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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꿈, 라제스카를 소개합니다!

액토즈소프트 문재호 PD 인터뷰

태무 2006-02-15 18:44:02

<A3>로 유명한 액토즈소프트는 온라인게임 초창기를 이끌었던 관록 있는 '개발사'이기도 합니다. 그 시절에 선보였던 <마지막왕국>이나 <천년>은 <리니지> <바람의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고전으로 평가 받았죠. 아직도 이 두 게임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 액토즈소프트가 약 3년간의 침묵을 깨고 자체개발 신작들을 서서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신작 발표회에는 <어니스와 프리키> <라테일> <라제스카> 등이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필자는 그 중에서도 <라제스카>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대작 MMORPG인데다가, <마지막왕국>과 <천년>의 기획을 담당했던 문재호 PD 등 당시의 인원들이 상당수 개발팀에 포함되어 있거든요. 게다가 천공에서 펼쳐지는 비공정 간의 전투! 라는 점도 흥미롭고요.

 

사실 하늘을 소재로 삼은 온라인게임은 전에도 있었습니다. 잠깐 생각해봐도 ‘Fly for Fu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프리프>, 초고층 빌딩 꼭대기로 날아올라 '짜잔' 폼을 잡을 수 있는 <시티 오브 히어로> 등이 떠오르네요. 이런 시기에는 단지 캐릭터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만으로 주목받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걸 모르지는 않을 텐데, 또 경험이 없는 개발자들도 아닌데 대체 어떤 게임이 개발되고 있는 걸까요? 또 '비공정'이라는 컨셉을 게임 속에서 어떻게 구현해내고 있을까요? 필자는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인터뷰했지요. (^^) /디스이즈게임

 

 

 

◆ 특징 1. 하늘을 나는 배, 비공정

 

기존 MMORPG에서 하늘이라는 공간을 이동장소의 하나로만 사용했다면, <라제스카> 거기에서 단계 나아가보려 합니다. 하늘을 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의 것을 만들고 있지요. <라제스카>에서는 이것을 비공정이라고 표현합니다.”

 

<라제스카>를 간단하게 표현해달라는 말에 문재호 PD는 ‘비공정’이란 요소를 내세웠다. ‘하늘을 나는 배’라는 뜻의 비공정은 이 게임에서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캐릭터로서 역할을 한다. 즉 필드에서는 캐릭터로, 하늘에서는 비공정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것.

 

“게임에 막 접속한 유저들은 일반 MMORPG처럼 필드에서 캐릭터로 몬스터를 사냥하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일정 레벨이나 퀘스트를 만족하면 자기 직업에 맞는 비공정을 얻게 되죠. 이때부터 비공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데, 이때부터는 게임의 배경이 필드와 하늘로 나눠지는 것이죠.”

 

비공정의 실제 스크린샷. 위의 두 위성체는 서브웨폰의 역할이다. 실제의 배처럼 돛을 윗면에 세우려다가 시점문제 때문에 옆으로 옮겼다고 한다.

 

비공정을 타고 하늘에 오르면 아예 캐릭터는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비공정 자체가 캐릭터가 되는 셈이다. 이 비공정으로 알려지지 않은 곳을 탐색하거나,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차츰 성장하는 것이 <라제스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게임이 높아지면 저 이미지와 같은 플레이가 실제로 펼쳐지는 게임. 그것이 개발팀의 최대목표이자, <라제스카>가 탄생한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재호 PD가 가르켰던 이미지. 우측 상단의 삼각형 비행체는 뒤에서 설명할 '모함'이다.

 

하지만 비공정을 얻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해서, 필드에서 펼쳐지는 캐릭터 플레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비공정을 얻은 후에는 게임이 2가지 큰 배경으로 나눠진다. 평소에는 필드에서 캐릭터로 플레이하다가, 하늘에서의 플레이가 필요하면 정박지로 가서 비공정을 갈아타는 것.

 

“두 가지 배경이 맞물려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편리합니다. 가령 필드에서 캐릭터로 사냥할 때는 경험치만 얻을 수 있고, 하늘에서 비공정으로 사냥할 때는 돈만 얻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어느 한 가지를 무시할 수가 없는 거죠.”

 

경험치로는 캐릭터의 레벨이나 비공정의 등급을 올릴 수 있다. 또 돈으로는 캐릭터의 장비(무기, 방어구)를 구입할 수 있고, 돛이나 함포 등 비공정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이때 캐릭터의 레벨이 낮으면 좋은 장비를 장착할 수 없고, 비공정의 등급이 낮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두 가지 배경을 적절하게 전환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라제스카>의 고수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 비공정이란?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비공정은 간단하게 ‘하늘을 나는 배’로 해석된다. 사실 비공정이란 사전에도 없는 일본식 표현법이며, 정확한 어원은 나치시대의 비행선(飛行船, airship)으로 추정된다. <파이널 판타지>의 전 시리즈 및 <창세기전> <라그나로크> 등 국산 게임에서도 장거리 이동수단으로 등장해 게이머들에게도 익숙하다.

 

<라제스카>의 비공정은 앞의 게임과는 조금 다르다. NPC 선원만을 대동하는 ‘개인형 탈 것’이며, 전투가 가능하고, 크기도 캐릭터의 약 20배 정도로 작은 편이다.

 

왼쪽부터 <창세기전> <파이널 판타지> <로즈 온라인>의 비공정. <라제스카>와는 약간 개념이 다르다.

 

 

 

 

◆ 특징 2. 액션이 살아있는 전투

 

“초보와 고수의 실력차이는 몬스터 한 마리를 잡는 것만 봐도 금방 드러납니다. 레벨이나 장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의 전투실력이죠.”

 

<라제스카>의 전투는 1:1 락온 시스템이 기본. 쉽게 말해 하늘을 날다가 몬스터를 발견하면, 몬스터와 유저가 서로를 타겟으로 정하고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 다른 MMORPG와 별다르지 않은 방식인데, 어떻게 전투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일까?

 

“전투에서는 정면, 측면, 후면에서 받는 대미지가 다릅니다. 정면에서 공격했을 때 100의 대미지를 준다면, 측면에서는 200을 줄 수 있다는 거죠. 때문에 최대한의 조작실력을 발휘해서 적의 뒤를 잡기 위해서, 또 적에게 뒤를 내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일종의 도그파이팅이 펼쳐지는 셈이죠.”

 

대형 몬스터는 날개, 머리, 심장 등 여러가지 타겟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 유저들이 각기 다른 타겟을 공격할 수도 있다.

 

비공정은 원하는 지점을 클릭해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W, A, S, D 키와 마우스를 이용하는 ‘직접조작 방식’을 따르고 있다. 때문에 상대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공격하기 위해서 숙련된 조작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라제스카>에서는 몬스터도 매우 지능적이라고 한다.

 

“몬스터는 유저의 직업에 따라서 다르게 대응합니다. 가령 원거리 공격을 위주로 하는 모험가의 경우, 적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명중률이 점점 떨어집니다. 이것을 이용해 몬스터는 최대한 접근해서 전투를 펼치려고 하죠.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고요.”

 

여기에 갖가지 스킬까지 사용되면 전투가 얼마나 긴박감 넘치고 치열하게 펼쳐질지 상상된다. 그런데, 스킬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방식이 조금 특이하다고?

 

“비공정에서도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NPC 선원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습니다. 정박지를 포함해 다양한 장소에서 NPC 선원을 영입할 수 있는데, 이들은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원하는 NPC를 고용해서 비공정에 태우면, 그가 가지고 있던 스킬이 비공정에 더해지는 것이죠. 그 다음부터는 슬롯창에 해당 선원을 등록해두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거죠.”

 

 

 

◆ 특징 3. 더 깊은 플레이를 위한 모함

 

모함은 하늘에 떠있는 거대한 이동기지로서 ‘길드의 아지트’라고 볼 수 있다. 내부에는 100여개의 비공정을 내부에 수납할 수 있으며, 비공정이 모함 속으로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캐릭터 시점으로 이동해 모함내부를 돌아다닐 수도 있다. 모함의 운행이나 해치, 함포 등의 조작은 길드장이 맡게 된다고. 하지만 모든 길드가 모함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특정한 조건을 만족한 길드에게만 모함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전체 길드 중에서 약 30~40% 정도만 모함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모함의 외형이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이미지. 약 100대의 비공정을 수납할 수 있고, 강력한 함포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의문 한 가지. 비공정으로도 충분히 하늘을 날 수 있는데, 왜 모함을 타야 할까?

 

“모함을 타서 보다 상위의 이동방법(워프 등으로 예상된다)을 이용해야만 갈 수 있는 장소들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훨씬 좋은 아이템이나 높은 레벨의 몬스터, 퀘스트가 있지요. 또 이 게임의 유일한 PVP 요소인 함대전도 모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라제스카>에서는 캐릭터나 비공정끼리는 전투를 벌일 수 없고, 오직 모함과 모함간의 전투(함대전)만 허용이 된다. 그런데 이 함대전이 ‘대박’이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캐리어처럼 모함에서 빠져나간 비공정끼리의 전투가 벌어지고, 함포로 배리어를 파괴하고, 심지어 모함의 망가진 갑판으로 비공정이 침입할 수도 있다고. 문재호 PD의 생생한 표현을 들어보자.

 

“전투가 시작되면 우선 각 길드원들은 비공정을 타고 모함을 빠져 나와서 전투를 치릅니다. 상대 비공정이나 모함을 공격하겠죠? 이때 길드장은 모함에 남아서 함포를 쏘거나, 배리어(모함의 방패)를 전개하거나, 아군 비공정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해치를 여는 역할을 맡습니다. 비공정이 상대 모함의 배리어를 격파하고, 함포로 갑판까지 파괴하면 그 틈으로 비공정이 파고 들 수 있습니다. 갑판의 부숴진 부분으로 침투하는 거죠. 그러면 캐릭터 시점으로 변하면서, 모함 내부에서 벌어지는 PK가 시작되죠. 여기서 함장을 PK하거나, 모함 중앙의 코어를 파괴하면 함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승리조건은 미정).”

 

이처럼 모함과 함대전은 <라제스카>에서 고레벨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덧붙여 모함은 길드원들이 가져온 리소스로 차츰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다양한 문양이나 색으로 치장할 수도 있다고 한다.

 

길드에 가입하고 싶지 않은, 솔로잉플레이어들을 위해서는 퀘스트가 준비되어 있다. 퀘스트는 매우 쉽고, 시나리오와 연계되어 있어서 솔로잉플레이에 적합하다고 한다.

 

무려 4년의 개발기간을 거쳐온 라제스카는 올 3월말부터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후 일정은 테스트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지만, 여름시즌에는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는 것이 개발팀의 목표.

 

“하늘을 꿈꾸게 하려는 우리의 시도와 바람이, 부디 유저들에게도 함께 공감되어 <라제스카>가 찾고자 하는 희망을 함께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문재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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