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시된 웹젠의 모바일 MMORPG, <뮤 아크엔젤>은 지금껏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자사를 대표하는 타이틀로 자리매김했다. 해외 반응도 심상치 않다. 올해 5월 동남아시아 서비스를 시작한 <뮤 아크엔젤>은 2주일 만에 필리핀, 태국 구글 스토어 매출 순위 8위,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2일부터 5일간 CBT를 실시한 <뮤 아크엔젤> 후속작, <뮤 아크엔젤2>에 많은 시선이 쏠린 이유다.
짧은 시간 직접 플레이해본 <뮤 아크엔젤2>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자 진행한 테스트였던 만큼 아쉬운 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다수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 한발 빠르게 만나본 <뮤 아크엔젤2>의 첫인상을 정리했다. 살짝 스포하자면, 게임의 핵심 키워드는 '속도'였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CBT를 통해 플레이해본 <뮤 아크엔젤2>는 사냥과 육성이라는 모바일 MMORPG의 기본에 집중한 듯했다. 콘텐츠 대부분이 성장을 위한 요소들로 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복잡한 컨트롤과 많은 시간을 요하는 퀘스트 대신 장르 본연의 재미에 집중한 셈이다.
CBT에서 고를 수 있었던 클래스는 흑기사, 흑마법사, 요정으로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다. 흑기사는 근접전에 능한 클래스로 전방에서 어그로를 끌고 동료를 보호하는 고전적인 딜탱에 가깝다. 흑마법사는 원거리에서 마법으로 적을 처리하는 딜러다. 반면, 요정은 활을 사용하는 원거리 딜러임과 동시에 아군을 지원하는 회복 스킬까지 사용할 수 있는, 공수를 모두 갖춘 독특한 클래스다.
<뮤 아크엔젤2>의 핵심은 '집단 육성 시스템'이다. 한 번에 하나의 캐릭터(클래스)를 육성할 수 있는 타 게임과 달리 <뮤 아크엔젤2>에서는 메인 캐릭터를 포함, 최대 세 명이 동시에 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저가 흑기사를 키우고 있다 해도 흑마법사, 요정을 데리고 다니며 함께 전투를 펼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요정' 클래스로 게임을 시작한 기자는 원거리 광역 딜러 듀오라는 컨셉 아래 첫 번째 동반자로 흑마법사를 택했다. AI가 동료를 컨트롤하는 만큼, 버벅대는 구간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특정 클래스가 가진 약점을 보완할 수 있으며 컨셉을 잡고 전투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MMORPG의 핵심으로 꼽히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뮤 아크엔젤2>에서 캐릭터를 육성하는 데 드는 시간은 굉장히 짧다. 레벨 100을 돌파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정도.
게임 내 준비된 다양한 성장 도우미 시스템도 인상 깊다. 버튼 하나로 성장 과정을 빠르게 스킵할 수 있는 '빠른 전투'는 굳이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장치다. 다수의 몬스터를 만나 대량의 경험치를 먹을 수 있는 경험치 던전의 존재도 성장의 난이도를 낮춰주는 요소다. 덕분에 <뮤 아크엔젤2>의 성장은 굉장히 속도감 있게 다가온다.
빠른 속도는 <뮤 아크엔젤2>의 기본 구조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뮤 아크엔젤2>는 '관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게임 내 필드는 여러 단계의 관문으로 연결되어있으며 특정 갯수의 몬스터를 처리하고 나면 관문 보스에 도전할 수 있다. 이를 클리어할 경우 다음 관문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일반 몬스터 처치->관문 보스 도전->다음 관문 이동의 구조가 쉼 없이 반복된다. 이러한 구조는 유저로 하여금 계속해서 사냥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
<뮤 아크엔젤2>의 속도감은 사냥에서도 느낄 수 있다. 게임은 마치 핵 앤 슬래쉬 장르를 연상케 하듯 몬스터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유저의 캐릭터가 몬스터에 파묻히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그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다만, 필드의 일반 몬스터들은 그리 강하지 않다. 레벨 130을 달성한 뒤 만나는 몬스터들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쓸어 담는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다.
물론, 컨트롤이 필요한 구간도 있다.
초중반 단계 이후 만나는 보스들은 상태 이상 효과를 부여하는 장판 공격을 시전하는 만큼, 누군가에겐 까다롭게 다가올 수 있다. 이를테면 얼음을 날려 공격 속도를 늦추는 보스도 존재하며, 광역 대미지를 넣거나 출혈 또는 독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가하는 적도 등장한다.
따라서 유저들은 보스의 스킬 범위를 파악한 뒤 이를 회피하며 전투를 펼쳐야 한다. 성장이 월등히 잘됐다면 힘으로 찍어누르는 것도 가능하지만, 일정 수준의 컨트롤이 동반되면 더욱 쉽게 클리어할 수 있는 구조다.
CBT 기준 <뮤 아크엔젤2>에는 별도의 회피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정식 버전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스의 스킬 시전 속도가 빠르지 않은 만큼, 쉽게 장판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포인트다. 착실히 관문을 돌파하기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보스를 사냥할 수 있는 레벨 디자인도 유저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다.
게다가 보스를 처치하고 나면 유저는 물론 함께 전투한 동료 캐릭터의 체력도 100%로 회복된다. 보스전이 끝난 뒤 별도의 회복 단계를 거칠 필요 없이 계속해서 관문 돌파와 사냥을 이어갈 수 있는 셈. 그만큼, 보스전에 임하는 유저들의 부담도 덜할 수밖에 없다.
성장과 연결된 '강화' 시스템 역시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구조로 등장한다.
<뮤 아크엔젤2>는 필드, 보스,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보석을 통해 장비를 강화하거나 옵션을 부여할 수 있으며, 단계에 따라 강화 확률이 조금씩 낮아진다. 다만, 한 번 장비를 강화하고 나면 다른 장비를 착용하더라도 그 수치가 그대로 이전된다. 심지어 별도의 재화를 들여 강화 단계를 이전하는 작업도 필요 없다. 해당 '부위'를 강화하는 형태이기에 가능한 구조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뮤 아크엔젤2> 콘텐츠 대부분이 지나치게 전투에만 몰려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소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성장과 육성을 선호하는 유저에게 <뮤 아크엔젤2>는 완벽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다양한 재미를 원하는 이에겐 단조로운 게임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다소 빈약한 공격 모션이나 그래픽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들린다. 플레이를 불편하게 만들거나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게임 진입을 막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CBT를 기준으로 한 평가에 해당한다.
정식 출시 이후 개선될 여지가 충분한 셈. 이번 CBT를 통해 모든 콘텐츠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야 확인할 수 있는 과금 모델이 이에 해당한다. CBT에서 제대로 즐길 수 없었던 길드 시스템 역시 정식 출시 이후에나 콘텐츠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뮤 아크엔젤2>의 게임성이나 콘텐츠를 속단하긴 다소 이르다.
웹젠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는 9월 출시될 <뮤 아크엔젤2>가 자신이 지닌 속도의 매력을 제대로 뽐낼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