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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NDC 19] 분기점에서 모바일 게임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은?

5년간 살아남은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생존기와 얻은 교훈

현남일(깨쓰통) 2019-04-26 18:07:43

매년 수많은 신작 모바일 게임들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그만큼 생존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작품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로드컴플릿에서 개발한 모바일 RPG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이런 치열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5년 넘게 서비스를 이어가며 훌륭하게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26일, NDC 2019에서 강연을 진행한 로드컴플릿의 김보람 PM은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5년간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겪은 어려움, 그리고 생존과 위기의 갈림길을 어떻게 돌파했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로드컴플릿 김보람 PM

 

# 게임이 생존하려면 ‘이용자’, ‘개발팀’, ‘수익’이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김보람 PM은 모바일 게임이 장시간 살아남기 위해서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 게임을 만드는 ‘개발팀’, 그리고 게임의 서비스 유지 동력이 되는 ‘수익’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강연에서는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실제로 ‘이용자’, ‘개발자’, ‘수익’ 각각의 분야에서 큰 위기를 겪었던 사례와, 이를 극복한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1-1] 이용자 - 매출 보다는 콘텐츠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2016년 상반기, 퍼블리셔인 NHN엔터테인먼트의 조사 결과 ‘이탈 위험 유저군’(단시간내 이탈할 위험이 75% 이상으로 높은 유저군)이 절반 이상으로 조사될 정도로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2016년 상반기 기준, 이탈 위험 유저군을 조사한 그래프

 

당시 게임은 1달에 한 번 꼴로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 유저들이 ‘없데이트’라 조롱할 정도로 콘텐츠가 많이 추가 되지 않았고, 그보다는 매출과 관련된 시스템이 다수 추가되었습니다. 또한 다른 게임에 비해 이벤트가 부족했고, 버그는 수시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저들은 조금이라도 계기가 생기면 즉시 게임을 모두 접을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에 로드컴플릿은 당장 매출보다도 ‘게임성’, ‘안정성’을 잡는 것의 우선 순위를 높이기로 결정하고, 업데이트 방향을 바꿨습니다. 산재한 버그를 잡는 것에 주력하고, 매출과 관련이 없더라도 당장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또한 초보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초보자들을 위한 튜토리얼의 강화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2016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이탈 위험군 유저들은 빠르게 감소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매출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던 업데이트 방향을 게임 콘텐츠에 집중하도록 수정했고

그 결과 지표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개선되었다.

 

 

 

[1-2] 이용자 - 난이도 높은 대규모 업데이트는 오히려 독이 되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2018년 상반기, 야심 차게 준비했던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인 ‘시즌 2: 계승’을 선보였는데요. 그 결과 유저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도약을 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초기에만 ‘반짝’ 했을 뿐, 되려 무시무시한 속도로 유저들이 이탈하면서 위기를 겪게 됩니다. 

 

시즌 2 업데이트 직후의 그래프. 들어온 유저 이상으로 이탈 기세가 무시무시했다.

 

무엇보다도 시즌 2 콘텐츠들의 난이도와 진입 장벽이 문제였습니다. 게임에 대한 정보를 개발사가 적극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상태에서 어려운 최상위 콘텐츠들을 선보이면서 유저들의 피로도가 급상승했고, 캐릭터(용사)의 육성 난이도와 진입장벽도 덩달아 상승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유입된 신규 유저들도 버티지 못하고 이탈이 계속되었는데요.

 

이에 로드컴플릿에서는 당초 계획했던 것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게임을 ‘쉽고 친절하게’ 조정하는 것에 온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유저가 얻는 보상과 정보량을 늘리고, 재화 소모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했으며, 거의 1주일에 한 번 관련 패치를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개발사가 빠르게 대응한 덕분인이 유저 하락세는 멈출 수 있었고, 그 결과 게임은 2019년 상반기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로드컴플릿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당초 계획했던 업데이트 계획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게임 밸런스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유저들의 이탈은 멈출 수 있었고 다시 게임은 본궤도에 올라올 수 있었다.



[2] 개발팀 - 프로세스 개선으로 개발팀의 피로도를 낮춰라

 

2016년, 로드컴플릿 <크루세이더 퀘스트> 개발팀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엄청나게 많은 업무량과 초과 근무로 고통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추가 근무가 많은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추가 근무가 많은 지 파악이 안되는 것’ 그 자체가 문제였다고 하는데요. 문제점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니 이에 대한 해결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에 로드컴플릿은 개발환경의 개선에 많은 공을 쏟았습니다. 우선 2016년 11월 게임의 엔진을 Unity4에서 5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난잡했던 게임의 에셋번들 구조를 개선했습니다. 또 서버 최적화를 최우선 순위로 잡아 개발일정을 조정했고, 낡은 코드를 새 코드로 개선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개발자들로 하여금 추가근무 시간을 기록하도록 해 피로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했습니다.

 

2017년에는 이렇게 파악된 피로의 원인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개발자들의 업무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던 부분을 파악해서 업무가 중복되는 것을 방지했고, 개발 진행 상황을 시각화해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타 비효율적이라 판단되는 프로세스를 최대한 개선해 개발팀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개발팀의 추가근무 시간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개선되었고, 추가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오히려 콘텐츠 업데이트 양은 이전 대비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3] 수익 - 상품의 매력을 높이고, 유저들에 대한 애정을 보이다

 

정확한 시점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한 떄 새로운 콘텐츠를 출시해도 구매자수가 늘지 않으며, 구매자 수의 평균, 저점, 고점이 낮아지는 위기를 겪었습니다. 일 평균 매출 또한 감소했기 때문에 개발사와 퍼블리셔 할 것 없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개발사에서는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이 지날 수록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애정이 감소하고, 상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래서 이용자들의 애정이 회복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담아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다른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상점 UX와 광고 BM을 개선했습니다. 단순히 높은 매출을 노린다기 보다는 상품 그 자체의 매력을 높이는 것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이를 집중적으로 수행한 결과, 게임은 구매자 수 평균, 저점, 고점이 모두 상승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저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매출 그래프는 개선되는 데 성공했다.


# 크루세이더 퀘스트 개발 과정에서 사용한 수단 중 생존에 유용했던 것은? 

 

김보람 PM은 유저, 개발팀, 수익 분야에서 개선을 진행하면서, 실제로 유용했던 수단들을 대표적으로 3가지 꼽아 설명했습니다. 크게 게임의 ‘포지셔닝’ 과정에서 사용한 ‘전략 캔버스 워크샵’과, ‘병목현상 제거’에 이용한 ‘포스트잇 활용 회의’, 원활한 업무의 ‘끝맺기’에 필요한 ‘체크리스트 활용’ 기법이 그것입니다. 

 

 

 

[1] 포지셔닝 방법 - 전략 캔버스 워크샵

 

‘포지셔닝’이란 이용자들에게 게임이 어떠한 작품으로 인식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개발자들 또한 목표를 명확하게 한다는 것에서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크루세이더 퀘스트> 개발팀이 게임의 포지셔닝을 정확하게 잡는 것에서 이용한 것이 바로 ‘전략 캔버스 워크샵’ 입니다. 

 

 

전략 캔버스란 일례로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특정 게임에 비해 더한 것은 무엇이고, 덜한 것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시각화 하는 것입니다. 게임에서 강점으로 만들고 싶은 특성, 그렇지 않은 특성들을 7~12개 정도 설정하고, 각각의 항목에 포인트를 부여하는 식으로 시각화 하는데요. 

 

이러한 ‘캔버스’는 모든 개발자들이 직접 작성해서, 각자가 어떠한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시각화 합니다. 그리고 워크샵에서 개발자들이 서로 생각하고 있는 게임의 ‘전략 캔버스’를 공유하고, 서로 미래에 어떠한 수치를 높이고, 어떠한 수치를 낮출 것인지를 토론해 게임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게 전략 캔버스를 활용한 ‘전략 캔버스 워크샵’ 입니다.





[2] 병목현상 제거 - 포스트잇 활용 회의

 

개발팀이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서로 동일한 업무를 진행하거나, 비효율적인 업무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등 ‘병목현상’이 벌어진다면, 업무의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죠. 이러한 병목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크루세이더 퀘스트> 개발팀이 이용한 방법이 바로 ‘포스트잇 활용 회의’ 입니다. 

 

 

포스트잇 활용 회의는 사전에 회의에서 논의할 이슈를 공유한 다음, 회의 참석자들로 하여금 해당 이슈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사전에 포스트잇에 쓰게 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모든 참석자들이 포스트잇 작성이 끝나면 본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이를 모아서 내용이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합니다. 

 

이렇게 포스트잇을 보아보면 공통으로 생각하는 문제점과 우선수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업무를 배분하거나 이후의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됩니다. 

 

 

 

[3] 업무의 끝맺기 - 체크리스트 활용

 

개발팀팀이 결정하고 수행하기로 업무를 배분했지만, 사실 이런 업무들은 의외로 ‘제대로 끝맺음이 되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렇게 끝맺음 되지 않은 업무가 누적되면 효율도 떨어질뿐더러 추후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그래서 <크루세이더 퀘스트> 개발팀은 ‘체크리스트’를 적극 활용해 업무가 실제로 제대로 진행되고, 마지막으로 끝맺음까지 확실히 되었는지를 추적합니다. 회의 막바지에 앞으로 실행해야 하는 것만 모아서 한 번 더 체크리스트로 정리하고, 팀원들이 자주 보는 곳에 개발 진행 상황을 정리해서 누구나 진행 상황 및 완료 여부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이죠.  

 

 

김보람 PM은 <크루세이더 퀘스트> 개발팀이 이러한 여러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게임이 장기간 생존하는 것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보람 PM은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다 보면 ‘결정’을 해야 하는 분기점이 다수 찾아온다. 그리고 이런 분기점에서 한 선택이 생존을 결정하게 된다. 보다 다양한 게임들이 오래 생존하기를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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