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정상원, 송재경, 이승찬 등 이름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스타개발자들을 영입하거나, 그들의 차기작 판권을 확보하면서 ‘내공’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죠. 마케팅, 홍보 부서에서는 “차기작 라인업이 너무 많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입니다.
이렇게 유명 개발자 영입, 또는 그들의 판권을 확보하는 것 이외에 네오위즈는 개발사를 인수하는 공격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4월 3일,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한 ‘펜타비전’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수 있겠네요.
95년부터 게임이 좋아 뭉친 개발자들이 설립한 펜타비전은 아케이드용 리듬액션 게임 <EZ2DJ>의 성공을 바탕으로 온라인 리듬게임 <DJ MAX 온라인>과 ‘대박’을 터뜨린 PSP용 <DJ MAX 포터블>을 통해 유저들에게 잘 알려진 개발사입니다. 그리고 네오위즈와의 결합.
과연 이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DJ MAX 포터블 2>는 잘 준비되고 있을까요? 최근 보금자리를 옮긴 펜타비전을 찾아 차승희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 <DJ MAX> 브랜드, 무한확장을 꿈꾼다
“어휴~ 요즘에 정신이 없네요.”
차승희 대표는 굉장히 바빠 보였다. 네오위즈 자회사로 환경이 바뀐 이후 3개의 신규 온라인 프로젝트와 이사, 그리고 네오위즈 시스템에 맞춘 사원복지 작업이 모두 그가 챙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먼저 <DJ MAX>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이제는 네오위즈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변한 펜타비전, 현재 CJ인터넷의 게임포털 ‘넷마블’에서 서비스중인 <DJ MAX 온라인>의 향후 전개가 궁금했다.
“CJ인터넷과 계약기간이 5년이다 보니까, 앞으로도 3년이 남았네요. <DJ MAX 온라인>의 서비스에는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출 같은 경우도 현지 상용화 기점으로 5년이니까 아직도 멀었죠. <DJ MAX 온라인>은 콘솔용으로 뻗어나간 <DJ MAX> 시리즈의 ‘모태’가 되는 게임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업데이트 할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사실 <DJ MAX 온라인>은 오픈베타 초기 서버 문제가 발생해 상당히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게임이었다.
아케이드판 <EZ2DJ>의 성공으로 ‘리듬액션 게임에선 우리가 최고다’라고 자부했던 그들이었다. 그들을 고생시켰던 서버 관련 문제 덕분에 온라인게임의 서버에 관련해서는 엄청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번 해보자’라는 도전정신으로 시작했던 휴대용 게임기 PSP용 <DJ MAX 포터블> 프로젝트의 대성공. 비로소 펜타비전의 저력이 제대로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차 대표는 ‘아~ 이거 떴구나’란 직감을 작년 크리스마스 때 느꼈다고 한다.
“작년 크리스마스 직전에 들어온 주문량을 보고 ‘완전이 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법복제 이슈도 있었고, 적잖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인데 유저들이 정품도 많이 구입하고 사랑해 줘서 곧 누계 4만장을 돌파할 예정입니다. 물론 해외 수출도 진행되고 있죠.”
현재 <DJ MAX 포터블>은 소매점까지 나간 물량이 3만 9,000장이다. 계속해서 팔리고 있기 때문에 4만장 돌파는 시간문제. PSP 국내 역대 판매량 랭킹 ‘TOP 3’ 안에 드는 성적이다. 1위는 <모두의 골프 포터블>, 2위가 <릿지 레이서>, 그리고 <DJ MAX 포터블>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 <DJ MAX 포터블 2>, 순조롭게 개발중
<DJ MAX 포터블>은 펜타비전에서 직접 유통을 하다보니 매출의 50% 정도가 펜타비전에게 돌어온다. 명성과 매출 모두를 가져다 준 효자 타이틀. 속편을 안 만들 이유가 없다. <DJ MAX>의 프로듀서인 ‘Ponglow’ 신봉건 이사의 진두지휘 아래 2편의 개발도 한창 진행중이다.
“지금 2편을 준비 중인데, 1편의 아쉬웠던 부분이 모두 보완돼서 나올 겁니다. <DJ MAX 포터블>은 같은 브랜드이다 보니 온라인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같이 준비하고 있고요, 신봉건 이사가 계속해서 총괄하고 있습니다.”
'씨~익' 웃으면서 언제쯤 나올지 물어보는 질문에 차 대표 역시 웃으면서 대답했다.
“글쎄요, 아마 빠르면 연말, 조금 늦어지면 내년 상반기가 되지 않겠어요? 2편에 어울리는 완성도가 중요하지만 타이밍도 중요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1편의 틀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잇습니다.”
<DJ MAX 포터블 2>는 새로운 기능과 함께 1편에서 아쉬움으로 지적됐던 로딩속도, 화면비율 등의 부분까지 완벽하게 보완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중요한 노래 또한 온라인과 1편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신곡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현재 개발팀은 1편의 해외판 작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일단 영어권 국가, 북미에 먼저 수출할 생각입니다. 현지 정서에 맞추기 위해서 노래 가사와 이미지를 많이 수정하고 있어요. 현재 논의중인 퍼블리셔에서 청소년들도 즐길 수 있도록 꼭 ‘T’(Teen) 등급을 받아야 한다고 요청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다소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미지를 수정하고 ‘부시’가 배경 이미지에 들어갔던 노래 한 곡(DREAD NOUGHT)은 빠질 예정입니다.”
현재 퍼블리셔는 모회사인 네오위즈 해외사업팀과 상의를 해가면서 정할 계획이다. 아시아권 국가 출시를 위한 협의도 SCEK와 긴밀하게 협조해서 진행하고 있다. 조금 느리지만 확실하게 준비중인 펜타비전. 차 대표는 <DJ MAX 포터블>의 수출은 내년까지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라인과 콘솔 버전을 작업을 동시에 진행중인 <DJ MAX> 개발팀.
■ PS3도 연구중, 플랫폼 확장은 계속된다
콘솔 플랫폼에 PSP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자인 닌텐도DS도 있고 더 큰 시장인 가정용 게임기도 있다. 신봉건 이사가 이끄는 ‘콘솔 개발팀’은 <DJ MAX> 브랜드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전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는 다양한 콘솔 플랫폼을 접하고 익히는 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3 장비도 들어와서 검토하고 있고, 닌텐도 DS같은 다름 플랫폼으로의 확장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저나 개발진의 공통된 생각이에요.”
<DJ MAX 포터블>의 성공 이후 아예 자신들이 다른 콘솔 플랫폼 버전을 만들겠다고 찾아온 일본 개발사들도 있었다. 하지만 펜타비전은 도전과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가능하면 직접 참여해서 개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펜타비전은 가능하면 독자적인 개발력을 갖추고 싶어요. 공동개발 같은 형태도 좋지만 단순히 브랜드가 좋으니 완전 외주를 맡기는 식의 전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현재 PSP가 아닌 다른 콘솔 플랫폼으로 <DJ MAX> 신작을 준비중인데요, 지금은 정확히 밝힐 수 없습니다.(웃음)”
2004년 다섯 명이 시작했던 펜타비전. 지금은 50명이 넘는 식구들이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네오위즈 자회사로 환경이 바뀐 이후 달라지는 것들은 무엇일까?
“개발환경과 펜타비전이라는 울타리, 모든 것은 그대로입니다. 변화라면 일단 사무실을 좀더 넓고 좋은 곳으로 옮겼고요(웃음), 네오위즈 자회사로 들어간 만큼 모회사의 장점인 직원 복지제도와 인센티브 시스템 등을 새롭게 도입할 예정입니다. 개발자들에게 좀더 좋은 여건을 제공해 줄 수 있게 돼서 기쁩니다.”
강남구 삼성역 사거리 근처의 넓은 공간으로 이사를 마친 '펜타비전'.
현재 펜타비전에서 개발중인 신규 온라인게임은 총 3개. 작년 6월에 보도자료를 통해 네오위즈와 계약을 맺었던 ‘캐주얼 게임 3종’, 바로 그것들이다.
“현재 약 40여명의 개발진이 3개의 팀으로 나뉘어 각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프로젝트명인데요 ‘모르모’, ‘NF’, ‘ZIN’, 이렇게 세 가지네요. 그 중에서 모르모는 작년 중반부터 시작돼 올해 내에 선보일 예정이고, 나머지 두 개는 내년에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모르모? NF? 아무리 프로젝트명이지만 쉽게 게임의 내용이 연상되는 이름들이 아니다. 일단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캐주얼 게임이라는 것. 요즘 ‘포화’라고들 하는 캐주얼게임의 장르와 개발 방향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저희는 다 캐주얼 게임이에요. RPG는 주전공도 아니고, 아케이드와 액션이 전공이잖아요. 그래서 잘 하는 거 하기로 한거죠.(웃음) 3개의 게임모두 액션이 가미된 캐주얼게임입니다. 솔직히 현재 있는 장르에 정면으로 몸싸움을 걸어서 정면승부를 하려는 생각은 없어요.”
펜타비전에서 준비중인 3개의 캐주얼게임들은 현재 시장에 좀 없으면서도 부족했던 부분들을 찾아본 끝에 나온 결과물들이다. 모르모, NF, ZIN 모두다 실제로 나와보면 기존에 없었다는 느낌은 확실하게 심어줄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캐주얼게임의 절대덕목인 접하기 쉬운 대중성만큼은 확실히 챙기고 있다고. 이른바 ‘접근성’과 ‘창작성’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올해 나온다는 <모르모> 프로젝트가 궁금해서 차 대표를 좀더 괴롭혔다. 도대체 어떤 게임일까? 차 대표가 밝힌 ‘우리도 모른다’는 ‘모르다’에서 파생된 프로젝트명 ‘모르모’처럼 <모르모>는 새로운 액션게임이라고 한다.
“모르모는 한 마디로 ‘패러디 액션 슈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들이 나와서 액션대결을 펼치는 거죠. 거꾸로 뒤집어도 같은 ‘모르모’라는 이름처럼 중독성 있는 게임이 될 겁니다.”
캐주얼게임 3종의 첫 주자가 될 <모르모> 프로젝트 작업중인 개발자들.
참, 그런데 펜타비전은 ‘음악’을 소재로 한 ‘리듬액션’ 게임의 명가이지 않나? <DJ MAX> 브랜드야 계속 잘 뻗어나가고 있고… 이쯤해서 음악게임 신작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넌지시 물어봤다. 기대했던 대답으로 화답해주는 차 대표.
“물론 새로운 음악 온라인 게임도 기획하고 있습니다.(웃음;;)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획단계이니까요, 일단 준비중인 캐주얼게임 3종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실력 하나와 패기로 뭉친 개발사 펜타비전. 이들이 꿈꾸는 비전은 소박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개발자의 기본’이다.
“원래부터 저희는 아케이드성 있는 게임을 많이 만들려고 했었고, 쉽고 직관적이면서 중독성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펜타비전이 만들면 ‘기본 이상’은 하는 게임이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웰메이드 개발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네오위즈의 자회사로 들어가면서 ‘제 2의 출발’을 하게 된 펜타비전, 현존하는 수많은 국내 개발사 중에서도 콘솔과 온라인 플랫폼을 넘나들면서 이처럼 왕성한 활동하는 곳은 많지 않다. 새로운 시작의 첫 발이 될 <DJ MAX 포터블 2>와 캐주얼 신작 <모르모>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