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의 차기 프로리그(10-11 시즌)가 오는 10월 16일 시작될 예정이다.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와 그래텍의 지적재산권 협상은 아직 타결되지 않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월 16일부터 차기 프로리그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폰서는 신한은행으로 유지되며, KeSPA는 이 사실을 방송사 및 프로게임단에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eSPA 김철학 사무국장은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결승전 날짜를 고려하면 그 정도(16일) 수준에서 리그를 시작해야 한다”며 리그 진행을 준비 중임을 인정했다.
■ 끝나지 않은 협상, 문제는 ‘중계권’
프로리그 10-11 시즌은 그래텍과의 지적재산권 협상이 끝나지 않은 채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KeSPA는 지난 7월 프로게임단을 위주로 새로운 협상단을 꾸리고 그래텍과 협상을 시작했다.
이전까지 협상을 주도하던 KeSPA 사무국은 한 발 뒤로 물러났으며, 중재자의 입장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참여했다. 이후 협상단과 그래텍은 3개월 동안 총 6번의 만남을 가졌고, KeSPA 측에서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용료 지불을 인정하는 등 순조로운 모습도 보였다.
현재 협상은 SK텔레콤, KT, 웅진의 3개 게임단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중계권’이 문제였다.
KeSPA 측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용료는 지불하되 대회 및 영상 등에 관련된 중계권을 소유하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그래텍에서는 2차 콘텐츠에 대한 수익은 보장하겠지만, 중계권을 전적으로 넘겨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중계권이 중요한 이유는 중계권에 따라 2차 콘텐츠에 대한 ‘칼자루’를 쥐는 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중계권을 그래텍이 갖고 있다면 KeSPA는 앞으로 대회를 열고 관련된 영상 등을 판매할 때마다 그래텍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KeSPA가 프로리그의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중계권을 넘겨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게임방송사로서도 각종 제약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반면 KeSPA에서 중계권을 가질 경우 그래텍은 <스타크래프트>의 대회나 영상 등이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쓰이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된다. KeSPA는 2007년 블리자드의 동의 없이 중계권을 스포츠 중계권 판매그룹인 인터내셔널이스포츠그룹(IEG)에 팔았던 전력이 있다.
양측 모두 ‘지적재산권 이용료를 양보하더라도 중계권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 사실상의 강행, 2주 안에 협상 가능할까?
이처럼 협상은 끝나지 않았지만 KeSPA는 <스타크래프트>의 차기 프로리그를 준비하고 있다.
김철학 사무국장은 “아직 협상을 끝내지는 않았지만 계약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양측 모두 협상 의지가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겉으로 보면 낙관적인 협상 결과를 기대하는 만큼 우선 리그 준비를 시작했다는 뜻이지만, 리그 시작 전까지 협상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경우 자칫 ‘강행’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KeSPA의 이 같은 결정에는 최근 이윤열, 박성준 등 유명 프로게이머들의 잇단 <스타크래프트 2> 전향과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2> 리그(GSL)의 예상 외의 선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계속 시간을 끌다가는 프로리그의 주도권을 <스타크래프트 2>에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텍은 여전히 협상을 끝내지 않는 한 리그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래텍 오주양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계약이 없는 대회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프로리그 시작 전에 최대한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기 프로리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KeSPA와 그래텍에게 남은 협상 기간은 약 2 주. 그 사이에 극적으로 협상을 마무리 짓고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를 다시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