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팀에서 핫한 게임을 꼽으라면 단연 아마존게임즈의 MMORPG <뉴월드>를 들 수 있다.
<뉴월드>는 신예 답지 않은 기록을 세워가고 있다. <GTA5>와 <림 월드>가 가지고 있던 전 세계 스팀 최고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는가 하면, 동시접속자 수 20만(26일 오후 3시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기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으며 스팀DB에서도 인기 게임 1위를 기록 중이다.
2020년 7월 처음 공개된 <뉴월드>의 첫인상은 솔직히 그저 그런 MMORPG였다. 괴이한 외형 커스터마이징, 미니맵, 이동 등의 편의성 부족 등 시도는 좋았으나 아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2021년 7월 20일 진행한 CBT에서는 그야말로 환골탈태를 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전투' 부분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묵직한 한방과 타이밍을 노려 벌이는 적과의 전투는 소모적인 전투에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부여했다. 유저의 열렬한 반응은 테스트 피드백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엣지'를 잘 살린 결과라 할 수 있다.
최초 공개 이후 세 차례 출시 연기를 거듭했으나 이제야 빛을 본 <뉴월드>는 9월 1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수많은 콘텐츠 가운데, 전투를 비롯한 인기 요인에 대한 소감을 짧게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전체적인 완성도에 비해 전투가 제법 재미있다"
<뉴월드>의 재미는 단연 '전투'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BT를 해본 유저는 대부분 '<뉴월드>의 전투가 <다크소울>과 비슷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는 <뉴월드>가 일반적인 MMORPG와 다르게 타이밍에 맞춰 공방의 합을 주고받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전투의 텐션이 꽤 잘 짜여져 유저에게 적절한 전투 난이도, 그리고 성취감과 성장감을 부여한다는 것은 <뉴월드>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린다. 이는 튜토리얼 전투부터 해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과거 버전에 비해 타격감도 증가했고 모션도 자연스럽다.
<뉴월드> 전투에서 중요한 것은 자원(스태미나)의 효율적인 관리다.
공격을 제외한 방어/회피 개념인 구르기, 막기는 모두 스태미나를 사용하며 적의 상태나 반응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연히 자원은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대미지 손실을 막기 위한 모든 행동에 스태미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피는 무려 스태미나를 절반이나 소모하기 때문에 적이 강한 공격을 할 때가 아니고선 자제하는 것이 좋다.
스태미나를 채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적과 거리를 벌려 비전투 상태가 돼야 하지만, 적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그런데 공격의 경우도 공격을 하는 순간에는 스태미나가 보충된다. 공격을 하면서는 줄어드는 스태미나가 공격을 하는 순간에는 올라가기 때문에 적극적인 전투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타이밍 또한 중요하기는 마찬가지. 강공격(마우스 왼쪽 버튼 홀드)으로 적의 방어를 무시하거나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는 공격도 가능하나, 이 역시 거리를 가늠하면서 사용해야 한다. 한 마디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두 마리 이상 적에게 몰리는 1대 다수의 전투도 종종 발생한다. 이때는 적들의 패턴, 공격 타이밍을 잘 살펴야 한다. 유저와 마찬가지로 몬스터도 장비에 따라 공격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적의 공격을 무시하고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만큼 막대한 체력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정 이상 공격을 이어가면 적이 반격에 나서기 때문이다.
체력 물약의 수급도 제한적이고 마을에 물약 상인도, 자연 치유(비전투 시 체력회복)도 없다. 오로지 전투 중 회복 아이템을 섭취하거나 모든 전투를 끝내고 캠프 또는 마을에서 회복하는 것뿐이어서 자연스럽게 공방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기본적인 전투가 이렇다 보니, 보스전의 경우 풀파티여도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준이다. 이벤트 등으로 만나는 중간보스 역시 마찬가지. 앞서 얘기한 스태미나 관리와 적의 상황을 고려하며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공략 포인트다.
이러한 전투 패턴을 유지하며 일 대 다 전투를 벌였다면 조작 피로도는 상당했을터. 다행히 <뉴월드>는 다수의 적을 상대하긴 하지만 여러 차례의 일 대 일 전투를 벌이게끔 맵 밸런스를 조절했다. 가끔 주변 적에게 어그로가 튀어 일 대 다(2~3명) 전투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범위 스킬로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
인벤토리 내 아이템 보유 무게도 전투에 영향을 미친다. 무게 수준에 따라 4단계로 나뉘는데, 가벼울 수록 추가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당연히 매우 무거우면 회피조차 할 수 없다. 일반적인 MMORPG의 인벤토리 개념하고는 차이를 보인다.
# 무기가 곧 직업, 특별한 제약 없는 성장 방식
이러한 전투의 매력은 <뉴월드>가 직업군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유저는 자신이 획득/제작한 무기에 따라 취향에 맞는 플레이 스타일을 설정할 수 있다. 보통 직업군을 나누면 보조무기는 단점을 보완해주는 수단으로 여기지만, <뉴월드>는 두개의 무기를 동급 기준으로 사용, 조합할 수 있다.
무기는 최대 2개까지 슬롯에 장착할 수 있으며 단축키로 전환할 수 있다. 직업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전투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곧 주무기가 되는 셈. 모든 무기는 공격의 패턴도 다르고, 플레이 스타일도 달라 조합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두 개의 무기를 혼합해 적을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전략도 펼칠 수 있다.
보통 근/원거리 무기를 조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다. 활로 원거리의 적을 견제한 후 근접했을 때 검방으로 교체, 마무리하는 형태로 쓰곤 한다. CBT 기준 현재 11종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마법이나 총기류도 사용할 수 있어 입맛에 맞게 조합하면 된다.
모든 무기는 '숙련'이라는 개념이 부여되는데, 자주 쓰는 무기일수록 숙련도(마스터리)가 쌓여 고유 패시브/액티브 스킬을 얻는다. 액티브 스킬은 Q, R, F 단축키에 등록해 무기마다 3개의 스킬을 골라 사용한다. 많은 전투와 함께할수록 무기는 점점 강해진다.
모든 스킬은 글로벌 쿨타임이 적용되기 때문에 스킬을 난사할 수는 없다. 추가타를 넣는다는 감초 역할 정도. 오히려 기본/강공격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레벨업 시 얻는 스탯 포인트도 있으나 이 역시 플레이에 제약을 두지 않는다. 언제든지 스킬 포인트를 조건 없이 리셋할 수도 있어 자유롭게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스탯은 고정 능력치와 함께 고급 등급 이상 레벨의 장비에 부여되는 추가 능력치가 합산된 숫자가 표시되며, 일정 수치를 넘으면 대미지나 채집 속도 등 각종 능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 물약 상인이 없다고? 게임 내 모든 것을 제작하는 생활 콘텐츠
<뉴월드>에서 얻는 장비의 능력치는 모두 무작위로 부여된다. 때문에 꾸준한 파밍은 필수다. 이는 몬스터를 통해 얻는 방식이나, 제작이나 동일하게 적용된다. 제작의 경우 <뉴월드>는 상당히 방대한 수준을 제공한다. 채광부터 요리, 벌목, 낚시, 무두질, 수확 등 각종 도구로 맵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채집할 수 있다.
에버폴(Everfall) 지역에 다다르면 본격적으로 생활 콘텐츠를 경험하는데, 채집을 할 때마다 경험치가 오르기도 하고 특정 확률로 높은 등급의 아이템도 얻을 수 있어 꾸준히 해두는 것이 좋다. 결국 장비 제작과 캐릭터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숙련도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것을 채집할 수 있다. 좋은 등급의 채집 도구를 장착하면 채집 상승효과도 받을 수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체력 물약을 파는 상인이 없으니, 생활 콘텐츠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하나의 장비, 아이템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위 재료부터 꾸준히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전투가 꽤 큰 재미를 주는 것은 분명하나 틈틈이 생활 콘텐츠를 하며 채집, 성장하는 것도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 일정 재화를 모아 주요 도시 내 개인 공간(집)을 살 수도 있다. 모든 것을 제작할 수 있는 만큼 당연히 집에 들어가는 가구도 모두 제작해 넣을 수 있다. 도시를 장악해 공성 방어를 위한 장비도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 남은 CBT의 행보에 달렸다
<뉴월드> CBT 버전은 작년 7월 진행한 버전 보다 여러모로 향상된 모습이 느껴진다. 진영을 비롯해 정착지 및 요새, 공성전과 결투, 전초기지 전투까지. 콘텐츠도 풍성하다. 그렇다고 해서 현 단계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게임의 재미는 확실하나 아직 CBT기에 완성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일단 전반적으로 그래픽과 움직임의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 UI도 직관적으로 개선됐다. 여전히 낮은 핑, 최적화 개선이 필요하긴 하나 과거에 비하면 제법 만족할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느낌이다.
과거 <뉴월드>는 모든 곳을 순간이동 없이 오로지 도보로만 이동해야 했다. 심지어 탈 것도 없다. 퀘스트를 누르면 자동이동하는 기능 같은 것도 없는 상당히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그에 비해 CBT 버전은 완벽히 나아진 것은 아니나 어느 정도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일단 주요 마을에 텔레포트를 할 수 있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채집한 재료, 획득 장비를 마을 개인 창고에 넣는 시간이 제법 줄어들었다.
퀘스트를 완벽하게 표시하기 위한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락했음에도 여전히 맵에 표시가 제대로 안 되는 퀘스트가 종종 보여 이를 일일이 확인해가며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도 남아있다. 인벤토리 창을 열 때 화면을 다 가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뉴월드>를 출시하기 전, 아마존게임즈는 <더 그랜드 투어>라는 게임 하나만 출시했다. 안타깝게, <더 그랜드 투어>는 메타스코어 52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나머지 게임들은 모두 개발 도중 취소되거나, 타사와 분쟁을 겪으며 개발이 무산됐다.
그야말로 험난한 여정을 거친 아마존게임즈는 수년간 작업을 거쳐 어렵게 <뉴월드>를 선보였다. 그간의 고생을 보상 받는 듯 <뉴월드>는 스팀 동시접속자 수 20만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것은 CBT 단계의 성적이다.
현재까지 문제점을 개선하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정식 서비스 단계까지 반응을 유지 혹은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치열한 PC MMORPG 시장에서 <뉴월드>는 과연 신세계를 보여줄까? 결과는 남은 CBT의 행보에 달렸다. 아, 한글화도 꼭 해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