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겨우 중학교 1학년생이라구요?"
어쩐지 그녀의 첫모습이 무척 어려 보였다. 주 5일의 그야말로 초강행군을 이끄는 생방송 프로그램의 안방마님이니 당연히 20대일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그야말로 하찮은 편견에 불과했다.
그녀는 소녀였다. 어려보이는 게 아니었다.
게임전문 케이블방송 온게임넷의 '후비고' 진행을 맡은 이지인(14). 그녀에겐 '최연소'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녀는 게임방송 진행자 중 가장 어리다.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많은 청소년들의 흠모대상인 'SM 청소년 베스트짱 선발대회'의 최연소 외모짱의 기록을 갖고 있다.
개그맨 권성호와 함께 후비고를 진행하고 있는 이지인
게다가 결정적으로 7개월간 '노펑크' 진행. 그녀에 대한 설명을 듣자, 그녀의 방송진행에 토달기가 힘들어진다. 그녀가 대견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게 가슴 한 켠이 뿌듯해진다.
생방송이 주는 압박감은 그야말로 상당하다. 긴장의 연속이다. 뜨거운 열기를 품어내는 조명 아래, 많은 카메라 렌즈들이 오직 한 사람만을 비추고 있다. 한 번의 실수도 여과없이 방영되는 게 바로 생방송이다. 성인이라도 해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울텐데 14살 소녀가 이 일을 맡고 있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사실 그 동안 아팠던 적도 여러 번 있었어요. 아파도 방송이 없는 주말에 아팠죠. 그리고 평일에 아프더라도 신기한 게 녹화를 시작하면 말끔히 낫는 거에요.
그런데 외부로 보이는 겐 어쩔 수 없더라구요. 방송 맡은 후로 지금까지 다래끼가 3번이나 생겼어요. 화면에 얼굴이 부어 보이면 안되잖아요. 이럴 땐 안경을 쓰고 진행하는데 스튜디오에 가면 붓기가 빠져요."
안경 낀 이지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바로 이모습!!
* Here We Go~ 후비고~!
이지인은 후비고의 안방마님이 된지 벌써 7개월.
혼자서 매일 45분간 진행한다면 적적하겠지만 그녀에겐 지금 든든하고 재미있는 오빠(?)들이 있다.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 등장하는
날마다 남자 진행자가 바뀌면 헷갈리지 않을까?
"4명 모두 제게 큰 도움을 주는 고마운 오빠들이에요. 너무 착한 성호 오빠, 그리고 가끔 선물을 사다주는 영수 오빠, 장난꾸러기인 기섭 오빠와 내게 매우 든든한 승재 오빠 등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오빠들을 절대 혼동하진 않아요. 대신 가끔씩 날짜를 까먹는 게 오히려 더 문제에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트리 앞에서(상), 산타로 분장한 이지인(하)
시청자와 함께 게임을 즐긴다는 게 후비고의 매력이다. 생방송으로 진행한 만큼 시청자와 진행자와의 호흡은 그야말로 매우 중요하다.
이지인의 매력은 방송 도중에 톡톡 튀어나온다. 마치 혀를 깨문 것 처럼 예전에 맛보지 못한 그런 상큼한 재미가 숨어있다고나 할까? 틀에 박힌 어른들의 사고를 훌쩍 뛰어넘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단연 눈에 띈다.
그렇다면 이 방송을 함께 진행하는 PD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지인이는 그야말로 매력덩어리에요. 지인이가 주목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거죠. 방송 보다 실제 모습이 더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게다가 '나이가 어려 생방송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있었는데 방송에서 보듯 이걸 말끔하게 해결했죠."
교복을 입은 이지인의 모습. 지인은 중학교 1학년 꿈많은 소녀다.
* 이지인, 보아의 사촌동생(?)
오똑한 코와 눈매가 흡사한 게 보아랑 비슷한 구석도 있어 보인다. 물론 진짜 사촌동생은 아니다. SBS의 인기 프로그램 '진실게임'에서 보아의 사촌동생으로 모습을 비췄던 게 방송데뷔라고 할까?
하지만 그녀는 '제 8회 SM청소년 베스트짱 선발대회'에서 외모짱으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SM청소년 베스트짱 선발대회'는 수많은 여학생들이 응시 지원하는 연예인 등용문으로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반올림2의 고아라, 슈퍼주니어의
진실게임에 출연했을 당시의 모습
이미 유명세를 치룬 이지인은 보아의 후광이 싫었단다.
결국, 언니가 방송국에 사진을 보냈던 게 인연이 돼, 올해 초 '진실게임'에 모습을 비추게 됐다. 이게 인연이 됐을까? 온게임넷이 그녀에게 방송진행을 제안했다. 결국 그녀는 올해 4월 강원도 춘천에서 서울로 이사왔다.
이제 겨우 방송경력 1년차. '꿈많은 소녀' 이지인은 방송진행을 위해 많은 것을 잠시 접었다.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해왔던 스포츠댄스도 이중 하나. 2004년 한국국제연합댄스스포츠선수권대회에서 총 12 커플이 참가한 라틴 4종목 주니어부문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이지인의 실력은 상당하다.
그리고 아쉬운 게 있다면 바로 학교 생활. 방송 녹화를 위해 4교시를 마치고 점심먹고 성북구에 있는 한성중학교에서 분당에 있는 온게임넷 스튜디오까지 이동한다. 그만큼 친구들과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다.
"수련회와 수학여행을 못간 게 서운해요. 시험도 벼락치기죠. 가끔씩 팬카페 회원들이 메신저로 응원을 해주세요. 그리고 시험문제가 잘 나온다면서 짚어주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