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게임인

[최초공개] 김형태, 엔씨에서 MMORPG 제작중!

리니지2의 프로듀서 배재현 상무와 함께 무협 온라인게임 개발

임상훈(시몬) 2006-08-04 00:26:50

 

김형태MMORPG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도 엔씨에서요.

 

김형태(28)를 모르신다고요? 간첩 게이머시군요. 김형태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현재는 그래픽 전반의 일을 하고 있지만 대중적으로는 <창세기전3>과 <마그나 카르타> 시리즈(이상 소프트맥스)의 일러스트로 유명합니다. 국내 패키지게임의 명가(名家) 소프트맥스의 얼굴 같은 존재였고, 해외에도 팬들이 꽤 많죠. (일본에서 화보집을 낼 정도로 유명한 것은 그렇다치고, 미국 조지아 주의 한 소녀는 헌정 사이트까지 만들었더군요!)

 

그런 그가 지난 해 소프트맥스를 떠나 엔씨소프트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MMORPG를 만들고 있죠. 사실 이 소식은 꽤 오래 전에 들었지만, 인터뷰는 어려웠습니다. 한창 게임 컨셉 잡고, 인력을 뽑느라고 바쁜 사람 불러내서 취재하는 건 무척 미안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얼마 전 TIG의 자유게시판에 김형태가 소맥을 떠난 것 아니냐는 글이 떴더군요. ^^;; 이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인터뷰를 청했죠. 바쁜 와중에도 TIG 독자들을 위해 흔쾌히 시간을 내주었습니다. 소프트맥스를 떠나 엔씨소프트로 들어간 사연, 현재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TIG> 일단 많은 게이머들이 놀랄 것 같습니다. 언제 엔씨소프트에 들어갔나요?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안 알려졌죠? 

지난 해 10월 소프트맥스를 떠났고, 그 다음 달에 엔씨소프트에 들어갔습니다. 일부러 감추려고 한 것도 아니고, 딱히 한 것도 없는데 알려질 일이 뭐 있겠어요. 조용히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TIG> 오호, 비밀 프로젝트라? 그렇다면 지금 온라인게임을 만들고 있는 건가요?

 . 배재현 상무와 함께 ‘Team Bloodlust에서 <프로젝트 M>을 진행 중입니다. 3월에 시작해서 현재 스무 명 정도가 게임을 만들고 있는 중이죠.

  

TIG> 블러드러스트(Blood Lust), ‘피를 향한 욕망이라 무척 강렬한 게임이겠군요. 그런데 프로젝트 M’은 왜 M인가요? 혹시 '므흣'의 M?

 하하. '므흣'은 아니고요. ^^;; 너무 단순해서 밝힐 수 없어요일부에서는 <리니지>(Lineage) 시리즈의 ‘L’ 다음이어서 ‘M’을 프로젝트 이름으로 삼은 것 아니냐고 농담처럼 애기하곤 합니다. ^^  

 

TIG> 어떤 게임인가요?

 아직 컨셉이 확실히 잡힌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확실히 어떤 게임이라고 딱 잡아 말씀 드리기는 곤란합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무협 기반의 동양풍 MMORPG’라고 할까요. 3월 프로젝트가 시작됐고지금은 인력 세팅하고, 컨셉 잡아가는 개발 초기여서 딱히 더 밝히기가 그렇습니다. 다만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시작하기 위해 프리프러덕션’(pre-production) 과정을 길게 잡고 있어요. ‘어떻게 만드는가' 이전에 '무엇을 만드는가에 대한 밑바탕부터 확실하게 쌓겠다는 생각이죠. 현재는 차세대 비주얼의 버전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논의 중입니다.

 


TIG> 차세대 색깔요?

게임 내용은 지금은 좀 그렇고, 비주얼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죠. 현재 MMORPG의 그래픽은 대부분 어 이것 어디서 본 건데같은 느낌입니다. 대부분 <리니지 2>의 반 실사풍 아니면 귀여운 카툰렌더링의 SD 스타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일 거예요. 차세대 표현방식 기술과 저의 스타일을 혼합해서 좀더 기억에 남는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비주얼'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TIG> 혹시 본인의 스타일인 '디폼'과 관련 있나요?

실사풍과 SD풍의 접점에서 이전 MMORPG에서 보지 못했던 비주얼이라는 점에서 디폼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제 그림 스타일을 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 표현방식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생각이 큽니다. 최근 그래픽 기술발전이 리얼 캐릭터 표현 쪽으로만 발전해서, 차세대 그래픽은 리얼풍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저 같은 스타일의 Defromed 캐릭터도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무척 어려운 과정이겠지만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죠. 작년 한해 동안은 특히나 그림보다는 Shader를 이용한 비주얼의 표현이나, Next-gen 모델링 등 기술적인 공부를 해왔습니다. 

 

TIG> 역시 기술적인 것은 어렵군요. ^^;; 질문을 돌려서, 지금껏 선보였던 캐릭터와 무협 캐릭터랑은 좀 차이가 있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이전까지는 프리스타일 디자인에 동양풍 테이스트를 덧붙이는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좀더 동양적인 색채가 베이스에 깔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무협에서 보이던 중화풍 비주얼과는 다른 방향을 추구할 것입니다.

 

TIG> 섹시한 캐릭터들도 많이 나오겠네요. ^^

 하하. 아무래도 그렇겠죠. ^^;;

 

 


 

 

TIG> 그나저나 왜 MMORPG를 만들 생각을 했습니까? 비주얼을 표현하기에는 콘솔이 더 낫지 않은가요.

 개인적으로 콘솔을 좋아합니다. Stand Alone(1인용) RPG도 좋아하고요. 그런데 콘솔 RPG는 우리나라에서는 마이너한 쪽에 속하고, 해외에서도 대부분 일본 쪽 니즈로 한정돼 있는 편이죠. 그에 반해 MMORPG는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좀더 포괄적으로 소비되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 유저들도 많이 즐기고,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전체와 나아가 미국, 유럽 등에서도 즐기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그런 면에서 엔씨는 매력적인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였습니다.

 

TIG> 5년 전 <리니지2>를 만들 때부터 배재현 상무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는 정준호 씨를 추천해 주셨죠.

그 때 제가 갔더라면 일러스트 파트만으로 제 한계를 가두는 것이었을 거예요. 당시만 해도 거의 일러스트만 했었으니까요. 마침 <마그나카르타>를 준비하면서 3D 캐릭터 파트 업무를 할 기회가 생겼었죠. 게임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3D 캐릭터 공부나 제작실무, 시스템 등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여서 엔씨소프트로 갈 수 없었습니다. 또 그때 제가 <리니지2> 일러스트를 했어도 준호 형보다 잘 하지도 못했을 거고요.

 

/* 정준호와 김형태는 중학교 때부터 같이 모여 그림 공부를 했던 절친한 사이.

 

TIG>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가게 됐나요?

 배재현 상무의 제안도 있었지만,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은 욕구가 강했으니까요. 

 

 

 

TIG> 그래도 7년 간 정들었던 소프트맥스를 떠나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텐데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10개월 정도 고민할 정도로. 차세대 콘솔 시장의 매력, 기술적 도전 과제 등도 있었고, 7년 간 소프트맥스에서 쌓은 것에 대한 미련과 책임도 느꼈으니까요. 선택이 쉽지 않았지만 과거보다 미래를 택하기로 했죠.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싶었고,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무엇보다 그림쟁이로서 걷기 쉬운 길만 걷고 싶지 않았습니다.

 

TIG> 소프트맥스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고, 많이 서운했을 것 같네요.

많이 잡으셨죠. 기존에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대미지가 안 가도록 잘 이야기하고 나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하던 작업과 관련해 도울 수 있는 부분은 계속 돕기로 했는데, 제 역할을 이어받은 분이 잘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TIG> 막상 MMORPG를 만드는 작업은 처음인데, 어떤가요?

굉장히 다르더군요. 패키지 게임은 시나리오의 재미나 캐릭터의 매력 같은 개별 영역이 뛰어나면 그에 의존해서 어느 정도 퀄리티가 나올 수 있죠. 확실히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요.

 

하지만 MMORPG는 제작 규모나 크기가 다른 만큼 팀이 어떻게 굴러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팀 전체가 만들어내는 아웃풋이 좋으냐, 게임 전체가 마치 한 사람의 손으로 다듬은 것 같은 통일감을 갖췄느냐 같은 요소가 중요하죠.

  

TIG> 비주얼 쪽도 그런가요?

, 예전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것 하면 됐어요. 어떤 비주얼 형식이든 제가 그리면 끝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비주얼을 팀 전체가 납득하고 이해해야 해요. 방대한 부분을 함께 구현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죠이런 부분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으면, 기존 게임과 비슷비슷한 클론’(복제품)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팀 단위에서 스타일에 대한 확실한 정립 없이 시작하면 모두가 흔히 알고, 보아왔던 것과 비슷하게 만들게 되고, 그러면 비슷한 비주얼이 나오는 거죠.

 

그런 면에서 <WOW>는 그래픽적으로 무척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폴리곤 수도 적은 편이고 평범한 기술이 사용됐음에도, 손으로 일일히 챙기듯한 섬세한 조율과 게임의 무드를 지배하는 컬러, 적절한 디폼 수준이 꽤 조화롭게 나와 줘서 그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을 개척했다고 생각합니다.

 

 

TIG> 국내에선 <리니지 2>의 충격 이후 비주얼적인 면에 그만큼 반향을 일으키는 게임이 나오고 있지 않은데요. 

요즘 들어 유저들의 그래픽 보는 눈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최근 나온 몇몇 게임의 그래픽 정도면, 제가 보기엔 꽤 안정적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보는데요, 유저들은 생각보다 반응이 없었습니다. 퀄리티는 높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컨텐츠, 즉 ~’ 하는 요소가 없는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게임을 만들면 이런 유저들의 높은 눈을 만족시킬 수 없죠. 그런데 비주얼을 한 단계 진화시키려면 제작 프로세스는 몇 배 이상 복잡해져요. 또한 그래픽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컨텐츠와 기술, 그리고 시장 상황이 밸런스를 맞춰야만 임팩트 있는 비주얼이 나올 수 있습니다 

 

TIG> 듣고 보니 MMORPG 작업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각오는 했는데, 그것보다 더 힘들어요. 하지만 자신 있습니다. 전 회사를 나온 지 9개월쯤 됐는데, 그 기간에 공부도 많이 하고, 얻고 느낀 게 많아요. 조금만 더 노력하면 길이 보일 것 같습니다.

 

TIG> 아참 해외에서의 러브콜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해외 쪽과 진행 중인 작업 있나요?

엔씨소프트에 들어오기 전 꿈에 가까운 일본 애니메이션 업체에서 제의가 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른 작업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다른 것과 동시에 진행될 수 잇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요. 어린 시절의 꿈도 접어둔 만큼, 지금 작업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TIG> 그래픽 팀장으로 일하시고 있지만, 일러스트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일러스트 작업은 안 하시나요?

주중에 그림 업무를 못 봅니다. 팀장 업무가 워낙 바쁘니까요. 주말에만 그림을 그릴 수 있죠. 제가 일러스트를 다 그릴 것은 아니고요, 게임 컨셉을 보여주는 키(key) 일러스트 작업 수준입니다.

  

TIG>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그림을 안 한지 오래 돼 기다리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좋은 그림, 그리고 그림보다 더욱 매력적인 게임을 들고 곧 찾아올 것을 약속합니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