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세컨드라이프>를 잡아먹을 것인가?
소문만 무성했던 구글판 <세컨드라이프>가 현실로 드러났다. 3D 가상현실 서비스 <구글 라이블리>의 베타 테스트를 8일 시작한 것.
지난 8일, 구글의 3D 사업본부장인 멜 가이몬(Mel Guymon)은 미국 게임웹진 가마수트라와의 인터뷰에서 <구글 라이블리>(Google Lively)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구글 라이블리>를 2년 반 동안 개발해왔으며 소셜 네트워크 유저들에게 실제로 영구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구글 라이블리>는 <세컨드라이프>와 비슷한 3D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유저들은 아바타를 통해 여러 방을 옮겨 다니며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아바타는 물론 자신만의 방을 만들어 가구나 화분 등을 들여놓는 등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여기까지만 봐서는 <세컨드라이프>와 별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구글 라이블리>의 특징은 단 한마디로 요약된다.
‘쉽다’.
<세컨드라이프>처럼 접속하자마자 쏟아지는 어리둥절함에 곤욕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마치 채팅을 하듯 아바타를 고르고 아무 방이나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면 되는 것이다.
방을 만들기도 쉽다. 상점에서 가구를 구입하고 방에 놓은 뒤, 마우스 드래그로 이리 저리 위치를 바꿀 수 있다. 방의 공개나 비공개 설정은 물론 자신의 방에 다른 유저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싸이월드>와 같이 방명록도 있어 방 주인이 계속 접속해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
또한 확장성도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다. 일단 방이 만들어지면 각 방마다 고유한 주소가 부여된다. 이것을 통해 유저들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방을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쉽게 포함시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활동이 대부분 마우스 클릭과 드래그만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사용자 접근성이 상당히 높을 수 밖에 없다.
멜 가이몬은 인터뷰에서 “이것은 일부 컴퓨터 마니아를 위한 것이 아니다.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해 <구글 라이블리>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세컨드라이프>와 또 다른 차이는 유저들이 직접 컨텐츠를 제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구글 라이블리>는 가구나 의상 등 모든 아이템을 상점을 통해 구입해야만 한다. 컨텐츠의 부족 문제가 예상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멜 가이몬은 “컨텐츠 확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많은 수의 사내 개발자들과 200곳 이상의 외주업체를 통해 수십만 이상의 아이템을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아이템 제공은 국내에서 보편화된 부분 유료화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구글 라이블리>의 상점을 실제로 살펴보면 각 아이템의 가격에 ‘무료’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차후 유료화의 진행 여부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현재 <구글 라이블리>는 미국판 <싸이월드>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슷한 서비스인 <마이스페이스>와의 서비스 연동도 예정되어 있다.
모바일 서비스 지원 여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구글 라이블리>는 거의 모든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개발되었다. 현재 윈도우 XP와 비스타 운영체제만 지원하고 있으나 추후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식도 가능하리라 예상되는 부분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화제가 되어온 구글. 그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구글 라이블리>.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에서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유저들의 반응이 기대된다.
<구글 라이블리>의 스크린샷 |
쉽게 다른 유저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쉬운 설정 방법으로 방을 만들기도 어렵지 않다.
인터넷으로 본 <구글 라이블리>의 상점 모습, 게임 속에도 상점이 있다.
방을 꾸미는 모습, 상점에서 가구를 고른 후 마우스로 쉽게 위치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