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가 올해 초부터 스컬>을 시작으로 인디게임 퍼블리싱에 나서고 있다. <플레비 퀘스트>에 이어 <메탈 유닛>, 그리고 출시를 앞둔 <8Doors>, <블레이드 어썰트>, <댄디 에이스>까지 다양하다.
회사는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에 집중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큰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잠재력, 경쟁력에 주목하고 전 세계 인디게임을 발굴 중이다. 인디게임사 및 인디게임 시장 활성화를 위해 6월 '방구석 인디게임쇼 2020'을 개최하는 등 시장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약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회사는 여러 인디게임을 전 세계 시장에 내놓으며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쌓았다. 인터뷰에 응한 네오위즈 인디팀 김원모 팀장, 정남주 사원은 네오위즈의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 전세계 인디게임 발굴에 더욱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디스이즈게임: 조금 뒤늦은 얘기지만, 네오위즈가 인디게임 퍼블리싱에 나선 이유가 궁금하다.
김원모 팀장(이하 김): 네오위즈는 그간 글로벌 시장에 꾸준히 서비스 할 게임들을 물색해왔다. 팀원 모두 수도 없이 게임을 플레이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이라는, 게임의 본질에 주목했고 이쪽에 좋은 평가를 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디게임이라는 카테고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북미나 일본 지사가 있어 글로벌 인프라도 충분해, 다양한 인디게임을 퍼블리싱 할 수 있겠다는 판단도 들었다. 그래서 다양한 인디게임을 찾아 나서게 됐다.
정남주 사원(이하 정): <DJ맥스> 시리즈를 비롯해 <블레스 언리쉬드> 등 여러 게임을 스팀으로 출시하며 글로벌 퍼블리싱을 위해 준비했다. 국내에서 글로벌 퍼블리싱을 전담하는 스팀 퍼블리셔는 거의 보질 못한 것 같다. 열심히 해보겠다.
네오위즈는 여러 플랫폼으로 게임을 서비스한 경험이 있다. 스팀과 이들 플랫폼의 차이가 있다면?
김: 심의 외에 유저에게 제공하는 기능부터 배급사와 개발사에 제공하는 것들이 굉장히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심의 자체도 빠르고 순조롭다. 다양한 게임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도 있고.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인디게임은 보통 수익 보다 게임성을 강조하는 편이다. 상업적 성공을 우선하는 게임과 결이 좀 다르지 않나.
김: 물론 그렇기는 하나, 대규모 게임과 인디게임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놓고 볼 때 규모도 크고 다양한 유저 수요가 있어 개발사나 퍼블리셔 모두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디게임 퍼블리싱 성과는?
김: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기 어렵지만, 대표적으로 <스컬>의 경우 얼리억세스 출시 1개월 만에 10만 카피가 판매됐다. 현재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12월 PC 출시, 내년 콘솔 출시를 앞두고 있어 더 많은 인기가 예상된다. 출시된 타 게임도 좋은 분위기라고 봐주면 될 것 같다.
<스컬> 이후 <메탈 유닛>, <플레비 퀘스트> <8Doors> 등 다양한 인디게임을 퍼블리싱했다. 회사가 거둔 유의미한 성과나 반응. 게임 별 계획은?
김: 최근 스팀 배급사 할인을 시작했는데, 위시리스트 등록 수치가 평소 대비 500% 이상 상승했다. 글로벌 유저에게 더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됐다.
<스컬>은 앞서 얘기한 성과 외 <데드셀>과 컬래버를 진행했으며 게임스컴에서 '어썸 인디 인디게임'에도 선정됐다. 이외 유니티 코리아 어워드에서 베스트 혁신상을, 중국의 인디게임 시상식에서도 해외 베스트 게임에 수상됐다.
<플래비 퀘스트>도 중국 인디게임 시상식에서 같은 베스트 게임에 수상됐으며 12월 새로운 모드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메탈 유닛>은 12월 론칭 준비 중이며 이후 콘솔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8Doors>은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 목표로 곧 2차 CBT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블레이드 어썰트>도 <스컬>과 마찬가지로 게임스컴에서 '어썸 인디 인디게임'에 선정됐다. <댄디 에이스>도 올해 안에 2차 CBT 준비 중이다.
배급사 할인은 어떻게 하게 됐나. 어떤 과정을 거쳤나?
김: 밸브가 명확한 기준을 얘기하진 않는다. 올해 초 방구석 인디게임쇼를 자체 진행한 부분도 알려줬고, 스팀에서도 퍼블리싱 중인 게임에 대해 행사를 진행하고 싶다고 의사를 내비쳤더니 이를 계기로 진행하게 됐다. 아마 충분한 검토를 거치는 만큼 인지도나 기타 여러 가지를 고려하는 것 같다.
인디게임 퍼블리싱을 위한 개별 접촉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김: <스컬> 전과 후로 나뉘는 것 같다(웃음). 이전에는 아무래도 물색하는 과정이 많았다면, 이후에는 개발사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형성돼 제안도 많아졌다. 물론 제안 주시는 부분이 고맙기에 우리가 찾는 게임보다 최우선 검토를 한다. 앞으로도 많은 인디게임사가 부담 없이 제안을 주셨으면 좋겠다.
올해 방구석 인디게임쇼를 개최하기도 했다.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오프라인으로도 활발한 행사가 됐을텐데 아쉬울 것 같다.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성과는 어떤지 궁금하다.
김: 원래 게임쇼에 나가려 했는데 코로나19로 모두 취소되며 어떻게 우리 게임을 알릴 지 고민했다. 논의를 거쳐 다른 인디게임사도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인디게임을 위한 온라인 게임쇼를 열게 됐다.
별도 비용을 받아 진행한 것은 아니다. 행사 자체로 많은 유저가 온라인으로 인디게임을 찾아 주기를 바랐다. 개발사가 우리와 무조건 퍼블리싱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목표도 없었다. 다만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게임이나 행사 등 모두 제대로 알리는 것이 부족했다.
내년에 진행할 지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혹시 진행하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잘 진행해보겠다.
정: 목표치 보다 낮기는 했지만 많은 유저가 인디게임을 찾았다. 네오위즈가 인디게임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메시지도 준 것 같다. 이후 메일로 많은 제안이 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쯤 되면, <스컬>이 인디게임 퍼블리싱의 개국공신 느낌이다.
김: (웃음) 그렇다. 그만큼 <스컬>이 게임성이 좋기 때문이다. 사우스포게임즈가 게임을 잘 만들어줬다. 더 좋은 게임을 퍼블리싱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물론 퍼블리싱하는 게임들도 유저 피드백을 적극 수렴해 꾸준히 개선하는 작업도 하겠다.
밸브의 경우 국내 컨택 포인트가 없어 소통이 어렵지 않았나.
김: 굳이 그렇진 않았다. 개발자가 사용하기 편하게 환경이 잘 마련됐다. 스팀 정기할인, 게임 태그 등 모든 기능을 백 엔드에서 설정할 수 있다. 관계도 긴밀히 유지하고 있다.
여러 게임을 스팀에 퍼블리싱하면서 네오위즈라는 브랜드가 많이 알려지고 있다. 해외 인디 커뮤니티 반응은 어떤가?
김: 게임의 평가로 보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디스코드나 여러 소통 수단으로 많은 의견을 받고 꾸준히 좋은 게임을 만들려 하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
현재 국내 인디게임 위주로 퍼블리싱을 하고 있는데, 해외 인디게임에 대한 퍼블리싱 의향은?
김: 좋은 인디게임을 찾아 국내 유저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 하고 있다. 아직 해외에서 오는 제안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댄디 에이스>는 네오위즈 북미 지사에서 주도적으로 계약하기도 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많은 인디게임을 퍼블리싱 하겠다.
요즘 인디게임의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보나.
김: 일반 게임과 유사한 것 같다. 유행이 어느 정도 있기는 하나 그와 무관하게 게임성이 충분한 게임은 언젠가는 인기를 얻는 것 같다. <어몽어스>도 2018년 출시했지만 최근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 우리 역시 그런 점을 감안해 유행에 따라 게임을 찾기 보다, 많이 플레이를 해보고 충분한 게임성과 재미를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고 있다.
네오위즈 파이드파이퍼스 팀처럼 네오위즈와 함께 하는 사례는 없을까?
김: 퍼블리싱 계약부터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당연히 양사의 니즈가 충분하다면 그런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개발사가 원해야 진행될 수 있겠지만.
스마일게이트도 현재 스토브 인디게임 스토어를 통해 게임의 소개부터 입점까지 여러 인디게임을 흡수하고 있다. 같은 카테고리를 다루는 업체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김: 인디게임의 퍼블리싱 사례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유저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테니까. 게임에 대한 인식도 좋아질거고. 인디게임사와 함께 상생하는 퍼블리셔로 함께 자리잡기를 바라고 있다.
네오위즈 역시 인디게임 퍼블리싱에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스팀에서 오랜 서비스 경험, 글로벌 서비스 인프라도 갖춰 우리의 강점으로 전세계 유저에게 많은 게임을 알리겠다.
최근 Xbox와 스팀의 연동도 루머로 나오고 있다. 물론 실제로 전개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러한 새로운 기술 융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김: 새로운 플랫폼과 융합을 하는 현상은 언제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현재 퍼블리싱을 PC 스팀 출시 후 콘솔로 가는 방향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질문과 같은 사례가 벌어지며 거기서 유저 트래픽이 창출되면 그에 대한 진출, 시도도 매우 높게 고려할 것이다.
네오위즈의 인디게임 퍼블리싱 선정 기준은?
김: 단순하다. 팀원이 플레이를 했을 때 재미있다고 판단되는 게임이다. 이를 토대로 의견도 조율한다. 자신이 재미있다고 느껴야 성과로 이루어지고 제대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과 상관 없이 지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정, 김: 올해를 돌아보면 <스컬>과 <플레비 퀘스트>, <메탈 유닛>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노하우를 기반으로 더 적극적으로 전세계 인디게임을 찾아서 알리는데 주력하겠다. 많은 연락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