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에 왔다. 개막 전날인 25일은 SIE 상하이에서 마련한 행사를 집중적으로 취재했는데, SIE 상하이는 곳곳에서 찾아온 기자를 위해(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에 선정된 게임 7종을 미리 시연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란 SIE가 중국 콘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한 일련의 지원사업이다. 모바일게임을 주력으로 삼았던 중국의 게임사들은 이 프로젝트를 날개 삼아 콘솔게임 개발사로 거듭나고 있다. SIE는 PS5 최적화와 QA 서비스, 전문 멘토링과 100만 위안(약 2억 원)의 개발비 지원까지 해준다. 떡잎이 튼실한 게임의 경우 SIE에서 직접 글로벌 퍼블리싱에 나선다.
중국은 <삼국지>, <서유기> 등 사대기서(四大奇書)는 물론, 무협의 세계관을 보유하고 있고, 상고사부터 오늘날까지 거대한 역사를 가진 콘텐츠 강국이다. 크고 작은 개발사들은 이러한 중국의 이야기를 콘솔게임 안에 녹여내고 있다. <서유기>를 <블랙 미스: 오공>(게임사이언스)으로, 무협의 세계를 <연운십육성>(넷이즈)으로 재창조한다.
8월 26일 출시를 앞두었던 <연운십육성>. 넷이즈는 발매 목전에 출시 연기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중국에서는 기대작으로 꼽힌다.
25일 만난 <다바: 랜드 오브 워터 스카>는 지난해에도 전시된 적 있는 타이틀이었는데, 공격과 회피로 합을 주고받는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이었다. 관계자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중국의 시짱(西藏) 문화를 게임으로 녹여낸 것으로, 진흙으로 만들어진 인형들이 물방울을 찾아 사막을 여행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따이하오: 진이웨이>는 무협 세계의 금의위(錦衣衛)의 이야기를 그린다. 명나라 시대 황제를 지키는 비밀경찰이었던 금의위는 흔히 무협물에서 중요한 시기에 무림에 황제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이 게임은 모종의 사건으로 궁궐에 쳐들어온 적들을 혈혈단신 무찌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공을 통해 빠르게 움직이며 스킬을 난사하는 타입과 상대의 움직임을 흘려보내고 반격기를 날리는 타입 2가지의 액션 스타일을 보이고 있었다.
6인이 개발 중인 <따이하오: 진이웨이>는 모델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였지만, SIE의 지원 속에서 노하우를 쌓아가며 개발 중이다.]
이러한 중국적 게임은 원전과 특정한 세계관이 지닌 매력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중국공산당의 "고시"를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공산당은 2021년 "인민의 정신문화 생활"을 고양시키기 위해 중국의 역사문화를 알리는 게임을 적극 제작할 것을 권장했다고 전해진다. 기자가 만난 게임들은 그러한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SIE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2016년 8월이다. 8년간 이어진 꾸준한 지원은 이제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소니의 중국몽은 계속되고 있다. SIE는 이번 차이나조이에서도 대규모 부스를 내고 PS5와 관련 상품을 중국 유저에게 안내한다. 소니의 중국몽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콘솔게임몽도 마찬가지다. 올해 최대의 <블랙 미스: 오공>은 8월 20일 출시된다.
해외 사례를 열심히 소개하는 이런 기사는 으레 '한국은 어떤가?'라는 클리셰로 마무리된다. 이번에는 굳이 '한국은 어떤가'라는 사족을 얹지 않겠다.
오는 8월 20일 출시 예정인 <검은 신화: 오공>은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적 이야기의 콘솔게임으로 세계 시장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