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와 소송을 통해 엠게임에게 공세를 퍼붓던 CDC게임즈가 정작 기자간담회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주, CDC게임즈는 29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CDC그룹 피터 입 회장이 직접 <열혈강호> 중국 서비스 분쟁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피터 입 회장은 엠게임의 업데이트 지원 미비와 사설서버에 대한 대응 등 핵심사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사건은 CDC게임즈가 아빠, 엠게임이 엄마 같은 역할로, ‘결혼관계’와 같은 문제다.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해서 엄마가 아빠에게 얼마나 자주 키스를 해주지 않았고, 아빠는 얼마나 형편없는 와인을 사왔고, 양육비를 얼마나 줬다는 등의 사소한 얘기를 언론에 하고 싶지는 않다”며 지금까지와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계속된 기자들의 질문에도 “계약서에 명기된 계약금과 로열티를 분명히 지불했다. 오히려 엠게임이 업데이트 지원과 사설서버 대응 등 계약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 모호한 근거로 일관하는 CDC게임즈
CDC게임즈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소송과 서비스 방해 엄포 등 초강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논쟁 포인트에 부합되지 않는 자료를 공개하는 등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로 일관하고 있다.
CDC게임즈는 '열혈강호 분쟁'이 발생하자 홍콩, 중국, 한국에서 엠게임에 대한 계약위반 소송을 제기하고, 지난 22일에는 라이선스 비용을 모두 지급했다며 세부 입금목록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29일자 보도자료에서는 “중국 규제당국이 이번 분쟁이 해결되기 전까지 엠게임의 새로운 게임들이 중국시장 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2일자 보도자료에 첨부한 세부입금목록에는 로열티와 라이센스 비용 중 일부인 90만불이 지급되었다는 내용만 표시되어 있었다. 이번 분쟁의 핵심 사안인 ‘계약금 미지급’과는 동떨어진 자료인 셈이다.
또, 29일자 보도자료에서 주장한 ‘중국 규제당국의 엠게임 신규게임 서비스 금지’도 정확히 어떤 부처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는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피터 입 회장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부의 어느 부처가 이런 발표를 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아마도 라이선스(판호)를 발행하는 부처일 것이다. 내가 중국정부를 대신해서 의견을 밝힐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에는 나름대로의 절차가 있다. 나라 간에 다른 법률과 규칙을 인정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 엠게임-CDC게임즈, 재협상 기간만 설정
한편, 피터 입 회장은 왜 논란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10시부터 엠게임과 재협상에 들어갔다.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그런 사안에 대해 자세하게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디스이즈게임의 취재결과 엠게임과 CDC게임즈가 29일 10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재협상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협상내용은 ‘몇 주간의 협상기간을 갖는다’라는 내용밖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CDC게임즈의 이러한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기자는 “여태까지 보도자료를 통해 엠게임을 맹공격하고 3개 국가에서 소송을 제기했던 CDC게임즈가 정작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던 기자간담회에서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계속해서 말을 바꾸는 CDC게임즈를 이해할 수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