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만사는?] 한국 제 2의 도시이자, 올해로 국내 최고의 게임쇼 지스타를 5회째 유치한 부산. 부산은 게임산업에 있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역이지만, 서울과 떨어진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자주 취재할 수 없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지난달 열린 지스타를 전후로 부산에 있는 다양한 게임업계 사람들을 만나보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름하여 ‘부산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그동안 취재를 진행하며 부산에 위치한 개발사 대표 및 부산게임협회 관계자를 만나 이들의 생각과 비전을 들어보았는데요, 부산에서 게임을 개발하며 느끼는 애로사항과 장점은 무엇일까요?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아무래도 부산에 있는 개발사가 많지 않다 보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퇴사하고 창업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전 직장의 대표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줄 정도입니다.”
부산 개발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 수급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업체가 몰려 있는 게임업계에서 지방 개발사가 확보할 수 있는 인력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다. 부산에서 배출되는 게임 관련 인력도 많지 않고 학생들은 부산에 어떤 개발사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부산 출신인 사람들도 이직 등을 고려해 서울에서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어웨이크 좀비>로 상을 받았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반응이 부산에 모바일 개발사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심지어 부산에서 게임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부산에 어떤 개발사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요.” 로스웨트 금정민 대표의 말이다. 관련기사: 4명의 부산 사나이가 모인 스타트업, 로스웨트
게임 개발사에서 꼭 필요한 3~4년 경력을 가진 인력들이 서울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게임업계에서 3~4년차는 이직하기 가장 좋은 때로 꼽히는데, 이 때 대부분 연봉 및 경력 관리를 위해 서울로 이직한다는 것이 부산 개발사 대표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부산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일이 힘들기만 할까? 아니다. 부산만의 장점도 확실히 있다. 부산 개발사 대표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자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게임, 영상, 영화 관련 업체들이 모여 있는 부산 문화콘텐츠 콤플렉스. 저렴한 가격에 사무실을 임대할 수 있어 10여 개의 게임업체가 입주해 있다.
부산게임협회 김충렬 책임연구원은 “부산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적극적입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는 게임업체들을 위한 사무실 지원 등을 해줄 뿐더러 부산 개발사들의 신작 및 노하우를 공유하는 부산게임콘텐츠포럼을 열 때도 공간 등을 무상으로 빌려줄 정도입니다”며 부산시 차원의 지원이 많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국내 최대의 게임쇼인 지스타가 부산에서 열린다는 점도 부산 개발사들에게는 이득이다. 지스타를 통해 국내외 퍼블리셔들을 만나 투자 및 퍼블리싱을 상담할 수 있고, B2B(Business to Business)에 참가할 때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회사의 부담금 없이 게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지스타 2013 B2B관 네트워크 라운지 전경.
“부산에 있다 보니 퍼블리셔와 만나기 상당히 불편합니다. 하지만 지스타를 통해 평소에 만나 보기 힘든 곳도 만나게 되죠. 지리적인 불리함이 지스타 덕분에 해소되는 느낌이랄까요? B2B 같은 경우 사업 측면에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매직큐브 하상석 대표의 이야기다. 관련기사: 매출 기반 인센티브가 개발 원동력, 매직큐브
지방 개발사만의 끈끈한 관계도 장점이다. 부산에 자리 잡은 게임 개발사가 많지 않다 보니 서로 교류를 갖고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심지어 개발사에서 독립해 나가는 개발자들을 위해 전 개발사 대표가 직접 사무실 등을 알아봐 줄 정도다.
부산 개발사들은 현재 인력 구하기는 힘들지만, 부산 개발사가 대형 개발사로 성장해 자리를 잡으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회사를 꾸려 가고 있다. 올해는 부산 개발사인 트리노드가 <포코팡>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트리노드를 바라보는 부산 개발사들의 시선도 부산 게임업계의 특징을 대변해준다. 질투나 시기보다는 같은 지역 개발사가 성공해서 자신감도 얻고,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