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전선 2: 망명>(이하 <소전 2>)가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주는 인기가 굉장하다. 그 중에서도 한국 시장에서 발생되는 매출 비중이 결코 작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센터타워 게임 IQ 데이터에 따르면, <소전 2>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0만을 돌파했고, 이 중에서 중국 iOS 시장이 34.4%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14.5%의 일본, 14%의 미국, 9.8%의 한국이 그 뒤를 이었다. '다운로드 수'는 해당 국가의 인구수에도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한국의 다운로드 비중이 작다고 볼 수만은 없다.
6천만 달러(약 882억 원)에 달하는 누적 매출에선 다른 양상을 보였다. 25.9%로 일본 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이 발생했고, 한국은 24.1%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 iOS가 18.3%. 미국이 17.2%로 뒤를 이었다.


재밌는 점은, <소전 2>가 중국에선 2023년 12월에 출시됐으나, 글로벌 권역에선 1년 뒤인 2024년 12월에 출시됐다는 것이다. 2023년 12월부터 누적 매출을 모두 집계해도, 서비스 기간 차이가 나는 일본과 한국이 중국 iOS를 누적 매출로 넘어선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글로벌 출시 후 해외 서비스에서 <소전 2>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운로드 당 매출(RPD)은 더욱 흥미롭다. 한국의 다운로드 당 매출은 46달러(약 67,700원)로 일본의 43달러(약 63,200원)을 앞서고 있다. <소전 2>의 다운로드 당 매출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달성한 곳은 한국 시장이었다.

<소전 2>는 2024년 12월 글로벌 출시 후, 한국 시장에서만 약 1,500만 달러(약 22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을 기준으로 하면 턴제 RPG 중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게임이 바로 <소전 2>다.
그 뒤를 잇는 게임들을 보면 이 순위가 얼마나 대단한지 체감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 모바일 턴제 RPG 매출 순위 1위에서 5위까지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소전 2>, <붕괴: 스타레일>, <페이트/그랜드 오더>, <림버스 컴퍼니>, <브라운더스트2>다. 어디까지나 한국 시장의 모바일 턴제 RPG에 한정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붕스>와 <페그오>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점을 보면, <소전 2>의 인기가 피부에 와닿는다.
또한 <소전 2>는 상위 턴제 RPG 중에서 30일 및 60일 리텐션이 가장 높았다. 처음 한 달, 두 달까지의 플레이 경험 및 몰입이 다른 게임에 비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서브컬처 게임에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스토리에 대한 몰입이 핵심 요소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리텐션' 지표는 매우 유의미한 성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논할 때, 마케팅 비용 부담을 빼놓고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유저 유입(UA)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게임사가 많은 상황이다. <소전 2> 또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긴 했으나, 국내 출시 시점인 2024년 12월을 기준으로, 다운로드 수의 60%가 오가닉 채널(자연 유입)을 통해 이루어졌다. 전작인 '소전'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운로드가 많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후속작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센서타워 리뷰 분석에 의하면,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리뷰들에서 자주 언급된 단어는 '캐릭터', '스토리', '소전'이었다고 한다. <소전 2>에서도 주인공인 지휘관을 비롯해 그로자, 수오미, 모신나강 등 기존 <소전>에서 익숙하게 봐온 캐릭터들이, 새로운 스토리를 끌어가는 점이 유저들의 흥미를 끌었다.
이 중에서도 '소전'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리뷰들을 보면 "<소전> 1편부터 따라오길 잘했다"거나 "<소전> 1편을 즐겁게 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등의 반응으로 만족감을 표현한 유저들이 많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전 2> 또한 광고 마케팅에 힘을 썼다. 광고 채널을 통한 다운로드는 약 30%를 차지했는데, 2024년 12월 기준 한국 시장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바일게임 중 두 번째로 높은 광고 점유율을 기록한 게임이기도 하다. 초기 마케팅 캠페인에 집중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같은 2024년 12월, 유튜브 채널의 상위 10개 광고 소재 중엔 <소전 2> 광고 소재가 3개가 포함됐다. 이 중에서 2개의 동영상은 게임 인플루언서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 다른 하나는 고품질의 그래픽 안에서도 역동적인 인게임 전투 장면을 담았다. 결과적으로 게임 플레이 화면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센서타워 오디언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소전 2> 플레이어 중 25~34세의 연령층이 약 4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상위권에 있는 다른 턴제 RPG의 평균인 37%를 훌쩍 넘긴 수치다. 센서타워는 25~34세의 성인 유저층이 인게임 구매에 더 적극적인 경향이 있어, 해당 연령층이 많이 플레이하는 게임이 게임 수익화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