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에서 주목 받고 있는 토종 국산 MMORPG가 있습니다. 조이맥스가 개발한 <실크로드 온라인>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솔직히 말해 이 게임 국내에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미와 유럽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평균 동시접속자수는 이미 6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 게임 하나만으로 올해 180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기 때문이죠. 인기를 반증이라도 하듯 이미 미국 인터넷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선 <실크로드 온라인>의 무기 하나가 200만원 선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했었는데,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질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호기심도 있고 독자분들이 많이 궁금해하실 거라는 핑계로 가락역 인근에 위치한 조이맥스를 찾아가 전찬웅 대표이사를 만나 보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
TIG> 얼굴이 많이 좋아졌다. 미국에서 게임이 잘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예전에 만났을 때는 게임을 막 런칭할 때여서 많이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요즘은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실크로드 온라인> 글로벌 서버가 생각 이상으로 호응이 좋다 보니 근심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다.(웃음)
TIG> <실크로드 온라인>의 글로벌 서버 성과가 궁금하다.
현재 글로벌 서버 평균 동시접속자는 5만 5,000명에서 6만명 정도다. 작년 매출이 97억 정도였다. 올해엔 180억 정도가 예상된다. 처음에 순식간에 유저들이 몰린 탓에 잘 대처하질 못했다. 물론 지금은 북미 지사를 설립하고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TIG>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 노하우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든 공식적으로든 문의를 해오고 있다. 그런데 뚜렷하게 ‘어떻게 하라’라고 대답하긴 어렵다. 사실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은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진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TIG>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실크로드 온라인> 이전에는 북미나 유럽 지역에 네트웍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다가 우리가 시장에 들어갈 때에 때마침 인터넷 인프라가 갖추어지던 시기였다. 즉, 블루오션으로서의 조건을 갖춘 시기에 운 좋게 들어간 것이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위메이드가 중국 시장이 열렸을 때 시기적으로 맞을 때 들어가 큰 성공을 거둔 것과 비슷하다. 지금은 북미 시장도 중국과 비슷하게 레드오션이 된 상황이다. 물론 그런 상황속에서도 넥슨에서 서비스중인 <메이플스토리>는 잘되고 있다.
'레전드' 개념을 도입해 국내 시장 공략을 다시금 시작한 <실크로드>.
TIG> 시기적인 부분 외에 다른 성공요인은 무었인가?
예를 들자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2>가 패키지를 팔고 정액제 개념으로 수익을 냈다면, 우리 게임은 철저하게 무료 게임이라는 점을 어필했다. 그리고 과금제 부분도 프리미엄 같은 요소들을 도입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외에 성공 요소론 <실크로드>라는 브랜드 이름에서 오는 친근함 때문인 것 같다. 미국인들의 오리엔탈 문화에 대한 동경 같은 것들을 자극한 것 같다. 게임성도 무시를 못하는 것 같다. 해외 웹진 게임스팟의 리뷰를 보면 우리나라와는 달리 <실크로드>에 대한 평가가 좋다.
TIG> 처음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를 통해 북미에 선보였던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 KIPA의 게임앤닷컴 사이트를 통해 시작했다. 우리 게임이 들어가면서 트래픽이 높아져 전용선을 두 배 정도로 늘린 걸로 기억한다.
TIG> 북미 시장 마케팅은 어떤 식으로 진행했나?
글로벌 서버는 북미와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는 있다. 하지만 들어오는 유저들을 보면 남미도 있고, 다양한 국가에서 많이 들어 온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을 크게 한다는 것은 힘들다. 특히 해외 같은 경우는 마케팅 비용이 비싼 관계로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사실 <실크로드>는 80%가 유저들의 구전 효과를 통해 들어왔다. 마케팅 홍보를 특별히 하지 않았는데도 동시접속자수가 많아 서버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TIG> 북미 지사를 설립하기가 어렵다고 들었다.
자금이나 운영적인 부분들은 전혀 문제가 되질 않는다. 문제는 영어를 잘하고 게임도 잘 알면서 GM 또는 매니저의 역할을 수행할만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GM을 구하기가 쉽다. 하지만 미국에는 GM이라는 직업개념이 없다. 결국 <실크로드> 글로벌서버 유저중에서 우선적으로 6명을 채용해 일을 시작했다.
TIG> 글로벌 서버에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
미국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게임 내 무기가 한국돈 200만 원 선에 팔리고 있다. 이베이측에서 단속을 하고 있는데, 잘되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듣고 있다. 또 이집트의 한 가족이 감사 메일을 보내왔다. 우리 게임으로 먹고 산다고 말이다.(웃음) 참고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은 글로벌 서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IP를 막아 논 상태다.
TIG> <실크로드>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을 때 많이 힘들었던 것으로 안다.
사실 야후(아보카도)와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런칭하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많이 두들겨 맞았다.(웃음) 국내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해외쪽 판매를 통해 회사를 운영해왔다.
주변 사람들은 ‘왜 <실크로드> 유럽편 같은 것을 만드냐’고 했다. 차라리 ‘새로운 게임 하나 더 만들어서 그거 팔아먹는 게 더 좋지 않겠냐’는 소리도 했다. 돈이 바로 될 테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개발자 변동 없이 우직하게 <실크로드>에만 매진했다. 유럽지역에서 게임을 업데이트하고 나니 나름대로 서버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적인 경험이 쌓이게 됐다. 이런 부분들은 고스란히 글로벌 서버에서 안정적인 운영으로 보여 줄 수 있게 되었다.
TIG> 지난 10주년 행사 때 신작에 대한 정보가 살짝 공개됐다. 어떤 류의 게임인가?
<범피크러시>라는 캐주얼 레이싱게임이다. 이번 게임은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에 기반해 준비중이다. 애니메이션, 펜시, 장난감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계획이다. 게임은 다음 달 중으로 어느 정도 공개가 가능할 것 같다.
TIG> 국내외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실크로드 온라인2>에 대한 정보일 것 같다. 게임이 개발된다면 그 시기와 컨셉은 어떻게 되는가.
<실크로드> 글로벌 서버의 유저 DB를 근간으로 분석하면 이미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우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앞으로 3년 정도면 하향 곡선 그릴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에 <실크로드 온라인2>를 개발할려고 한다.
<실크로드>는 2002년도에 선보인 게임이다. 이후 파악된 엔진에 대한 문제점이나 보완점 등을 업데이트해서 <실크로드 온라인2>를 선보일 생각이다. 2편은 2008년에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다. 아마 게임은 2009년 정도에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불어일으킨 <세컨드 라이프>.
TIG> 전작과 마찬가지로 MMORPG인가?
음.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처럼 <실크로드>도 브랜드화해 나갈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MMORPG의 형태를 지니겠지만, 최근 북미나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식이 될 것 같다. 게임의 기본 월드를 만드는 것은 조이맥스지만 유저들이 상점 등 여러 가지를 추가할 수 있도록 자유도를 높일 생각이다.
TIG>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일단 관계자들에게 개발사라는 점과 글로벌 유통망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퍼블리셔였다면 특정 인기게임의 계약이 완료될 경우 매출이 줄어드는 등의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기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직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과 자스닥을 알아 보고 있다. 작년에 97억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만 45억이다. 올해는 180억 정도 달성할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해 창투사와 이야기를 진행중에 있으며, 빠르면 내년이 가시화될 것 같다.
TIG> 마지막으로 앞으로 조이맥스의 나갈 방향이 궁금하다.
우리는 개발사다. 개발에 전념할 것이다. 우리가 원했던 글로벌 유통망도 갖추었다. 이제는 우리가 개발한 게임을 시작으로 다른 개발사의 게임도 해외로 서비스할 생각이다. 글로벌포탈 개념으로 접근해 유트브처럼 말이다.
우리의 장점은 믿을 수 있는 해외파트너가 있다는 것이다. 파트너사를 잘못 택해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직하게 게임을 만들어서 해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인정 받는 개발사가 되는 것. 그게 조이맥스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