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취재

[PlayX4 2025] B2B의 변화, 게임을 해 봐야 구매든 투자든 하는 법이다

사람도 게임도 겉만 보곤 모른다

김승준(음주도치) 2025-05-23 15:03:53

"아, 콘셉트나 비주얼은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막상 플레이해보니 뭔가 아쉽네"


게임쇼 현장에 오면 눈에 콩깍지가 씌이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개발팀의 열정적인 설명과 함께 비주얼만 보고 있으면 이런 '갓겜'이 또 없어 보이다가도, 시연을 직접 해보면 차가운 이성이 돌아온다. 비단, 게임쇼만의 문제도 아니다. 스팀에서도 2시간 안엔 환불을 해주는 조치가 있지 않은가. 속을 봐야 아는 법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플레이엑스포 B2B 전시장은 많은 게 바뀌었다. 일단, 가장 칭찬하고 싶은 점은 비즈니스 중심의 공간 안에도 '프리 플레이 존'(free play zone)이 생겼다는 것이다. 


올해는 B2B 전시관 안에 '프리 플레이 존'이 꽤 크게 마련됐다.
 

모바일게임도 시연이 마련됐고 당연히 PC 시연도 마련됐다.


열심히 플레이하는 분들을
적잖게 볼 수 있었다.

기자도 10개 정도의 게임을 이 공간에서 즐겨봤다.

해보면서 더 확신이 들었다. 
게임은 직접 플레이를 해봐야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


UI 직관성에 기반한 UX, 템포, 조작감, 구성 요소의 배치 등은 영상만 보고 알기 어려운 영역이 있다.


예년의 경험과 비교해보자. 이전엔 B2B 전시관에 오면 부스를 하나하나 찾아가 인사를 나누고 설명을 한참 들은 후에 "게임 좀 볼 수 있을까요?" 하면 그때 게임플레이를 매우 짧게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미 출시된 게임이라면 스토어에서 찾아 따로 플레이하면 될 일이지만, 투자를 받거나 퍼블리셔를 찾기 위해 B2B 전시관에 나온 게임 중 아직 개발 중인 게임들도 있기 때문에, 데모도 공개되지 않은 게임도 태반이었다.


물론, 지금도 B2B 개별 부스는 이미 예약된 미팅으로 인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 말을 걸기 어렵거나, 다른 미팅 공간에 인원이 옮겨 가 있어 공석인 경우가 적잖게 있으나, 저렇게 언제든 플레이해볼 수 있게 시연이 마련되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B2B 전시를 준비한 대행사 롤링펌킨과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봐도, 시연을 해보고 흥미가 생겨 부스 방문을 한 사례들이 있었다고 한다.


기자도 그랬다. 팜플렛을 보거나 부스만 지나칠 땐 무관심했던 게임이었는데, 시연을 해보니 흥미가 더 생기는 경우가 꽤 있었다. 반대로, 궁금해서 시연을 해봤더니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싶은 게임도 많았다. 게임 장르들의 특징을 잘 아는 업계인이나 투자자라면, 플레이 과정에서 단점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고치면 될지, 자신들의 투자로 개선할 수 있을지 아닐지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2023~2024년 중국산 키우기 게임들과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크게 흥행하며, PlayX4 2024 B2B 부스엔 키우기 게임과 모바일게임이 가득했었다. 그때는 시연존이 따로 없어도 부스에서 주섬주섬 휴대폰을 꺼내 플레이를 시켜주는 경우도 꽤 있었다. 하지만 정부 지원 사업부터 시작해 국내 개발 트렌드 전반이 PC 콘솔 도전으로 바뀐 현재 시점에선, 시연 존의 역할이 매우 크다.


또 장점이 있다면, 아직 개발 초기의 알파 단계라 스토어에 올리기 어려운 상태의 게임일 때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B2B 공간에서라도 플레이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공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비즈니스 미팅 먼저 하고 설명 듣고 나서, 부스에서 따로 플레이를 해봐도 늦는 건 아니지 않냐고. 글쎄, 그러기엔 플레이엑스포뿐만 아니라 지스타 등 종합 게임쇼의 B2B 현장에서의 부스 구성과 게임 소개 자료 등이 게임에 흥미를 갖게 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지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분, 30분처럼 길지 않아도 되니 1분이라도 플레이를 해보고 흥미를 갖거나 아쉬움을 느끼는 게 더 합리적으로 게임을 보는 시선이 되어 줄 것이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