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맨드 & 컨커> 시리즈에는 한 명의 유명한 악역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썩은 미소’와 반짝이는 ‘대머리’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그 분의 이름은 바로 케인(Kane)!
수수께끼의 테러집단 ‘The Brotherhood of NOD’를 이끌고 있는 그는 시리즈의 2편인 <타이베리안 선>에서 분명 죽음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C&C 3>에서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디스이즈게임은 <C&C 3> 국내 발매를 맞아 케인을 연기한 배우 ‘조 쿠컨(Joe Kucan)’ 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케인 총수께서 한국인에게 전하는 메시지, 즐겁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디스이즈게임
※ 이 인터뷰는 EA 코리아를 통해 조 쿠컨과 서면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 우리에게는 케인을 연기한 배우로만 알려져 있는 조 쿠컨. 하지만 사실 그는 배우이면서 동시에 ‘영상 디렉터(감독)’라는 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C&C>를 처음 만든 웨스트우드(Westwood, 지난 2003년 EA에 합병됨) 시절부터 영상 디렉터로 활동을 했으며 <타이베리안 선>, <레드얼럿>, <레드얼럿 2> 등 지금까지 나온 거의 모든 <C&C>시리즈의 FMV(풀모션 비디오, 실사 영상)를 감독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는, 이번 <C&C 3>에서는 감독이 아닌 순수한 배우로서만 게임에 참여했습니다. 참고로 그의 동생 ‘다니엘 쿠컨’(Daniel Kucan) 역시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타이베리안 선>에서 ‘제이크 맥닐’(GDI 주인공의 동생)로 등장한 배우가 바로 다니엘 쿠컨입니다) ■ <C&C>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외계에서 떨어진 미지의 광물자원 ‘타이베리움’을 놓고 ‘정의의편’ GDI와 ‘사악한편’ NOD가 싸운다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케인은 이 중 NOD(The Brotherhood of NOD)의 지도자입니다. 케인은 단순한 지도자라기 보다 한 종교의 교주와도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강렬한 카리스마로 좌중을 휘어잡는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그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혀 늙지 않았으며, GDI와 NOD가 벌인 2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모두 죽음을 맞이했음에도 결국에는 불사신처럼 되살아났습니다. 과연 이번 <C&C 3>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하게 될까요?
시리즈 2편인 <타이베리안 선>에서의 케인.
그리고 이번 <C&C 3>에서 다시 부활한 케인.
<타이베리안 선> 이후 8년 만에 케인으로 복귀했습니다. 다시 케인으로 돌아온 감회가 어떤가요?
비록 지난 작품에서 케인이 죽음을 맞이했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케인'이기를 그만둔 적이 없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항상 검은 옷만 입고 다녔고, 사진을 찍을 때는 성난 표정을 지었으며, 또한 저를 배신한 자들을 차례차례 처단해왔습니다.(lol) 아, 그리고 또 한가지. 머리도 정말 충분히 길러봤습니다.
지금까지 <C&C> 시리즈에서는 ‘영상감독 겸 케인전문 배우’ 였지만, 이번 3편에서는 연기만 하게 됐습니다. 무언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인가요?
음, EA에는 이미 제가 아니라고 해도 비디오 촬영 및 제작을 담당할 디렉터가 많이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디렉터로 참여하지 못한 이유가 되겠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대머리에 몸집이 큰’ 디렉터는 없습니다. 아, 정말입니다. EA에서는 더 이상 ‘대머리’가 유행이 아닙니다. 현재 대부분의 남자직원들은 머리가 길거나 스타일리시한 샤기컷, 그리고 말끔하게 면도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이번에도 어김 없이 ‘케인’으로 돌아온 이유가 되겠습니다.
이번 촬영에서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줄 수 있는지요? 그리고, 전편에 비해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는데, 혹시 긴장되거나 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저런, 천하의 케인이 유명한 배우가 바로 앞에 있다고 해서 긴장할 리는 없잖습니까? 별로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라…. 확실히 많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유명한 배우들은 그들의 사생활을 노출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합니다. 게다가 비밀유지협약에도 사인했기 때문에 다 공유했다간 제가 소송에 걸릴 것입니다.(웃음)
이전 게임들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아테나 마세이(Athena Massey, 주1)가 샐러드용 포크로 내 다리를 찌른 것이나, 제임스 얼스 존스(James Earl Jones, 주2)가 무엇인가를 잡아들고 빙빙 돌리다가, 결국 손에서 빠져 날아가서 다른 작업자를 KO시킨 일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 <C&C 3>에서의 에피소드는 공개하기가 꺼려지는군요.
게임 속에서 케인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혹시, 쿠컨 씨는 현실 속에서도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저는 현실에서도 매우 매우 카리스마가 넘칩니다.(lol) 집을 나와서 쇼핑을 가려고 하면 이웃집 아이들이 저에게 달라 붙어서 따라다니죠. 심지어 LA의 길을 걸어갈 때면 여성들, 그리고 다 큰 남자들도 저에게 인사를 건네며 존경을 표합니다.
한 때는 제 이름을 걸고 교회를 세워볼까… 하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그 뒤에 닥칠 여파가 두려워서 이것은 그냥 생각만 했습니다. 게임과 달리 종교적인 힘은 한 사람의 힘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거든요. :)
<C&C> 시리즈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리즈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역시 오리지널 <C&C> 1편이 가장 특별했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머들이 직접 자신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서 즐길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당시, 저를 포함한 개발진들은 RTS라는 새로운 장르에 걸 맞는 스토리 전개, 그리고 게임 플레이 방식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1편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 <C&C>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C&C 3>를 해보셨죠? 멀티플레이 할 때 GDI, NOD, Scrin 중 어느 진영을 가장 선호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설마하니 NOD의 총수께서 GDI를 플레이 하지는 않으시겠죠?
저런… 그랬다간, 아마도 NOD의 추종자들에게 매장당할 것입니다. 저는 당연하게도 NOD 진영을 좋아합니다. <C&C 3>에서는 총 85시간 분량의 멀티플레이 게임을 지켜봤는데, NOD가 단 한 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아~ 정말이에요. :)
<C&C 3>는 정말 환상적인 게임입니다. 1편을 유명하게 만들었던 전통적인 RTS 스타일의 재미가 잘 살아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3편에서 가장 선호하는 유닛은 바로 NOD의 최종 2족 보행유닛인 ‘아바타’(Avatar)입니다.
지금까지의 <C&C> 시리즈는 마지막에 항상 케인의 죽음으로 끝났습니다. 혹시 3편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죠? 그리고, 3편 이후에도 게임에서 케인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음… 제 생각에 다음 <C&C> 시리즈에서 케인은 아마도 ‘리트리버종 강아지’에 의해 연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건 좀 복잡한 이야기입니다. <C&C3>를 실제로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케인이 마지막에 바나나를 밟고 넘어져서 죽게 되고, 그의 두뇌가 케인이 믿었던 충직한 개에게 이식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셔도 말이죠, 저는 케인을 연기해서 받는 보수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더 이상 EA에서 찾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하지만 (뇌를 이식받은 리트리버종) 개는 비스킷을 위해서 일을 하기 때문에 보수가 매우 쌉니다. (역자 주: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케인 총수의 차원이 다른 4차원 농담을 읽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