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넥슨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곳은 라이브본부다.
원래 라이브개발본부였던 이 조직은 수준 높은 서비스와 책임 있는 소통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 이름을 라이브본부로 바꾸었다. 이 본부는 넥슨에서만 15년 넘게 근무 중인 최원준 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8월 25일 판교 사옥에서 만난 최 본부장은 라이브본부를 넥슨의 심장이라고 표현했다.
넥슨이 다시 뛸 것을 약속했다면,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기관은 단연 심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변화를 위해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직접 물어봤다./디스이즈게임 정우철 편집장, 김재석 기자
[TIG 특별 기획] "넥슨이 달라졌습니다" 그걸 어떻게 믿죠?
ⓛ 모든 확률 공개, 케이크 '뚝딱' 먹는 강원기 디렉터... 진심은 통할까? (바로가기)
② PC방 인기 되찾은 넥슨, 댓글은 비난에서 응원으로... (바로가기)
③ 다시 뛰는 넥슨, 그 심장은 라이브본부 - 최원준 본부장
④ 트럭 보냈던 코어 유저의 목소리, "게임 민심 긍정으로 바뀌었다" (바로가기)
Q. 디스이즈게임: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최원준 본부장: 넥슨에서 근무한지 15년이 넘었다. 처음에 해외 <메이플스토리>로 입사해서 <마비노기>, 국내 <메이플스토리>, <슈퍼 판타지 워>, <메이플스토리M>을 담당해왔다. 그리고 2020년부터 넥슨에서 라이브본부장을 맡고 있다.
Q. 라이브본부로 개편한 이유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다. 개발 중심에서 사업, 마케팅, 웹기술 등을 아우르는 조직이라고 들었다.
A. 라이브본부의 전신은 라이브개발본부였다. 개발팀만 모여 있었던 조직이었다. <바람의나라>부터 <메이플스토리>까지 각 게임의 개발을 담당하는 부서들의 모임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조직을 라이브본부로 개편한 것이다. 인하우스 사업 조직, 마케팅, 웹개발, 퍼블리싱 조직까지 모두 하나의 본부로 통합됐다. 큰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Q. 이름만 들으면 착각할 듯하다. 업계에서 라이브 서비스라고 하면 신규개발이 아닌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을 업데이트하거나 운영하는 조직으로 인지하는데. 지금 라이브본부라는 것은 마치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모든' 게임을 총괄하는 곳처럼 보인다.
A. 모든 게임에 대해서는 아니다.
분리된 곳(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합작 법인 넥슨게임즈를 의미한다)도 있고, 퍼블리싱라이브본부(최성욱 본부장이 이끄는 조직으로 던파모바일, 히트2 등을 서비스한다)와 신규개발본부(김대훤 부사장이 이끄는 조직으로 '민트로켓' 브랜드 타이틀을 비롯한 다종의 신작을 개발 중이다)도 있다. 그들이 아닌 나머지 프로젝트에 대해서 우리가 담당한다고 보시면 될 듯하다.
개발, 사업, 마케팅을 다 한 곳에서 함께 맡는 프로젝트가 있고, 개발과 마케팅만 맡는 곳이 있고, 사업과 마케팅만 맡는 곳도 있다. 게임마다 형태가 다양하다.
Q. 신규개발본부에서 만들어진 게임이 론칭하면 라이브본부로 이관되는 것인가?
A. 그런 부분에 대해서 룰이 정해지거나 합의가 된 것은 없다. 신규개발본부에서 만든 게임이 론칭하면, 그쪽에서 어느 정도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
Q. 라이브본부에서 직접 관여하는 게임들에는 어떤 타이틀이 있나?
A.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영웅전>, <바람의나라>와 클래식 RPG 시리즈,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스 온라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카트라이더>, <엘소드>, <커츠펠>은 라이브본부에서 사업과 마케팅을 같이 하는 경우다. <마비노기 모바일>, <페이스플레이> 등 몇몇 신작에 대해서도 서비스를 진행하게 될 듯하다.
Q. 최근 <마비노기>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으로 선회했다고 들었다.
A. 우리가 처음 받은 트럭이 <마비노기> 유저들이 보낸 트럭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개발팀도 그렇고 넥슨 조직원들이 많이 당황했다. 이후 게임 업계 전반으로 트럭시위가 발생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러가지 소통을 하면서 유저들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부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바로 어제(인터뷰 진행일 기준 24일) 내부 정기 회의에서 <마비노기> 이야기가 나왔다. 많은 말들을 나눴는데, 내용을 말씀드리면 '유저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이 답이었다라는 것이다. 트럭시위 이후 지금까지 <마비노기>만큼 충실하게 약속을 이행하려고 노력한 서비스는 없었던 것 같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유저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요구사항은 왜 받아들일 수 없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렇게 유저들과 함께 <마비노기>를 만들어 나간다라는 느낌을 많이 주었던 거 같다. 그러한 작업을 1년째 해오다 보니 유저 여러분께서도 조금씩 마음 열어 주시고 잃었던 신뢰를 점차 다시 주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마비노기> 여름 업데이트와 시너지가 만들어졌다.
Q. 그간 <마비노기> 유저들은 팔레트에서 염색하고 싶은 색깔을 찾으려고 엄청난 공을 들여왔다. 이 부분에 대해서 컬러값을 제공해주겠다고 했다. 유저들은 '내가 이 이야기를 10년 가까이하고 있었는데 이제 추가된다'라는 반응이다.
A. 어떻게 보면 유저분들께서 당연히 누려야 할 과제들을 몇 년 동안 못 해드린 것이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좋은 서비스가 된다면 긍정적인 일이다.
Q. 일련의 트럭 시위가 넥슨에게 각성의 계기가 됐다고 느꼈다. 그러나 모든 유저들이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불합리한 주장이 조직되어 판교 앞에 트럭으로 뜬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A. 유저들도 합리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든 합리적인 선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가령 어떤 요청이 대규모로 이루어져서, 우리가 근거를 마련할 수 있고, 서비스할 수 있다는 명분이 선다면, 못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조율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조율을 해야 할 것이다.
Q. 트럭 시위로 넥슨은 무엇을 배웠나?
A. 2021년의 이슈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배웠냐면, 넥슨이 놓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뼈저리게 느꼈다고 대답하겠다.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사실 넥슨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소통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소통의 부재'야말로 2021년 사태의 문제 아니었나?
A. 그 방식이 문제였던 것이다. 우리(넥슨)는 소통을 업데이트라고 생각했다. 데이터를 근거하고, 유저의 피드백을 받고, 지표를 분석해서 더 좋은 업데이트를 보여드리는 것이 좋은 소통의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서 넥슨의 방식이 변화하는 시대상을 캐치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것을 기본으로 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진행해야 했었다. 그런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많은 반성을 했다.
'우리 게임은 유저를 위해서 이걸 해야지' 마음 속에 품고 있어도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도 표현되지 않으면, 유저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도 그렇고 우리 패치나 업데이트가 유저를 100이면 100 모두 만족시킬 수도 없다. 그러므로 넥슨이 내리는 의사결정의 배경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을 드리는 게 맞았다고 본다. 그간 그런 소통을 못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내부에서도 그런 의견이 많이 나왔다.
Q. 최근 메던피(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피파 온라인 4) 디렉터의 합동 방송이 화제다. 본부 차원에서 디렉터들의 출연을 적극 권장하는 전략을 세운 것인지?
A. 그런 전략 같은 건 없었다. 사실 방송 출연을 디렉터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다. 디렉터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영역에 있다. '왜 얼굴 비추는 방송 안 하냐' 따질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다만, 본부 내에서 컨센서스가 있었던 부분은 '올 한 해는 정말 소통을 잘 해보자'였다는 것이다.
디렉터나 개발진이 전면에 나와서 소통하는 케이스가 있고, 패치노트나 개발자의 편지를 통해서 게임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는 케이스가 있다. 다각도에서 유저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을 듯하다.
Q. '메던피' 방송은 라이브본부의 기획이 아니었다는 말인가?
A. 말했듯이, 본부 차원에서 게임 디렉터에게 그것을 강요할 수 없다. 세 분의 디렉터는 조직은 다르지만, 다들 친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가지고 비정기적으로 만나기도 한다.
세 분이 함께 식사를 하다가 윤명진 <던전앤파이터> 디렉터가 '우리 라이브 방송을 할 것 같다'라고 계획을 말씀하셨고,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와 박정무 <피파 온라인 4> 실장이 '우리도 같이 하자'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나와서 현실이 된 케이스다. 방송 이후 유저 반응이 되게 좋게 나왔다.
Q. 라이브 방송에는 돌발 상황이 많다. 만에 하나 디렉터가 답변 하나 잘못 한다면 겉잡을 수 없는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는데.
A. 라이브 방송은 전적으로 각 게임 개발진의 의사에 맡기고 있다. 사실 서비스를 이끄는 디렉터가 유저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한다는 것은 보통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말 한 마디만 잘못 해도 유저 동향이 지옥에 갈 수 있다.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할 주제'에 대해서 명확히 하고 그 주제에 대해서 포커스를 맞추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라이브 방송은 굉장히 리스크가 큰데, 그 부담을 안고서라도 유저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방송 이후 나쁜 반응이 아직 나온 적은 없지만, 그런 마이너스도 염두에 두고 있다.
Q. 디렉터들의 방송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A. 넥슨이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 디렉터분 아니라 넥슨 라이브본부의 모든 사람들이 유저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소통 방송도 쉬워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그 분들이 방송을 하기 위해서 입사한 분들이 아니다. 이 분들이 입사할 때 이런 업무도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컴퓨터 보면서 기획서 쓰고, 엔진 만지고, 테스트하는 사람들이지, 유저와의 대면은 아주 가끔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라이브 방송을 찍고, 그 영상이 온라인에 떠돌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거다. 그런데 방송을 하는 이유는, 진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신념 하나다. 본인의 사생활이 노출될 것을 감안하고 무대에 오르는 거다. 그만큼 유저와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카메라에 서시는 분들뿐 아니라, 그 분들이 그렇게 할 수 있게끔 무대 뒤에서도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쏟고 있다. 개발, 사업, 마케팅, 운영 모두 실시간으로 넥슨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문제는 뭔지, 다음엔 무엇을 해소할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 (웃음)
Q. 사건사고 없는 라이브 서비스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만약 특정 게임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위기 대응 매뉴얼 같은 것이 존재하나?
A. 말씀대로 라이브 서비스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사건사고는 생겨난다. 라이브본부에 위기 대응 매뉴얼은 없지만, 대응 체계는 잘 마련되어 있다. 어떤 리스크 요인이 돌출했을 때 이것을 처리해야 하는 업무의 프로세스가 잘 갖춰졌단 뜻이다. 빠르게 대응하거나, 필요한 부서가 개입되거나 이런 것들 말이다.
사실 매뉴얼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점이, 게임에서 발생하는 이슈는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또 게임마다 그 게임의 유저마다 성격이 굉장히 다르다. 그래서 위기 대응에 대한 대응을 정형화하거나 표준화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하나의 매뉴얼로 천차만별의 상황을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래서 문제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서 대응을 하고 있다. 그래서 매뉴얼이라기 보기에는 '유저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하나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Q. '유저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라고 그랬는데, 개발진의 개입이 누군가에겐 이득이고 누군가에겐 손해인 상황이 왕왕 발생하지 않나? 오래된 MMORPG일수록 그런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고.
A. 바로 그 점이 매뉴얼을 만들 수 없는 이유다. 케이스가 너무 다르다. MMORPG도 MMORPG마다 다르다. 넥슨 라이브본부는 발생하는 상황에 따라서 의사결정의 체계가 잘 잡혀 있다. 할 수만 있다면 100% 유저를 만족시키는 의사결정을 보여드리겠지만, 그렇지 못한 케이스가 많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다수에게 납득이 되는 수준의 의사결정을 준비하고 있다.
Q. 라이브본부도 설립 1년을 바라보고 있다. 어떤 1년을 보냈나?
A. 사실 대응한 사례가 너무 많아서 하나를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많은 넥슨 게임이 트럭을 받았다. 앞서 말했지만 그간 넥슨은 패치와 업데이트,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온 조직이었는데 트럭시위를 계기로 색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그간 넥슨 라이브게임의 문제는 업데이트에서 발생해서 업데이트로 해결됐다. 그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슈를 확인했던 거다. 유저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작년 한 해는 그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관한 시간이었다. 우리의 서비스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 결과가 라이브개발본부에서 라이브본부로의 개편이다. 서비스를 더 많이 바라보겠다는 것이다.
업데이트만 중요한 게 아니다, 응대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저의 동향을 좋게 만드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이벤트를 잘 분석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개발 관점이 아니라 1부터 100까지 다 잘해야 한다라는 부분들을 조직원에게 말씀드렸다.
Q. 달라졌다고 자신하는지?
A. 평가는 유저분들이 내려 주실 것이다. 저희가 노력하는 한도 내에서는 이름을 바꾼 목적에 알맞게 일하고 있다.
Q. 고객센터와 라이브본부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유저들은 모를 수 있다. 넥슨에게는 CS 전담 조직(넥슨 네트웍스)이 있지 않은가? 둘 사이의 차이는 무엇인가?
A. CS 고도화를 위해서 넥슨 네트웍스, 인탤리전스 랩스와의 협업이 강화되고 있다. CS라는 게 단순히 고객의 문의에 답변하는 행위가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그 니즈를 해결하는 것까지가 CS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점차 그 응대의 방식도 고도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정 게임에서 패치노트를 쓰거나 개발자 편지를 전할 때만 해도 엄청난 설명이 들어간다. 유저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드리기 위해서다.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마어마한 자원이 들어가는 일이다.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인식이 되어있기 때문에 하는 거다.
Q. 서비스 개선을 위한 집중 채용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에서 채용이 이루어지나?
A. 라이브본부에서 '라이브 다이브'라는 이름의 집중 채용을 진행했다. 거기서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셨다. 그리고 얼마 안 있으면 '넥토리얼' 프로그램이 다시 시작된다.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채용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다. 인텔리전스 랩스를 통해서 업무하는 방식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이야기하고 있다.
Q. 그간 적잖은 넥슨 게임이 패치 유출 문제를 겪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유출의 경로도 많아질 텐데 내부 교육을 강화했나?
A. 교육도 많이 하고 있다. 내부에서 주기적으로 프로젝트별로 교육 중이다. 중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Q. '짜고 치는 간담회'가 아니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인터넷방송도 결국 판에 짜인 단방향 소통이라는 비판이 있다.
A. 라이브본부가 여러 서비스를 아우르는 본부는 맞지만, 의사결정은 프로젝트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정권자는 디렉터나 조직장이다. 물론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같이 상의를 하지만, 간담회 같은 것은 프로젝트의 영역이다.
그리고 간담회가 짜고 치는 것인지 아닌지, 이미 유저분들이 잘 알고 계시다. 또 그 사실을 개발팀이나 서비스팀에서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짜고 치는 간담회는 시도조차 안 되고 있다.
Q. 특정 게임의 서비스를 진행할 때 어느 쪽을 더 신경 쓰는가? 신규 유입 유저인가 아니면 게임을 오래 즐겨온 사람들인가? 서비스라는 게 어느 한 입장만을 위해서 할 수는 없지 않나?
A. 어느 게임이나 신규 유저의 유입은 계속해서 되는 게 좋다. 오래된 유저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줄지도 항상 고민하는 영역이다. 결국 밸런스를 찾는 문제다. 분명 새 유저와 옛 유저들 모두 좋아지는 영역이 있을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
Q. 넥슨나우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확률 공개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툴이라고 들었는데.
A. 넥슨나우는 유저와의 신뢰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보인다. 확률공개를 처음 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 하면 이 확률이 잘 지켜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넥슨나우에서는 프로젝트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실시간 확률이 모두 다 공개되고 있다. 유저들이 언제든지 원하는 시점에 웹사이트에 방문하면 언제 어떻게 확률이 출현하는 지 보여준다.
Q. 앞으로 서비스할 게임들도 넥슨나우를 지원하나?
A.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에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순차적으로 적용 중이다.
Q. 지금 넥슨나우에 뜨는 확률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어떻게 자부하나?
A. 내부 시스템에 의해서 검증하게 된다. 확률 데이터를 참고를 하고. 이 데이터를 기준으로 로그를 다 확인해서 그 2개를 비교한다. 특정 오차범위 밖에 있는 것들이 발생하면 경고를 줘서 서비스팀에서 확인하게 되어있다. 정말 오차가 있는 건지, 모수가 적은 건지, 집계가 잘못된 건지 검증하고 있다.
예전에 <메이플스토리>에 넥슨나우가 처음 적용됐을 때 한 유저분이 테스트를 한 적 있다. 유저들이 플레이하지 않는 시간대에 나의 시도가 넥슨나우에 반영됐는지 테스트했다. 그때 유저의 테스트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슈가 된 적 있다.
그래서 우리가 당시 그 분의 이력과 로그를 모두 취합해서 공개했다. 결과는, 집계 시간에 대한 이해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희는 2시간 단위로 업데이트된다고 설명을 드렸는데, 실제로 넥슨나우에 뜬 건 1시간 단위로 업데이트됐던 것이다. 그것이 밝혀지면서 넥슨나우의 신뢰도가 올라갔더라는 에피소드가 있다.
Q. 유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인텔리전스 랩스와 어떤 협업을 하고 있는지?
A. 인탤리전스 랩스와는 정말 한 가족처럼 지낸다. (웃음) 랩스에서 정말 A부터 Z까지 모든 이슈를 다 트레킹하고 계시다. 랩스에 담당하는 영역이 굉장히 넓다. 단순히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영역도 있지만은, 정성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서비스 단에서 반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랩스 없이는 게임 서비스가 불가능할 정도다.
Q. 인텔리전스 랩스가 수집한 게임 데이터가 대단히 많은데, 유저들이 인터페이스를 커스터마이징 하듯이 넥슨나우 API를 공개해서 유저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계획은?
A. 넥슨나우 관련해서는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얼마전 개인화 작업을 진행했다. 개인이 사용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메이플>은 API 공개도 준비 중이다. 프로젝트마다 조금 다르긴 할 거 같다.
Q. 다른 넥슨 게임 유저들이 '왜 <메이플스토리>는 하는데 여긴 안 해주냐'라고 묻는다면?
A. 사실 리소스의 문제다. <메이플스토리>는 이미 '메이플핸즈'라는 앱이 서비스 중이고, 그 앱을 통해서 비교적 손쉽게 서비스할 수 있는 부분이 컸다. 개발팀마다 사정이 다르다 보니까 지원 영역에서도 어쩔 수 없는 제약이 존재한다. 필수불가결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통적인 업데이트가 진행될 것이다.
Q. 넥슨나우가 유저 신뢰 회복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A. 딱 숫자로 몇 퍼센트라고 하기엔 어렵다. 사실 넥슨이 이런 서비스를 구축해서 공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감춤 없이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 회복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실제로 어떤 부분에 대해서 확률을 확인하는 부분도 있는 것이 맞다.
Q. 넥슨 라이브본부를 어떤 조직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A. 내부에서 '라이브본부를 한 마디로 표현을 한다면?'이라는 설문조사 한 적 있다. 그때 조직원들이 가장 많이 쓴 단어가 심장이라는 단어다. 라이브본부는 넥슨의 심장이라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왔다. 넥슨의 코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서비스를 진짜로 살아 숨쉬게 하는 형태로 이끌어가는 부분에 대해서 심장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그래서 (라이브본부는) 심장이다.
Q. 언제쯤 유저들의 신뢰가 100% 채워질까?
A.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 시점은 오지는 않을 거 같다. 온다면 위험한 상황이다. 우리가 자만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는 그 오지 않을 100%를 채우기 위해서 끊임없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