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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NDC 19] 게임 회사의 구성원 역량 강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김재석(우티) 2019-04-26 20:51:39

넥슨네트웍스의 지혜린 실장은 NDC 현장에서 "구성원 역량 강화 3년, 조직의 습관은 사업 전략과 일치해야 한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에서 지 실장은 넥슨네트웍스가 구성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봤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넥슨네트웍스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의 고객서비스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회사의 제주 본사에서는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 4>, <사이퍼즈>, <천애명월도>를 담당하며, 지혜린 실장은 이곳에서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를 총괄 담당하고 있다.

 

넥슨네트웍스는 2016년부터 구성원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 시행에 앞서 회사는 기반지식 및 노하우, 마인드 및 태도, 커뮤니케이션, 인프라/정책/프로세스 등 13가지의 직무 역량을 꼽았다. 그리고 그 중 보편성(직무 수행의 공통 역량), 특수성(고객서비스 목표 달성을 위한 역량), 지속가능성(서비스가 바뀌더라도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을 기준으로 3가지 핵심 역량을 추출했다.

 

바로 보편성 = 게임이해, 특수성 = 글쓰기, 지속가능성 = 공유문화다.

 

 

회사는 인간의 한계가 유한한 이상, 구성원이 13가지 역량 모두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3가지 기준으로 도출한 3가지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지혜린 실장은 (1) 게임 이해 (2) 글쓰기 (3) 공유문화​ 등 3가지 역량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지 고민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 척도를 판단하는 '드라이퍼스 모델'에 따르면 전문성에는 초보자, 고급입문자, 중급자, 숙련자, 전문가 등 5개의 단계가 있으며, 직업 세계에서 대부분의 종사자가 고급입문자나 중급자 단계에 머물러있다. 전문가는 전체의 1~5%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회사는 구성원들을 전문가로 키우고 싶어한다. 넥슨네트웍스와 지혜린 실장의 니즈도 마찬가지. 

 

이 모델에서 구성원을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강조되는 요소는 피드백이다. 짧은 주기에 피드백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학습할 기회가 주어지는 환경이어야 구성원을 전문가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구성원이 자신의 실수를 몇 달 뒤에나 안다던지, 그 실수를 영영 모른다면 결코 전문가로 발전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고객서비스 업종은 별점, 코멘트 등 고객들로부터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는 편이다. 회사는 이 피드백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상담 과정에서 구성원의 대답을 '표준답변'(서비스 과정에 있어 내용, 적극성, 품질 등에 문제 없는 답변)과 '비표준답변'(표준답변의 반대)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어떤 덕목이 요구될까? 전문성의 구성 요소는 지식, 경험, 문제 해결 능력(헤링, 1998)이다. 지식과 경험은 쌓을 수 있지만 문제 해결 능력은 실전의 영역이기 때문에 실무와 연관성 높은​ 방법이 필요하다.

 

 

3가지 파트의 역량 강화는 구성원에게 미션이나 테스트를 부여하고 평가자가 이에 대한 개선점, 방향성이 담긴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 게임이해

 

고객에게 게임과 관련한 문의를 받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고객서비스를 하는 직원이 매일같이 게임을 즐기는 고객을 능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며 개발자의 의도를 알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지혜린 실장은 고객의 경험을 따라가며 고객이 처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빠르게 해결/예방할 수 있게끔 구성원을 성장시키려 했다.

 


직원들이 게임을 잘 이해할 수 있게끔 연간 미션, 월간 미션, 게임지식 테스트와 게임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연간 미션은 1년 안에 게임의 어느 레벨, 지점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이다. 월간 미션은 월마다 게임에서 실시하는 주요 이벤트에도 참가하는 것이다.

 

지 실장은 구성원들이 의무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자 4가지 그룹으로 나뉜 것을 발견했다. 게임을 하드코어 하게 즐기는 사람들은 극도로 호감을 나타냈지만, '게임 유전자'가 아예 없는 사람은 극도로 불호감을 나타내고 포기해버린 것이다. 지 실장은 특히 일 때문에 게임하는 사람들에게 무수히 많은 면담 요청을 받아야 했다.

 

그렇다고 게임을 하드코어하게 플레이하는 구성원은 게임에 대한 문제 해결능력도 매우 높았을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게임을 많이 하는 거랑 게임을 많이 아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드코어하게 플레이하는 구성원은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 위주로만 게임을 즐기며 거기에 몰입하기 때문에 고객이 직면한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울러 게임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인-게임에 대한 지식을 하나도 기대할 수 없다. 당연한 결론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조사 끝에 지 실장은 채용 과정에서 이런 그룹보다는 게임에 기본적인 호감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

 

구성원에게 직접적인 게임 플레이 미션을 부과한 결과, 전체 인원의 90% 이상이 기본(Normal) 이상으로 게임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10%의 비율을 보인 직원은 대체로 신입 직원이거나 팀 이동자, 복직자였다. 표준답변의 비율은 늘어났으며, 비표준답변의 비율은 줄어들었다.


지 실장은 "조직의 게임 이해는 서비스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게임을 열심히 하면 무엇이 바뀌는지 그 성장치를 숫자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2) 글쓰기


고객센터에서 '잘 쓴 글'이란 
고객이 원하는 글이면서도 (회사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다양한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글이다. 지혜린 실장은 누군가의 검토 과정 없이 이러한 글을 바로 발송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을 구성원의 글쓰기 목표로 설정했다.

 

지 실장은 구성원을 대상으로 '서비스글쓰기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테스트는 실제 사례 등을 바탕으로 문제를 내고 이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있다. '고객에게 이러한 불만 사항이 접수됐는데, 우리 회사는 이런 지침이다' 등의 가상 상황을 부여하고 이에 따른 답변을 작성하게 하는 것이다.

 


1차 테스트의 합격률은 약 20%. 연차가 낮은 직원은 문제 제기에 적절한 공감을 하지 못했고, 높은 직원은 무조건적인 사과를 늘어놨다. 지 실장은 이것이 개인 역량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해당 테스트를 프로그램화해 지속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3년 동안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직원들은 고객의 문제 제기게 최대한 공감하면서도 공감 회사가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을 답변하게 됐다. 고강도 문의 경험 빈도를 높여 실수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며 조직의 이슈 민감도를 높게 유지하는 효과가 있었다.

 


또 지 실장은 직원들의 글쓰기 능력을 판단하는 객관적 지표를 사용하고자 했다. 지 실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국실용글쓰기 자격시험'을 보게 했다.높은 직무 연관성을 가진 데다 실용적 예문을 받아 직접 글을 쓰게 하는 이 시험은 구성원에게 별도의 시험공부를 시키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레벨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사용할 수 있었다. 지 실장은 상부의 허락을 받고 바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측정 결과, 전 직원 시험 응시, 86%의 직원들이 시험에 합격했다. (전국 평균 합격률 55~57%) 공인된 측정 도구로 직원들의 수준을 진단하고 서비스를 위한 최소한의 글쓰기 역량 기준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지 실장의 센터는 글쓰기 능력을 공인 인증 받은 담당자가 86%나 있는 조직이 되었다.

 

지 실장은 구성원들이 계속 글을 잘 쓰게 하기 위해 추천 도서 리스트를 뽑았고, 본인부터 스스로 사내 사이트에 독후감을 올리기도 했다.

 

 


(3) 공유문화 

 

지혜린 실장은 연도마다 전사(全社)적인 목표와 전략을 공유했다. 조직의 전략과 개인의 목표를 일치화시키기 위함이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사내 이슈와 직무 방법론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지 실장은 고객 중심사고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을 애들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햇다고 한다.

 

아울러 구성원의 높은 사기는 높은 서비스 품질로 직결되기 때문에 업무 곳곳에 다양한 성과를 발굴하고 성취하도록 자극했다. 단순히 '이 달의 우수사원'을 뽑는 수준을 넘어 누적 응답 개수, 응답률 등의 지표화된 성과를 공유했다. 지 실장은 "고객의 칭찬이 조직의 칭찬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습관화한 역량은 서비스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회사는 게임이해가 높을수록, 글쓰기 역량이 뛰어날수록 고객이 만족할 확률이 높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에 대한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지 실장은 회사 구성원을 ⓐ 게임이해 우세 ⓑ 글쓰기 우세 ⓒ 모두 높음 ⓓ 모두 낮음 4가지 그룹으로 나누었다. 이후 3개월 동안의 답변만족도와 회신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그룹의 만족도가 제일 높았으며 ​이어서 ⓑ, ⓐ, ⓓ 순으로 높았다. 역량이 높은 직원이 실무에서도 평균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룹과 ⓓ그룹의 차이가 1.9점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만족도 내 최고점은 크게 차이가 났다. 실제로 고객들에게 돌아온 답변도 ​그룹보다 ⓐ그룹이 좋았다.

 

지혜린 실장은 "게임 서비스 분야 뿐만 아니라 본인의 담당 직무가 무엇이든 그 핵심 역량이 무엇이고 그것을 키우기 위한 습관을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업무력이 상승한다"라고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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