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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자수첩] 베데스다와 한국MS의 말장난

진심으로 사과한다더니 협력으로 말장난, 이게 뭔가요

김재석(우티) 2025-04-28 14:06:49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이하 오블리비언 리마스터)가 한국에서 차단됐다. 이 사태가 논란이 되자 베데스다는 한국 시간으로 25일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엑스박스(Xbox) 코리아가 대신 올린 사과문에는 "한국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와 협력하고 있"다는 문장이 포함됐다.

그러나 본지 취재 등을 위해 게임위가 베데스다와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와 관련해 협력 중인 사안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15세 이용가로 해당 게임의 자체 등급분류를 마쳤다. 더구나 스팀에 스스로 게임을 차단한 일(지역 락)을 두고 게임위와 협력할 문제는 특별히 없다.

27일, 엑스박스 코리아는 "원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문구를 정정"한다며 바꾼 사과문을 공지했다. "협력하고 있습니다"는 "협력할 예정입니다"로 바뀌었다. 이른바 '취재가 시작되자' 표현을 바꾼 것이다. 이번 '사과문 리마스터'에 묻고 싶다. 한국MS가 말하는 "오해의 소지"는 왜 언제나 이런 식인가? MS 정도나 되는 곳이 베데스다 영어 원문을 제대로 못 옮길 수준은 아니지 않은가? 더구나 한국MS는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로 존재하지 않나?

사과문 오리지널
사과문 리마스터

베데스다와 한국MS는 게임위와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와 관련해 모종의 협력을 하고 있는 것처럼 게이머들을 기만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더니 결과적으로는 "협력" 두 글자를 가지고 말장난을 한 꼴이다. 다시 사과할 일이다.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미래에 한국MS(베데스다)와 게임위가 무슨 협력을 할지도 미지수다. 현재 한국에 걸려있는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스팀 지역 락은 베데스다가 스스로 해제하면 된다.

부디 책임 있는 사람이 이번 일에 대한 경위를 소상히 발표하기 바란다. 왜 한국에 스팀 지역 락이 걸린 것인지, 왜 게임위와 "협력하고" 있다는 거짓 성명이 나온 건지, 별안간 성명이 수정된 배경은 무엇인지, 결정적으로 왜 한국 시장을 이다지도 홀대 중인지를 말이다. 그간 한국에서 MS 벌인 일들을 떠올려 보면 자꾸 '쇠귀에 경 읽기' 같아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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