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원 “Xbox360과 윈도7 판매 금지” 판결

독일에서 Xbox360 콘솔의 판매를 금지하는 판결이 나왔다. 당장 효력을 갖지는 않지만, 다음 주에 나올 미국 법원의 판단에 따라 판매 금지가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

독일 만하임 법원은 2일(현지시간) 모토롤라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주요제품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MS는 Xbox360의 독일 판매가 금지될 위기에 처했다. 이와 함께 윈도7 운영체제의 디스크 배포,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의 디지털 배급도 금지 판결이 나왔다.

만하임 법원의 판결이 즉시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미국 시애틀에서도 MS와 모토롤라의 특허 분쟁이 진행 중인데, 오는 5월 7일까지 나올 판결에 따라 실제 독일 판매 금지도 영향을 받는다. 미국 법원은 판매 금지가 강제적으로 필요한지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Xbox360이 특허를 침해했다” 모토롤라의 주장 인정

이에 대해 미국국제통상위원회 판사는 지난 4월 23일 MS가 Xbox360 제품에서 모토롤라의 특허 4가지를 침해했다는 데 동의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사는 만일 독일에서 Xbox360 판매 금지 판결이 나오더라도 바로 발효하지 말도록 했다.

미국국제통상위원회 판사는 전체위원회를 소집해 Xbox360의 특허 침해 사안을 집중검토하고 오는 8월 23일까지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만일 위원회가 판사의 의견에 동의할 경우, 모토롤라는 Xbox360의 수입을 금지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몇 년째 이어지는 MS-모토롤라의 분쟁, 원인은 로열티

모토롤라와 MS의 특허 분쟁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분쟁의 이유는 로열티다.

지난 2010년에는 MS가 모토롤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소송에서 MS는 자사가 Xbox360과 스마트폰, 윈도 제품군에 사용하는 모토롤라의 특허 로열티가 지나치게 차별적으로 비싸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양사는 서로 약속을 깼다고 주장하며 특허와 로열티 관련 분쟁을 벌여왔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분쟁을 연상시키는 MS-모토롤라의 분쟁은 최근 모토롤라가 잇따라 승점을 챙기는 모양새다. 미국국제통상위원회 판사의 특허 침해 동의를 받아냈고, 독일 법원에서는 판매 금지 판결까지 챙겼다.

모토롤라는 공식 발표문에서 “MS 제품들이 모토롤라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독일 만하임 법원의 판결이 나와 매우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

MS 대변인은 “이것은 긴 과정 중에 한 단계일 뿐이다. 우리는 결국 모토롤라가 웹에서 영상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공평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일반적인 필수 특허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사는 한때 서로 특허를 인정하고, 제공하며, 로열티를 나누던 파트너였던 만큼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

문제는 결국 ‘로열티’, 즉 돈이다. 2010년 MS가 로열티 때문에 모토롤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을 정도로 로열티는 갈등의 중심에 놓여 있다. 최근 마지막으로 확인된 모토롤라의 제안은 Xbox360 판매가격의 2.25%를 자사 특허의 로열티로 달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