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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2024] 독일 찾은 크래프톤 '인조이', 심즈의 아성을 넘어서

[인터뷰] 크래프톤 김형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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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4-08-22 16:01:17
우티 (김재석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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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2024] 독일 찾은 크래프톤 '인조이', 심즈의 아성을 넘어서

[인터뷰] 크래프톤 김형준 PD

<인조이>(inZOI)는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옛 맥시스, 현 EA의 <심즈> 시리즈가 하나의 문법을 제시한 장르의 게임이라 볼 수 있는데요. 크래프톤은 사실적인 그래픽과 수준 높은 커스터마이징, 인공지능 제작 툴, 디테일한 시뮬레이션 기능 등을 <인조이>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최근 스팀에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빌드(주인공 외모 꾸미기 체험판)를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크래프톤은 현재 독일 게임스컴에서 글로벌 게이머를 대상으로 <인조이>를 소개하는 부스를 열고 있습니다.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의 신작 가뭄 속에서, 폭넓은 게이머를 타겟으로 하는 <인조이>는 그야말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지스타 시연에 이어서 이번에는 미국을 모티브로 한 '블레스베이'가 공개됐습니다.


<인조이> 시연 인파로 가득찬 게임스컴 현장에서 <인조이>의 총괄을 맡은 김형준 PD를 만났습니다. 올해 얼리억세스를 앞둔 <인조이>는 <심즈>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까요? /독일 쾰른=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크래프톤 <인조이> 김형준 PD (사진 제공: 크래프톤)




 Q. 디스이즈게임: 글로벌 게임쇼에는 (지스타 이후로) 첫 출전입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A. 김형준 PD: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작년 지스타에서 너무 뜨거운 반응을 보여 주신 만큼, 기대가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세계적인 작품들이 나오는 글로벌 무대에서 과연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개발팀이 고생하며 만든 게임을 글로벌 유저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이 공존합니다. <인조이>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부족한 점도 있지만, 가능성을 가진 작품으로 유저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Q. 이번 시연에서는 지스타 빌드보다 더 크고 넓은 세계를 담는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청합니다.


A. 작년 지스타 대비 새로운 콘텐츠가 월등히 많아졌습니다. 미국을 모티브로 한 ‘블리스베이’는 대한민국을 모티브로 한 ‘도원’에 비해 2~3배 더 큰 도시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기능도 훨씬 강화되었고, 건축 및 도시 편집 기능, AI가 접목된 오브젝트/텍스처 제작 및 AI 스토리 대화 등의 콘텐츠가 대폭 추가되었습니다. 작년에는 대한민국을 모티브로 한 ‘도원’을 선보였고, 올해는 미국을 모티브로 한 ‘블리스베이’가 추가된 것입니다. 향후에는 유럽을 배경으로 한 도시도 당연히 검토할 예정입니다. 


‘블리스베이’를 제작할 때 특히 유념했던 부분은 해당 지역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잘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정말 많은 조사와 연구를 했고, 크래프톤의 해외 지사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해당 지역의 외국인을 채용하여 피드백을 들으면서 반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구글맵을 활용한 점입니다. 최근, ‘블리스베이’의 모티브가 된 미국 지역에 사는 한 유튜버가 매우 동일한 느낌을 받았다고 이야기해 주어 정말 기뻤습니다. 


크래프톤 <인조이> 김형준 PD (사진 제공: 크래프톤)


Q. 라이프 시뮬레이션의 아성은 (‘심즈’의 존재로 인해) 공고합니다. <인조이>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크게 두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AI와 내부 창작 툴을 사용해 원하는 가구, 의상,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점입니다. <인조이>는 사실적인 그래픽을 통해 더 몰입감 있는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주택과 캐릭터를 제공합니다.


여기서 사실적인 그래픽이란 단순히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동적으로 반응하는 햇빛과 사용자가 소망하는 캐릭터의 외형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도시 곳곳을 유저가 꾸미고 조정할 수 있도록 개발하여, 더 원하는 삶에 가까운 세상을 창작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조이>가 도시 전체를 시뮬레이션하는 완전한 커뮤니티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조이'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문, 패션 트렌드, SNS 밈과 같은 정보나 심지어 독감과 같은 질병이 도시 전체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조이'들 사이의 소통과 관계 형성은 예상하지 못한 삶의 결과를 만들어내며, 이 사건들은 커뮤니티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시에 퍼져 나가 다시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러한 행동의 결과는 카르마에 기록되며, 카르마가 많이 쌓이면 유저는 해당 조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유기체로서의 도시를 강조하는 <인조이>.


Q. 게임스컴이 열리는 독일은 <유로트럭>과 <파밍 시뮬레이터>가 인기게임 순위에 드는 마켓입니다. 유럽에서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이번 <인조이> 시연으로부터 크래프톤이 얻으려고 하는 인사이트가 있는지요?


A. 크래프톤은 내부 개발 노력의 일환으로 다양한 게임 장르를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실험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여러 장르를 다루면서 개발 관점을 넓히고, 귀중한 경험을 축적하며 글로벌 게임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개발자의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한국 게임 산업의 성장과 다각화에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Q. 지난 '중년게이머 김실장' 인터뷰 이후 채용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요? (게임업계가 인원 감축 카드를 꺼내는 지금) 계속 새로운 인재를 찾고 계신가요?


A. 올해 1월 이후 합류한 신규 멤버가 50명을 넘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적시에 훌륭한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채용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인조이>와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에 도전하고자 하는 인재들은 계속해서 채용할 예정입니다. 


<인조이>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화면. 캐릭터 생성 빌드는 오는 26일까지 스팀을 통해 체험해볼 수 있다.


Q. 동종 장르에서 무리한 DLC 출시는 뜨거운 주제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측면에서는 DLC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인조이>의 DLC 출시 전략을 여쭙고 싶습니다.


A. 현재 <인조이>는 패키지 또는 ESD(스팀 등) PC 플랫폼을 기준으로, 스팀을 통해 판매할 계획입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DLC도 판매할 예정이지만, 이를 구매하는 것이 손해가 아니라 기대감을 줄 수 있도록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시뮬레이션 게임은 얼마나 실제 요소를 잘 구현했느냐가 중요하지만, 동시에 그 요소를 100% 구현하면 피곤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조이>는 이러한 모순을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지요?


A.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완벽하게 현실과 같아지면 오히려 너무 피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간이 현실과 동일하게 흐른다면 게임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게임적 허용이 가능한 적절한 생략이 필요하며, 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조이> 팀도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디스코드에서 수천 명의 팬들과 소통하면서 이러한 부분에서 적합한 지점을 찾고자 합니다.


크래프톤 <인조이> 김형준 PD (사진 제공: 크래프톤)


Q. (심즈) 인플루언서들과 몇 차례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압니다. 어떤 피드백을 마주했나요? 이후 개발을 하면서 수정한 부분이 있나요?


A. <인조이> 공식 디스코드에서 ‘김PD의 고민(Kjun’s Concerns)’이라는 코너를 운영하며 <인조이>의 출시를 기다리는 글로벌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운영하면서 정말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고, 저와 개발팀에게 큰 힘이 되는 많은 글들을 올려주셔서 감동받았습니다. 


유저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개발하는 것은 처음인데, 좋은 피드백이 많아서 놀랐고, 개발자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주시는 분들이 많아 즐겁게 이야기 나누며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는 목표로 한 1부를 마지막으로 종료했지만, 받은 피드백을 반영하여 결과물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도 유저와의 소통을 지속하고, 이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인플루언서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은 주로 그래픽적인 개선과 상호작용 시 디테일한 처리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다행히 개발팀이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이런 디테일이 부족한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장르는 수많은 처리를 통해 디테일이 쌓이는 특징이 있어 아직 모든 부분을 수정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리며,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이후에는 모든 개선이 이루어질 것임을 믿어 주시길 바랍니다.


게임스컴 2024 <인조이> 부스 현장 (사진 제공: 크래프톤)


Q. 인공지능을 통해서 패턴을 생성하는 기능이 지나가듯 공개됐습니다. 결과물을 노출할 때마다 서버를 사용할 텐데, 무료로 제공할 계획인가요?


A. <인조이>에 탑재되는 모든 AI 기능은 온 디바이스로 모두 무료로 제공될 것입니다. 개발 초기부터 이 부분을 대단히 중요하게 고민해왔으며, 유저들이 즐거운 창작 도구로 <인조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결국, 게임은 많은 유저가 즐기고 그들에 의해 콘텐츠가 재생산되어야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 기술이나 AI 콘텐츠 자체로 수익을 내기보다는, 유저들이 게임을 더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대중적으로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조이>에서 집을 꾸밀 때, 생성형 AI로 패턴을 제작할 수 있다.


Q. <인조이>는 게임 내의 패턴 생성과 커스터마이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라이프 시뮬레이션 커뮤니티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자기 결과물을 널리 전파할 수 있는 창작마당의 허용이 아닐까 합니다. <인조이>는 창작마당을 허용하나요?


A. 자체 UGC 플랫폼인 ‘캔버스’를 통해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손쉽게 창작물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캔버스에서는 자신의 창작물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으며, 다른 유저들은 창작물에 투표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습니다. 캔버스 공간 내에서도 창작물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Q. 상황극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관련 편의성 기능을 제공할 예정인가요?


A. 개발 초기부터 이 부분을 고려하여 진행했습니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는 창작 도구와 같은 요소가 많아, 상황극을 제작하며 즐기는 유저층이 많습니다. 그래서 <인조이>에는 여러 형태의 스튜디오 기능이 이미 일부 탑재되어 있으며, AI를 활용해 상황극을 더 쉽게 만들고 유튜브 등에 올려 바이럴되면서 게임이 자연스럽게 홍보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황극을 위한 스튜디오 기능이 제공될 예정.

Q. <심즈>에서 '기질'에 해당하는 요소는 플레이어의 적극적인 플레이에 의해 쉽게 파훼됩니다. <인조이>의 기질은 불변한 요소인가요. (주로 연애 상황에서) NPC의 기질은 변화할 수 있나요?


A. 기질은 변하지 않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불변 요소를 두는 이유는 인간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사람도 변하지 않는 기질이 있지만, 취향, 가치관, 소망, 야망 등은 연애나 타인과의 교류에 의해 계속 변화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조이>도 이와 동일한 구성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기질은 변하지 않지만, 다른 여러 특성들이 끊임없이 변화하여 쉽게 예측할 수 없도록 개발 중입니다.



Q. 지난 인터뷰에서 연내 얼리억세스를 희망한다 답변하셨습니다. 계획에 변화가 없나요?


A.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다 보니 개발자 채용이 지연되면 출시 시기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지만, 다행히 훌륭한 개발자들을 만나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이 장르가 희소한 만큼, 경험이 있는 개발자를 구하기 어렵고, 시장의 요구 사항이나 기대치를 예측하는 것도 대단히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다소 부족하더라도 얼리 액세스를 통해 출시하고, 이후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2024년 말 얼리 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발팀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정식 출시 시점을 현재로서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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