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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턴방식 RPG, 아틀란티카(군주2)

엔도어즈 김태곤 이사가 '아틀란티카'를 만든 이유

이성진(환세르) 2007-06-08 19:10:26

 

엔도어즈의 김태곤 이사. 그도 이제는 국내 게임사를 대변하는 개발 경력 15년차의 노장이다. <임진록>을 시작으로 <거상> <군주> <타임앤테일즈> 등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가 만든 게임들은 공통된 코드가 있었다. ‘교육’ ‘시뮬레이션’ ‘역사’가 골고루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실 김태곤 이사만큼 뚜렷한 게임관을 갖고 개발을 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의 게임 중 몇 개는 작품이라고 부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뮬레이션’과 ‘역사’라는 테마를 고집스럽게 끌고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김태곤 이사의 게임철학은 흔들리지 않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올 여름을 목표로 개발중인 <아틀란티카> 역시 앞서 선보였던 게임들의 발전형이라고 한다. 그가 오랜 시간 준비한 게임 <아틀란티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나머지 <군주 스페셜> 시연회에서 만난 김태곤 이사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눠봤다. /디스이즈게임


<군주 스페셜> 매체시연회 행사가 끝난 이후에 진행된 인터뷰라서 그런지 자리에 앉아 있는 김태곤 이사는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눈빛만은 살아 있었다.

 

물어보고 싶은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현재 대외적으로 알려진 신작 <아틀란티카> <군주2>에 대한 것. <아틀란티카>를 물어보기에 앞서 확인 차원에서 간단히 <군주2>에 대해 물어보자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실망시켜서 죄송한데요. 사실 <군주2>로 개발되던 프로젝트가 지금의 <아틀란티카>랍니다.(웃음) <아틀란티카>는 아시다시피 3D 그래픽으로 만들고 있어요. <군주>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전투적인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서죠.

 

물론 기본적으론 <군주>의 장점을 흡수했어요. 특히 <군주>의 핵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경제에 대해서도 주식이니 머니 하는 것들은 잘 모르겠다라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아틀란티카>에서는 턴 방식으로 다시 돌아왔다. 김태곤 이사는 여전히 국내 유저들이 MMORPG라고 하면 전투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방식이 전부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단계라고 보고 있었다. 당연히 턴 방식 전투는 접해 보지도 못한 사람들도 많다고 말이다.

 

그 역시 <아틀란티카>를 개발하면서 턴 방식의 전투 시스템을 도입할지 말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따랐다고 한다실시간 전투 방식에 익숙한 국내 유저들에게 턴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투 스타일이 과연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다. 그가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신뢰할 수 있는 중국과 일본 게임 업체에 플레이영상을 선보였어요. 일본과 중국은 턴 방식 게임이 온라인으로는 한국보다 먼저 성공했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이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아틀란티카>가 턴 방식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실시간처럼 느껴지는 새로운 형태의 전투 방식이라 그들에게는 무척 신선했나 봐요.(웃음) 영상을 본 관계자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그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하기로 결정했죠.

 

그렇다면 왜 게임명을 <군주2>에서 <아틀란티카>로 변경하게 된 것일까?

 

국내 사업팀도 그렇고 게임을 본 해외 관계자들의 하나 같은 조언이 이런 방식과 스타일은 유저들에게 통할 것이다. 다만 <군주> 후속작이라고는 제발 하지 말라였어요.(웃음) 이유를 물어보니 기존 <군주>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라네요. 분명 시스템적인 면은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게임만을 놓고 보면 <아틀란티카>는 접근 자체의 느낌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김태곤 이사의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틀란티카>를 하루빨리 플레이 해보고 싶을 것이다. <아틀란티카>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시점이 올해 4월이었다. 보통 큰 규모의 MMORPG들은 개발 소식이 알려지고 난 다음 몇 차례의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못해도 1년 정도가 지나야 직접 플레이를 해볼 수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아틀란티카>의 오픈 베타테스트 시점 역시 빨라야 올해 말쯤 되는 것일까?

 

사실 <아틸란티카>는 작년 겨울에 기본 틀이 다 완성되었어요. 작년 말부터 내부적으로 서버를 오픈해 놓고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면서 업데이트 및 패치를 진행하고 있죠. 개발진은 지금이 바로 오픈 베타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고요. 이유요? 간단해요. 클로즈 베타테스트 때 오픈베타 수준의 퀄리티를 선보이고 싶기 때문이죠.(웃음) 엄청난 수의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유저들에게 작은 실수 하나로 게임을 제대로 파악할 시간조차 주지 못해 떠나 보낼 순 없잖아요.

 

그의 말을 종합해 보면, 예전과 같은 개발 환경이었다면 두 달 전에 <아틀란티카>를 오픈하고도 남았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날짜를 정할 경우 개발자들이 타협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곧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아틀란티카>를 개발하는 지금도 최대한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혹시 비슷한 유형의 게임이 나온다고 했을 때 그들과 승부를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이미 완성을 했다고도 볼 수 있는 <아틀란티카>는 어떤 모습일까?

 

“<아틀란티카>에서는 특정 국가를 벗어나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하게 됩니다.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 동남 아시아, 유럽 등에서 유저들은 활동하게 되고 이러한 국가들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아틀란티카>로 향한다는 컨셉이에요.

 

전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각 나라의 도시들인 베이징이나 바그다드 등도 그들의 문화에 맞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도시를 유저들은 길드를 결성해 점령하고 경영하게 되는거죠. 기존게임들과 차이가 있다면 경영 시뮬레이션 요소가 더욱 강화되어 도시에 거주하는 NPC 주민들을 늘려야 하는 식의 요소들이 도입되는 것입니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로 깊게 들어가자 김태곤 이사의 설명에도 탄력이 붙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유저들은 최고 레벨 이후에 아틀란티카 대륙으로 입장하게 된다고 한다.

 

긴 여정 끝에 도달하게 되는 그 곳에선 또 다른 비밀의 장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그런 모험을 하는 동안 유저들은 <아틀란티카>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전투는 크게 아군과 적으로 나눠서 생각했을 때 최대 3:3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용병들을 포함해 한 유저가 컨트롤하게 되는 캐릭터는 9개로, 유저가 3:3이 되었을 때 27:27이 되는거죠.

 

턴제를 온라인으로 진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바로 다른 유저가 행동을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틀란티카>는 유효 시간 30초라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아틀란티카>에서는 공격제한 시간이 각각 30초가 제공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은 많은 공격을 할 수 있는데, 상대편으로 공이 넘어 갔을 때는 30초만 기다리면 된다.

 

이렇게 독특한 형식의 전투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이유는 바로 편안한 컨트롤로 거부감 없이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기게 배려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턴방식의 전략적인 전투를 지향하는 이유는 전략시뮬레이션의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서였어요. 이렇게 하니 PvP가 재미 있어지더군요.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그 날의 컨디션이나 컨트롤 실력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면, <아틀란티카>의 경우 다양한 용병 조합으로 마치 유저가 농구 감독처럼 다양한 조합을 통해 게임을 펼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전투를 시작하면서 어떤 용병을 사용할 것인가?’ ‘어떤 마법을 사용할까?’ ‘누가 먼저 공격할까?’ 등 이런 요소들만을 고민하면 되는 셈입니다.

 

<아틀란티카>가진 이런 독특한 시스템 덕분에 레벨 차이가 나더라도 캐주얼 게임처럼 전투 그 자체가 즐거워 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실제 게임 내에는 캐주얼게임에서 대기방을 거쳐 방에 입장해 게임을 즐기듯이 스포츠 형태의 무술대회를 주기적으로 열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용병이 주된 키워드가 될 것인데, 혹시 용병에 수명이 있지는 않을까? 흥미로운 설명이 이어졌다.

 

맞아요. 용병들은 수명이 존재합니다.(웃음기본적으로 캐릭터를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육성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아틀란티카>만의 육성 시뮬레이션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에선 항상 누구를 고용하고 적극적으로 키울거냐라는 문제를 끊임없이 게이머에게 제공하잖아요. <아틀란티카>에서는 다양한 용병들 중에서 자신이 육성할 용병을 선택하는 부분에서 시작됩니다.

 

게임 내에 시간이 존재하기에 영원한 것은 없어요. 결국 용병들끼리 결혼도 하게 되고 태어난 용병을 교육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도시로 유학을 보낼 수도 있죠. 그렇게 되면 결혼한 용병들이 지녔던 특정 능력치와 유학을 통해 얻게 되는 경험 등을 토대로 또 새로운 용병이 태어나게 되는거죠.(웃음)”

 

<아틀란티카>에서는 유학, 결혼과 같은 육성 요소까지 포함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혹시나 싶어 또 다른 흥미로운 요소에 대해 말해달라고 재촉했다.

 

앞서 길드가 도시를 경영하게 된다고 했는데요, 도시를 장악한 길드는 도시에서 세금을 많이 걷기 위해서라도 주민들을 유치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는 <심시티>의 요소를 참조했어요.

 

예를 들어 런던을 차지한 길드원들이 치안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주민들이 강도를 당하게 되는 식의 이벤트가 일어납니다. 그러면 주민들은 떠나게 되는데이런 주민들을 유저들은 필드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어요. 그들에게 말을 걸어 보면 그들은 이러이러한 이유로 인해 그 마을을 떠났고 지금 그와는 다른 더 좋은 도시로 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걸어가죠.

 

그렇다면 그 주민을 다시금 런던으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YES이고 더 넓게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런 NPC들에게 말을 걸어 우리 도시로 오라고 설득 시킬 수도 있죠. 그리고 어떤 NPC는 역으로 유저에게 제안을 하거나 아이템을 팔게 될 수도 있어요. <아틀란티카>에서는 유저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NPC들에게 영향을 주게 되고, 게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는 존재의 의미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게임이 어느 정도 완성 되었다면, 당연히 유료화 방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결정이 되었을 것 같았다. 게다가 그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서 이미 어느 정도 서비스 방향에 대해서도 확정된 느낌을 읽을 수 있었다. 서비스 전이긴 하지만 유료화에 대해 물었다.

 

제가 그 동안 만든 게임을 보면 모두 부분유료화였죠.(웃음) 저는 다수의 유저들이 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서 튜토리얼 모드도 특히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고요. <아틀란티카>도 일단 부분유료화로 갈 계획이에요.

 

이유요? 게임이 생소한 유저들도 일단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고 싶거든요. 그리고 세계적으로 수많은 게임들이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부분유료화로만 게임 선보이다가 다시 정액제로 간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맞지 않죠.(웃음)”

 

이어서 직접 서비스를 할 것인지, 아니면 어떤 퍼블리셔를 선택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퍼블리셔를 미리 정하는 것도 사실 앞서 이야기했던 완성도를 떨어지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퍼블리셔가 정해지는 순간 D-DAY도 함께 정해져 버리죠. 그렇게 되면 결국 또 타협을 하게 되는데일단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고 판단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의 명쾌한 대답을 적고 있을 때 쯤 인사를 나눠야 할 시점이 되었다. 끝으로 왜 항상 RPG만 고집하는지, 그리고 <아틀란티카>를 어떤 유저들에게 권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일단 제가 캐주얼 게임을 잘 만들지 못해요.(웃음) 반사 신경을 이용하거나 빠른 손놀림이 필요한 게임은 몸이 둔해서 그런지 잘 못 하거든요. 느긋하게 할 수 있는 게임이 좋다 보니 요즘 게임들 접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결국 저 같이 머리 써서 게임하기 좋아하는 성인들은 온라인게임에서 소외되기 쉬운 세상입니다. <아틀란티카>는 손가락이 느린 유저에게 권하고 싶은 게임입니다.(웃음)

 

실제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나이 든 성인 분들의 호응이 더 좋습니다. 왜 닌텐도DS가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층을 게임 시장으로 끌어 들였다고 하잖아요. 저도 <아틀란티카>를 통해 게임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막상 해 볼 엄두를 내지 못했었던 성인들을 게임 시장으로 끌어 들이고 싶어요. 문화가 다양하듯이젠 게임도 다양해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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