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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발매 2달 만에 "나 혼자 하는" AAA 게임 이야기

'바빌론즈 폴'의 몰락(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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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2-05-17 15:34:42
큰 기대를 받았던 AAA 게임이 하나 있다. 내로라하는 국제 게임쇼는 전부 참여했고, 제작비도 적지 않았다. 

발매 2달 후, 동시 접속자는 단 한 명이 남았다.

놀랍게도 과장이 아니다. 2022년 3월 3일 발매된 <바빌론즈 폴>에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다. <바빌론즈 폴>은 <니어> 시리즈를 개발했던 '플래티넘 게임즈'와 '스퀘어 에닉스'가 합작한 작품으로, 판타지 세계를 다룬 협동 액션 RPG다.

(출처 : 스퀘어 에닉스)

<바빌론즈 폴>은 E3 2018에서 첫 공개됐다. 새로운 IP인 만큼 다수의 게이머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고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반응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스퀘어 에닉스도 꽤 공을 들인 프로젝트인 만큼 '스테이츠 오브 플레이', 'E3 2021', '스퀘어 에닉스 프레젠트', '더 게임 어워드 2022' 등 다수의 게임쇼에서 <바빌론즈 폴>의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첫 공개 후 발매까지 약 4년이란 시간이 걸린 만큼 <바빌론즈 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그래픽이었는데, 실사풍 그래픽이었던 첫 게임플레이 트레일러와는 달리 전체적인 그래픽이 유화풍으로 급변했다. 오히려 나빠졌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두 게임사의 팬들은 정식 출시 후에는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올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바빌론즈 폴>이 출시 후 혹평을 받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그래픽이 문제였다. '게임성'을 언급할 때 그래픽이 전부는 아니지만, 소비자가 게임 구매를 결정할 때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러나 <바빌론즈 폴>은 첫인상부터 '현세대기 게임'이라기엔 부족함이 많았다. 오죽하면 유명 게임 비평가 '얏지'는 "PS3 복고풍 그래픽"이라는 혹평을 남겼다.

그래픽 스타일이 크게 바뀌었다 (출처 : 스퀘어 에닉스)

BM과 관련한 부분에서도 유저들의 공분을 샀다. <바빌론즈 폴>은 4인 협력 플레이를 중시한 만큼 '라이브 게임'임을 강조했다. 계속해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며 장기적으로 서비스되는 게임을 공언한 것이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당장의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바빌론즈 폴>은 타 AAA 게임에 준하는 가격(한화 8만 원 가량)이 책정됐으며, 코스츔 또한 유료로 판매했다. 이 부분이 해외 게이머에게 반감을 샀다.

덕분에 <바빌론즈 폴>은 출시 성적도 저조했으며 가파른 유저 이탈 그래프를 보였다. 스팀 기준 <바빌론즈 폴>의 최고 동시 접속자는 1,188명이며, 이마저도 1주를 넘기지 못했다. 스퀘어 에닉스는 출시 2주 만에 성명문을 내고 "<바빌론즈 폴>에 대한 개발 규모를 줄일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지만, 5월 기준 <바빌론즈 폴> PC 버전의 평균 동시 접속자 수는 50명이 채 넘지 못한다.

유명 개발사의 게임이 출시 2주 만에 이런 성명문을 내야만 했다 (출처 : 스퀘어 에닉스)

심지어 스팀 데이터 사이트 '스팀차트'에 따르면 <바빌론즈 폴>은 5월 초 일시적으로 한 명의 동시 접속자만을 기록했다. PS5 버전을 제외하면 잠시나마 전 세계에서 "단 한 명"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 되었던 것이다.

주인공은 트위터에서 게임 관련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데쉬엘 우드(Dashiell Wood)였다. 그는 자신이 당시 유일하게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던 사람이라 밝히며, 해외 e스포츠 매체 'GGRECON'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 설명하며, 상황은 아쉽지만 개발자가 약속한 추가 콘텐츠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금을 울리는 인터뷰의 마지막 문단을 가져와 본다.

"게임하실 분?"(Anyone for a game?)


(출처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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