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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언트 “지금부터가 진짜 테스트”

엠게임 이원재 실장 인터뷰

안정빈(한낮) 2010-03-26 17:16:44

지난 테스트를 했을 때의 반응이요? ‘이게 뭐냐?’였죠” <발리언트>의 개발을 맡고 있는 이원재 실장(오른쪽 사진)의 솔직한 답변이다.

 

엠게임의 신작 <발리언트>가 지난 23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이하 CBT)를 시작했다. 1차 CBT라고는 해도 테스트 횟수로는 이번이 세 번째. 이미 두 번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이다.

 

<발리언트>의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자유로운 무기교체와 뛰고 달리고 넘는 액션을 내세웠지만 확실한 인상을 주지는 못 했다.

 

몬스터와 플레이어의 동기화가 어긋난 탓에 액션 게임의 기본이 되는 타격감도 아쉬웠고, 컨트롤을 요구하는 함정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갖춰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착실한 운영, 기존의 MORPG와는 조금 다른 콘셉트 정도를 인정받는 데 그쳤다. 이원재 실장 역시 지난 테스트는 50점 이하라는 냉정한 점수를 매겼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테스트를 통해 검증 받고 싶었던 것은 완성도가 아닌 기획과 콘셉트였기 때문이다. 굳이 클로즈 베타테스트 대신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이름을 택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1 CBT의 목표는 게임의 골격 점검

 

이원재 실장이 말하는 1 CBT의 목표는 골격을 확인 받는 일’이다. <발리언트>의 골격은 다양한 무기를 교체하며 싸우는, 전투와 함정을 피하는 액션이다.

 

전투의 완성도를 위해 1 CBT에서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판정, 몬스터의 피격 연출, 동기화, 이펙트, 사운드 등을 수정했다. 사실상 타격감에 관여하는 요소 전부를 바꾼 셈이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지적 받은 무기교체의 효율성도 수정했다. 무기교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1 CBT에서는 활이 있으면 편한 장소나 특정 무기에 유리한 구간 등이 추가된다. 딜레이 조절을 통해 속도가 느린 무기의 빈틈을 속도가 빠른 무기로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에서 공개된 연속기도 이제는 진짜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이원재 실장의 설명이다.

 

1차 CBT에서는 타격감과 무기체계를 최대한 보완했다.

 

허공을 밟는 듯한 느낌이 들고 대미지가 들쑥날쑥했던 함정도 대폭 수정됐다. 최소한의 완성도를 갖추기 위해서다. 물론 이번 테스트도 완전한 버전은 아니다.

 

이원재 실장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발리언트>가 기존의 일반적인 MORPG와 다르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테스트에서 방향성을 확인했다면 이번 테스트에서는 완성된 기본 골격을 통행 <발리언트>의 이름을 퍼트리고 싶다는 것이다.

 

 

이왕 먹을 욕이라면 미리 먹는 게 낫다

 

테스트 초창기에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게임이 완성도를 보강한 후에도 그대로 묻힌사례는 많다. 요즘은 안 좋은 인상을 막기 위해 클로즈 베타테스트부터 오픈 베타테스트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겠다는 개발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발리언트>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쌓은 악평’이 발목을 붙잡지는 않을까?

 

이원재 실장은 국내 오픈 베타테스트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완성도를 위해 꽁꽁 숨기던 게임이 오픈 베타테스트 이후 예상치 못 했던 갖가지 버그에 시달리고, 이를 고치다 보니 업데이트도 늦어진다. 미뤄지는 업데이트 일정만큼 유저들은 줄어든다.

 

결국 모든 문제들을 해결했을 때는 남아있는 유저가 반의 반도 안 되는 상태다. 개발사는 눈물을 머금고 해외 서비스를 준비하고 해외에서 완성도를 높인 채 잘 나가는 게임을 본 유저들은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국내에서 할 때도 저렇게 좀 하지.

 

<발리언트>는 개발 버전부터 유저의견을 적극반영한다는 각오다.

 

이원재 실장은 그래서 오픈 베타테스트 이후의 완성도에만 신경을 쓸 생각이다. 어차피 아무리 개발해도 직접 테스트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문제점들이 산재한 이상 이왕이면 게임이 완성되기 전에 ‘미리 매를 맞겠다’는 뜻이다.

 

물론 아예 악평을 안 들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면 악평이 있더라도 유저 수가 적은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악평을 듣는 게 낫죠.이원재 실장의 말이다.

 

클로즈 베타테스트는 말 그대로 테스트. 대신 매는 클로즈 베타테스트 기간에만 실컷 맞고 오픈 베타테스트에서는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확실한 완성도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발리언트>가 친절한 운영과 발 빠른 피드백을 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누구나 즐거운 오락실 같은 게임이 목표

 

이원재 실장이 만들고 싶은 <발리언트>의 미래는 기존의 MORPG와는 확실히 다른 게임이다.

 

“<던전앤파이터>의 흥행 이후 모두 비슷한 게임만 내놓는 게 싫었다는 그는 과거 오락실 게임의 각종 함정과 뛰고 달리고, 기어 오르는 액션에 주목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발리언트>다.

 

집에서 20년 동안 오락실을 운영한 것도 <발리언트>의 개발에 도움이 됐다. 특히 20년 동안의 매출장부는 지금도 그의 보물이다. 그는 오락실에서 인기가 있던 게임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그때의 익숙했던 게임들의 재미를 온라인게임으로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처음 기획했을 당시 <발리언트>의 모습.

 

게이머들이 공격력과 방어력 같은 숫자에만 매달리는 게 싫었다는 이원재 실장은 <발리언트>를 철저한 액션 위주의 게임으로 만들 생각이다. 예를 들어 조작이 매우 어려운 던전에서는 그에 합당한 고급 재료가 나온다. 같은 던전이라도 컨트롤에 따라 갈 수 있는 구역이 달라진다.

 

컨트롤이 좋은 유저는 그 컨트롤만 갖고도 좋은 보상을 얻게 해 주고 그럼으로써 유저 스스로가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신 컨트롤이 부족한 유저들을 위해 고도의 컨트롤이 없이도 클리어할 수 있는 분기를 따로 마련해 둘 생각이다.

 

캐시 아이템 역시 단순히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오르기보다는 보다 점프를 높게 할 수 있거나, 피니시 어택의 입력시간을 늘이는 등컨트롤에 관련된 아이템이 들어간다.

 

블라인드 테스트의 아픈 경험을 딛고 클로즈 베타테스트의 쓴 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해 오픈 베타테스트에서는 확실히 다른 <발리언트>의 매력을 살리는 것. 그것이 이원재 실장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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