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무는 지난주 누믹스엔터테인먼트를 찾아가 한참 개발되고 있는 <슬랩샷>을 직접 플레이해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언더그라운드 하키 게임인 <슬랩샷>은 아직 알파버전이었지만, 2:2로 패스와 슈팅 등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즐겨볼 수 있었죠. 5분짜리 게임을 4번 정도 플레이 해봤습니다.
스포츠 게임 전문 기자로 일하면서 많은 온라인 스포츠 게임을 플레이해봤지만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은 게임은 정말 드뭅니다. 대부분 온라인 스포츠 게임은 스포츠 자체의 재미를 무시하고 ‘화려하고’ ‘쉽고’ ‘아기자기한’ 재미에만 너무 치중할 때가 많거든요. 눈은 즐겁지만 스포츠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부족한 경우가 많죠.
그런 면에서 <슬랩샷>은 ‘온라인’ 스포츠 게임치고는 참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하키 본래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고, 물리적인 연산에 엄청난 노력을 들이고 있거든요. 말 그대로 스포츠 게임의 기본에 충실한 거죠. 단 20분정도 플레이해봤지만 태무는 벌써 이 게임에 반해버렸습니다.
단숨에 태무의 2007 최고 기대작으로 떠오른 <슬랩샷>. 누믹스엔터테인먼트의 백상현 개발실장을 만나 과연 어떤 게임인지 들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TIG>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스포츠인데, 왜 하필 하키를 선택했나?
사실 나도 하키를 잘 몰랐다. 그런데 살펴보니까 하키가 굉장히 게임화하기에 좋은 소재더라. 스피드감, 다이나믹함, 타격감, 몸싸움, 퍽의 속도감 등 다른 스포츠보다 ‘게임화했을 때의 재미’ 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또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까 화면전개가 빠르고 박진감이 넘친다는 장점도 찾아냈다. 아까 플레이해본 것은 아주 기본적인 플레이고 바디첵이나 기술이 구현되면 더 과격하고 신나는 게임이 될 것이다.
TIG> 시연 버전에서는 패스, 슈팅, 포크 체크 등의 조작이 있었는데 어떤 것이 더 추가되나?
우선 공격자에게 몇 가지의 기본 페이크 기술이 추가될 것이고, 수비자에게는 바디첵과 상대의 슈팅을 몸을 눕히거나 무릎을 좁혀 막는 기술이 들어간다. 거기에 스킬이 더 붙게 될 것이다. 공중으로 띄우는 패스 같은 것도 생각해보고 있는데 아직은 모르겠다.
TIG> 스킬은 어떤 종류로 구상하고 있나?
아직 그 선을 정하지 못했다. 너무 판타지적인 면이 많으면 리얼한 그래픽 컨셉과 어울리지 않을까봐 걱정이고, 그렇다고 너무 현실적으로 가자니 재미가 줄어들 것 같다. 고민이 많다.
TIG> 게임의 배경은 어떻게 되나? 전체적인 컨셉이 있다면?
시대적 배경은 가까운 미래로, 나름대로의 힘든 삶을 살고있는 캐릭터들이 하키를 통해서 자기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는 단순히 게임의 배경스토리가 아니라 업데이트 과정에 따라서 웹 카툰이나 플래시 등으로 유저들에게 자연스레 다가갈 예정이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언더그라운드, 얼반(Urban)한 분위기를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때문에 그래피티 아티스트를 참여시켜 게임의 맵 배경에 그래피티를 표현하거나, 홍대 클럽가에서 꽤 유명한 드럼&베이스 레이블인 VU 레코드가 BGM을 담당하기도 했다. 언더그라운드의 쿨한 문화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세계를 표현해보고 싶었다.
TIG> 유저가 게임에 접속하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
1. 우선 캐릭터 생성창에서 21종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다. 물론 21종이 모두 엄청나게 다른 것은 아니고, 성별과 인종별로 약간씩의 차이를 보인다. 현재 기본 캐릭터는 3개까지 개발되어 있다. 캐릭터와 포지션은 고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B. SANG은 윙 포지션만 맡을 수 있다. 인종과 체형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프로텍터, 스틱, 글러브, 스케이트 등의 장비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또 우리 게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악세서리도 선택할 수 있는데 귀걸이나 목걸이는 물론이고 등에 차는 점보주사기나 해골 마스크처럼 인체의 모든 부분에 악세서리를 달 수 있다.
2. 캐릭터를 만들고 로비화면으로 가면 방을 선택하거나, 팀매칭 시스템(바로 동료와 상대를 찾아주는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스킬샵이나 락커룸, 상점도 이용할 수 있다. 상점에는 커스터마이징 아이템, 기능성 아이템, 소모성 아이템 등을 준비하고 있다.
3. 만약 바로 게임을 시작하기 좀 두렵다면 튜토리얼 모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하키가 낯설 수 있기 때문에, 튜토리얼 모드는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고 있다. 기본 동작이나 룰은 물론이고 자기 포지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동료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 지까지 여기에서 배울 수 있다.
엄청난 가지수의 액세서리와 장비가 준비되어 있다.
TIG> 경기장으로 들어가면?
선수들의 경기장 입장씬이 있다. 경기는 아이스하키처럼 피리어드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5분, 10분 처럼 일정한 시간동안 진행된다. 경기가 끝나면 A+ 식으로 평가를 내리고 경험치를 분배한다. 이 경험치를 가지고 능력치를 올리게 된다.
TIG> 경기 자체의 특징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슬랩샷>의 핵심은 물리적인 표현이 뛰어나다는 점과 네트워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캐릭터가 발을 벌리고 있을 때 그 캐릭터에게 퍽이 간다고 하자. 그럼 퍽의 속도와 방향, 캐릭터의 위치와 움직임 등을 모두 고려해서 여러가지 상황이 벌어진다. 벌리고 있는 캐릭터의 다리 사이로 퍽이 빠져나가기도 하고, 다리에 맞고 앞으로 튕기기도 하고, ‘뚫는다’는 표현처럼 다리에 맞았다가 약간 방향의 휜 채로 통과하기도 한다. 또 골리(하키의 골키퍼 역할)에게 슈팅이 갈 때도 골리에 퍽이 맞고 높이 떠오르거나, 약간 튀어서 골리와 골대 사이에 끼기도 한다.
또 이런 물리적인 표현을 랙 없이 보여줄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도 매우 중요하다. <슬랩샷>에서는 랙이나 서버로 인한 문제점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장담한다. 이 네트워크 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중이기도 하다.
TIG> 골리는 A.I가 조종하는데, 그렇게 물리적인 표현이 사실적이라면 A.I가 떨어질까봐 걱정된다.
사실 유저입장에서 골리라는 포지션은 심심하기 때문에 A.I에게 맡겼다. 하지만 A.I가 다른 온라인게임의 그 정도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골리는 경기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포지션이니만큼 개발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고 세밀하게 다져나갈 계획이다. 모든 동작과 모든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해서 누구나 만족할만한 A.I를 만들어내겠다.
TIG> ‘무게’의 개념도 매우 중요한 것 같다.
하키의 커다란 재미 중 하나가 ‘바디체크’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상대편을 몸으로 밀어붙여 벽에 받아버리는 기술인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무게차를 고려해야 한다. 가령 가벼운 선수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무거운 선수에게 바디첵을 시도해봤자 별다른 타격을 줄 수 없다. 오히려 튕겨나갈 것이다. 충분한 거리와 속도를 가지고 바디첵을 시도했을 때, 또 그것이 맞아 들어가 상대방을 벽에 박아버릴 때의 쾌감을 표현하고 싶다.
TIG> ‘격투’ 모드가 있다고 하는데?
아이스하키 중계를 보다 보면 ‘난투’가 가장 재미있더라. <슬랩샷>에도 그 재미를 집어넣어 봤다. 경기 중 상대에게 바디첵을 많이 당하면 분노게이지가 점점 차오르면서 싸움을 걸 수 있다. 이때는 해당되는 두 캐릭터만 격투화면으로 들어가게 된다. 물론 격투라고 해서 대전액션 게임처럼 엄청난 것은 아니고, 때리고, 방어하는 동작을 마치 가위바위보처럼 사용하게 된다. 격투에서 진 쪽은 당분간 움직일 수 없다는 식의 페널티를 줄 생각이다.
TIG> 캐주얼과 사실적인 면 중 어떤 것을 중시하는가?
둘 다 가지고 간다. 그 둘 중 어느 쪽으로 치우친다면 그게 바로 버림받는 게임이 아닐까?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캐주얼한 쪽이 더 만들기도 쉽고 조금 실수하더라도 용서가 된다. 하지만 지금 <슬랩샷> 개발팀의 실력이라면 하키의 정통성을 살리면서도 캐주얼의 재미를 덧붙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어느 쪽에 너무 고집하지 않고 재미와 게임성을 모두 잡겠다.
TIG> 아무래도 EA의 <NHL> 시리즈와 움직임, 시점 면에서 많이 비슷하게 보인다.
영광이다. PC버전, Xbox 360 버전 모두 죽어라고 플레이해보고 있다. 자체적으로 <NHL> 게임리그를 만들어 개발자 모두가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사실 하키게임을 개발하면서 하키에 대한 자료는 많이 모아뒀지만, 그것을 게임으로 옮겨놓은 선배게임은 <NHL> 시리즈가 유일하다. 최대한 분석해서 배울 것은 배운다는 자세다.
사실 모션이나 시점 등 여러 면에서 <NHL 06>과 비슷했다.
TIG> 앞으로의 일정은?
5~6월 클로즈베타테스트, 7월 오픈베타테스트가 목표다. 클로즈베타테스트 전까지 최대한 개발을 마쳐놓고, 테스트가 시작되면 추가작업 없이 수정보완만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