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법이 이슈가 된 이후 관계자들이 게임이 마약이냐고 반발합니다. 마약 전문가로서 이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마약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참사랑병원의 천영훈 교수가 게임산업이 마약산업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독예방관리치료를 위한 안전망과 국가법제도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범종교시민사회 200인 선언 및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천 교수는 일부 게임의 선정적인 홍보 문구를 예로 들며 이같이 주장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저를 유치하려는 게임산업의 행태가, 어떻게 해서든 중독자를 만들려고 하는 마약 산업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 홍보 이미지를 보라. 여러 가지 선정적인 홍보문구로 어떻게 해서든 유저를 늘리려고 한다. 이것이 게임 산업이 가지고 있는 과제고 생존 방식이다. 멕시코 마약산업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며 게임은 마약과 같은 산업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영훈 교수가 토론회에서 선보인 게임의 홍보물
그는 산업의 수익 모델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물’같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 수익을 얻는 모델과, 마약과 같이 ‘중독자’를 양산해 수익을 얻는 구조 2가지 예를 들었다. 그는 게임이 이 중 후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 교수의 이런 주장은 처음부터 게임은 마약과 같은 중독물질이라는 전제를 근거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마약은 한 번만으로도 중독되는 물질이지만, 게임은 한 번 접속했다고 중독되는 물질이 아니기에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부 성인게임의 홍보 행위를 전체 게임산업에 대입하면서 게임산업 전체가 대중을 중독시키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을 하는 것 처럼 오도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더불어 게임산업의 홍보와 마케팅은 이미 셧다운제, 사전등급제 등으로 규제를 하고 있는 만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주장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천 교수의 주장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그가 예를 든 선정적인 홍보를 한 게임이 흥행하고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흥행하지 못한 게임이라는 점도 그의 주장이 억지라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천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마약산업이 범죄산업인 만큼 게임산업도 범죄산업이라는 논리가 성립된다. 한편, 천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생활 속 약물 오남용 실태와 심각’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약물 실태에 대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