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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24] 라리안 스벤 빈케, '발더스 3' 성공까지의 비하인드

'사이버펑크', '스타필드'?... 그리고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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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4-03-22 14:49:08
음주도치 (김승준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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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24] 라리안 스벤 빈케, '발더스 3' 성공까지의 비하인드

'사이버펑크', '스타필드'?... 그리고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2023년 최고의 게임 <발더스 게이트 3>. 라리안 스튜디오 창립자 겸 CEO 스벤 빈케를 직접 만났다. 이번 GDC 2024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은 순간이다. 


스벤 빈케의 강연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화제였다. <젤다>, <마리오> 등의 인기 강연에서 한 층의 끝에서 끝까지 왕복으로 채워지는 긴 줄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강연장에 찾아왔다. GDC 어워드에서 4개의 상을 휩쓴 것도, <발더스 게이트 4>를 만드는 건 라리안이 아닐 것이라 공언한 것도 모두 뜨거운 감자였지만, <발더스 게이트 3>의 성공 과정이라니 궁금할 수밖에 없는 주제다.


<발더스 게이트 3>말고도 알고 들으면 좋을 게임이 3개 정도 등장한다. 라리안의 전작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 그리고 출시 소식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켰(었)던 CDPR의 <사이버펑크 2077>, 베데스다의 <스타필드>다. 라리안이 <발더스 게이트 3>를 성공적으로 내놓기까지 중요한 분기가 된 게임들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스벤 빈케


# 방대한 이야기, 큰 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발더스 게이트 3>는 플레이어의 다양한 선택을 모두 반영하는 방대한 스토리와 그 모든 구간을 채우는 엄청난 양의 컷씬으로 유명한 게임이라는 것을.

스벤 빈케는 <발더스 게이트 3> 대화 및 나레이션 옵션 등에 등장하는 단어 수가 톨킨의 <반지의 제왕> 책보다 3배나 많으며, 컷씬 실행 시간은 HBO <왕좌의 게임> 시리즈보다 두 배 더 길다고 밝혔다. 라리안은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보다 더욱 큰 규모의 확장된 RPG를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발더스 게이트 3>의 여정에 몸을 실었다.

ACT 1의 얼리 액세스를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던, 초기 게임의 모습도 오늘 함께 공개됐다.


라리안의 전작들


<발더스 게이트 3>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발을 내딛었고

개발 초기 모습

이번 강연 내내 강조됐던 요소는 내러티브와 시네마틱이었다.

우리가 아는 <발더스 게이트 3>는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많은 굴곡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도 캐릭터들의 대사와 스토리, 얼굴과 몸의 모션 캡처를 통해 많은 컷씬을 제작하는 과정은 큰 산 중 하나였다. 


제작은 스토리, 내러티브, 스크립트를 거쳐 스토리보드와 모션 캡처, 보이스 녹음, 레이아웃 순으로 시네마틱을 만드는 과정이 이어졌다. 당연하지만 이 과정은 여러 단계로 또 다시 이어졌다. 타임라인 재조정, 모션 캡처 클린업, 카메라 조정 등을 거쳐, 효과, 조명, 음악 등이 더해져야 QA 단계로 넘어갔다.


세계관과 룰북을 반영하는 작업 또한 마찬가지였다. <던전 앤 드래곤>의 300개 이상의 스펠은 모두 달랐고, 룰북의 양은 방대해 이런 설정을 담아내는 과정 또한 쉽지 않았다. 라리안의 작업은 세계 각지에서 진행됐고, 시차를 사이에 두고 하루하루를 더 길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명확한 의사 결정과 소통 또한 당연히 중요했으니, 프로세스 관리에 힘을 쏟았던 상황이다.


모션 캡처를 포함한 컷씬 제작

배우들의 페이셜 캡처


많은 양의 룰북을 소화하는 것도 일이었다.


다른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하루를 길게 이어가며 쓰고 있었다.


프로세스 단위마다 의사 결정 및 상황 공유가 중요했고, QA도 중요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세스는 더욱 세분화됐다.


# 조금씩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E3 2019에서 처음 공개된 <발더스 게이트 3>. 당시 공개된 것은 인게임 화면이 아닌 CG 시네마틱이었다. 그리고 2020년, 계획했던 ACT 1 얼리 액세스 출시 시기에 가까워졌고, 프레스 투어를 비롯해 PAX에서도 모습을 보이며 점차 하나씩 베일을 벗었다. 


게임을 개선하는 과정도 문제였지만, 2020년 9월 당시 <사이버펑크 2077> 또한 출시를 앞두고 있었고, 라리안은 시기가 겹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자 했다. 그렇게 2020년 10월 시작된 얼리 액세스, 하지만 마주한 반응 중엔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2>의 복사 붙이기라는 악평도 있었다. 


E3 2019에서 선보인 CG 시네마틱

프레스 투어도 진행했고(스벤 빈케에겐 그리 좋지 않았던 기억인 것으로 보였다)

PAX에도 나섰고 <사이버펑크 2077>을 피해 10월로 얼리 액세스 일정을 잡았다.
나아갈 길이 멀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던 시기다.

# ACT 2에서 나아가지 않던 진도... 인고의 과정은 결국

ACT 1 얼리 액세스 출시 이후 게임 개선 및 ACT 2 개발에 몰두했던 라리안. 그러나 ACT 2에서 좀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피드백을 수용하며 게임 플레이를 더 빠르게 개선하고, 모든 종족과 사이즈에 타게팅을 다시 진행하는 등 질적 성장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예상했던 일정보다 작업이 길어졌지만 인고의 시간은 자양분이 됐고, 그렇게 2023년이 됐다. 그러나 이번엔 <스타필드>가 복병이었다.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스타필드>를 피해 9월로 출시 일정을 옮겼던 <발더스 게이트 3>. 그런데 <스타필드>도 출시 일정을 9월로 연기해버렸다. 개발 계획 및 마케팅 계약 등을 생각하면 출시 일정 연기를 회수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이었다. 


라리안의 선택은 PC 출시라도 앞당기는 것이었고, <발더스 게이트 3>는 9월 예정인 PS5 출시 일정보다 한 달 빠른 8월에 PC 버전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GOTY를 휩쓴 게임이 아니던가. <발더스 게이트 3> 같은 작품도 이런 굴곡을 겪어가며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스벤 빈케는 어려웠던 순간을 모아놓고 보니 이럴 뿐, 게임을 만드는 건 언제나 재밌다고 말했다. 하루 전 진행된 닌텐도 강연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던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발더스 게이트 3> DLC나 <발더스 게이트 4>를 라리안이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게임에 도전하겠다는 발언이 GDC 안팎에선 더욱 화제가 된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스벤 빈케가 전한 강연의 핵심, 그리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 문장이었다.


"만드는 과정이 재밌어야, 게임의 재미도 전달할 수 있다"


얼리 액세스 이후 개발 과정도 쉽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시가 종족이나 체형에 따라 다른 신체 크기에서 오는 상호작용 표현의 괴리였다.


다시 종족과 사이즈에 맞게 리타게팅을 진행하는 등 질적 향상을 위한 개선 작업에 힘썼다.


피드백을 수용하는 동시에, ACT 2 이후에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았던 상황.

2023년, <스타필드>와의 출시일 눈치 싸움.
공교롭게 앞서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이버펑크> 그리고 이번의 <스타필드> 모두 출시 직후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게임이다.
(<사이버펑크 2077>은 2023년 9월 <팬텀 리버티>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말이다.) 

반면 <발더스 게이트 3>는? 우리는 그 결과를 모두 알고 있다.

모두가 기대하는 <발더스 게이트> 차기작을 떠나 새로운 게임에 도전하겠다는 스벤 빈케
그 어떤 스튜디오가 라리안이 선보인 결과 이상을 낼 수 있을까?


GDC 2024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던 스벤 빈케의 강연은
라리안이 걸어온 길에 대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앞으로의 라리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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