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2005의 기조연설을 맡은 세 사람이 10일
TIG> 빌 로퍼 이사는 기조연설에서 <카트라이더>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던데, 언제부터 이 게임을 알게 됐나? 실제 미국 개발자들 사이에서 이 게임이 화제가 되고 있는가?
로퍼> 미국에서는 굉장히 다른 모델, 특히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재미있고, 간단한 캐주얼 게임인데 아이템을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미국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굉장히 놀라워하고 있다.
코스터> <카트라이더>는 못해봤고 <팡야>를 즐긴다. MMORPG에 관해서는 7~8년 전부터 이야기가 많았는데 캐주얼 게임에 관한 이야기는 몇 년 안 된다. 아주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TIG> 기조연설에서 현금거래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로퍼> 미국에서도 논란이 많다. 게임성을 훼손한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시간과 돈을 투자한 유저가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SOE의 아이템 현금거래 허용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한다. 유저들의 거래에 ‘안정성’을 확보해줬기 때문이다.
코스터> 법적인 문제가 있었다. 아이템 거래가 인정될 경우, 게임사가 은행이 되는 셈이니까. 보험도 들어야 하고. 그런 문제 때문에 주저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전에 SOE의 고객관리 예산의 40%가 현거래에 관한 각종 불만에 대응하는데 사용됐다. (현금거래 인정 이후 커스터머 서비스를 더 잘하게 됐다는 긍정적 의미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같네요.)
TIG> 지스타는 봤나? 앞으로 게임쇼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이와 관련해서는 얼마 전 디스이즈게임에 나왔던 허접한 글, ‘도쿄게임쇼, 5년 안에 망한다’를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코스터> 컨퍼런스에만 있느라고 게임쇼는 못 봤다. ^^;; 게임쇼는 ▲ 트레이드쇼(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쇼) ▲ 컨슈머쇼(유저들을 위한 쇼) ▲ 개발자를 위한 것, 이렇게 세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다. E3는 트레이드쇼에 가까운데, 앞으로는 컨슈머쇼가 더 발달할 것으로 본다. 블리즈콘도 그렇고, 예전에 <울티마 온라인>도 그런 쇼를 했었고. IGN이나 게임스파이 같은 곳에서도 유저 대상의 쇼를 기획하고 있고…. 개발자를 위한 컨퍼런스에서 게임계가 아닌 다른 영역, 이를테면 만화나 영화 쪽 사람들이 와서 함께 배웠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로퍼> 자세히는 못 봤다. 첫인상은 판타스틱했다. 라이프찌히에서 열린 게임쇼를 갔는데 개발자 컨퍼런스를 유저들이 게임 구경하는 곳에서 했다. 그런 형태가 괜찮은 것 같다.
지스타는 컨슈머쇼와 트레이드쇼를 결합한 것인데, KGC를 함께 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더 볼거리를 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게임 자체가 대형화하면서 자기 회사 제품을 특화한 이벤트들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그러므로, KGC 같은 요소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좀더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TIG> 게이머는 ‘돈키호테’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 같다. 게이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될까?
로퍼> 게이머라는 어둡고 칙칙한 곳에서 게임만 몰두하는 요상한 놈이라는 인상을 준다. 실제 나도 그랬었고. ^^ 하지만 유명한 사람들이 자기가 게임을 좋아한다고 ‘커밍아웃’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빈 윌리엄스는 <디아블로> 마니아고, 커트 실링은 <에버퀘스트>, 벤 애플렉은 <스타크래프트>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이런 게 도움이 됐다.
코스터>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마 일부만 컴퓨터를 가졌던 세대의 사람들이지만, 요즘은 모두가 컴퓨터와 콘솔을 가지고 있다. 올드 세대가 다 죽고 나면 모두가 게임을 했던 세대이므로 게임이 결국 대세가 된다. 기다리면 된다.
TIG> 당신들은 게임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신이다. 게임에 목숨을 걸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코스터> 이틀 전에 왔는데 이 질문 정말 많이 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디자이너는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고, 호기심이 많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단순한 게임제작 엔지니어링 말고도 대중문화에 대해 알아야 하고, 과학, 문화, 수학이든 관심 있는 것을 다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로퍼> 미국에서도 많이 듣는 질문이다. 게임 제작은 실제 생활과 굉장히 연결돼 있다. 여행 많이 가고, 음악 많이 듣고, 영화 많이 봐라. 경험이 다 게임과 연결돼 있다. 영화감독 되고 싶으면 작은 카메라 들고 찍으러 다닌다. 작가가 되고 싶으면 글 바로 쓰지 않느냐. 게임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게임제작 툴들도 많아서 만들기 어렵지 않다. 친구랑 같이 작은 보드게임이라도 만들어 봐라. 바로 시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