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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NDC 2021] 당신이 몰랐던 VR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하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애니메이션 콘텐츠 장욱상 교수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1-06-10 13:36:22

"VR은 현재 진행형이다."

 

NDC 2021에 참가한 중앙대학교 장욱상 교수는 다양한 VR 애니메이션을 만든 만큼,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그의 대표작 <미니월드 VR>은 인터랙션과 역동성을 가상공간에서 결합해 큰 호평을 받았고, <EXT> 역시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녹인 독특한 분위기를 선보이며 많은 이의 이목을 끌었다. 

 

2016년 공개된 단편 애니메이션 'Mom'은 유튜브에서 2,8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10일), 장욱상 교수는 VR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꼈던 점을 NDC 2021을 통해 전해왔다. 주류라 평하긴 어렵지만 가능성만큼은 충만한, 그래서 더 매력적인 VR 속으로 들어가 보자.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강연자: 장욱상

소속: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애니메이션/디지털 콘텐츠 전공 교수

이력:

▲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 테크니컬 디렉터 '아이스 에이지'

▲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테크니컬 디렉터 '신밧드, 7대양의 전설'

▲ 단편 애니메이션 'Mom'

 ▲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북극곰 파오'

 ▲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미니월드 VR'

▲ VR 애니메이션 'EXT'

  

 

# 내 손위에 올라온 캐릭터... '미니월드 VR'

 

스팀 펑크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미니월드 VR>은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VR에 결합한 '인터랙티브 VR 애니메이션'이다. 장욱상 교수는 <미니월드 VR>은 영화 <킹콩>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을 손바닥 위에 올린 킹콩처럼, 유저들이 VR을 통해 비슷한 장면을 체험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출발한 것이다. 따라서 <미니월드 VR>은 주인공 캐릭터 '요원'과 유저를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다. 이를테면 요원이 유저보다 작은 사이즈로 등장하기도 하며 유저와 요원의 크기가 1:1로 맞춰지는 상황도 펼쳐진다.

  

미니월드VR은 '손바닥 위에 캐릭터를 올리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요원과 유저의 인터랙션을 돕는 장치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미니월드 VR>은 유저의 손바닥 위에 있는 요원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햅틱' 효과를 사용했다. 물리적으로 요원이 손 위에 있는 듯한 촉각적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또한, 발의 위치도 굉장히 중요한 만큼 'IK Foot'을 통해 손이 움직일 때마다 발까지 자동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이 외에도 요원이 유저에게 말을 걸면 반드시 눈을 마주치게 했으며 미사일을 맞으면 비틀거리거나 날아가는 피격모션, 손을 내밀면 요원이 뛰어가거나 손 위로 올라오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더해졌다. VR을 통해 <미니월드 VR>을 마주할 유저들의 몰입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러 요소를 준비한 셈이다.

  

몰입감을 살리기 위해 '아이컨택'은 물론

다양한 상호작용이 준비됐다

 

# 픽사의 노하우가 담긴 'EXT'

 

<EXT>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VR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과정에 있어 다양한 노하우가 적용됐다. 샷과 샷 사이에 발생하는 로딩을 제거해 유저들의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심리스 레벨리스 솔루션'이 대표적인 예다.

 

'화면연결처리 솔루션'도 인상적이다. VR을 접한 대부분의 유저는 호기심으로 인해 게임 속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이때 컷 전환이 발생할 경우, 유저는 연출자가 의도한 방향을 바라보지 않은 채로 공간을 이동하게 된다. 몰입이 깨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EXT>는 유저가 다른 곳을 바라보더라도 컷이 바뀌면 카메라를 자동전환해 유저들이 항상 연출자가 의도한 방향을 응시하도록 구성했다.

 

EXT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VR 애니메이션이다 

  

EXT에 적용된 다양한 노하우

  

 

<EXT>는 픽사에서 활동한 청강대학교 정광주 교수가 감독으로 참여한 만큼, 그가 경험한 제작 과정이 일부 적용됐다.

 

먼저 '애니메이션 라이브러리' 효과다. 이는 캐릭터의 다양한 표정과 동작 클립을 사전에 구축해 라이브러리화하는 것으로, 제작공정에 효율성을 불어넣었다. 여러 애니메이터가 동시에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균일한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점 역시 애니메이션 라이브러리 효과의 포인트다.

 

두 번째는 영상을 특정 프레임에 멈춘 뒤, 그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싱크스케치 툴'이다. 장욱상 교수는 해당 툴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으로 작업을 진행해야 했음에도, 여러 명과 이야기하며 그림을 그리고 필요로 하는 동작을 구현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라이브러리를 통해 사전에 구축한 데이터를 꺼내거나

  

싱크스케치로 필요한 동작을 구현하기도 했다

 

# VR을 따라다니는 '멀미', 그리고 독특한 '스웨이지 효과'에 대하여

 

VR 애니메이션은 헤드셋을 쓰는 것만으로도 현실과 완전히 다른 경험을 부여한다. 애니메이션을 직접 체험하고 캐릭터들과 교감하는 만큼, '가상 현실을 사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간감은 VR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 

 

물론, 명확한 단점도 있다. 멀미는 VR의 가장 큰 숙제다. 이로 인해 컷 활용이나 카메라 움직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VR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멀미는 시각적 감각과 몸이 느끼는 감각이 다를 때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급격한 카메라 시점의 변화가 이에 포함된다. 

 

따라서 <미니월드 VR>은 유저가 물리적 공간을 직접 걸어 다닐 수 있는 바이브 헤드셋을 통해 멀미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다양한 운송수단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준비됐다. 다만, 모노레일의 경우 유저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출발 전 메시지를 던지거나 최대한 균일한 속도로 트랙을 달릴 수 있게 설계하는 식으로 멀미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멀미는 VR을 대표하는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미니월드 VR은 다양한 요소를 통해 멀미를 방지하고자 했다

  

 

또 하나 염두에 둬야할 것은 '스웨이지 효과'다. VR을 사용하는 유저들은 종종 현실과 가상 세계의 괴리감으로 인해 몰입이 깨지는 상황에 직면한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려면 유저가 게임 속에서 관객인지 플레이어인지를 명확히 인지시키고, 그에 맞는 역할까지 제공해야 한다. 

 

<미니월드 VR>은 관객을 '귀관'이라 칭함과 동시에 역할을 부여받은 듯한 느낌을 불어넣으며 스웨이지를 최소화했다. 어떤 경우엔 게임 속 요원이 실제로 임무를 부여함으로써 유저를 관객에서 플레이어로 돌리는 과정도 등장한다. 다만, 카메라는 전투 상황을 최대한 3차적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설계해 관객의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플레이어로써 작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스웨이지 효과는 VR의 특이한 현상 중 하나로 꼽힌다

 

 

세션 말미 장욱상 교수가 풀어낸 VR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야기 선택은 자유롭지만, 카메라 사용이 까다롭기에 항상 주의가 필요하며 인터랙션 존재 여부에 따라 다른 형태의 콘텐츠가 준비되야한다는 것이다. 가능성만큼은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VR이 언제쯤 자신의 포텐셜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자.

  

▲ VR은 이야기 선택이 자유롭다.

  : 연출은 자유롭지 않지만, 카메라가 아닌 캐릭터 움직임이 많은 이야기라면 오케이.

  : 무술이나 춤, 연주, 음악을 소재로 한 내용이 풀어내기 좋다. 

  : 호러, 심리물, 연애물 등 관계 중심적 이야기도 VR과 잘 어울린다.

 

▲ 카메라 사용이 까다롭다.

  : 카메라는 곧 관객의 위치다. 따라서 VR의 카메라는 항상 정면을 응시해야 한다. 따라서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는 하이앵글, 로우 앵글 활용은 자제하는 게 좋다.

 

▲ 인터랙션 유무에 따른 차이

  : 인터랙션이 있다면, 유저가 캐릭터로써 인식될 수 있는 연기가 필요하며, 역할도 주어져야 한다.

  : 유저가 말을 할 수 없기에 자문 자답 식의 대사로 대화를 주고받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 인터렉션이 없다면 유저는 철저히 카메라맨의 시선으로 애니메이션을 따라가야 한다.

  : 캐릭터들은 공간을 많이 활보하는 식의 연기가 요구된다. 지루함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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