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핀>은 외부 퍼블리셔를 통하지 않고, 스튜디오 두달이 자체적으로 셀프 퍼블리싱한 게임이다. 스팀으로 출시했고, Xbox 게임 패스로도 동시 출시가 예정되어 있었다. 당연하지만 Xbox 콘솔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선 별도의 이식 작업, 포팅이 필요하다. 이 포팅 작업도 외부 업체를 통해 진행할 수 있었지만, 우린 이 역시 내부에서 셀프로 진행했다.
이전 회차에서 <라핀>의 게임 기획과 개발 과정에서의 내적인 포스트모템을 진행했다면, 이번엔 게임 정식 출시까지의 마케팅, 홍보와 관련된 외적인 포스트모템을 진행해보려 한다. 특히 <라핀>을 왜 셀프 퍼블리싱하게 되었는지, 출시와 관련해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이 글이 PC게임 출시라는 참 즐겁고도 어려운 길을 걸어가는 초기 인디 팀들에게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고=스튜디오 두달 김민정 공동대표, 편집=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TIG룩백 스튜디오 두달 포스트모템 5부작]
① 두 달의 프로젝트가 5년의 여정이 되기까지 (바로가기)
② 바꾸고 고치고 또 변경하고...'라핀'의 원동력은 각별함이었다 (바로가기)
③ 동료애가 주제인 게임에서 동료를 하나씩 없애버릴까 고민한 이유 (바로가기)
④ 첫 게임을 셀프 퍼블리싱한 이유 그리고 체득한 교훈들 (현재 기사)
⑤ (주간 연재 중)
모바일게임의 BM(Business Model)에 비해 스팀으로 출시하는 PC 인디게임의 BM은 상대적으로 투박하게 느껴진다. 이른바 프리미엄 BM이라 불리는, 다운로드 전 선불로 한 번 결제하는 '패키지 판매'가 사실상 PC게임 BM의 전부다. 좀 더 부수적으로는 사운드트랙 DLC를 출시하거나, 후속편이나 아트북 등의 DLC 판매가 전부라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인지 PC게임의 마케팅은 모바일게임보다 훨씬 니치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주변 인디게임 개발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모바일게임이 DAU(일일 활성 유저)를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선 여러 구체적인 사례와 방법론이 많지만, PC게임은 그 전략 자체도 다분히 운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인상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처럼 UA 마케팅(유저 타깃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PC게임에선 효율이 낮아 해당 마케팅을 시도하는 개발사도 적다. 모바일처럼 바로 광고 시청 후 URL을 클릭해 다운로드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 보니, 광고 캠페인의 CPI(설치 당 소요된 비용)을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마케팅 결과의 추적이 쉽지 않은 구조라서, PC게임의 마케팅을 셀프로 준비한다는 것은 참 막막하게 느껴지곤 한다.
<라핀> 출시 전 여러 국내외 퍼블리셔들과 퍼블리싱 관련 미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 회사는 <라핀>의 퍼블리싱 협업에 굉장히 소극적이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첫 게임을 셀프 퍼블리싱하여 우리 개발사가 어느 정도 성과를 구체적으로 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그 확인이 있어야, 차후 작품의 외부 퍼블리싱 계약을 하게 되었을 때, 우리가 개발사 입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니즈가 확실해진다고 생각했다. 특히, 우리가 셀프 퍼블리싱했을 때 이 정도 성과를 내었으니, 퍼블리셔와 협업한다면 이 정도의 성과는 달성해야겠다는 명확한 판단 기준이 생길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전략적으로 <라핀>을 셀프 퍼블리싱하기로 결심했다. 셀프 퍼블리싱을 통해 당장의 마케팅이 부족하더라도, 그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 생각했다. 현 시점에서 판단해보아도, 첫 작품 <라핀>을 셀프 퍼블리싱한 것은 그러한 사고의 과정이 있었기에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에 직접 게임을 내어 놓는 경험을 하며 나름의 홍보 방향성도 확립할 수 있게 되었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는 스팀 출시 예정작이라면 꼭 참여해야 하는 매우 큰 기회지만, 우리 개발사는 이 행사의 중요성을 크게 알지 못한 채 '그냥' 참여해 버렸다. 2022년의 어느 날, 스팀웍스(스팀 개발자용 사이트)를 둘러보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 참가하기'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설명을 읽어보니 데모 빌드를 올려둘 수 있는 행사 같았고, 큰 생각 없이 참가하기 버튼을 누르고 데모 버전을 등록해두었다. 그리고 짧은 프로모션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해두었다. 그 외의 홍보는 진행하지 않았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의 중요성을 몰랐던 때였다.
어느 날, 위시리스트가 크게 증가하고 스팀 페이지 토론장에도 여러 글들이 올라왔다. 알고 보니 스팀 넥스트 페스트 페이지가 오픈되어 국내외 유저분들이 <라핀> 스토어에 방문해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주신 것이었다.
다만, 큰 준비 없이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여한 탓에, 결과적으로 위시리스트가 많이 증가하긴 했지만, 그것이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었다. 알고 보니 스팀 넥스트 페스트는 스팀에서 게임을 알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중요한 기회 중 하나였다. 이렇게 중요한 행사라면 더 잘 준비했어야 했는데-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했을까?
먼저, 최대한 출시 빌드에 가까워졌을 때,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가하자. 스팀 넥스트 페스트는 게임이 출시 되기 전, 단 한 번밖에 참여하지 못하는 정말 중요한 행사다. <라핀>의 경우 출시 일자를 고려하지 않고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가한 바람에, 결국 행사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야 정식 출시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텀은, 게임에 관심이 있어 찜하기를 눌러 놓았던 유저들도, 출시 때 즈음엔 관심이 없어질 수 있는 시간이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는 매년 정해진 월에 진행된다. 출시 예정일의 몇 달 전에 있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만약 게임이 8월에 출시 예정이라면, 6월에 있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여하는 것이 행사에서의 기대감을 출시까지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개발자 라이브'를 꼭 스팀 넥스트 페스트 기간 중에 진행하면 좋겠다. 처음에 우리 팀이 개발자 라이브를 하지 않은 이유는, 정말 '라이브'여야 한다고 착각했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표현이 라이브일 뿐, 사전에 녹화해두었던 게임 플레이 실황을 반복적으로 송출해도 좋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 기간 동안 라이브를 진행하는 게임은 상단에 별도로 노출되기 때문에, 만약 인기 라이브 게임에 오른다면 순식간에 몇 천 명의 시청자를 확보할 수도 있다. 특히 상점 페이지에서 게임 플레이 실황이 송출되고 있다면, 상점이 좀 더 활기차게 북적거리는 느낌을 주고, 유저들이 게임에 더 관심을 가지게 할 수도 있다.
물론, 상점 페이지에 스크린샷과 영상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스크린샷을 하나하나 넘겨보지 않기 때문에, 상점 페이지에 들어가자마자 게임 실황 영상이 존재한다면 유저들도 게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라핀>은 정식 출시 당시 게임 플레이 실황을 상점 페이지에서 송출했다. 누가 볼까 싶었지만, 피크타임엔 2,000명 가량의 시청자들이 <라핀> 상점 페이지에서 영상을 시청했다. 이러한 스팀 개발자 라이브 기능을 출시 때뿐만 아니라,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여할 때도 진행할 수 있다면, 훨씬 많은 위시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스팀에는 '인기 출시 예정'이라는 탭이 있다. 이 탭에는 스팀의 모든 출시 예정작이 등록되는 것이 아니라, 스팀에서 정한 일정 위시리스트 이상을 충족하는 게임들이, 출시일이 빠른 순에서 위시리스트가 많은 순으로 노출된다. 그리고 출시일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임이 먼저 노출된다.
따라서 일단 '인기 출시 예정' 탭에 속한다면, 게임의 출시 일자가 다가올수록 '인기 출시 예정' 탭의 상위에 노출될 수 있다. 이렇게 '인기 출시 예정' 탭에 노출된다면, 출시 직후 '신규 및 인기 신제품' 탭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진다.
이 '인기 출시 예정'에 위시리스트가 얼마나 쌓여야 노출이 되기 시작하는지 공식적으로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라핀>을 포함한 주변 인디게임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최소한 6,000~7,000 개 이상의 위시리스트가 쌓인 상태에서 출시일이 다가오면 '인기 출시 예정' 탭에 노출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대략적인 수치이며, 같은 날에 출시하는 다른 게임들의 위시리스트 수가 많다면, 더 많은 위시리스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인기 출시 예정' 탭에 노출되는 것은 생각보다 큰 홍보 효과가 있었다. 그동안 위시리스트를 늘리기 위해 여러 국내외 전시회에 참여하고, 개발일지를 쓰는 등의 방법으로 게임을 홍보했지만, <라핀>의 출시가 다가와 이 탭의 최상단에 노출되는 기간 동안, 위시리스트는 2년간 모았던 양의 2배 가량 상승했다. 이는 전시회나 트레일러 공개 등으론 단기간에 달성할 수 없는 큰 수치였다.
즉, 스팀 넥스트 페스트와 스팀 얼리 액세스, 정식 출시 직전이 위시리스트를 늘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인 것이다.
따라서, 인디게임을 스팀에 출시할 때는 꼭 최소한 6,000~7,000개 이상의 위시리스트를 확보해 '인기 출시 예정' 탭에 들어가, 출시 직전 마지막 홍보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보통 출시 후 평균적으로 위시리스트의 약 15% 정도가 실제 구매로 전환되므로, 이 '인기 출시 예정' 탭을 통해 위시리스트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위시리스트의 최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라면, 좀 더 시간을 들여 게임을 홍보해 위시리스트를 쌓은 다음 '인기 출시 예정' 탭에 드는 것을 목표하면 좋겠다.
많은 개발사들이 게임 홍보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것이다. <라핀>은 텀블벅을 통해 상당히 개발 초기에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2020년, 초기 버전 <라핀>의 대외적 성과는 일본 매거진에 '주간 인디' 특집 기사로 소개된 것을 제외하곤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전시회에도 모두 탈락했고 공모전도 마찬가지였다. <라핀>을 홍보하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피드백을 받고 싶은 니즈에 더해, 팀원들의 사기 증진이 필요했다. 그 일환으로 우린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의 게임이 시장에서 반응이 있을지 확인하고, 게임을 유저분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어떤 굿즈들을 만들지 팀원들과 함께 즐겁게 논의하고, 펀딩 페이지를 만들어나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텀블벅을 진행하는 과정 동안 특히 굿즈 제작과 배송 측면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작은 팀일수록 텀블벅 진행 과정은 모든 인원이 함께 진행해야 하는 큰 행사일 것이다.
다행히도 229명의 후원자분들이 <라핀>을 후원해주셨다. 주문해주신 굿즈들을 하나하나 포장하며, <라핀>을 더 열심히 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이때 얻은 확신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개발을 지속하여, 2021년부터 <라핀>은 국내외 전시회에서 많은 유저분들과 만났고, GIGDC 2021 일반부 대상을 포함해 유니티 코리아 어워드 '베스트 그래픽' 등 여러 기쁜 수상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 팀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전혀 없을 때 진행한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이, 팀원들이 사기를 끌어올리고 우리 게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 점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을 일찍 진행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다만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상태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더라면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비주얼 면에서 2020년 텀블벅 진행 이후로 아트 스타일이 변화되어 훨씬 귀엽고 아름다워졌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텀블벅을 '이런 게임이 있다고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했다면, 그것이 급하지 않다면 충분한 준비 끝에 '게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면 좋겠다. 국내 게임 행사를 최소한 한 번이라도 참여한 후,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받아 게임을 개선한 다음에 참여해도 늦지 않고, 그렇게 했을 때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라핀>은 디스코드를 운영하지 않았다. 오로지 인스타그램과 X(트위터) 계정만 운영하고, 모든 소식을 해당 SNS들과 스팀 페이지, 티스토리로만 공유하다 보니 각 플랫폼마다 게임의 유저들이 흩어져 있었다. 특히 'LAPIN'이 프랑스어로 토끼를 뜻하는 고유명사다 보니, 해외 유저들이 SNS에서 게임과 관련된 내용들을 쉽게 검색하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라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쉽게 발견하기가 힘든 환경이었다.
특히 해외에서 '<라핀>에 대한 이야기를 유저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디스코드 개설을 요청하는 의견이 있어 왔지만, 당시 우리의 인원으로는 디스코드 운영에 드는 로드를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SNS나 스팀 토론장, 이메일을 통해 들어온 버그 제보나 요청을 확인하고 관리하기에도 힘이 부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봤을 때, 스팀 넥스트 페스트나 텀블벅 펀딩에 참여한 때부터, 디스코드 운영을 함께 했다면 훨씬 많은 위시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라핀>을 좋아하는 국내외 유저분들이 디스코드에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되었을 것이다.
일본의 스피드런 대회에서 <라핀>을 좋아하는 일본 유저분들이 <라핀>으로 자체적인 스피드런 대회 타임테이블을 구성해 진행한 적이 있다. 이러한 스피드런 대회 커뮤니티도 디스코드에서 함께 통합할 수 있었다면, 훨씬 효율적인 소통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디스코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내는 플레이어분들이 있다면, 게임의 여러 측면들에 대해 좀 더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보완이 필요한 사항들을 체크할 수 있다. 개발일지를 공유하거나, 이벤트 참여 소식을 디스코드를 통해서도 공지하며 플레이어와 소통하고 게임의 코어 팬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주요한 기회라 생각한다.
셀프 퍼블리싱을 진행할 때는 퍼블리셔의 몫을 스스로 하는 만큼, 개발사에서 홍보와 마케팅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이 부분을 꼭 염두해야 한다. 적어도 팀에서 한 명은 홍보,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하고, <라핀>에선 이 부분을 디렉터인 내가 담당했다.
<라핀>은 스팀 뿐만 아니라 Xbox로도 출시했다. 따라서 Xbox 일정에 맞춘 홍보 리소스 제작 또한 필요했다. 얼리 액세스 출시 버전에 맞춰 트레일러를 제작했고, Xbox의 가이드라인에 맞게 트레일러를 수정하여 제출하는 작업이 있었다. 다행히 독립영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어 프리미어를 다룰 수 있었고, 나름의 디테일을 고민하며 트레일러를 자체 제작했다. 예를 들어, 토끼가 점프하는 프레임이 그 다음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게 나름대로 노력했다.
SNS에 출시 전에 축전을 업로드하고, 주기적으로 개발 중인 짧은 영상을 공유했다. #ScreenshotForSaturday라는 해시태그는 해외에선 토요일마다 자신의 인디게임의 작업 현황을 공유할 때 사용된다. 이 해시태그를 달아 최대한 많은 개발자나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발견할 수 있게 노력했다. 그 외에도 #Indiegame이나 #Indiegamedev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게임쇼에서도 최선을 다해 게임을 홍보했다. 유저분들이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스탬프 랠리를 자체적으로 진행했고, 좁은 공간이었지만 한편에 포토존을 만들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출시 전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 배포를 위해 양식에 맞게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스크린샷을 정리해두고, 게임의 타이틀 화면과 트레일러를 정리해 하나의 zip 파일로 만들어두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사 배포를 위해 영어, 일본어로도 번역해두었다. 국내외 컨택 포인트를 리스트업하고, 국내외 게임 행사장에서 받은 명함도 빠짐없이 정리했다.
출시 직후, 게임의 스팀 키를 요청하는 메일들이 쏟아졌다. 특히 유튜버나 스트리머, 큐레이터로 자신을 소개하며 스팀 키를 메일로 요청하는데, 이런 메일을 받고 스팀 키를 줄 필요는 전혀 없다. 실제로 유튜버의 공식 이메일과 영어 철자가 약간 다르거나, 숫자가 다른 식으로 사칭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으며, 스팀 키를 메일로 줄 경우 그 키가 2차 판매 되어버릴 수도 있다.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스팀엔 '스팀 큐레이터' 기능이 있다. 출시 직후엔 이 '스팀 큐레이터'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스팀 큐레이터는 스팀웍스에서 우리 게임의 타깃 유저에 맞는 큐레이터들을 찾아 스팀 키를 보내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스팀 페이지를 통해 키가 전송되므로 안전하고, 이 키가 큐레이터들의 리뷰 이외의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없다. 한 큐레이터에게 주는 키의 숫자와 만료일을 지정할 수도 있고, 사용되지 않는 키가 있다면 회수할 수도 있다.
다만, 한 게임당 유효한 키의 개수가 한정되어 있으니, 이 한정된 키를 어느 큐레이터에게 보낼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우린 메일을 보내주신 큐레이터 중 우리 게임의 방향성과 맞는 큐레이터를 선별해, 스팀 큐레이터 기능을 통해 키를 보냈다. 이렇게 키를 받으신 분들, 혹은 우리 게임을 직접 구매한 큐레이터분들이 남긴 평은 큐레이터 리뷰에 노출된다.
그 밖에도, 매일 인스타그램, X(트위터), 스팀 토론장, 공식 이메일로 들어오는 여러 버그 제보들을 정리해 개발 팀원들에게 전달하고 대응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라핀>은 출시 후에 이 과정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게임엔 언제나 상상치 못한 버그가 존재한다. 모든 버그들을 사전에 100% 대응하면 좋겠지만,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100%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버그의 원인을 최대한 파악하고 플레이어와 빠르게 소통할 수 있게 세이브 파일을 받아 뜯어보거나, 플레이 영상으로 버그의 원인을 유추하기도 했다. 이때, 디스코드를 운영한다면 실시간으로 파일을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기에 더욱 좋을 것 같다.
셀프 퍼블리싱을 진행한다면, 우리 게임을 알릴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우리 개발사밖에 없다. 게임의 후속 대처를 진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점을 다시 한번 염두에 두어 게임의 홍보 플랜을 짜보면 좋겠다.
이렇게 다섯 가지가 <라핀>을 셀프 퍼블리싱한 후 느꼈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스튜디오 두달이 직접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느꼈던 것들을 가감 없이 써보았다. 이 글을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인디 개발사분들이 그동안 열심히 개발해 온, 소중한 게임을 홍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로서 <라핀>의 내·외적 포스트모템은 마무리되었다. 다음 회차에서는 <라핀> 이후 차기작 <솔라테리아>를 제작하기까지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와 스튜디오 두달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