화시키는 등의 협동이 가능하다. 이런 점 덕택에 <엘밤통>은 플레이하다 보면 고전 테이블탑 RPG를 액션 게임으로 플레이하는 느낌이 난다.

게임의 진행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에 작성했던 테스트 버전 체험기를 참조해 주길 바란다. 요약하면 "머뭇거릴 틈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맵을 돌고 파밍하며, 보스에게 도전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란 것이다. 참고로 필드 보스(친위기사 로레타 부분)은 테스트 버전과 본편이 다른 부분이 있으니 참고 정도만 하길 바란다.


관련 기사: "머뭇거릴 틈이 없다!" 엘든 링: 밤의 통치자 9시간 체험기

성장의 핵심은 레벨 업과 무기, '잠재한 힘'이라는 일종의 특성이다. 보스 및 강력한 적을 사냥할 때마다 그 자리에서 랜덤한 무기 혹은 잠재한 힘을 얻을 수 있는 영혼이 생성된다. 무기는 랜덤한 전기와 부가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이 부가 효과는 해당 무기를 착용하지 않더라도 효과가 적용된다. 잠재한 힘은 '주위에서 출혈 발생 시 공격력 증가', '일정 시간마다 휘검 생성', 'HP 증가' 등 캐릭터의 강함을 늘려 주는 효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최대한 보스를 많이 사냥해 각종 무기와 잠재한 힘을 충분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보스를 최대한 많이 처치하고 잠재한 힘을 모아 강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필드에 위치한 누군가의 무덤에서 장비를 얻을 수도


테스트 버전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정식 버전의 새로운 기믹이나 시스템도 있다. 강력한 필드 보스와 다채로워진 필드 관련 랜덤 이벤트다. 필드 보스는 충분한 레벨이 되어야 도전할 수 있는 강력한 보스다. 

1일차에서 이루어진 파밍으로는 아무래도 도전하기 어려우며, 2일차 수준의 파밍이 되어야 사냥할 법 하다. 필드 보스는 맵 곳곳에 위치해 있는데 2일 차부터는 지도에 위치를 찍어 준다. 사실상 2일차부터 사냥하라는 것이다. ​강력한 적은 ​종종 최고 등급의 무기를 드롭하기에 수월한 공략을 위해서 적절하게 도전해줄 필요가 있다.

​즉, <엘밤통>은 보통 이런 방식의 플레이 구조를 가지게 된다. 게임 시작 -> 가까운 잡졸을 사냥하고 2레벨 달성 -> 자신이 생각하는 동선을 따르며 보스 처치 후 파밍 -> 1일 밤 보스 격파 -> 2일 낮부터는 강력한 적을 격파하며 본격적으로 성장 -> 2, 3일 차 보스 격파다.

최대한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동선 설정이 중요하다.

게임이 끝나면 자신이 이동한 동선과 전과를 알려 주기도 한다.

3일 차 보스는 강력하기에 준비와 공략법 숙지가 중요하다. 보스마다 기믹과 약점 속성이 있으며, 기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주는 경우도 있다. 모든 보스를 보지는 못해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플레이어의 흥미를 돋울 만한 재미있는 기믹도 있다. 가령 특정 보스는 보스전 직전에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여기서 '비약적으로 레벨 업 하고 싶다'고 소원을 빌면, 레벨은 엄청나게 상승하지만 성배병을 마실 때마다 레벨이 감소한다.

보스와 상황에 따라 파밍 과정에서 랜덤 이벤트와 마주하는 경우도 있다. 플레이어의 주변에 연속해서 무언가가 폭발하는데 맞으면 1레벨이 떨어진다거나, 갑자기 보스가 나와 특정한 지역으로 납치해 전투를 해야 한다거나, 필드에 운석이 떨어져 맵이 크게 바뀌거나, 맵 중간에 거대한 설산이 솟고 꼭대기에는 강력한 보상을 주는 얼음 비룡이 자리잡고 있는 경우도 있다.


맵의 구조가 일부 바뀌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한다.

게임 외부에서 스펙을 올릴 수 있는 수단도 있다. 한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결과에 따라 '유물'을 얻을 수 있으며, 별도의 재화를 모아 항아리 상점에서 랜덤한 효과를 가진 유물을 구매할 수도 있다. 유물은 최대 3가지 무작위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캐릭터의 스킬이나 어빌리티를 강화해 주기도 한다.



# 여전히 프롬 소프트웨어다운 스토리 전개

스토리 부분에서는, 각 캐릭터에게 할당된 개별적인 서사가 있다. 특정한 캐릭터를 많이 플레이할수록 해당 캐릭터의 이야기를 담은 일기가 해금되고, 최종적으로는 캐릭터의 개인적인 서사를 유추할 수 있는 콘텐츠가 주어진다. 이 콘텐츠는 별도로 플레이하는 것은 아니고, '한 게임에서 특정 지역의 보스 처치'와 같은 개인 목표 방식으로 주어진다.

이런 과정에서 보여지는 스토리는 여전히 프롬 소프트웨어답다. 거점 곳곳에서 배치된 캐릭터와 이야기를 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이 한 줄이 넘어가지 않는 단답 하나를 남길 뿐이다. 말을 걸어도 아예 응답하지 않는 캐릭터도 있다. 그래도 글자와 대사 이곳저곳에서 게임의 상황 정도는 유추해낼 법 하다.

그 외에도 캐릭터마다 세세한 외형 커스터마이징은 불가능하지만, 게임 내 재화로 스킨을 구매할 수 있다. 보스를 잡아야 얻을 수 있는 스킨도 존재하며, 이런 스킨은 보통 <다크 소울> 등 과거의 게임을 오마주했다.

캐릭터를 여러 번 플레이하고 로어를 해금해

개인 퀘스트를 수령할 수 있다.


스킨



# <엘밤통>은 쉽지 않다.


​리뷰를 할 때 게임의 난이도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정말로 어렵다. 변명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 리뷰는 제한된 시간 동안 공략 없이 도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정 게임의 난이도가 어렵다고 리뷰에서 대체적으로 평가를 내렸는데, 출시 후 유저의 공략이 충분하게 이루어지면서 '그 정도의 난이도는 아니다'고 결론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엘든 링>이 대표적인 예시다.


그러나 <엘밤통>은 확실히 쉽지는 않다는 인상이다. 게임의 구조 자체가 15분 내에 신속하게 파밍을 완료하도록 요구하며, 여러 곳에 프롬 소프트웨어 특유의 난이도 설정이 배치되어 있다. 3인 플레이를 상정하고 만든 만큼 보스는 틈을 잘 주지 않으며 '나 혼자서 엄청난 딜을 욱여넣고 캐리'하는 그림은 나오기 쉽지 않다. 성장 자체가 레벨 업을 제외하면 거의 랜덤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솔로 플레이도 가능하긴 하나,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잠재한 힘이 항상 유효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누킹을 극대화할 수 있는 레이디를 선택하고 출혈 빌드를 대표하는 무기 '시산혈하'와 각종 출혈을 강화시켜 주는 특성이 예쁘게 붙어서 나오면 참으로 좋겠지만, 보통 그런 판은 수십판 중 하나가 될까 말까다. 아마 게임을 접한 초반부에, 프롬 소프트웨어의 팬이라면 미야자키 히데타카 대표의 얼굴이 자주 뇌리를 스쳐지나까지 않을까 싶다.


출시 후의 공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3인 플레이를 ​상정했기에 보스의 패턴이 틈을 잘 주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열심히 피해야 한 두 대를 공격하는 시간 정도가 주어지는 것이 전부다. 움직임이 빨라 따라가는 것조차 벅찬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엘밤통>은 본편 <엘든 링> 보다 '차근차근 체력을 깎아나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 레벨과 빌드를 조합해 보스를 대미지로 단번에 찍어누르는 행위는 하기 어렵다. 보스를 잡는데 설사 10분이 넘게 걸리더라도, 패턴을 확실히 피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공략해야 한다.


<엘밤통>의 전투는 정말로 차근차근 해야 한다. 생각 없이 맞으면서 싸우다가, 쓰러지기만 하면 민폐다.
세 번 쓰러질 경우에는 정말로 살리기 어려워진다.


더욱이, <엘밤통>은 지난 네트워크 테스트에 비해 난이도가 올라갔다.​ ​시연 버전을 위한 개발 빌드의 시간 차이가 있으니 당연하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필드 보스의 강력함이다. 가령 특정 위치에 있는 '친위기사 로레타'와 같은 필드 보스는 네트워크 테스트 당시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보상은 평범했지만 2레벨, 혹은 1레벨에도 시간을 들이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보스였다. 게임 시작 지점 바로 옆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어 거의 필수적으로 거쳐가는 보스였다.


이런 기억을 살려 <엘밤통> 정식 버전 플레이 직후 동료에게 "2레벨 보스런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호기롭게 도전했다가, 몇 초 만에 전멸했다. 그 위치에는 친위기사 로레타 대신 '본편에서 짐승 사제 앞에 있는 가고일'이 위치해 있었고, 이 가고일은 이전 테스트에서 없었던 '강력한 적'이라는 신규 기믹을 가지고 나왔던 것이다.


필드에는 2일 차부터 위치가 안내되는 강력한 보스들이 있다.
보스마다 난이도의 편차는 있지만, 잡으면 좋은 보상을 준다.


특히, <엘밤통>이 기존 프롬소프트웨어 게임과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멀티 플레이가 기본이고, 보스에게 원하는 만큼 도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엘든 링>에서 사망하면 축복에서 부활해 달려가 다시 보스에게 도전하면 된다. 그러나 <엘밤통>에서는 다시 3명을 매칭해 3일차까지 가야 한다. <엘밤통>의 ​보스는 여러 신규 패턴과 기믹을 가지고 나오는데, 아무래도 유튜브에서 정리된 공략을 보는 것이 아니라면 빠르게 숙달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 속에서 느낀 것은 <엘밤통> 출시 후 커뮤니티에서 싸움이 종종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플레이어가 충분한 경험을 가지기 전까지는 실패할 때마다 게임이 답답하고, 재미 없고 나아가 짜증날 수 있는 구조다. 핑을 찍고 이동하자고 해도 혼자서 따로 놀거나, 서로가 템포를 맞추지 못하고 필드를 털어내는 속도가 느리다면 파밍 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기장이 다가오기 전에 맵을 빠르게 돌아다니며 보상을 싹싹 모아야 한다.


따라서 출시 후 '괜찮게 하는 파티'를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여겨진다. 같이 할 '소울 마니아' 3인이 있다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출시 후 사람들은 조용하던 프롬 소프트웨어 관련 커뮤니티에 찾아가 '고인물' 파티를 찾을 확률이 높고, 커뮤니티는 갑자기 몰려온 사람들로 인해 몸살을 앓게 되지 않을까. 기자의 예측이 호들갑이었다면 좋겠다.


세팅의 재미 부족과 네트워크 문제도 리스크다. 이 부분은 출시 후 마니아들이 여러 빌드를 찾으며 달라질 수 있지만, 세팅과 무기를 조합하는 로그라이트 게임 특유의 맛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특정한 빌드를 타려고 해도 원하는 무기와 전기 그리고 잠재된 힘을 맞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저 보스를 많이 사냥해서 조금씩 강해지고, 체급으로 게임을 밀어버리는 느낌이 강했다. 전설 무기를 얻더라도 '극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크아악 제발 포탑을 부셔줘!


전설 무기는 분명 좋지만, 이거 하나 얻는다고 극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와 최적화 문제는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데이원 패치로 개선이 될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멀티플레이 타이틀임에도 프롬 게임 특유의 문제가 여전하다. 보스가 화려한 패턴을 사용하면 프레임이 급락, 심하면 잠시 멈추거나, 네트워크가 끊겨 보스가 순간이동을 하는 일이 종종 보였다. 가끔 동료와 같이 게임을 할 때마다 "프레임 드롭과 네트워크 이슈도 보스의 히든 패턴이지, 암암"이라고 농담했을 정도. 화면 찢어짐 문제도 겪어 보통 끄는 옵션인 수직 동기화를 켜 보기도 했으나 해결되진 않았다.


탐험이 중요한 게임임에도 림벨드 맵의 분량은 확실히 아쉽기도 하다. 하나의 정해진 맵에 '지변'이라는 이름으로 구조가 일부 바뀌는 정도다.


이펙트가 한꺼번에 등장하면 프레임이 낮아지는 것을 넘어 게임이 잠시 멈추는 경우도 있다.
본편 <엘든 링>을 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 하지만 극복 방법은 있다.


그러나 기묘하게도 <엘밤통>에서조차 프롬 특유의 게임 디자인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수치적인 강함도 중요하지만 플레이어가 실패와 경험 축적 속에서 배우고 발전하는 것 말이다. <엘든 링>을 축약한 게임인 만큼 그 경험을 압축하는 것에는 성공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엘밤통>에서 실력척인 척도는 이외로 경험적인 측면이 크다. 특정한 지역에 숨겨져 있는 기믹을 알면 알수록, 파밍엔 효율이 붙고 플레이어가 더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난다. 보스가 아니더라도 보상을 주는 적이 있으며, 맵 가운데에 위치한 성을 공략할 때 '지하 수로'의 보스를 공략한 후, 보스를 처치했을 때 생기는 통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면 찾을 수 있는 상자에서 '보상을 한번 더' 받을 수 있다. 


작은 성에 위치한 보스는 처치하고 얻는 보상이 전부가 아니다. 성곽을 따라 조그마한 방으로 들어가면 지팡이 아이템을 확정 드롭하는 무기 전시대와 주위에 있는 스카라베(처치시 탈리스만 확정 드롭), 보물 상자의 위치를 알려 주는 지도가 존재한다. 보스 뒤의 상자에서는 '석검 열쇠'가 확정 드롭된다. 스카라베의 위치는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어 나중에는 지형만 보고 찾을 수 있다. 


이 위치의 상자는 석검 열쇠를 확정적으로 드롭한다.


상대법을 알면 잡졸 잡듯이 편하게 잡을 수 있는 보스도 있다.


이처럼 게임을 하면 할수록 노하우가 축적되고, 이 노하우는 플레이어 캐릭터를 충분히 육성시켜 도저히 못 깰 것 같았던 보스의 클리어에 성공하는 기반이 되어 준다. 게임 오버할 때는 정말 어려운 난이도라고 느껴지는데, 정작 클리어할 때는 이외로 상당히 쉽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대미지가 약해 보스를 때려도 체력바가 줄어드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좌절감이 느껴지더라도, 팀원과 함께 정신을 부여잡고 차근차근 싸우다 보면 어느새 클리어가 눈 앞으로 훌쩍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보스에게 도전하기 위해 생각해야 할 요소도 있다. 각 보스는 약점을 가지고 있고, 맵에는 보스 사냥에 성공할 시 특정한 속성을 가진 무기를 드롭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다. 당연하게도, 보스의 약점 속성은 맵에서 직접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가령 '화염'에 약한 3일차 보스를 선택해 맵에 진입하면, 본래 필드에서 화염을 드롭했던 장소들이 다른 속성을 드롭하는 것으로 바뀌어 있다.


즉, 보상이 랜덤하긴 하지만, 주어진 선택지 속에서 '보스의 약점을 어떻게 공략할 것'이냐도 공략의 핵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자의 사례를 하나 소개하자면, 화염 속성이 약점인 최종 보스를 공략할 때 아군이 건네 준 '밤불검'을 사용했다. 밤불검의 전투 기술 중 하나는 무기에 화염을 두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플레이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약점 속성 무기 제공이 의도적으로 제한된 상황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보스마다 주어진 특성 공략과 조합도 중요하다. 가령 특정 보스는 대부분의 시간을 하늘에 떠서 이동하기 때문에 활 쏘기에 특화된 '철의 눈' 채용이 필수적이다. 첫 보스인 '세 머리 짐승'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이 공격이 따라와서 하는 것이기에 '수호자'를 채용한 후 '방패를 들 시 적에게 노려지기 쉬움' 룬을 채용해 아군이 편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전략을 생각해볼 법 하다.


익숙해질수록 파밍을 효율적으로 하게 된다. 잘 모르겠으면 일단 필드의 '성당'에 있는 에스트부터 꼭 챙기시길

보스에 따른 조합, 무기 선택이 중요하다. 
하루종일 공중에 떠 있는 최종 보스를 상대로 근접 무기만 가져간다면...(이하 생략)


기자는 <엘밤통>의 네트워크 테스트부터 게임을 해 왔다. 리뷰까지 포함해 많은 부분을 랜덤 매칭으로 진행했는데, 위에서 언급한 시스템 덕분에 확실히 시간을 거치며 매칭되는 인원의 게임 실력이 늘어 가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처음만 하더라도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헤메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자 핑만 찍어도 무엇을 생각하는지 서로 이해하고 한 몸처럼 움직인다. 강력한 무기를 얻더라도 남이 더 잘 활용해 줄 수 있으면 양보해 주기도 하며, 아군이 쓰러지면 어떻게든 살려낸다. 이곳저곳에 핑을 찍으며 기자에게 새로운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도 했다. 서로가 '따스함의 돌'이 필드에 나오면 무조건 챙기는 모습을 보며 "이 녀석들, 진짜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진짜들은 소비 아이템도 적극 활용한다.


여담으로, 기자는 리뷰를 할 때 주로 랜덤 매칭으로 플레이했다. 아무래도 일정이 바빠 밤 9시 이후에나 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 기자의 일 때문에 밤 늦게 동료를 불러내기가 아무래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참을 기다리며 매칭될 때마다 환호를 지르고, 늘 만나던 사람과 매칭되다 보니 기묘한 유대감이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프롬 소프트웨어가 노린 부분이다. <엘밤통>의 스토리 자체가, 전혀 인연이 없던 캐릭터들이 거대한 재앙과 맞서기 위해 모인 것이니 말이다.


이름 모를 사람과 합이 잘 맞으면 정말 즐겁다. (버스를 타며)

짧은 시간에도, 게임을 파악하고 따스한 돌과 같은 
소비 아이템을 반드시 챙기는 모습을 보며 "이 녀석들 진짜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진짜들은 게임 파악이 빠르다.



# 재밌다. 하지만 피곤하다.


<엘밤통>은 참으로 프롬 소프트웨어다운 게임이다. <엘든 링>을 재미있게 즐겼던 마니아라면, 지금까지 사람들이 바래 왔던 확실한 멀티플레이 콘텐츠가 추가된 스핀오프 타이틀이 출시된 것이기에 재미 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시간 진행되는 로그라이크임에도 불구하고 프롬 소프트웨어 특유의 스토리 전개와 탐험 그리고 '여러 지식을 늘려 가며, 플레이어 스스로가 강해지는 재미'는 충분히 갖춰 놓았다.


그것이 아니라면 <엘밤통>은 복합적인 타이틀이 될 수 있다. 출시 후 공략과 파밍 동선이 정립된 이후라면 난이도는 당연히 낮아지겠지만, 멘땅에 헤딩하기와 같은 방식으로 도전한다면 <엘밤통>은 확실히 고통스러운 면이 있는 게임이다.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파밍을 해야 한다는 요소 덕택에 체력을 많이 잡아먹고 피로감을 유발하는 면도 있다. 


분량이나 환경 변수 등의 콘텐츠가 그렇게 많지 않아 게임이 빠르게 비슷한 플레이를 반복하는 단조로운 구간으로 진입한다는 점이 결점 중 하나로 느껴지기도 한다.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멀티플레이는 항상 네트워크와 핵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는 점도 무시하면 안 되는 문제다.


그래도 <엘밤통>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은 타이틀이다. 엄청나게 힘을 주고 만들어진 게임도 아니거나와, 스핀오프 게임인 만큼 가격도 크게 비싸지는 않다. 에셋의 재사용이 많긴 하지만 그동안 자신들이 '잘 하던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한 게임이기에 환영할 일이라고 본다.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지 않는다면 괜찮게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다.


엘든 링: 밤의 통치자
8.0  /10
한줄평
재밌긴 하지만, 피곤하고 단조롭다.

장점
- 드디어 완성된 <엘든 링>의 멀티플레이라고 보아도 좋다.
- 흥미로운 신규 기믹과 새로운 보스 
- 괜찮은 캐릭터 디자인과 스킨 시스템
- 새로운 도전임에도, 빼놓지 않은 프롬 특유의 맛
단점
- 3인 플레이 강제, 다인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믹
- 반복을 통한 학습을 요구하지만, 보스 패턴을 배우기 위해서는 3일차까지 가야 함 
- 세팅의 재미는 그다지 없음
- 필연적으로 피로감이 높은 게임 구조와 세션당 긴 플레이타임
- 게임 구조 상 빠르게 콘텐츠가 단조로워진다.
- 프롬 전통의 문제 '최적화 이슈와 네트워크 끊김'

보스 잡고 국룰 - 다같이 모여서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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