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클래식 배틀넷을 전면 차단해야 할 것 같다”는 블리자드의 입장이 나온 뒤에 여성가족부가 예외조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여성가족부가 일부 패키지 게임에 대해서는 셧다운제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을 조만간 확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여성가족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관련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 “전면 차단해야…” 블리자드 발언으로 촉발된 논란
이 같은 예외조항은 지난 21일 블리자드가 셧다운제 적용을 위해서는 클래식 배틀넷의 모든 연령대 심야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고 밝힌 후 나온 이야기다. 이른바 ‘<스타크래프트> 예외조항’이라고 불릴 만큼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워크래프트 3>의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제공하는 클래식 배틀넷의 경우 오래 전 구축된 가입자 정보를 확인할 수 없고, 시스템 보완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셧다운 시간에 모든 연령의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많은 게임 유저들은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남기는 등 논란이 일었다.
블리자드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클래식 배틀넷에서 운영 중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등은 특정 연령대가 아닌 전체 유저들 대상으로 차단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이렇듯 한국에서는 규제가 많고 갑작스럽게 생기면서 가이드라인도 늦게 오고 있다”고 밝히며 셧다운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여성가족부에 패키지 형태로 발매된 게임은 셧다운제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클래식 배틀넷의 접속 차단은 국내법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예외조항이 생긴다면 심야에 배틀넷을 전면 차단할 필요가 없어진다.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셧다운제도의 불합리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 오래된 패키지 판매 게임만? 사실상 배틀넷만 혜택
셧다운제 예외조항에 포함되는 게임들은 ‘오래된’ 패키지 판매 형식의 게임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게임은 주 이용자 층이 20대 후반인 오래된 게임들로 굳이 셧다운제가 필요없다는 것이 여성가족부의 논리다. 클래식 배틀넷 시스템으로는 접속자의 연령을 인증할 방법이 없어 셧다운제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블리자드의 해명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셧다운제에 예외조항이 생길 경우 또 다른 논란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예외조항의 혜택을 받는 패키지 게임이 사실상 클래식 배틀넷을 이용하는 블리자드 게임뿐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국내 게임업체 역차별이라는 새로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때문에 여성가족부는 ‘패키지’ 유통방식이 아닌, ‘오래된 패키지’ 방식이라는 전제조건을 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