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중국 교육자문기관인 MYCOS에서 발표한 <중국 대학생 취업 보고서>에 따르면, 졸업 후 반년 뒤부터 3년 이내의 월급 평균치를 계산한 결과 게임기획자가 월 5,273 위안(한화 약 96만 5천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직업의 대졸 신입 월급 평균이 3,773 위안(한화 약 69만 원)임을 감안했을 때 굉장히 놀라운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한가지 더 놀라운 것은 게임기획자는 매년 발표되는 취업보고서에 올해 처음 등장한 직업이라는 점이다. 물론 중국에서도 게임기획자는 몇 년 전부터 존재했었다. 하지만 다른 IT 관련 직종과는 다르게 ‘고수입 직종 상위 50위권’에도 들어본 적 없는 ‘박봉’ 직종이었다. 즉, 지난 1년간 게임기획자의 월급이 급격히 성장했다는 것인데 대체 어떤 이유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걸까?
중국 게임업무위원회(GPC)의 조사에 따르면, 2년 전부터 중국 정부는 매년 450억 위안(한화 약 8조 원) 가량을 게임업체 지원에 쏟아 붓고 있으며, 각 도시에 게임문화산업단지 등을 조성하며 게임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게임기획자가 돌연 고소득 직업으로 등극한 것은 이변이 아니라 중국 게임 산업이 얼마나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과거 중국은 텐센트와 같은 대형 업체가 수입한 해외 게임에 의존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자체제작 게임의 각축전이 되어가며 게임기획자에 대한 필요가 대폭 늘었다. 이는 과거와 달리, 중국 게이머들의 자국 게임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졌고 중국 개발사 역시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자본력으로 이전과 달리 양질의 게임을 만드는 것에 기인한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 추이 그래프. 2013~2014년도의 성장률이 압권이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가 본격화되고 샤오미 등 저가형 스마트폰이 대거 공급되며 게임시장의 규모도 급성장했다. CNNIC의 통계의 따르면, 2011년 전체인구의 15%에 불과하던 스마트폰 보급률이 샤오미 출시 이후 2년 간 250% 가량 급성장했다. 자연히 모바일 게임 시장도 함께 성장하며 게임사들에게 들어오는 이익도 급격히 커졌다.
예를 들어 텐센트의 경우, 이미 중국 최대 메신저 서비스인 QQ를 보유한 상태에서 모바일 시장까지 활성화되자 이 시너지로 자체 앱마켓의 게임 수익도 크게 늘었다. 이렇게 게임시장이 더욱 커지자 중국 게임사들은 해외 게임을 사오기 보다는, 그동안 웹게임과 하청 등을 통해 쌓은 기술력으로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어 이익을 독차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곧 게임기획자의 대우가 올라가는 것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