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은 원작 <던파>의 액션을 '콘솔'로 선보임과 동시에 대중성을 챙긴 게임."
24일, 넥슨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의 출시를 앞두고 사옥에서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카잔>은 네오플의 대표 IP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세계관을 활용한 하드코어 액션 RPG다. 출시를 앞두고 개발진이 소개하는 <카잔>을 정리하고, 리뷰 버전을 플레이하며 궁금했던 점을 물어 봤다.
<카잔>은 디럭스 에디션 구매자의 경우 3월 25일, 일반 구매자의 경우 3월 28일부터 플레이 가능하다.

(왼쪽부터) 이규철 아트 디렉터, 윤명진 네오플 대표,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
# 출시 시점에서 <던파>와 콜라보 예정
<카잔>은 <던파>의 대표적인 클래스 '귀검사'의 원조가 되는 인물 '카잔'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게임이다.
이전에 네오플이 개발했던 <프로젝트 BBQ>를 이어받아, 카툰임에도 실사가 연상되는 독특한 아트 스타일의 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 세상을 구한 영웅임에도 모함을 당해 유배당한 '카잔'이 겪는 일을 현실감 있게 묘사함과 동시에, 카툰 렌더링에도 디테일한 표현을 사용해 원작의 느낌을 살리려 했다.
<카잔>은 초반부와 후반부의 액션이 다른 게임이다. 초반부 전투는 진지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지는 정교한 공방을 추구했다. 이후 캐릭터가 성장하고, 플레이어가 스스로 시스템을 학습함으로써 단순히 대미지가 강해지는 것이 아닌 체감이 되는 성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플레이어 스스로 호쾌하고 상쾌한 전투 디자인을 체감하는 것이 <카잔>의 목표다.
게임에는 서브 퀘스트를 포함해 약 40개의 미션이 존재하고, 개발진이 생각하는 플레이 타임은 최대 80시간이다.
정식 출시 시점에서 <카잔>은 원작 <던파>와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카잔>에 대해서도 여러 후속 업데이트가 준비 중에 있다. 버그 수정 등의 사후 지원을 시작으로, 봄과 여름 각각 신규 콘텐츠가 공개될 예정이다. 시기는 5월 초와 6월 중순으로 각각 예상되고 있다. 추가 콘텐츠에 대한 내용은 아래의 질의응답에서 확인할 수 있다.
Q. <카잔>은 게임의 후반부에 여러 스킬이 해금되고 캐릭터 육성이 완료되면서 전투가 고도화된다. 도전적인 시도인데 밸런스에 어려움은 없었나?
A.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싱글플레이 기준, 콘솔에서 액션을 즐기는 유저가 어떻게 <카잔>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지 고민했다. 성장 요소를 넣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주인공의 이야기와 게임플레이의 체험을 동기화시키는 것이다.
스토리 초반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카잔은 오랜 기간 모진 고문을 받아 폐인이 된 상태다. 처음부터 너무 전투가 스타일리시하면 서사와 게임플레이가 안 맞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그렇기에 <카잔>의 초반 전투는 치열하고, 살아남아야 하고, 극복해야 하는 재미를 가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살아남고 도전을 이겨내면, 카잔은 전성기보다 더욱 강해진다. 이것에 어울리는 전투를 원작 <던파>의 모토 '액션쾌감'에 접목해 체감하는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Q. 게임에 여러 보스가 등장한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보스가 있는가?
A. 윤명진 네오플 대표: 어제 개발자 스트리밍 동영상이 공개됐다. 저희가 <카잔>을 개발하며 처음 만든 맵은 '엠바스'다. 게임에서는 처음이 아니지만 개발 과정에서는 그렇다. 엠바스를 만들며 <카잔>의 퀄리티를 어느 정도까지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기초 작업을 프로토타이핑했다. 그리고 해당 지역의 보스는 '바이퍼'다.
바이퍼를 처음으로 완성하고 테스트를 했다. 제가 여러 액션 게임을 즐기는데, 제 기준으로 공략을 안 보고 10회의 시도 안에 클리어하면 쉽다고 판단하고 있다. 바이퍼는 10회 이내 클리어를 성공해 쉽다고 느껴서 개발자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넥슨 내부에서 <카잔> 프로젝트를 리뷰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대부분이 바이퍼를 못 클리어하시더라.
"너무 못하시는거 아닙니까"라고 하며 제가 당당하게 나서서 시연을 했다. 문제는, 그 사이에 개발진이 밸런스를 조정해 놨었다.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시원하게 10번을 패배했다. 그런 기억이 있는데, 이처럼 많은 사람의 테스트와 피드백을 통해 완성된 보스라 기억에 남는다. 재미있고 도전할 가치가 있는 보스다.

바이퍼
Q. 골드행을 경험해 본 개발자가 많지 않다. 골드행 소감은 어떤가?
A. 윤명진 대표: 처음 겪는 것이라 정말 이상한 기분이다. 골드행 경험을 가진 개발자가 한국에 거의 없긴 하다. 네오플에서 <카잔>은 제 두 번째 신작 론칭인데, 이전과 비교해 정말 달랐다. 처음 론칭했던 <던파 모바일>은 골드행이 없었으니 말이다.
완성한다는 느낌의 차이 같다. <던파 모바일>은 론칭 후 라이브 서비스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고, <카잔>은 게임을 론칭하면 끝이라 생각해 게임 메인 콘텐츠의 기승전결을 깔끔하게 다듬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러나 론칭이 다가오니 많이 달라지더라. 콘솔이기에 완성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약간 있었는데, 골드행이 다가오니 론칭 이후에도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게임을 구매해준 분들을 위한 후속 대응이나 추가 콘텐츠 개발 등 생각할 것이 많더라. 실제로 체험해 보니 골드행은 마무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었다.
Q. 리뷰 버전을 해 보니 하드코어 액션을 추구한 만큼 혈흔 효과나 이펙트, 타격감 효과가 만족스럽더라. 어떻게 구현했는가?
A. 이규철 아트 디렉터: 프로토타입 과정에서 대표님이 많은 주문을 해 주셔서 고민을 꽤 했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흔드는 연출을 많이 사용하면 시각적 임팩트가 확실하지만, 게임을 오래 하면 상당히 피곤해진다. 저희가 지금까지 잘 해왔던 무기의 연출, 재질 구현 등은 기본으로 깔고 어떻게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주인공이 처절하게 싸우는 느낌과 카툰 렌더링 그래픽 하에서 텍스처 하나하나의 스타일화에 대해서도 공을 기울였다.
혈흔 연출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을 썼다. 피가 단순히 뿌려지거나 묻는 것을 넘어서, 몬스터도 체력이 감소할수록 피가 묻고, 몬스터의 피가 주인공에게 튀는 등의 연출이 있다. 싸우면서 서로 대미지가 누적되면 만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펜 터치 기법도 등장한다. 카잔이 쓰러지면 피를 뒤집어쓰는 만화적인 연출도 시도해 봤다.
앞서 말한 피드백으로 인해 카메라 흔들림은 많이 덜어내다 보니, 공격에서 발생하는 경직과 역경직에 대한 시각적인 피드백을 위해 여러 효과를 추가해 보기도 했다. 여기에 공들인 사운드가 더해져 <카잔>만의 타격감이나 느낌이 잘 나온 것 같다.

이규철 아트 디렉터
Q. 최적화가 좋다. 어떻게 가능했나?
A.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 <카잔>의 개발을 시작하며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게임을 즐겨주셨으면 했다. 고사양 게임보단 최대한 스펙 요구치를 낮춰 스팀덱을 하한선으로 잡고 많은 기기에서 <카잔>이 잘 구동됐으면 했다. 최적화는 처음부터 신경 쓴 부분이다.
최적화라 하면 고난이도의 기술적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는 1년이 넘어가는 끝없는 반복 작업의 연속이다. 게임의 수많은 요소를 하루 종일 검토하고, 프레임에 영향을 주는지 하나하나 분석해 수정해야 한다. 단순히 기술 파트 뿐만이 아니라 기획 등 개발진 전체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네오플의 노하우가 별도로 있다기보단, 모두가 협력해 오랜 기간 최적화 작업에 몰두했다. 출시 2주 전이 되서야 "아, 이 정도면 최적화가 마무리됐다"고 생각한 것 같다.
Q. 스팀덱에서도 완벽 호환된다. 그래도 UMPC는 PC와 다른 부분이 있을 텐데 자세히 설명해 달라.
A.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 최적화를 잘 하자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이 스팀덱이다. 하한선을 스팀덱으로 잡았으니 마음 먹고 구매했었는데,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만들었더라. GPU 성능은 조금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CPU가 뛰어나고 저장 장치의 성능이 좋다. 애초에 휴대용 기기인 만큼 해상도가 낮기에 GPU가 약간 느리더라도 보완하는 방법이 많았다.
스팀덱을 위한 별도의 UI 구성이 어려웠을 뿐 최적화 자체는 할 만한 작업이었다. 오히려 스팀덱이나 'ROG ALLY X' 등 UMPC를 대상으로 한 최적화 작업을 하며 "와 요즘 기기 성능 너무 좋다! 이 정도면 UMPC의 시대가 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
Q. 초반부와 후반부의 액션 차이가 크다. 앞서 말한 <던파>의 액션과 연관지어 설명해 줄 수 있는지.
A. 이준호 디렉터: 전투 콘텐츠를 구성하며 많이 고민했다. <던파>의 액션쾌감을 추구하면서도 콘솔 게임에 걸맞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던파>를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고, 최종적으로는 원작 <던파>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했다.
저희가 최종적으로 추구한 <카잔>의 액션은 많은 숙련도를 필요로 하기에 초반부는 약간 의도적으로 억압된 느낌이 있다. 대신 카잔이 일단 살아남고, 자신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알고, 동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아내야 하는 등 서사적 목적성은 뚜렷한 편이다.
그리고 전투에는 여러 시스템과 매커니즘을 유저가 학습할 수 있다. 저희는 '바이퍼' 보스전까지는 게임의 튜토리얼이라 생각한다. 카잔이 <던파>에서 '귀검사'의 모태가 되는 인물이다 보니, 대장군에서 여러 과정을 거쳐 '광전사'(버서커)가 되어 가는 액션의 발전이라고 생각을 해도 좋다. 후반부 카잔이 사용하는 스킬은 거친 느낌이 강하기도 하다.
Q. 게임이 회차플레이 요소가 있다. 진엔딩을 위해서는 회차플레이가 필수적인가?
A. 이준호 디렉터: 아니다. 1회차에서도 여러 단서를 찾고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엔딩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지가 나온다.
Q. 1회차에 40시간이 걸릴 정도로 분량이 방대하더라. 요즘 게임들은 20시간 정도를 플레이타임으로 잡고 DLC나 후속 콘텐츠를 신경쓰는데.
A. 윤명진 대표: 많은 플레이타임은 그만큼의 개발력 소모와 완성도를 위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카잔>의 플레이타임을 정하기 위해 많은 조사와 연구를 했다. 결국은 <던파>가 이제 20주년 넘게 서비스됐고, <던파>의 팬들을 위해 다른 플랫폼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목적도 있는 만큼 플레이타임을 적당히 맞추는 결정을 하고 싶지 않았다.
원작에서도 중요한 카잔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기 위해 어떤 장소가 등장해야 하고, 어떤 보스가 등장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플레이타임을 가능한 한 길게 가져가려 했다. 네오플의 첫 콘솔 게임인 만큼 <카잔>을 믿고 구매해 주신 분들이 여러 각도에서 충분히 게임을 즐겼으면 하는 면도 있다.
Q. <던파> IP의 글로벌화를 위한 첫 게임인데, <카잔>이 어떤 역할을 맡아줬으면 하는가?
A. 윤명진 대표: <카잔>이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지만, 아시다시피 저희가 IP 확장을 처음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던파 모바일>도 하나의 방법이었고, 웹소설이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카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무래도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게임 플랫폼에서, 지금까지 만들어보지 않았던 형태의 게임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던파>가 아시아권에서는 팬층이 두텁지만 서구권에서는 아시아에 비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말 많은 사람에게 <던파>를 알리고 싶었다. 특히 네오플은 오랜 기간 <던파>를 사랑해 온 직원이 많고, 세계관과 이야기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어떻게든 알리고 싶어 하는 분이 많았다. 이런 부분에서 <카잔>은 독특한 형태의 IP 확장이라 볼 수 있다.
덕분에 제목에서도 일부러 DnF(던파)를 제외했다. 기존 <던파>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흥미를 느끼고, 게임을 해 보고, <던파>라는 세계에 입문하도록 하고 싶었다. 저는 정말로 넣고 싶었지만, <카잔>이라는 게임 자체로 평가받자는 생각으로 참았다.

윤명진 대표
Q. <던파>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어필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무래도 게임을 해 보니 원작을 모르면 조금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가 있다. 카잔과 오즈마가 서로 입장 차이가 있는데, 원작을 모르면 이런 스토리적 디테일이 조금 벽이 될 수도 있다고 느껴졌다.
A. 이준호 디렉터: 원작을 해 봤다면 세계관 내부의 사람들에게 구전된 카잔과 오즈마의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콘솔 게임으로 다루면서 생긴 차이가 있다. 카잔을 주인공으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잔을 통해 아라드나 펠 로스 제국을 바라보고, 카잔의 눈으로 사건과 인물을 묘사하고, 그러면서 액션 게임다운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액션 게임에서는 신나게 전투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어 이야기가 어디까지 진행됐더라? 이 인물은 누구지?"하는 순간이 온다. 전투에 몰입할수록 스토리를 잊기 쉽다. 그래서 굵직한 서사는 컷신 등을 통해 느낌 있게 전달하고, 오즈마나 펠 로스 제국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는 줄였다. 이런 부분은 카잔의 기억이나 수집 아이템 등을 통해 보완하려 했다.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도 이걸 모두 읽는 사람이 있었지만, 컷신만 보거나 모두 스킵하고 스토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시네마틱 컷신을 통해 카잔의 목적에 대해서는 최대한 간결하고 핵심만 설명하려 했다. 게임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면, 그것이 <던파> 라는 세계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본다. 게임에 엔딩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원작의 흐름과 이어진다.
Q. 정식 출시 이후 무기 밸런스는 어떤 기준으로 수정하려 하는지 궁금하다.
A. 이준호 디렉터: 론칭 후에도 사후지원은 이어질 것이지만 일단은 지금의 밸런스가 최선 같다. FGT 등을 통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 테스터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데이터를 포함한 많은 것을 조사하고 로그를 분석했다. 특정 무기를 사용하면 쉬워지는 적이 있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적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무기마다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고 장점이 확연해 여러 테스트를 통해 현재 최선의 밸런스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세트 효과나 캐릭터 육성 방향에 따라 이런 부분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정식 출시 이후 유저의 성향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아 정량적인 데이터나 커뮤니티 피드백을 참조해, 상대적으로 너무 약한 것이 있다면 좋아지는 방식으로 개선하려 한다.
A. 윤명진 대표: <카잔>에서 만들 수 있는 빌드가 정말 다양하다. 론칭 후 조정을 한다면, 빌드를 몰래 추가하거나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저희가 라이브 서비스 자체에는 노하우가 확실히 있기에 민첩하게 대응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Q. 후속작이나 추가 DLC에 대한 여지가 많아 보인다.
A. 윤명진 대표: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자면, <카잔>의 블레이드 팬텀은 사실 원작 <던파>에서는 그렇게까지 강대한 존재는 아니다. 다만, 원작은 방대한 대서사시를 다루기에 인물 하나하나의 서사를 상세히 풀기 어려웠다. <카잔>의 이야기 자체는 <던파>의 거대한 서사 속에서 작은 부분이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부분의 이야기에 대해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다.
이준호 디렉터님이 처음 엔딩 초안을 보여줬을 때 이야기를 나누다 "이야, 이건 정말 좋을 것 같다"라고 하며 결정한 것이 현재의 <카잔>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Q. 무기의 종류가 생각보다 적은데, DLC를 통해 무기나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나?
A. 이준호 디렉터: 아직 후속 콘텐츠를 말하기는 이른 시점이라 이 부분은 원칙적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카잔>에 대한 많은 가능성을 보고 있고, 개발 의지가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게임을 론칭하고 사후 지원을 적절히 하는 것이 최선이기에 DLC나 후속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
무기 개수가 적은 이유는, 무기 하나하나를 깊이 있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각자의 빌드와 육성을 통해 많은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무기는 당연히 만들고 싶지만 일단은 본편의 퀄리티를 다듬는 것이 최우선이라 봤다. 론칭하고 나서 어떤 것을 빠르게 대응해야 할지도 아직 알기 어렵기에 출시 전 남은 시간에 이 부분을 최대한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집중했다.
Q. TGA에서 게임을 공개하고 서구권 시장에 어필을 많이 했다. 서구권 시장 공략을 위해 가장 초점을 둔 부분이 있는가?
A. 윤명진 대표: 많이 받은 질문이다. 꼭 서구권을 공략하기보단 '글로벌'로 나아간다는 느낌이라고 보시면 된다. 아시아를 배제하고 서구권 시장만 타게팅하는 것은 아니다. 원작 <던파> 팬을 포함해 글로벌 게이머 모두를 타게팅하고 있다.
<카잔>의 전신인 <프로젝트 BBQ>부터 '<던파>를 3D로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었고, 백 뷰 시점의 3D 그래픽이 보다 대중적이기도 하다. 저희의 액션에 대한 노하우와 대중적인 요소를 잘 합치면 자연스레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사람이 <카잔>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Q. <카잔>은 원작 <던파>와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아예 'IF' 전개가 되는 것인가?
A. 윤명진 대표: 게임을 실행하면 <던파> 유니버스(DnF Universe)의 로고가 나오는데, 잘 보면 시작 부분에서 IF라는 부분이 강조된다. 원작 <던파>의 이야기가 방대하다 보니, <던파> 유니버스의 게임은 어떤 경우에는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변형을 주는 형태로 전개할 수도 있으리라 보시면 된다.
IF 강조되지 않은 게임은 원작을 거스르지 않지만, 강조된 게임은 조금 다른 전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카잔>의 이야기는 '만약 <던파>의 스토리에서 설산에 유배당한 카잔이 죽지 않았다면?' 이라는 새로운 설정에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아주 심각하게 스토리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가령 "카잔은 사실 거너였다!" 같은 전개까지는 하지 않는다. 카잔이 살아남았다는 IF 전개 하에, 너무 원작과 같아야 한다는 압박을 피하며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려 했다. 원작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의 직업이나, 사도의 모습과 설정, 전체적인 대주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덕분에 원작을 몰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고, 아는 분들은 달라진 이야기와 다양한 떡밥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Q. 앞서 추가 콘텐츠를 언급했는데, 게임이 후반부에 액션이나 빌드가 완성됨에도 회차 플레이 말고는 즐길 것이 없어 아쉬웠다. 혹시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 도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추가되는 것인지.
A. 이준호 디렉터: 저희가 <카잔>에서 추구할 수 있는 재미를 두 가지로 보고 있다. 도전과 성취인데, 회차 플레이는 캐릭터를 빌드업시키는 콘텐츠라 생각한다. 2회차부터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고, 새로운 옵션이 붙기도 한다. 1회차에 등장하지 않던 것들을 통해 캐릭터 육성을 고도화시키는 재미를 의도했다.
지금까지 '난이도가 더 어려웠으면 한다', '더욱 하드코어해야 한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이런 분들은 도전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업데이트 콘텐츠에 대해 아직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런 도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특화된 콘텐츠를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

<카잔> 게임을 시작할 때, DnF Universe 로고에서 IF 모양이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