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0일, 위메이드의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이하 이미르)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북유럽 신화와 세계의 종말 '라그나로크'를 막기 위한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를 담은 <이미르>는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그래픽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경제 시스템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실제 게임을 체험해본 결과, 제법 괜찮은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라이브게임의 특성상 미래에 대한 평가는 바뀌겠지만, <이미르>는 MMORPG 가뭄 속에서 장르의 본질을 나름대로 잘 풀어낸 게임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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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플레이한 <이미르>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뛰어난 그래픽이라고 할 수 있다.
언리얼엔진 5로 구현된 북유럽 신화 세계는 눈부신 설산과 울창한 숲, 웅장한 도시 등 다양한 환경을 대단히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게임이 변신 아바타 '발키리'를 채택해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 어려웠다. 오히려 <이미르>는 자신이 원하는 외형의 캐릭터를 골라서 꾸미기 어려운 편에 까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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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배경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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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커마 요소는 발키리 디자인이 고정됐기 때문에 거의 없다
대신 위메이드는 <이미르>의 압도적인 배경 연출로 아쉬움을 대한다. 눈 덮인 산맥의 웅장함, 아스가르드 성을 비롯한 여러 마을의 건축물은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재미가 확실했다. 뷰 포인트는 게임의 여러 공간을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콘텐츠로 맵 감상 요소를 극대화했다. 맵 곳곳에 숨겨진 횃대를 찾아 상호작용하면 해당 지역의 절경을 감상하고, 누적 달성에 따라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다.
이러한 배경 비주얼은 범위 스킬 위주로 편성된 각종 스킬의 이펙트 효과도 잘 어울렸다. 인스턴스 던전에서 다른 유저들의 스킬과 나의 스킬이 엇갈리면서 NPC 몬스터를 공략하고 있을 때 보는 맛은 확실했다.
다만, 이렇게 그래픽에 치중을 하다 보니 스마트폰에서 발열이 심하고, 게임이 끊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위메이드는 최근 27일 단행한 첫 번째 대규모 패치에서 CPU/GPU 최적화를 통해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줄였다. 이러한 적극적인 개선 의지는 게임의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패치 이후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이전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프레임률과 낮아진 발열을 체감할 수 있었다. 기자는 회사에서는 (체험기 작성을 위해서) PC로, 집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이미르>를 즐겨왔는데, 발열 문제가 줄어들면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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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데이트를 통해서 발열 문제를 일부 해결한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후판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열심히 움직이면, 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공격 속도를 다소 느리게 설정하고 대신 정교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특히 검은 발키리, 스토리 상의 도전 등의 콘텐츠에서 수동 조작의 재미를 주었다. 위메이드는 과거 발표회에서 게임 콘텐츠의 70%는 자동 플레이(기본 성장형)로, 30%는 직접 조작(능동 성장형)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실제로 모바일 베이스의 MMORPG 치고는 직접 조작이 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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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이 필요한 경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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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이 필요한 경우가 자주 구분된다
'어차피 자동사냥에 후판정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할 수 있지만, 게임은 분명 어려운 콘텐츠는 직접 조작이 효율이 좋다는 방식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상대 보스의 공격 패턴을 파훼하는 것은 물론, 클래스마다 스킬마다 효과가 다르게 설계되어있기 때문에 꽤 밀도 있는 전투를 할 수 있다. 자동 물약 소모 기능 같은 것은 이런 플레이를 훌륭하게 보조한다. 특히 전투 중 회피 옵션이 상당히 많아서 재빠르게 피하고 들어가는 공방의 재미가 있었다.
위메이드는 전작 <나이트 크로우>에서는 공중에서의 활강을 보여주는 데 상당한 중점을 두었다. 이번 <이미르>에서도 2단 점프와 공중 대시가 존재한다. 벽타기는 없지만, 포탈로 이어진 월드 위를 직접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대시와 회피는 (공중 제외) 전투 중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됐다. 앞으로 위메이드는 회피기 누적 시스템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이미르>는 작업장의 채집/채굴 아이템 독점 시도가 있었지만, 라인의 통제처럼 게임이 불편한 경우가 적었다. 첫 '뉴비 절단' 구간은 24 레벨의 ‘시그룬의 시련’이었는데 서브 퀘스트를 깨면서 전투력을 올리면 충분히 깰 수 있었다. 과금을 통해서 빠르게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우회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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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 절단기' 8-12 퀘스트도 우회로를 타면 충분히 정복할 수 있다.
실수로 PK를 해놓고 자동사냥 퀘스트를 하는 바람에 '경손실'이 발생했던 경우가 잠시 있었지만, 설정에서 PK 공격 설정을 금방 손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기자는 대부분 캐릭터를 키우는 데 시간을 보냈다. 과금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후술할 여러 콘텐츠가 있어서 허탈감이나 박탈감이 '리니지라이크'로 분류되는 게임 중에서는, 적은 편이었다.
'모두가 시작이니 서로 나란히 자기 필드에서 성장하는 기분'이랄까. 이렇게 성장한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갈등할지 기대하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다.
<이미르>의 '사가'는 단서를 찾고 스토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반자동 서브 콘텐츠다. 마냥 서브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이 사가를 통해서 거래소를 열고 필살기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필수 콘텐츠다. 거래소를 사용하기 위해서 일련의 퀘스트를 반드시 클리어하도록 디자인했다니 꽤 흥미로운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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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를 클리어해야 필살기를 얻을 수 있다
탈것과 전투력 성장을 위한 여러 아이템은 '검은 발키리' 공략을 위해서 얻을 수 있었다. 검은 발키리는 이미르 대륙에 라그나로크를 일으키려는 타락한 에인헤랴르 집단으로, 플레이어들이 추적하고 물리쳐야 하는 주요 적대 세력이다. 혼자서는 절대로 상대할 수 없기 때문에 채팅을 통해서 '같이 잡으실 분'을 구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같이 잡으면 제법 잡을 만했다.
이 '검은 발키리' 또한 월드맵 어디에 있는지 알면 끝이 아니라, 사전 퀘스트를 통해서 빌드 업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대뜸 '검은 발키리'를 잡으면 게임이 제공하는 어떠한 보상도 얻을 수 없다. 대부분이 자동 진행을 지원하고 약간의 수동 조작을 통해서 검은 발키리를 추적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나름의 스트라인이 깃들어있기 때문에, 꼼꼼한 타입의 게이머라면 여기서 보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검은 발키리를 잡다가 막히면 다른 던전에 입장해서 추가 성장을 노리면 된다. 확실히 성장의 재미에 치중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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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보스 검은 발키리는 혼자서 깨기 어렵다. 다른 유저와 함께 클리어한다면 쏠쏠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레벨 30부터 해금되는 아티펙트는 상위권으로 가는 데 반드시 사용되어야 하는 기능이다. 플레이어는 아티팩트를 복원함에 따라서 추가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곧 전투력과 직결된다. 이 해금 조건 또한 특정 레벨 달성, 장비 강화, 퀘스트 완료처럼 또 하나의 '패스' 느낌이 든다. 게임 내에 이미 여러 시즌패스가 있지만, 아티팩트는 조금 더 게임에 밀착된 인상이다. 아티팩트 레벨이 오르면 가방의 무게가 늘어나거나 드롭 확율이 증가하기도 한다.
위메이드는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게임에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하나의 서버 그룹을 마감하는 의미의 서버 대항 콘텐츠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위메이드는 <이미르>의 최상위 아이템을 블록체인 원장에 기록해 투명한 게임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직 그 단계까지 도달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NFI가 어떻게 발행되고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관찰할 수 없었다. 다만, 3개월마다 새로 재편되는 서버 그룹과 유저들에게 결정 권한을 맡기는 거버넌스 시스템 등은 게임에 독특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열 문제나 전투 속도 문제를 빠르게 개선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게임을 다듬는다면, 글로벌 버전의 성패 여부와는 무관하게 한국에서도 괜찮은 MMORPG로 오래도록 서비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그래픽, 후판정 전투와 3:7의 수동:자동 배분, 성장을 위한 다양한 루트에서 그런 가능성을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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