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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 극약처방보다 유저 재신임 노린다.

넥슨 개발 1본부 개발 4실 박경민 실장 인터뷰

에이전트X 2006-08-28 15:21:19

지난해부터 국내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MMORPG 3 <제라> <그라나도 에스파다> <>이 테스트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진행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이 중 <제라>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캐주얼 게임의 성공으로 입지를 다진 넥슨이 ‘성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유저풀을 확보하기 위해 런칭한 타이틀이었죠. 때문에 시장에서의 반응이 남달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제라> 런칭 당시 넥슨은 “<제라>는 그동안 넥슨이 쌓아온 게임에 대한 노하우를 집결시킨 대형 프로젝트다. 온라인게임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빅3’라고 일컬어졌던 타이틀에 대한 시장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이에 대해 제라 개발을 총괄한 넥슨 개발 1본부 박경민 실장은 “<제라>의 부진을 인정한다. 하지만 게임을 완성시키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성공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넥슨 개발 1본부 개발 4실 박경민 실장은 누구?

 

박경민 실장은 1999년 넥슨에 서버 프로그래머로 입사해 게임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어둠의 전설> 등 현재 넥슨 클래식 RPG라고 일컬어지는 타이틀 컨텐츠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박경민 실장과 함께 일했던 분들은 김정주 대표를 비롯해 <제라> 프로젝트 총괄 서민 본부장, 데브캣 김동건 실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당시 김동건 실장은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현재 박경민 실장은 <제라> 프로젝트 실무총괄 최고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프로그래밍은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포화된 MMORPG 시장에 변수 되고 싶었다.

 

<제라> 프로젝트의 목적은 신규 유저층으로 떠오르는 30, 40대 성인층 공략을 통한 MMORPG 시장의 변수가 되고자 함이었습니다.

 

▲비교적 작은 규모 ▲많은 컨텐츠와 유저를 확보한 기존 게임과의 경쟁 등 국내 MMORPG 시장이 가진 한계를 경쟁력 있는 컨텐츠 확보를 통해 돌파하려고 했던 <제라>. 이를 위해 넥슨이 꺼내든 카드는 기존 넥슨 게임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층이 원했던, 화려한 3D 그래픽의 정통파 MMORPG 컨텐츠였다.

 

<제라> 프로젝트가 시작될 당시 넥슨에서 개발, 서비스 중인 MMORPG는 모두 2D 그래픽을 바탕으로 한 게임으로 비교적 저연령층에 적합했다. 게임에 대한 30, 40대 성인들의 풀이 꽤 있었지만 넥슨은 그들이 만족하고 즐길 만한 컨텐츠가 부족했다.

 

박 실장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넥슨의 신규 프로젝트였던 <제라>는 “30, 40대 성인층을 공략하기 위한 게임라인업 확보 차원으로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화된 ▲MMORPG 시장으로의 진입 ▲시기적으로 맞물린 경쟁 작품의 등장 ▲시장의 어두운 전망 등으로 <제라>의 개발이 순탄치 많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넥슨으로서는 <제라>가 첫 정통 MMORPG 작품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라나도 에스파다> <>과의 경쟁에 대한 부담보다는 예상 외로 컸던 <제라>에 대한 초기반응을 프로젝트 끝까지 끌고 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당시에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부담감을 털어내고 프로젝트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가는 데에만 집중했었습니다.

 

박 실장은 당시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은 이미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방향이 잡혀있었던 데다 두 경쟁작 모두 <제라>와 게임성이 달랐다고 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부담보다는 "성인층을 대상으로 한 기존 MMORPG 시장에서의 해법 마련이 당면과제"였다고 설명한다.

 

 

상용화는 새로운 터닝포인트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뛰어든 MMORPG 시장이었지만 결국 넥슨은 쓴 웃음만 지어야 했다.

 

박 실장의 걱정대로 <제라>는 프로젝트 첫 공개 후 유저들이 보여준 폭발적인 관심을 오픈베타테스트, 상용화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픈베타테스트 초기에 발생했던 서버불안정, 각종 버그 등의 문제점 개선에 개발 리소스를 투입하면서 계획했던 컨텐츠 개발 및 업데이트가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기존 MMORPG 시장의 한계를 깨기 위해 오픈베타테스트 때부터 경쟁력 있는 컨텐츠를 충분히 갖추는 것이 요구됐다. 이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 <제라>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아쉬운 점이라고 박 실장은 설명했다.

 

신규 유저를 공략했지만, 주요 타깃층에 대한 적극적인 성향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제라>가 오픈 초반에 승부수를 던지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제라>를 통해 넥슨이 바랐던 신규 유저풀 확대에 대한 결과물은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30대 이상의 유저풀이 증가하는 효과는 봤죠. 다른 게임들과 달리 방학을 전후로 한 액티브 유저의 변동이 크지 않은 점을 미뤄본다면 성인을 중심으로 한 유저풀 확대에 대한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최근 <제라>팀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런 <제라>의 성적이 당초 넥슨이 바라왔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것이 사실.

 

박 실장은 “<제라>는 넥슨이 처음 시도한 성인대상의 정통 MMORPG이기 때문에 좀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성과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 앞의 성적 때문에 향후 개발 및 서비스 진행에 조급할 것이 없다는 게 박 실장의 입장. 소위 말하는 성공을 위한 ‘극약처방’보다는 부지런히 주요 타깃층에 맞는 컨텐츠를 개발해 업데이트 하겠다는 것이다.

 

<제라>는 상용화를 위한 첫 대규모 업데이트인  take #1’을 통해 개발방향 일부를 보완, 수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30, 40대 주요 타깃층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넥슨에 따르면 오는 10월 본격적으로 시작될 상용화 모델을 위해 게임시스템 일부도 변경했다. ‘상용화’가 개발, 서비스 등 게임전반에 걸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제라>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셈이다.

 

박 실장은 “극약처방보다는 좋은 컨텐츠를 꾸준히 제공하는 것만이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프리 PvP시스템, 클래스간 밸런스 조정, 새롭게 정리된 퀘스트 등이 이미 업데이트 됐습니다. 이후 새로운 모습의 대규모 PvP와 전투용 승용물, 고레벨 유저를 위한 가든 컨텐츠, 신규 필드와 데미플레인 등이 추가될 계획”이라며 <제라>의 하반기 재도약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Take #1'을 통해 첫 선을 보인 프리PvP 시스템의 구현모습.

 

 

제라, 아직 1년 더 기다려 달라

 

“아직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성과를 거론하기엔 이른 감이 있습니다. 우선 유저들의 반응이란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박 실장은 지난해 6월 이후 지금까지 <제라>가 거둔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부진했던 성적이 향후에도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점은 확실히 했다.

 

▲업데이트 부진 ▲유저마음 잡기 실패 ▲주요 타깃층 및 신규유저 유입실패 ▲아이템 밸런스 조절 실패 및 하향패치 ▲서버통합 등으로, 온라인게임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던 <제라>는 ‘용두사미’,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핀잔을 들으며 초라한 상용화를 맞아야만 했다.

 

박 실장도 “오픈베타테스트 초기에 높았던 유저관심을 상용화까지 이끌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다면 상황은 조금 달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지난 <제라>의 성과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어떤 개발자라도 자신에게 후한 평가를 하는 개발자는 없을 것입니다. 특히 <제라>의 경우 현재 상황에서 만족할 만한 점수는 줄 수 없습닏다.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제라>가 기대만큼의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넥슨이 처음 시도했던 성인층 타깃의 MMORPG였던 만큼 기획, 개발, 서비스, 운영 등 게임전반에 투자된 노력은 모두 넥슨만의 노하우로 남을 것입니다. 넥슨이 어떤 게임회사보다 여러 가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으나 기존에 지향했던 게임과는 성격이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을 뿐입니다.

 

박 실장은 <제라> 프로젝트가 큰 만족은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값진 경험만은 돈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라> 개발을 통해 얻은 노하우는 넥슨이 또 다른 시도를 하는데 큰 이정표가 될 것임을 자신했기 때문이다.

 

“오픈베타테스트를 기점으로 적어도 18개월은 지나야 게임이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개월이 지났으니 이제 1년 정도면 게임이 어느 정도 맛있게 숙성돼 자신만의 맛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직 <제라>가 특유의 맛을 내려면 12개월의 숙성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박 실장. <제라>의 첫 농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란다.

 

최근 3개월간 <제라>의 각종 분야별 변화추이(출처: 게임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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