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의 대표 프랜차이즈 ‘테일즈 오브’ 시리즈가 올해 시리즈 탄생 3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시리즈 작품 중 최고의 배틀 시스템을 선보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 <그레이세스 f>가 리마스터되어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리마스터에선 최근 트렌드에 맞춰 원작에선 볼 수 없었던 각종 편의 기능이 추가됐다. 게임을 처음 접한 신규 플레이어를 위한 목적지 표시 기능을 비롯해 다회차 플레이를 위한 이벤트 스킵 기능과 전투 인카운트 전환 기능을 도입해 모든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2010년 정식 발매 이후 15년 만에 정식으로 한국어를 지원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어 외에도 <그레이세스 f>는 총 10개 언어를 지원하며, 지역별로 다르게 출시됐던 DLC도 모든 지역에 동일하게 무료로 제공된다.
게임의 출시를 앞두고 이번 리마스터 작업을 맡은 개발자들과의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총괄하는 토미자와 유스케(Tomizawa Yuusuke) 프로듀서와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를 담당한 이시카와 유키(Ishikawa Yuki) 프로듀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토미자와 유스케 총괄 프로듀서(왼쪽)와 이시카와 유키 프로듀서(오른쪽)
Q. 올해 12월 테일즈 오브 시리즈가 30주년을 맞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다양한 시리즈 작품 중, 이 작품을 리마스터하기로 결정한 계기는 무엇인가?
A. 토미자와 유스케: 2019년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부터 올해로 6년째 시리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시리즈를 오랜 기간 사랑해 준 분들께 30년이라는 시간은 몹시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함께 해준 모든 팬들과 이번 30주년을 축하하고 싶다.
<그레이세스 f>의 리마스터를 결정한 것도 바로 팬들의 성원 덕분이다. 출시 이후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의 리마스터를 간절히 원했고, 이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해 드리고 싶어 리마스터를 결정하게 됐다.
<그레이세스 f>는 독특한 스타일의 전투를 선보여 많은 팬들에게 호평받았다.
Q. 개발진들이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오랜 팬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리마스터를 준비하면서 다시금 느낀 <그레이세스>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이시카와 유키: <그레이세스 f>에 한정하기보단 테일즈 오브 시리즈 전반에 매력에 대해 말하고 싶다.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빼어난 캐릭터 서사와 함께 타이틀마다 독창적인 조작과 배틀 시스템을 선보여왔다. 오래된 작품들도 낡았다는 느낌보다는 최신작들과 비교해봐도 밀리지 않는 독특한 느낌을 주는 점이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Q. 반다이남코의 여러 프랜차이즈 중 유독 테일즈 오브 시리즈만 활발하게 리마스터가 이뤄지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이시카와 유키: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반다이남코 프랜차이즈 중 특히 타이틀이 많은 작품이다. 리마스터할 수 있는 선택지도 많고 여태까지 만들어낸 자산도 많은데 이런 부분들 덕분에 리마스터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 같다.
Q. 이번 리마스터로 15년 만에 한국어로 출시되어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한국 외에도 이번 작품은 총 10개 언어를 지원하는데, 이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A. 이시카와 유키: 여러 지역에서 언어 지원에 대한 성원이 꾸준히 있었다. 다른 언어로 출시되었음에도 긴 시간 시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레이세스 f>가 발매되었을 때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16년 만에 그때의 추억들을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
<그레이세스 f>의 특징인 '그루비 챗'도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다.
Q. 여러 언어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추가로 지역별로 출시 DLC가 달랐던 원작과 달리 이번 리마스터는 모든 지역에 동일한 DLC를 제공하는데,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이시카와 유키: 테일즈 오브 시리즈에선 말풍선으로 대화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일본어의 경우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있어서 문장을 짧게 쓸 수 있지만, 일부 언어에서는 글자가 많아 말풍선을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말풍선의 크기가 달라질 때는 이런 문제가 더 커지는데 이를 조정하는 작업이 어려웠다.
DLC의 경우, 이번 리마스터를 결정하면서 지역별 출시 상황에 맞추기보다는 ‘월드 와이드’로 출시하자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 이용자들의 국적이나 지역별로 차이를 두는 것보다 동일한 경험을 공유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작품에서도 기술적인 문제가 없다면 ‘월드 와이드’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Q. 계획 중인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리마스터 타이틀이 있나?
A. 토미자와 유스케: 시리즈 작품 중 아직 리마스터가 되지 않은 작품도 많아 시리즈 전반적인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식하기 쉬운 타이틀도 있지만 일부 과거 타이틀은 여러 리소스가 필요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는 최대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
과거 타이틀을 그대로 현 세대 콘솔에 이식하는 것은 신작 팬들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번 작품처럼 향후 리마스터될 작품에서는 처음 하는 사람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Q. 이번 리마스터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A. 이시카와 유키: 크게 세 가지로 그래픽, 신규 기능 추가, DLC 부분에서 원작과 차이가 있다. 먼저 그래픽 부분에서는 2009년 출시된 원작보다 훨씬 개선되어, 캐릭터의 의상이나 머리카락 같은 작은 부분들도 섬세하게 구현됐다.
이와 함께 이번 리마스터에선 인카운터 전투의 온/오프 기능과, 목적지 표시 기능 추가, 시간 제한 이벤트 알림 표시 등 원작에 없던 새로운 편의 기능이 추가됐다. 신규 이용자들은 이러한 기능들을 활용해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고, 원한다면 해당 기능들을 비활성해 원작의 경험을 그대로 재현할 수도 있다.
DLC의 경우, 일본에서 발매된 모든 DLC가 출시 버전에 모두 수록됐다. 별도의 추가 구매 없이도 게임 시작부터 모든 DLC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리마스터에선 메인 스토리의 목적지 표시와,
필드 위 적과의 불필요한 전투를 줄일 수 있는 인카운터 전환 기능이 추가됐다.
Q. 언급한 요소들을 추가한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듣고 싶다.
A. 이시카와 유키: <그레이세스 f>를 기존에 플레이한 사람도 있고, 이번 작품으로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존 플레이어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보다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신규 플레이어는 빠르게 게임을 익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편의 기능을 도입했다.
‘그레이드 숍’에선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되는 각종 기능을 구매해서 활용할 수 있고, 게임 시작 이후에도 언제든 관련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온/오프 기능을 통해 원작의 팬과 신규 플레이어 모두가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Q. 그레이드 숍에서 구매 가능한 기능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A. 이시카와 유키: 콤보 공격에 필요한 자원량을 늘려주는 ‘체인 캐퍼시티’를 비롯해 최대 HP를 늘려주는 기능과 적을 공격할 때 크리티컬 확률을 높이는 기능 등이 그레이드 숍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필요한 기능을 구입한 뒤, 추후 게임이 익숙해지면 차차 기능들을 비활성하는 것을 추천해 드린다.
다만 그레이드 숍의 기능 중에는 적에게 입히는 피해량을 낮추는 기능 같은 도전적인 플레이를 위한 기능도 있으므로 구매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Q. 원작에서 칭호나 스탯의 계승은 가능하지만 회차별 장비 계승이 불가능해 파밍이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번 리마스터에서도 동일한지?
A. 이시카와 유키: 게임의 밸런스가 망가지는 것을 우려해 원작의 게임 디자인은 최대한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밸런싱이나 게임 디자인과 관련해 바라는 점을 말해주면 추후 신작이나 리마스터 작업에 참고하겠다.
Q. 이번 리마스터에는 이전에 발매된 대부분의 DLC가 포함되어 있는데 리마스터 만의 DLC를 추가로 낼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이시카와 유키: 추가로 DLC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 ‘새로운 DLC가 나오면 그때 사야지’ 하고 생각하지 말고, 출시 때부터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
DLC로 출시됐던 코스튬도 모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Q. 기존 원작을 즐겼던 팬이 아니라 현재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젊은 유저층들에게 이 게임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A. 이시카와 유키: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캐릭터와의 여정이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그레이세스 f>는 특히 전 세계 팬들에게서 최고의 배틀 시스템을 선보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만큼, 이러한 부분들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Q.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의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이시카와 유키: 테일즈 오브 시리즈가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각자 시리즈에 입문한 시기는 다르지만 모두 진심으로 시리즈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번 리마스터 이후에도 신작과 리마스터 작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니 이후에도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토미자와 유스케: 한국에서 관련 이벤트를 열면 정말 많은 팬들이 열띤 성원을 보내주셨다. 이번 작품을 한국어로 한국의 팬들에게 선보이게 되어 정말 기쁘다. 이후 나올 신작과 리마스터도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