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게임즈의 MX 스튜디오 김인 아트 디렉터(AD)가 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NDC 2021에서 “<블루아카이브> 아트 디렉팅 - 덕질할 수 있는, 하고싶은 IP 만들기” 라는 제목의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게임의 아트를 총괄하는 AD로서 ‘신규 IP’ 인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하며 고민했던 점, 그리고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이 강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과연 <블루 아카이브>는 어떠한 고민 속에 지금의 아트가 확립될 수 있었을까?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블루 아카이브>는 무언가 IP가 있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개발사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아트를 설계한 게임이다. 김인 AD는 “서브컬처 기반의 캐릭터 수집형 게임”, “엄페물을 사이에 둔 원거리 전투”, “전투의 비주얼은 3D, 캐릭터는 SD등신” 이라는 3가지 사항을 전제조건으로 게임의 아트 방향성을 설계했다고 한다.
당시 시장 상황을 보면 ‘하드보일드하고’, ‘무거운’ 비주얼 방향성은 점차 레드오션화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블루 아카이브>는 ‘밝고’, ‘풋풋한’, ‘청춘 학원물’로 방향성을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신규 IP’로서 상징성을 설정하기 위해 ‘헤일로’(후광)을 선택. <블루 아카이브>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이 헤일로를 달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블루 아카이브>는 ‘미소녀’, ‘밀리터리’, ‘학원’, ‘육성연예’ 이 4가지 키워드를 이 게임의 비주얼이 추구하는 핵심 키워드로 설정하게 되었다고 김인 AD는 설명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캐주얼한 세계관, 그리고 캐릭터와의 애정 관계를 보다 중요시하는 유저층을 타겟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그 결과 확정된 콘셉트가 바로 ‘미소녀 밀리터리 학원 연애 시뮬레이션’ 이었으며, 특히 흔히들 ‘미연시’ 라고 불리는 연애 시뮬레이션의 요소. 즉 캐릭터와의 교감, ‘인터렉션’에 집중하기로 했다.
모든 아트의 구성은 미소녀와의 교감이라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잡았으며, ‘동적’인 것 보다는 ‘무드’와 ‘아이컨택’ 중심의 정적이면서도 감정적인 접근을 이뤄냈다. 마침 ‘교복 미소녀’ 라는 소재를 활용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블루 아카이브>는 로비 화면을 가득채우는 ‘메모리얼 일러스트’라는 일러스트 상품을 개발했고, 마치 감성화보를 보는 것 같은 요소들을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이렇게 핵심 콘셉트를 잡았다고 해도 게임은 ‘조직’에 속한 여러 사람들이 함께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할시에는 AD 부재에도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기준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진행한 것이 바로 ‘마스코트 캐릭터’이자 ‘얼굴마담’ 격 캐릭터인 ‘아로나’를 제작한 것. 이 캐릭터를 통해 누구나 IP의 톤앤매너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의도를 담았으며, 이후 개발의 이정표가 되는 매우 중요한 장치가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기준점 정립. 나아가 유저들에게 ‘우리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알리는’ 장치로서 프로모션 비디오의 제작을 추진하게 되었다. 실제로 <블루 아카이브>의 첫 PV는 유저들에게 게임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내부 개발에서도 향후 개발의 이정표가 되는 중요한 중심점이 되었다.
이후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에서 FGT와 CBT를 거쳐서 올해 2월 4일, 일본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간에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다양한 수정과 강화 작업을 거쳤으며, 2차 PV에서는 게임의 성격을 조금 더 명확하게 보여줘서 유저들 및 개발자들에게 공유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출시했다고 해서 <블루 아카이브>는 프로젝트가 끝난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게속해서 IP의 ‘확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특히 아트 팀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은 게임의 성능이나 품질 이전에 ‘유저가 쏟은 애정’에 대해 존중이 느껴지는 아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이를 위해 단순하게 리소스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내러티브’(서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김인 AD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