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의 황금기가 왔다!" 이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인가? 당연 나오는 게임의 수준이 훌륭하기 때문이리라.
먼저 넷이즈의 무협 RPG <연운십육성>이 심상치 않다. 소재도 소재지만 실험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CBT 정보를 종합하면 MMORPG이지만, 싱글 모드를 통해서 게임의 거의 모든 부분을 혼자서 즐길 수 있다. 실시간으로 패링을 껐다 켰다 하면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NPC와 챗봇을 통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오픈월드에서의 탐험과 맵과의 상호작용도 상당히 고도화됐다는 평가다.

스타일리시한 액션 게임 <팬텀 블레이드 제로>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게임스컴 시연에서 플레이한 게임은 빠르고 경쾌한 공방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개발진은 중국 무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아름다운 전투를 구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명말: 공허의 깃털>은 <세키로>가 연상되는 소울라이크로 명나라 말기,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끔찍한 질병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검은 신화: 오공>(오공)의 상업적 성공 이후, 중국 게임 개발사들은 더 적극적으로 중국의 역사와 신화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엄청난 내수시장의 규모 덕에 SIE(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는 일찌감치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를 통해서 중국산 콘솔게임 개발을 지원 중이다. 기자는 지난해 차이나조이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참가 중인 게임을 먼저 시연해볼 수 있었는데, 몇몇 게임은 꽤 괜찮은 게임플레이를 담고 있었다. (엠바고가 아직 안 풀렸기 때문에 자세히 쓸 수는 없다)
지난 13일, 유로게이머는 <오공>의 성공 이후 중국 게임 시장의 분위기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소개하는 기사를 냈다.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이고, 유능한 인재가 모이고 있다. 그리고 <오공>의 성공으로 "고도화된 게임 산업 체인"이 형성되는 추세다. <오공>이라는 퍼스트 펭귄의 성공적인 점프로 후발주자들은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나 <타이드 오브 어나힐레이션> 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오공>으로 모종의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이제 뻔한 이야기가 되었지만) 중국은 이제 서브컬처 게임도 정말 잘 만든다. <원신>은 지난 몇 년간 출시된 신작 중 전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게임이다. 미호요의 류웨이는 지난 14일 중국 정부로부터 "전국 노동 모범" 표창을 받았다. 현지 매체 게임룩은 "미호요가 이런 국가적 영예를 받았는데, 이는 게임 산업이 최근 몇년 간 국가 경제에 점점 더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사회로부터 점점 더 인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환>은 '서브컬처 GTA'라는, <듀엣 나이트 어비스>는 '서브컬처 워프레임'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실버 팰리스>도 스팀펑크 추리 콘셉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한국 개발자들은 중국 개발자들 더 많이 교류하는 게 좋을 듯하다.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를 만든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는 최근 중국을 찾아 량치웨이 S-게임(팬텀 블레이드 제로) 대표, 펑지 게임사이언스(오공) 대표와 회견했다. 현지 매체들은 김 대표의 방중(訪中) 소식을 상당히 비중있게 보도했다. 현지 매체 IT지자(IT之家)는 김 대표가 "중국 게임 개발자들과의 기술, 문화 교류를 진행했다"며 양국 개발자의 만남이 큰 화제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게임은 왜 잘 나가고 있을까? 막대한 내수 시장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내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만 6억 7,400만 명의 게임 이용자가 있다. 중국 내 게임 인구는 매년 증가세에 있다. 이뿐 아니라 현지 매체 요시차관(游戏茶馆)은 중국 게임의 성공 이유를 ⓐ 품질 개선 ⓑ 문화적 자신감 ⓒ 기술 기반으로 꼽았다. 완성도가 올라가고, 소프트 파워가 강력하며, 기술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지난달 기사에서 "현재 중국 게임 산업은 엄청난 역사적 기회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게임의 품질이 계속해서 경계를 깨고, 중국 문화적 표현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게임의 디지털 및 기술 인프라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한때 '표절자' 또는 '추종자'로 여겨졌던 중국 게임 산업이 기술의 발전 속에서 중국 게임의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