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빵' 서비스는 '좌석버스'
“<스페셜포스>의 건빵서비스는 일종의 좌석버스 개념입니다.” 네오위즈 박택곤 사업부장의 말이다.
“일반버스만 다니던 시절에 좌석버스가 나타났을 때, 다들 좌석버스 때문에 일반버스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일반버스는 건재합니다. 저희 스페셜포스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좌석버스와 같은 개념이죠.”
“하지만 좌석버스에만 매달리겠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일반버스에 저희의 역량을 여전히 집중할겁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해서 다른 PC방과 차이를 두는 일은 없습니다. 지금의 <스페셜포스>를 있게 한 것은 PC방의 힘이었으니까요”
돈 벌기 위한 '유료화' 아니다
PC방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결코 유료화의 개념이 아니라는 말이다.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서비스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이번 ‘건빵’의 핵심이다. 다만 좀더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고 싶은 PC방에겐 특별한 혜택을 준다. 그 뭔가 특별한 혜택이 바로 랭킹서비스다. 랭킹서비스의 개념은 프로야구와도 비슷하다.
하나의 스포츠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프로구단만 있어서는 안된다. 동네야구도 필요하고 아마추어팀도 있어야 한다. ‘건빵’은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진 서비스다.
건빵에 가입한 PC방에서 <스페셜포스>를 하는 유저들의 승패는 랭킹시스템을 통해 자연스럽게 축적된다. 유저들은 우리동네, 우리지역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실력이 출중한 유저는 ‘e스포츠 공식 커리어매치’를 통해 준프로게이머 형식으로 발탁되고 네오위즈-인터넷PC문화협회가 마련하는 등용문을 통해 프로게이머를 배출하게 된다. 이미 몇몇 기업들과 프로게임구단 설립에 대한 얘기도 진행중이다.
현재 <스페셜포스>의 PC방 유저비율은 전체의 70%. 네오위즈는 이처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PC방에 등을 돌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다만 랭킹시스템 구축에 투입한 자금과 인원 때문에 ‘건빵’ 서비스에 일정 수준의 비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박택곤 부장의 말이다.
"인문협에 힘 실어줄 것"
이번 ‘건빵’ 서비스는 인터넷PC문화협회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네오위즈는 인문협 산하 PC방에 대해 4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2만 1,000여개 PC방 중 절반 가량을 회원사로 확보하고 있는 인문협에게는 회원사에 대한 확실한 혜택을 통해 기존 회원사에 대한 결속력을 다지고 신규 회원사를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PC방들이 여전히 많다. 심지어 인문협 회원사들 중 일부도 “네오위즈와 인문협 집행부 사이에 어떠한 커넥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결국 프리미엄 서비스를 전면 유료화로 진행하기 위한 수순 정도로 보는 곳도 있다.
이에 대해 박택곤 부장은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모델은 게임회사, PC방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건빵 서비스는 게임업체와 PC방이 상생의 길을 찾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PC방과 업계가 서로 불신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더 이상 업계-PC방의 협력모델은 만들어지지 않을 겁니다. 지금의 PC방이 없었다면 온라인게임 대중화가 없었겠지만 온라인게임 회사들이 위축된다면 PC방의 발전도 그만큼 더뎌질 테니까요.”
PC방과의 협력모델 새로 만든다
PC방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했던 사례들을 볼 때 가장 많은 회원을 유치했을 때가 전체 가맹점의 절반 정도였다. 네오위즈도 ‘건빵’ 서비스를 가입하는 회원사가 절반 이상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절반은 일반버스, 절반은 좌석버스를 운영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타크래프트>로 대변되는 e스포츠 시장에서 순수 국산기술로 만들어진 게임 <스페셜포스>가 대중적인 지지를 얻을 지 벌써부터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네오위즈가 어떤 방식으로 슬기롭게 PC방과의 협력을 끌어낼지 역시 관심거리다.
한편 네오위즈는 현재 무료체험기간 형식으로 ‘건빵’ 베타서비스를 진행중이다. 빠르면 11월 둘째주부터 PC방을 대상으로 예약가입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