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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파투 2’ 개발자 “2편은 열정 잃었던 우리 이야기”

개발사 플레임베이트 게임즈 CE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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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톤톤) 2023-04-07 11:58:09
톤톤 (방승언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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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파투 2’ 개발자 “2편은 열정 잃었던 우리 이야기”

개발사 플레임베이트 게임즈 CEO 인터뷰

<파스파투: 배고픈 예술가>는 한때 국내외 게임 스트리머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인디 타이틀이다. 프랑스 거리의 가난한 미술가가 되어 오직 그림 판매만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간단한 구조지만, NPC 고객들이 저마다의(알 수 없는) 기준으로 그림에 값을 지불하는 독창적 시스템, 예술과 생존을 동시에 쫓는 코믹하고 눈물겨운 과정이 많은 재미를 줬다.

 

한껏 예술혼을 불태워보지만, 시원찮은 성적표를 받아 들기 일쑤인 스트리머들의 좌절에 시청자들은 즐거워했고, 정반대로 예상치 못한 출중한 실력으로 충격과 감동을 안긴 방송인도 많다. 반복되는 악평에 한껏 삐뚤어져서는 말도 안 되는 그림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이 웃음을 주기도 했다.

 

4월 5일, <파스파투>의 후속작 <파스파투 2: 방황하는 예술가>가 출시됐다. 골방에 갇혀 그림만 그리던 1편의 시스템을 확장, 이번에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연을 지닌 여러 캐릭터와 소통할 수 있게 되어 이전보다 더 깊고 다양한 재미를 준다.

 

출시를 맞이해 ‘플레임베이트 게임즈’(Flamebait Games)의 CEO 마티아스 린드블라드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1편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2편에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실제 개발팀의 모습이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1편의 성공 이후 어떤 고뇌에 빠졌으며, 게임에 이를 어떻게 반영했을까?

 

마티아스 린드블라드 플레임베이트 게임즈 CEO (출처: 공식 홈페이지)

 

 

# 달라지고 나아진 후속작

 

Q. 디스이즈게임: 2편이 막 출시했는데, 소감이 어때요?

 

A. 마티아스 린드블라드 CEO: 출시 전까지 분명히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그래도 전에는 그렇게 압박감이 계속 차오르다가 실제로 출시하고 나면 좀 마음이 놓이는 게 있긴 해요. (인터뷰는 출시 다음 날 진행됐다)

 

이제 슬슬 초기 버그 리포트가 들어오고 있어요. 또, 개발 중에 꼭 뭔가 빠뜨리는 부분들이 생기잖아요? 향후 몇 주간은 이런 부분들을 최우선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전반적으론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고, 유저 반응도 매우 좋아서 행복합니다.

 

 

Q. 유저가 실제로 남긴 감상 중에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면요?

 

A. 어떤 유저가 “1편과 똑같은데, 모든 면에서 더 발전했다. 새로 추가된 것들이 전부 마음에 든다”는 리뷰를 남겨서 기뻤어요.

 

실제로 이번 게임에 더해진 것들을 설명하자면, 우선 새로운 그림 도구들이 생겼어요. 게임에서 번 돈으로 새 도구를 사고 이걸 이용해서 다양한 느낌과 유형의 그림을 만들 수 있어요. 또 캔버스도 여러 가지 크기와 형태가 추가됐고요.

 

또, 마을 사람들로부터 그림 ‘커미션’을 받는 시스템이 추가됐어요. 이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요소이기도 한데, 예를 들면 한 사업가가 신형 자동차를 출시하면서 유저한테 디자인을 맡겨요. 사업가한테서 작은 차 모형을 받아서 그 위에 이리저리 그림을 그려 완성하면, 실제로 마을에서 그 디자인이 적용된 차를 볼 수 있게 돼요.

 

 

Q. 실제로 게임 초반부를 조금 플레이해보니까, 캔버스 말고 여러 사물에 그림을 그리는 시스템이 추가되었던데,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출발했나요?

 

A.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던 중에 나온 아이디어예요. 초기에 게임 전체를 일종의 인형극 느낌으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래서 그림 UI도 전형적인 2D UI 대신, 3D 캔버스 오브젝트 위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구현했어요.

 

그런데 그러다가 그런 생각이 든 거죠. ‘이미 3D 오브젝트 위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시스템이라면, 캔버스 말고 다른 3D 오브젝트 위에도 그림을 그리게 해주면 어떨까?’ 하고요. 실험해보니까 게임에 새로운 영감과 신선함을 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래서 시스템을 추가하기로 했어요.

 

이제 3차원 사물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Q. <파스파투 2>의 ‘무한 모드’에서도 3D 오브젝트 위에 그림을 그리는 요소가 등장하나요?

 

A. <파스파투 2>의 무한 모드는 별도의 게임 모드는 아니에요. 게임 엔딩에 도달하고 모든 걸 언락하고 나면 그때부터 일종의 무한 모드가 시작돼서 그냥 그림을 그리면서 놀면 되는 시스템이에요. 이때는 마을의 벤저민네 가게에서 판매하는 여러 가지 크기의 캔버스나 판지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아니면 마을 내의 부유한 지역에 명품 매장이 하나 있는데, 여기서 대리석판이나 종이 두루마리 같은 특별한 유형의 그림판을 팔기도 해요. 하지만 아까 말한 자동차 같은 오브젝트는 ‘커미션’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Q. 말씀하신 커미션은 다른 게임으로 치면 ‘퀘스트’ 시스템처럼 작동하던데, 덕분에 NPC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고, 스토리텔링 측면이 강화된 것 같아요. 이런 강화된 요소를 통해 특별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건가요?

 

A. 메인 스토리에 나오는 작은 이야기들은 전부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나고 싶어 하는 주인공의 ‘방황’을 전달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플레이어들이 그 여정을 함께하면서 예술이란 결국 자기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외부의 목소리를 들어서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느끼길 바랐어요. 이게 <파스파투 2>의 핵심 주제인 것 같아요.

 

그런 관점에서 말씀하신 커미션 시스템을 다시 보면, 그 안에서 캐릭터마다의 이야기가 묘사되고, 그리고 그들이 각자가 예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묘사되어요. 예를 들어 게임 초반에 등장하는 꼬마 캐릭터 에밀리는 종이상자로 된 성으로 길을 가로막고 주인공한테 ‘미술 도구 3개를 가져와야 통과시켜준다’고 말하죠.

 

이 친구는 사실 미술에 관심이 없고 그저 놀고 싶은 아인데, 할아버지가 미술 쪽 진로를 강력히 원해서 항상 미술 도구를 쥐여 주는 그런 사정이 있거든요. 이런 식의 갈등이 표현되어 있어요.

 

또 다른 예를 들면 ‘스티브’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화가는 아니지만 요리 쪽에서 예술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예요. 그리고 이 친구는 ‘사람들이 원하는 음식’을 만드는 것과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음식’을 만드는 것 사이에서 갈등을 느껴요.

 

캐릭터들에겐 저마다 '예술적' 속사정이 있다.

 

 

# 잃었던 열정을 찾아 돌아오기까지

 

Q. 예시로 들어 주신 인물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구체적인데, 혹시 개발팀, 혹은 팀원의 개인적 경험이 반영된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A. 게임 개발자로서의 저희 경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게임 개발을 하면서 저희도 (주인공과 같은) 압박을 항상 느끼거든요.

 

예를 들어 <파스파투: 배고픈 예술가>를 만들 때는 저희도 이제 막 첫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배고픈 학생들’이었어요. 그래서 배고픔을 느끼지만, 성공을 바라는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묘사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1편에는 주인공이 산업이라는 커다란 기계의 부품처럼 계속해서 미술품을 찍어 내고, 그렇게 해서 돈을 벌고 성공하려는, 그런 느낌이 있는 거고요(웃음).

 

그런데 1편 이후 게임을 몇 개 만들면서, 저희 스스로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왜 게임을 만드는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갈피를 잃어서 오로지 사업적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건 게임 제작에 있어서 아주 지루하고 불만족스러운 방식이거든요.

 

그래서 결국 다시 <파스파투>로 돌아와 열정을 되살리기 시작했고, 새 프로토타입을 만들면서 저희끼리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번 이야기는 반드시 예술을 향한 사랑을 되찾는 예술가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요.

 

그런 면에서 저희가 삶에서 느낀 외부적 압박들이 게임 속 작은 이야기들에 반영되어 있고, 동시에 저희가 정말 사랑하는 게임으로 돌아오면서 저희 팬 커뮤니티로부터 받은 사랑도 반영되어 있어요. 정말 겸허해지면서 감명받는 순간들이었고, 저희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에너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퀘스트 진행에 따라 새로운 콘텐츠가 언락된다.

Q. 2편에서는 퀘스트(커미션)같이 보편적인 게임 요소들이 많이 추가됐는데, 이건 게임의 대중성을 강화하기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그저 재미를 심화하려는 시도였나요?

 

A. 물론 재미를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파스파투>의 제작 의도는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예술을 만들게 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한 다양한 게임 메카닉을 제공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니까요.

 

그런데 1편에서는 플레이어가 그저 빈 캔버스 하나만 앞에 두고 창작의 영감을 쥐어짜 내야 했어요. 그래서 2편에서는 유저들이 더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형태의 창작을 하면서 재미와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법을 고민했던 거죠. 그 결과로 여러 가지 패턴의 그림 도구, 더 다양한 질감의 캔버스 등을 추가한 거고요.

 

하지만 여전히 그림 도구랑 캔버스만 주어진 상태라면 (너무 자유로워서) 혼란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커미션 시스템을 통해서 조금은 목표가 좁혀진 상태로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 거예요. 결국 저희는 그저 유저들이 예술을 시도하면서 재미를 느끼길 바라고, (게임으로) 그걸 지원하는 겁니다.

 

 

Q. <파스파투> 방송들을 보면 스트리머들이 일부러 엉뚱하고 형편없는 그림을 그리는 등 자유분방했어요. 이런 플레이스타일도 제작진의 개발 의도에 들어맞나요? 2편에서도 유저들이 그런 식으로 게임을 즐기길 바라나요?

 

A. 네, 유저들이 자신만의 방식, 자신이 느끼기에 가장 재미있고 몰입되는 방식으로 예술을 탐구하길 바라요. 그래서 유저들의 플레이스타일을 불필요하게 제한하고 싶지 않아요.

 

저희 게임에서 유저들은 약간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자기 멋대로 예술을 추구하고, 게임의 한계를 시도해보고, 그 과정을 통해 재미를 느꼈으면 해요. 덕분의 모든 유저의 게임플레이가 각자 유니크해지는 것 같아요. 그들 자신만의 예술 작법을 통해 작중의 모든 메카닉과 스토리가 굴러가게 되는 거죠.

 

지난 BIC 현장에서 한 관객이 15분 만에 그렸다는 그림 

 

Q. 혹시 새로 도입한 커미션과 스토리 시스템 때문에 유저들의 플레이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걱정은 없었나요? 예를 들어 커미션을 모두 깬 직후에 게임을 끝냈다고 여기고 그만둔다거나?

 

A. 솔직히 말하면 퀘스트 시스템을 만들면서 가장 두려웠던 지점이 그거였어요.

 

<파스파투>의 재미는 편히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팔아보고, 그 와중에 배경음악이랑 분위기를 즐기고… 그런 것들에서 오잖아요? 그래서 2편이 혹시나 ‘퀘스트 지향적’ 게임처럼 여겨질까 봐, 그러니까 유저들이 커미션 완수에만 집중하고, 그걸 전부 끝낸 다음에는 게임을 그만할까 봐 겁이 났어요.

 

하지만 다행히 지금까지의 반응을 보면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사실 커미션 진행만으로 게임을 깰 수 없고, 중간중간 커미션 아닌 일반 그림을 그리고 파는 데에도 집중해야 하거든요. 이 부분을 한번 경험해보면 다들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저희 디스코드 커뮤니티를 보면 벌써 30~40분씩 걸려서 재미로 그린 멋진 그림들이 올라오고 있고요.

 

 

# <파스파투>와 유저들의 관계 맺음

 

Q. 저번 BIC때 만났을 때 당신에게 들었던 얘기이기는 한데… 아니, 어쩌면 형제분일 수도 있겠네요.

 

A. 맞아요, 저희가 쌍둥이라서요(웃음).

*플레임베이트 CEO 마티아스 린드블라드와 프로그래머 니클라스 린드블라드는 형제지간이다.

 

 

Q. 마스크도 쓰고 있었고요.

 

A. 그러니까요. 더 못 알아보게.

 

2022년 BIC에서 처음 만난 마티아스(추정)

 

 

Q. 아무튼 그때 듣기로, 한국에서의 <파스파투>의 인기 비결로 스트리밍을 꼽았었어요. 이번에도 좋은 반응을 희망하고 계시는가요?

 

A. 네 맞아요. 스트리머분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파스파투>는 그렇게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한국에서는 특히 더 그랬고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한국 스트리머분들 중에는 심지어 2015년에 작업 중이던 <파스파투>의 초기 프로토타입 버전을 방송하신 분도 있었어요.

 

그렇게 첫 게임의 개발과정부터 한국에 팬베이스가 형성된 상태였고, 그게 스노우볼이 되어서 출시 시점까지 이어질 수 있었죠. 이번에도 한국 스트리머분들이 작품을 사랑해주시고, 공유해주시길 바라고 있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한국 유저분들께서 게임을 사랑해주셨으면 해요. 왜냐하면 지난 BIC에 참여해서 플레이어분들과 이야기할 때,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파스파투>가 얼마나 자신들에게 의미 있는 게임이었는지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이번 작품도 부디 그런 의미를 갖는 게임 이길 바랍니다.

 

 

Q. 혹시 가능하다면, 직접 들으신 얘기 중 하나를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음, 신원이 드러나진 않을까 조심스러운데, 한 분 이야기를 해 볼게요. 어떤 남자분이 오셔서, 자기가 군대 있을 때 얘길 했어요. 군 생활 중에 팔 부상으로 병원에 후송되어서 재활을 했대요. 그때 <파스파투>를 다운받아서 플레이했는데, 시간을 보내는 데에도 도움이 됐고, 운동 기능을 되찾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나 봐요.

 

저한테는 아주 비현실적인 경험이었어요. 왜냐하면 말씀하시는 분 눈을 보니 그 경험이 그분께 실제로 큰 의미였다는 게 느껴졌거든요. 저희는 그냥 대학생 5명이 모여서 게임을 만드는 팀일 뿐이었고, 누군가 병원에서 재활하면서 저희 게임을 활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아주 감사해지는 이야기였어요.

 

 

Q. 창작의 열정을 잃었다가 되찾았던 제작진의 경험을 게임에 녹여냈다고 말씀하셨는데, 유저들도 <파스파투 2>를 하면서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A. 그건 저희보다는 유저분들이 판단하실 부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는 분명 그러길 희망해요.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 팬분들께서 공유해주신 놀라운 얘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어떤 분은 미대에 진학했지만, 학교에서 너무 많은 창작을 요구해서 완전히 번아웃이 오고, 흥미를 잃었었는데, 1편에서 그림을 그리고 팔면서 창작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끼고 열정을 되찾았다고 해요.

 

가끔 그 분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면 아직도 그림 활동을 계속하고 계시던데, 그런 사례들이 저희에게 정말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파스파투 2>도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 초반, 열정을 잃은 상태의 주인공 '파스파투'의 모습

 

 

# 연극 무대처럼 꾸며진 <파스파투 2>

 

Q. 사소하지만,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인데, 인게임에서 마우스 커서를 상호작용 가능한 오브젝트에 갖다 대면 조명이 비쳐요. 이게 꼭 연극 무대의 스포트라이트 같던데, 그렇게 보이도록 의도한 게 맞나요?

 

A. 네, 유저들이 <파스파투 2> 속 상황이 일종의 연극과 같다는 점을 기억하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게임 진입 화면에서도 보면 연극 무대처럼 빨간 커튼이 걷히면서 시작돼요. 이런 장치를 통해서 <파스파투 2>는 현실이 아니니까, 마음껏 창의력을 발산해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Q. 혹시 플레이어들이 현실의 스트레스를 떠올릴까 봐 걱정하셨던 걸까요?

 

A. 정확히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어요. 실제로 마을 전체 조성에 있어서 명상(zen)적 분위기를 만들고, 유저의 불안감을 줄이려는 의도가 있었거든요.

 

 

Q. 연극 연출 얘기를 하니까, 처음에 주인공이 월세를 못 내서 집에서 쫓겨나는 장면도 생각이 나요. 다시는 등장하지 않을 장소 같은데, 굳이 만들어서 넣은 이유가 있다면?

 

A. 스포일러를 하자면 실제로 그 장소를 다시는 볼 일이 없어요. 하지만 그 장면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주인공은 예술 활동을 하지 않은 채 그저 슬픔만 느끼는 자기 파괴적 상황에 놓여 있었어요. 그런 주인공이 다시 예술가 생활로 돌아가려면 옛것을 내려놓고 새 삶으로 나아가야 하는 어떤 상황을 줘야 할 것 같았어요.

 

당연히 퇴거당하는 상황이 기분이 좋을 리 없지만, 사실 불행처럼 보이는 축복(blessing in disguise)이었던 거죠.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며 예술 창작의 세계로 다시 나가게 하려면 주인공에게나, 유저에게나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세계로 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순간이라고 마티아스는 말한다

 

Q. 많은 창작자가 ‘돈을 버는 것’과 ‘하고 싶은 창작을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여러분은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걸 보여주신 것 같아요.

 

A. 음, 맞아요. <파스파투 2>가 그것이 가능하다는 증거겠죠? 그러니까, 저희가 젠체하고 앉아서 ‘우린 돈 필요 없어’ 그러지는 않아요. 누구나 돈이 필요하고, 당연히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게임을 제작하는 것도 자금 없이는 안 되는 일이니까요.

 

다만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핵심이 있다면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것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 역시 (그 창작물을 통해) 같은 열정을 느끼고 공유할 수 있게끔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혼자서 그런 열정을 추구하면 어려울 수 있으니, 뜻을 함께할 사람을 찾는 것도 중요한 것 같고요.

 

 

Q. 그런 깨달음이 이번 게임에도 반영되어 있을까요? 주인공이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성취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요.

 

A. 저와 저희 팀에게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게임이 맞아요. 하지만 유저분들이 각자 게임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각자 개인화된 여정이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에게 <파스파투 2>는 어떤 면에서 일종의 빈 캔버스와 같은 게임이고, 그 위에 이야기를 쓰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유저분들이니까요. 하지만, 어느 정도는 말씀하신 것 같은 주제가 반영되어 있어요.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그저 <파스파투 2>가 한국 플레이어들께도 가치 있는 후속작으로 여겨졌으면 좋습니다. 재미있게 플레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동시에 <파스파투2>가 여러분께 창작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이 게임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니까요. 사람들이 더 많이 예술 활동을 하고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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