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게임은 ‘블록’을 주제로 한 캐주얼 게임 <큐로큐로>다. 그래, 기자도 안다. 솔직히 말해 이 게임은 딱 보기에도 코흘리개 아이들이 할 법한 가벼워 보이는 게임이라는 것을. 취재 갔다 온 기자 역시 처음엔 단순히 애들용 게임인줄 알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비즈피오콤의 허두범 대표를 만나 보니 게임이 빨리 해보고 싶어졌다. 아니 정확히는 딸 아이가 크면 꼭 이 게임 하라고 권해주고 싶었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궁금한 이들은 지금부터 딸 가진 아빠들의 게임 수다를 들어보시라. /디스이즈게임
TIG> 게임을 보니 원화부터가 초등학생용 게임 같다.
뭐 비슷하다. <큐로큐로>는 초등학생도 중요하지만 더 어린 친구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만 즐기는 ‘초딩용’ 게임은 아니다.(웃음) 큐빅을 활용한 부분 때문에 젊은 유저들도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 재미 있게 플레이 했었다.
TIG>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의 아이들도 게임을 많이 하나?
나이 어린 아이들은 쥬니버나 꾸러기에서 많이 논다. 우리 딸도 플래시게임에 빠져 살고 있다. 그렇게 플래시게임을 하다 다음 게임으로 넘어갈 때엔 보통 캐주얼 온라인게임을 선택한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캐주얼 온라인게임은 아무리 낮아야 초등학생 4학년 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 사이 단계엔 넥슨의 <비엔비>만이 있을 뿐이다.
바탕 화면용으로 제작된 <큐로큐로>의 원화 이미지.
TIG> 그러면 <큐로큐로>는 <비엔비>를 대체할 게임이라는 말인가?
솔직히 대체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다.(웃음) <비엔비>가 가장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비엔비>가 한 단계 더 진화하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에서 개발된 게임이 <큐로큐로>다. <큐로큐로>는 최대한 직관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슈팅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으며, 상황에 따른 시점 전환 등으로 때로는 FPS가 될 수도 있고 횡스크롤 게임이 될 수도 있다.
TIG> 시점이 바뀐다는 점이 오히려 게임을 어렵게 만들지는 않나?
FPS 시점이라고 해서 어른들이 즐기는 FPS게임처럼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레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에 특정 무기를 사용할 경우 시점이 살짝 전환됨을 말한다. <큐로큐로>가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것은 큐빅을 통한 놀이다.
다양한 퍼즐을 시작으로 나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큐빅들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굳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을 생각이다.
TIG> 게임이 혹시 애들 지능을 개발한다거나 똑똑하게 만드는 그런 것도 들어있나?
처음엔 그 부분도 생각 했었다. 하지만 개발진들끼리 아이디어를 공유하다 보니 교육적인 느낌이 너무 강조되면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게임으로서의 포지셔닝에 집중했다.
TIG> 사실 <큐로큐로>를 모르는 유저들이 많다.
게임이 전반적으로 아이들용 게임처럼 보이는 이유도 있지만, 타깃화된 층에게만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일 것이다. 곧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 돌입한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테스트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곤 싶은데, 일단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아 안정성 위주로 테스트를 진행할 것 같다.
TIG> 문득 든 생각인데 허대표의 개인 경력이 궁금하다.
원래 광고대행사 일을 했었다. 그리고 게임 개발은 넥슨의 <바람의 나라>부터다. 정확히 말하자면 게임 안에 내리는 눈의 도트를 찍으면서 시작했다. 넥슨에 있으면서 많은 걸 배웠던 것 같다. 이후 <어둠의전설>에서 또 열심히 점 찍었다.(웃음) 그 다음에는 주로 아트디렉팅을 맡았다. 넥슨을 나와서는 1년 동안 윈디소프트에 있으면서 <버즈펠로우> 개발 진행을 맡았다.
현재의 <큐로큐로>는 TPS의 개념이 많이 적용된 캐주얼 온라인게임이다.
TIG> 넥슨에서 주로 점을 찍었다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왜 점을 찍었나?
사실 광고대행사 일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비엔비>를 접할 수 있었다. 이전부터 통신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기에 게임을 상품화시켰을 때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해 무식하게 접근했던 결과다.(웃음)
TIG>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총 개발인력이 몇 명이나 되나?
현재 30명 정도다. 개인적으로 개발은 유저보다 6개월을 앞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큐로큐로>도 이제 막 슈팅 모드를 끝낸 상태다. 하지만 다양한 게임 모드를 집어 넣어야 한다는 점에서 30명도 많은 건 아니다. 퍼블리셔인 프리챌측도 좋은 의견들을 끊임없이 제공해 오기에 이를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선 필요불가결한 인력 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TIG> 30명이면 직원들 월급주기 빠듯하지 않나…?
솔직히 힘들다.(웃음) 그래도 집에 가면 가족이 있듯이 회사에선 이 친구들이 내 가족들이다. 처음 10명으로 시작해 밤낮 없이 작업을 하다 보니 다들 몸이 많이 상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그 10명으로 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최대한 내 식구들이 즐겁게 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유 아닌 여유를 부리는 중이다.
<큐로큐로>는 사운드를 직접 만들고 있다. 외주가 아니다.
TIG> 게임에 대한 딸의 평가는?
아직 평가 내릴 나이가 아니다. 단 게임을 시켜보니 쉬지 않고 큐빅을 열심히 깨더라. 큐빅이 연쇄반응하는게 즐거운 것 같았다. 이 때 하나 알게 된 사실은 우리들은 게임을 조금 더 어렵게 만들려고 하는데, 아이들은 조금 더 쉽게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열심히 조율중이기도 하다. 딸 아이의 개인적인 평가는 앞으로 몇 년 뒤에 진지하게 받아 볼 생각이다.(웃음)
TIG> 아이들의 놀이문화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그렇다. 우리는 이미 어른이라는 점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미 정해져 있다. 그리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놀이의 규칙은 어른들의 재미와는 또 다르다.
누나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거기에 PC가 5대 정도 설치되어 있는데, <큐로큐로> 프로토타입을 깔아 놓아 본 적이 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정해진 시간 내에 맵에서 블록을 가지고 노는 거였다.
아이들은 게임을 조금 해보더니 정해진 시간 내에 블록을 누가 많이 파괴하나 정해서 놀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시간 내에 더 많이 파괴할 수 있을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말이다.
결국 우리가 만든 일률적인 게임을 플레이하기 보다는 아이들이 원하는 스타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진정한 놀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TIG> 그렇다면 게임은 아이들에겐 최대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거리’들을 마련해 주는 일이 가장 좋다는 말인가?
뭐, 비슷하다. 물론 게임이다 보니 어느 정도 어른들이 정해 놓은 룰을 강요하게 되겠지만, 최대한 많은 놀이거리를 일단 만들어 주고 시작하고 싶다.
TIG> 기자도 딸이 있다. 허 대표의 취지나 목표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근데… 돈이 될까?
(웃음) 솔직한 지적 고맙다. 예전에 조사한 바로는 한 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수가 대략 8만 명 정도였다. 물론 우리 게임이 처음부터 8만 명이 접속하는 큰 게임이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플래시게임을 즐기다가 온라인게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큐로큐로>가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돈은 솔직히 많이 벌고 싶다. 하지만 굳이 아이들에게서만 돈을 벌라는 법은 없다. 최근 일본도 게임내 PPL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한국도 그리 될 것이라 믿는다. 수익적인 요소는 생각해내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아이들이 재미나게 즐기고 부모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우선 만들고 난 후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
TIG> 끝으로 오픈 베타테스트는 언제쯤 시작하나?
내부 목표는 오는 여름방학이다. 이번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끝으로 오픈 베타테스트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물론 테스트에 큰 문제가 없어야 된다는 전제가 붙지만 말이다.
여름 방학 오픈베타를 목표로 하는 <큐로큐로> 개발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