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참 좋은 5월이다. 가정의 달이기도 하니,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가는 가족들의 모습도 꽤 보이곤 한다. 하지만 아이들끼리'만' 삼삼오오 모여 뛰어노는 풍경을 보긴 어려운 요즘이다. 단순히 저출산 시대라서 그런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시간과 공간이 충분치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학교, 집, 학원 사이에 아이들이 마음 편히 놀 만한 곳이 생각보다 잘 없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기자가 사는 의정부에 못 보던 놀이터가 생겼고 평소보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더 많이 들렸다. 넥슨이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조성한 '단풍잎 놀이터' 덕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개장한 '단풍잎 놀이터'는 청룡초등학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는 '하늘빛 어린이공원'이라는 이름의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던 공간이다.
의정부 토박이인 기자에겐 익숙한 곳이다. 기존에 나무 데크로 꾸며져 있던 공간은, 사실 말이 좋아 '어린이' 공원이었지 어르신들이 그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야외 노인정에 가까웠다. 어르신들에겐 나쁘지 않은 평을 듣던 공간이지만,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있던 편이다.
'단풍잎 놀이터'가 된 후에는 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노는 것이 눈에 띄었다. 10대 여학생들도 5~6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아주 어린 꼬마들도 열심히 뛰어놀고 있었다. 이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 조부모도 곁에서 함께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넥슨 재단이 "아이들의 놀 권리를 위해" 공공형 놀이터 조성 사업 '단풍잎 놀이터'를 추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2월에는 성남시에 위치한 '나들이 어린이놀이터'를 새롭게 조성해 단풍잎 놀이터 1호를 개장했고, 이번에 의정부시에서 단풍잎 놀이터 2호를 개장한 것이다. 최근엔 서울어린이대공원의 '맘껏놀이터'를 단풍잎 놀이터 3호로 재단장하는 업무협약 체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하늘빛 어린이공원' 시절엔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들에게 아주 적합한 공간 구성은 아니었다. 노후화된 시설로 인해 안전사고 우려도 있었고, 아이들이 재밌게 놀 만한 놀이기구도 없던 편에 가까웠다.
그래서 넥슨 재단은 지역 어린이들로 구성된 '단풍잎 용사단'과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 이번 단풍잎 놀이터 공간을 조성했다고 한다.
실제로 본 놀이터 공간에선, 넥슨이 아이들을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는 인상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메이플스토리>의 향취를 녹여내긴 했지만,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깔끔하고 귀엽게 만들어진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게, 아주 뭉근하고 은은하게 반영한 것이 특징 중 하나였다.


돌의 정령 터널이나 조합놀이대, 돌의 정령 찾기 모래 놀이 등에선 놀이터 곳곳에 숨겨진 돌의 정령 캐릭터를 찾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만든 게 눈에 띄었다.
놀이시설의 완성도와 마감도 좋은 편이라서, 씽씽이(킥보드)를 타고 온 꼬마 아이들도 미끄럼틀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한참을 놀았다.







'굿네이버스'와 놀이공간 전문업체 '아이땅'이 지역 어린이들로 구성된 '단풍잎 용사단'에게, '단풍잎 놀이터' 설치 전후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 놀이터 이용 만족도가 9.1점으로 기존 공원 놀이터 시설 만족도 대비 약 3배 상승했고, "해당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는 긍정 답변이 81%p(퍼센트 포인트)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본 의정부 시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단풍잎 놀이터'라는 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를 만나기 위한 약속 장소로 활용하거나, 짧은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과 접점이 있고 없고 여부와 무관하게 긍정적인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인상이었다.
김창섭 국내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는 "놀 권리에 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참여 아동들의 목소리와 상상력을 그대로 담아내는 데 중점을 두고자 했다. 앞으로도 용사님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선한 영향력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