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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세르 (이성진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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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 공략, 하드코어 유저를 잡아라

SDEnternet 김학용 대표이사 AOGC 2006 강연

 

2001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비필드>는 국내 시장이 아닌 미주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습니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네이비필드>의 평균 동시접속자수는 2,200명 정도입니다.

 

너무 초라한 숫자 같다고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SDEnternet의 김학용 대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가 북미에서 8,000명~1만 명이라는 평균 동시접속자수를 만들기 위해 투입한 마케팅 비용은 150억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반면 SD엔터넷이 2,200명의 동시접속자수를 만들기 위해 쓴 비용은 3억 원 정도라고 하네요. 비용 대비 효과라는 측면에서 보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20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온라인게임 컨퍼런스 2006(이하 AOGC)에서 SDEnternet의 김학용 대표이사는 ‘온라인게임 미주시장 상용화를 위한 기획 및 사례분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그럼, 미국에서의 성공하는 방법을 들어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저는 SDEnternet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학용입니다. 오늘의 강연은, 2년 전 미주 시장 진출 당시에 저희들이 준비했던 과정들과, 기획 자료를 가지고 진행하겠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최대한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들에 대한 답변을 통해 성공적인 미주 시장 진출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 미국에서 게임은 거부감 없는 놀이

 

사전에 양해를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미주 시장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통계자료는 2년 전  자료를 근거로 만들진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자료가 여러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게임 시장은 단일 지역으로서는 양이나 질적으로 가장 큰 곳입니다.

 

2003년을 기준으로 해도, 약 70억 달러(한화로 8조 원 정도) 수준의 시장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곳입니다. 시장 규모로만 놓고 보면, 콘솔게임이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PC 게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RPG 장르를 가장 선호합니다. 이런 RPG와 함께 사랑 받는 장르가 바로 전략이나 전술형 게임입니다. 저희 게임이 전략형 게임이라는 점에서 미국 시장을 검토하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미국 하드코어 유저수는 약 80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드코어 유저층은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들은 평균적으로 집에 컴퓨터를 두 대씩 두고 있으며, 밀리터리 시뮬레이션 게임을 많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주된 여가 활동 중 하나가 게임입니다. 미국 국민 중 50%가 게임 인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평균적으로 그들이 한달 동안 게임에 사용하는 돈은 9.8불(우리돈 만 원 정도)입니다. 제가 직접 6개월간 고생하며 느낀 점은, 미국에서 게임이라는 것은 거부감이 없는 모두가 즐기는, 일반화된 여가 활동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소비형태도 매우 긍정적인 상황입니다.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함께 게임을 같이 골라 줍니다. 누구나 게임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가까이에 두고 접할 수 있는 환경인 것입니다.

 

 북미 유저들은 RPG와 전략 게임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미국은 다양한 여가 활동 중에, 게임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 타깃층을 명확히 하고 집중적으로 공략하라!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는 시장 환경에 따른 타깃 선정이 명확해야 합니다. 저희의 경우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서 <네이비필드>를 어필할 수 있는 타깃층을 밀리터리 매니아들, 전략 및 시뮬레이션 게임 유저들, 하드코어 PC 게이머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후 미국에서는 신개념의 밀리터리 MMOG가 등장했다는 형태로 마케팅을 진행했으며, 북미 게이머들의 요구 조건들을 최대한 수용했습니다. 특히 PC 패키지 게임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 게임 자체의 인터페이스나 여러 부분들을 개선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의 용량도 작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게임에 대한 품질 개선 작업과 더불어, 가격 정책도 매우 중요했습니다.

 

일차적으로 미주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기본적인 가격은 7.9 달러로 일반 정액제를 실시했으며, 12.9 달러를 내면 프리미엄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분유료화 방식도 도입했는데요, 시간별로 과금하는 종량제 방식도 도입했습니다. 즉, 다양한 빌링 시스템을 구축해 북미 유저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결제하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재미 있는 점은 이렇게 다양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니, 한 달에 결제 한계 금액인 150만원까지 결제를 하는 유저들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진주만>의 경우 한 달에 80만원을 결제하는 유저도 있었습니다. 북미 유저들의 돈에 대한 개념은 국내와 다릅니다. 한 가구 당 게임에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국내보다 3배 이상이 되며, 자연스럽게 게임에 돈을 쓰는 것에 아까워 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밖에도 공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대신, 경험치를 20%만 획득하게 되는 무료 서비스도 겸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다양한 수익 모델과 빌링 시스템은 다양한 욕구를 지닌 북미 유저들의 성향을 만족시켰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는 타깃층을 정확하게 선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 다운로드는 100% 무료! 마케팅 비용은 확실한 곳에 쓴다

 

한국에서는 어이없어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어떤 파일을 다운 받더라도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는 게임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즉, 온라인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단 다운로드를 위한 비용을 지불해야만 게임을 플레이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 괜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러한 개념은 북미 유저들의 잠재의식 속에 남아 있습니다.

 

저희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일단 게임을 시켜보고 결제를 유도하자라는 방식으로 말이지요. 게임 유통 전략에 있어서, 다운로드 그 자체는 100% 무료라는 점을 강력하게 어필했습니다. 게임을 해보기 위해서는 무조건 돈을 내야 했는데, 무료로 게임을 다운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북미 유저들에게는 구미를 당기는 요소로 적용한 것 같습니다.

 

촉진전략으로는 밀리터리 매니아층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희 게임은 전함을 사용해 플레이한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전함 포럼이나 기타 해전과 관련된 커뮤니티나 사이트들 위주로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게임스팟이나 IGN과 같은 사이트에 2주 정도의 배너 광고를 게재하려면 2,000 만원정도 소요됩니다. 그곳에 광고를 해서 효과가 담보된다면야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앞서도 설명 드렸지만, 저희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 타깃 광고에 주목을 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저희들은 미해군인 US 네이비와 제휴를 통해 인지도 확대를 꿈꾸고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해군 장병들에게 교육차원에서 게임을 즐기고, 퇴역 군인들에게도 게임을 통해 커뮤니티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북미 시장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꼼꼼히 설명해 주는 김학인 대표이사.

 

 

■ 미국 시장 성공을 위해 장애요인을 극복하라

 

어떤 사업이나 똑같겠지만, 회사가 마주치는 장애요인을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성공의 키워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 방안입니다.

 

저희 역시 장애요인이 많았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국내에서 KT가 제공하는 국제선을 처음에 저희가 사용했습니다.

 

처음 1~2주간은 괜찮았습니다만, 그러나 그 이후부터 렉 현상이 매우 심해져 바로 회선을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해외에 게임을 서비스할 때에는 최대한 해당 국가의 회선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북미의 경우 시간차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서버다운이나 문제가 있을 때에 서버를 재부팅해야 하는데, 북미와 국내의 시간차가 달라 처음에는 저희 직원들이 24시간 대기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그나마 행복한 편입니다. 서버가 한국에 있으면 밤에라도 달려 갈 수 있지만, 해외에 있을 경우에는 위급상황의 대처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미국인들의 경우 비즈니스를 할 때, 얼굴을 보면서 계약하기를 원합니다. 한국에서 계약이나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다 보면, 미국으로 일일이 들어가 만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전반적으로 얼굴을 보면서 계약을 진행하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이 역시 북미 사업 전개를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얼굴을 보며 비즈니스를 진행하게 되면 변수라는 것도 생깁니다. 문서 상으로는 풀기 힘든 문제도 얼굴을 보고 대화를 했더니 쉽게 풀렸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미국 게임을 한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로컬라이징을 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한국 게임을 미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한 로컬라이징 작업에 현지인을 투입하십시오. 한국 사람들이 미국 게임을 번역하는 것과 미국 사람들이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저희는 병역특례업체라 미국에서 오랜 시간을 살다 온 친구들이 입사해 로컬라이징 작업을 맡았었습니다. 초기에 자체적으로 시도했다가 많은 어려움을 겪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북미 시장은 타 국가의 게임업체에 대해서 배타적입니다. 한 예로 마케팅 진행 당시의 예를 들겠습니다. 미국 업체의 경우는 기존의 거래가 있어서 이겠지만, 광고를 집행함에 있어서 매우 수월하게 진행됩니다. 그러나 아시아 업체는 광고를 시작하기 2달 전에 보증금을 걸고 대기 상태에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북미는 타국에 대해 경계를 많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업체들의 공통된 장애요인과 극복방안.

 

 

■ 한국에서의 경험은 북미 공략의 자산 

 

<네이비필드>는 2001년에 국내에 런칭되었습니다. 이 때 저희 회사의 별명이 무엇이었는지 아십니까. SD엔터넷의 SD를 유저들은 '서버다운'이라고 말했었습니다. 분명 지금 생각해 보면, 매우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때에 얻은 교훈을 가지고 북미 시장을 접근했기에 같은 잘못은 저지르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북미 시장에서 <네이비필드>는 동시접속자수 2,200명, 총회원수 240,000명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게임업체인 Game Factory Interactive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방법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효과적인 마케팅 그리고 클랜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육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강연은 끝났지만, 북미 시장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는 김학용 대표이사.

 


 

<미니 인터뷰> 김학용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TIG> 시애틀 지사에서는 주로 어떤 작업을 진행하나요.

 

강연 중에 말씀 드렸지만, 미주 시장에 직접 서비스를 해본 결과를 지사를 설립해야 겠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주로 <네이비필드> 서비스에 있어서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맡게 됩니다.

 

또한 중요한 전략은 현재 개발단계에 있는 <네이비필드 2>를 위한 전초기지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북미 유저들의 대다수가 <네이비필드>의 3D 버전을 원하고 있습니다. 큰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공격적으로 시애틀 지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TIG> 현재 북미 <네이비필드>의 유저들은 전부 미국쪽 사람들인가요.

 

. 그렇습니다. 해외로부터의 접속은 전부 막았습니다. 미국 유저가 90% 정도이며, 그 이외의 10%는 유럽 유저들입니다. 유럽 유저들이 최근 유입되면서, 유럽에서 만들어진 클랜들도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TIG> 커뮤니티 육성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진행하는가요.

 

미주 시장에서 랜파티를 한다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12시간씩 걸리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플레이하기란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저희는 온라인으로 클랜전을 활성화시켰습니다. 북미에는 유명 클랜이 50개 이상이 됩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미국이 커뮤니티성이 매우 강한 나라입니다. 상품이 보잘 것 없는 것에도 클랜의 명예를 위해 그들은 열정적으로 게임에 임합니다. 전략기획부를 세우고 의논을 하고, 머 그런 식으로 말이지요. 전반적으로 명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TIG> 마케팅에 실질적으로 들어간 비용을 알려주세요.

 

저희 <네이비필드>의 동시접속자수는 2,200명입니다. 1년 8개월 동안 총 3억원로 마케팅을 전개한 결과입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를 북미에 런칭할 때에 사용한 약 150억원보다 매우 적은 금액입니다. <리니지2>의 동시접속자수가 8천에서 1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긍정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TIG> <네이비필드>를 북미에 서비스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을 말씀해 주세요.

 

서비스 초기부터 지금까지 <네이비필드>를 사랑해 주는 유저가 있습니다. 미국 유저인데요. 이 분은 아내가 백혈병에 걸려 30년째 간호를 하고 있는 퇴역 해군이었습니다. 긴 시간 힘들고 지쳤던 상황에서, 아내 곁에 앉아 <네이비필드>를 할 수 있어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고 하시더군요. 그 분은 일주일에 세 번씩 회사로 전화를 걸어 항상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희에게도 큰 힘이 되었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