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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슈퍼루키 3인방을 만나다!

네오위즈 신입사원이 된 가요제, 영화제, 문학상 수상자들

임상훈(시몬) 2006-08-16 13:20:28

대학가요제 수상자, 단편영화제 수상한 PD, 문학상 수상자...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 한 게임업체로부터 이렇게 시작하는 보도자료 메일을 받았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통 이런저런 보도자료들을 흘려 보내지만 이 메일은 시선을 확 당기더군요. 음악, 영상, 시나리오의 재목들이 한꺼번에 게임회사에 들어왔다는 거니까요. 게임회사 하면 주로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이 들어오던 동네였는데….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슈퍼 루키’ 3인방을 만나러 무작정 네오위즈 문을 두드렸습니다. 몇년 후 이 세 사람이 시나리오-그래픽-사운드를 맡은 게임이 나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머리에 담고서 말이죠. /디스이즈게임

 

왼쪽부터 네오위즈 신입사원으로 뽑힌 최민수(문학상 수상자), 이효원(가요제 수상자), 조민구 씨(영화제 수상자).


 

# 최민수(27) = 미래의 호리이 유우지

 

일본 최고의 RPG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개발자 호리이 유우지. 와세다大 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나 신문 등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다 에닉스에 들어감.

 

-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86년~) 

- <크리노 트리거>(95년)

 

종군기자와 스페인내전 의용군, 어부도 마다 않았던 헤밍웨이의 경력처럼 문학 하는 분들에게 다양한 경험은 최고의 재산입니다. 인제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최민수 씨의 재산도 만만치 않더군요. 대학시절 2개월의 극단 생활, 학과 극단 총연출, 언더밴드 리더, KBS TV캠퍼스 영상가요’ 2등 입상. 거기에 런던의 일식집에서 초밥 요리사까지.

 

소설가를 꿈꾸던 그의 파란만장한(?) 이력 중 한 단락이 게임과 인연을 닿아 있더군요. 캠퍼스에서 4명이 함께 만든 게임제작 모임 지화자를 통해 게임의 매력을 느꼈다고 합니다.

 

제가 안경을 쓴 이유가 게임이에요. 5살 때부터 재믹스로 게임을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게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진정한 예술가로 남고 싶었으니까요. 그런데 군대에서 엮인 거예요. 군대에서 게임 만드는 친구를 만났는데 자기는 창조력이 부족하다면서 저에게 시나리오를 부탁했거든요. 군 시절에 RPG 시나리오를 2개 정도 썼는데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제대 후에도 게임 제작 모임을 함께 만들게 됐죠.”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냐는 물음에 세상이 너무 밝은 것 같다고 엉뚱하게 답하는 최 씨. 알고 보니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 호러 어드벤처 <7번째 손님>이었습니다. 플레이 당시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는 그는 스케일이 큰 게임이나 RPG, FPS 같은 장르보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 이효원(26) = 미래의 빌 로퍼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빌 로퍼. 9살에 색소폰을 불며 음악에 심취,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상업음악 전공. 블리자드에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해 게임음악을 다루다, QA(품질관리) 파트 등을 거침.

 

- <스타크래프트>(98년)

- <디아블로 2>(00년)

 

음악은 그런 거라고 하더군요. 꽂히면 절대 뺄 수 없는 것. 고등학교 시절, 두들겨 맞으면서도 기어 코 밴드부를 만들었던 이호선 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더군요.

 

수학이나 과학 경시대회를 싹쓸이하던 아들이 딴따라가 되는 것을 납득할 보모는 많지 않죠. 결국 이 씨는 음악의 꿈을 접고,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어디 음악이 그를 놓아주겠습니까. 대학 밴드부에 들어간 이 씨는 1년간 휴학하며 전국의 락페스트벌을 돌아다녔습니다. 이때 진로를 확실히 정했죠. 그 뒤 신문배달과 베이스기타 강사 등으로 돈을 모아 작곡 학원에 등록하고, 실용음악과 입학 시험을 준비했고요. 그런데, 사고가 겹쳤습니다. 손가락을 다친 것까지는 좋았는데, 시험 준비 때문에 연습을 계속하다, 복구 불가 판정을 받게 된 거죠. 학교로 돌아갔지만, 음악에 대한 미련이 계속 맴돌아, 무언가 마침표를 찍고 떠날 작정을 했다고 합니다. 2004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 마침표를 찍었죠. 그가 이끈 날아라 슈퍼밴드 <하늘노래>라는 곡으로 네티즌 인기상을 탔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스트리트파이터 2> <버추어파이터> <철권> 같은 대전격투에 미쳤었죠. 특히 <킹 오브 파이터>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동네 오락실 고수들끼리 모여 숨은 비기도 찾고, 다른 동네 오락실 원정 돌아다니면서 승부를 벌였던 기억도 나네요. 중학교 다닐 때 게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죠. 음악을 접고 회사에 취직하려고 보니까, 제 이력을 못 받아들이시더라고요. 말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찾는다고 하지만, 학교-학점-연수-토익의 잣대가 참 견고하더군요. 그런 때 네오위즈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죠.”

 

격투게임을 좋아했던 그는 <권호>의 출시에 허탈해 했다고 합니다. <킹오파>의 킹이었던 자신의 꿈이 대전격투게임을 온라인화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대신 음악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실제 밴드 느낌 나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 민구(26) = 미래의 코지마 히데오

 

<메탈 기어> 시리즈의 코지마 히데오. 원래 꿈이 영화감독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듯, 영화에 버금 가는 연출과 화질의 컷신들로 유명. 현재도 영화평이나 영화 관련 칼럼을 쓰는 등 영화 같은 게임제작에 노력 중.

 

- <메탈기어> 시리즈(87년~)

- <스내처>(88년)

 

군대가 북한군은 막아도, 조민구 씨의 창작욕은 못 막았나 봅니다. 제대 전 이미 시놉시스만 80여 편, 시나리오 5~6편을 만들었다고 하니까요. 제대 후 영화 아카데미에 들어간 조 씨. 스태프부터 시작해, 연출부 스태프를 맡은 단편 <샌프란시스코 블루스>(2005)는 부산영화제 본선에 진출했고, PD를 맡은 단편영화 <길을 묻다>(2005)는 케이블TV를 통해 방송됐다고 합니다. 연출은 물론 시나리오까지 직접 쓴 <I minus we?>(2006)는 단편영화제 관객상을 받았고요.

 

미래의 봉준호를 꿈꿔야 할 조 씨는 어떻게 게임업체에 들어오게 된 걸까요?

 

학과 수업시간에 포털 사이트 분석하면서 괜찮네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인턴을 뽑는 줄 알고 지원을 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공채였어요. 안 붙을 줄 알았는데 붙더라고요. 사실 <스타크래프트> 밖에 잘 몰라요. 무얼 만들고, 기획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저랑은 굉장히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네오위즈 홈페이지에 ‘Real Virtual World를 꿈꾸며라는 모토 같은 게 있는데, 영화나 인터넷이나 그런 점에서는 똑같잖아요. 즐겁게 그런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삼국지> <스타크래프트>가 조합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조 씨. 현재 네오위즈에서 게임본부장으로 있는 분이 만든 <택티컬 커맨더스>도 그와 비슷한 개념의 게임이었는데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시몬의 말에좀더 잘 만들면 되죠라고 받아 칩니다.

 


 

게임업체에 들어가고자 열심히 노력중인 수많은 지망생들에게 이들은 부러움을 넘어 시샘의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게임을 열심히 공부했거나 플레이한 것 같지도 않으니까요. 게다가 시몬도 다소 불경했죠. 게임계의 전설 같은 분들과 새파란 새내기들을 엮어놓았으니까요. 이 대목에서 지난 해 KGDC에 왔던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들의 인터뷰를 다시 한번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라프 코스터: 베스트 (게임) 디자이너는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고, 호기심이 많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단순한 게임제작 엔지니어링 말고도 대중문화에 대해 알아야 하고, 과학, 문화, 수학이든 관심 있는 것을 다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빌 로퍼: 게임 제작은 실제 생활과 굉장히 연결돼 있다. 여행 많이 가고, 음악 많이 듣고, 영화 많이 봐라. 경험이 다 게임과 연결돼 있다. 영화감독 되고 싶으면 작은 카메라 들고 찍으러 다닌다. 작가가 되고 싶으면 글 바로 쓰지 않느냐? 게임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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