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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수상은 가라! TIG 기자들이 주목한 '2024년의 게임'

안 해 봤다면 한 번쯤은 관심을

김승주(사랑해요4) 2024-12-23 17:21:21

2024년은 게이머에게 알찬 해였다. 완전한 '초거대 AAA 기대작'의 출시는 없었지만, 여러 장르에서 훌륭한 완성도를 가진 게임이 출시돼 게이머의 마음을 풍성하게 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디스이즈게임 기자 7명이 '2024년 돌아볼 만한 게임'을 꼽아 봤다. '최고의 게임'을 뽑으면 수상작이 뻔하기에, 훌륭했지만 조금 더 많은 관심이 모였으면 하는 게임 위주로 선정했다. 기자별로 한 번 쯤 관심 가져볼 만한 2024년 흥미로웠던 게임과 그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 보고자 했다.



# 김승주 기자 (사랑해요4)의 추천 - <활협전>


<활협전>

게임명: 활협전 (活俠傳)

장르: 무협, 비주얼 노벨

플랫폼: PC (스팀)

개발사: Obb Studio (대만)

출시일: 2024년 6월 14일

TIG 리뷰: 못생긴 당신을 위한 게임


2024년 국내 게이머에게 <활협전>은 큰 인상을 남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2명의 대만 인디 개발자가 7년의 세월 동안 깎아낸 이 게임은 소재부터 독특하다. 최근 게임 캐릭터의 외모 논란이 가중되는 시대에 '엄청나게 추악하고 보자마자 기분이 나빠지게 생긴' 주인공을 내세웠다. 게임의 공식 설정이 그렇다. 인디 게임인 만큼 시스템도 불완전하며, 사실상 얼리 액세스기에 모든 스토리가 해금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공했다. 항상 클리셰만을 답습하기에 게임 스토리가 냉소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세상 속에서, 순전히 스토리 작가의 필력만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아예 <활협전>을 시작으로 무협에 입문한 사람도 다수 존재한다. 기자를 포함해서.


사실, <활협전>은 처음부터 잘 나갔던 게임이 아니다. '천재 개발자'가 조용히 게임을 선보여 단번에 성공한 게임이 절대 아니다. 중국 커뮤니티와 스팀 유저 평가를 살피면 초창기 <활협전>은 소위 말해 '쓰레기 게임'이었다. 근거도 합당했다. 고난을 이겨낸다는 서사는 좋으나 게임의 대부분이 '운'(주사위)로 결정됐다. 


운이 없으면, 뒷산에 나무를 하러 가다 추락사하는 것과 같은 허무한 엔딩이 자주 나오는데 이를 되돌릴 수단이 전혀 없었다. 게임의 수많은 부분이 이런 '악의'로 가득했으며 특정 루트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말이 안 되는 확률을 성공시켜야 했다. 성공을 못 하면 그 스토리를 못 본다. 


최종 보스는 정신 나갈 정도로 강했고,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처참하게 죽는 엔딩만을 반복해 감상해야만 했다. 스토리도 '비극' 일변도였다. 세이브 시스템도 자유롭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의 인생이 이미 비극인데 굳이 게임 속에서까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슬픔을 체험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의 <활협전>은 개발진이 "도망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후, 수 개월 동안 과로로 인한 병원 입원까지 불사하며 뜯어 고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게임은 강 건너 한국에까지 도달해 순수한 입소문만으로 성공했다. 갑자기 익명의 재능 있는 게이머가 등장해 AI를 활용해 번역본을 만들고 다듬어 나갔으며(기자는 중문이 AI로 이렇게 '멋진' 번역이 가능할 줄은 몰랐다), 순수히 '게임이 재밌다'는 입소문을 통해 아주 잠깐이지만 국내 스팀 패키지 게임 매출 1위까지 차지했다. 판매량과 팬들의 열정을 눈여겨본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한글 패치 팀과 의논해 공식 번역을 확정했다. 


이런 특이한 흐름은 적어도 <활협전>을 이 리스트에 포함시키는 것이 주저함이 없게 한다. 이 얼마나 재미있고 낭만적인 서사란 말인가?


<활협전>은 국내에서 2024년 '큰 화제'가 됐던 게임 중 하나로 손꼽을 만하다. 순수한 입소문만으로 이루어진 인디게임의 흥행과 AI를 통한 빠른 중문 번역의 가능성 증명 등 여러 의의를 남기기도 했다.



# 현남일 기자(깨쓰통)의 추천 - <젠레스 존 제로>, <명조>


<젠레스 존 제로>


게임명: 젠레스 존 제로

장르: 액션

플랫폼: PC (호요플레이), 모바일, 콘솔 (PS, Xbox)

개발사: 호요버스 (중국)

출시일: 2024년 7월 4일

TIG 리뷰: '콘솔' 액션 감성과 '호요버스' 다움. 젠레스 존 제로 


<명조>


게임명: 명조

장르: 액션, 오픈월드

플랫폼: PC (자체 런처), 모바일, 콘솔 (PS, Xbox)

개발사: 쿠로게임즈 (중국)

출시일: 2024년 5월 23일

TIG 리뷰: '액션명가'의 오픈월드 서브컬처 게임 '명조'


얼마 전 밸브가 2024년 스팀 돌아보기 통계를 공개한 적이 있다. 해당 데이터를 보면 '2024년 출시 게임을 플레이한 비율'이 스팀 총 유저의 약 15%에 불과하다는 자료가 있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게이머가 신작을 안 한다는 것.


직업과 담당 영역의 특성 상 모바일 서브컬처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중심으로, 총 11개의 게임을 플레이 중인 나를 돌이켜 보아도 11개 게임 중 2달 이상 플레이하고 있는 2024년 신작은 단 2개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이 2개에 포함된 <젠레스 존 제로>와 <명조>를 선정했다. 참고로 12월 초부터 시작한 <소녀전선 2>는 출시 1달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외했다.


두 게임 모두 '중국' 게임이자 '액션'을 강조하고 있다. 저마다의 색깔도 확고하다.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퀄리티나 액션 측면에서 콘솔/PC게임보다 떨어진다는 편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두 게임은 장롱 속에서 먼지만 쌓여가던 Xbox 엘리트 패드를 꺼내 'WD-40'을 뿌리게 만들었다. 그러다 기름만 3달을 빼야 했지만 말이다. 여러분은 이런 미친 짓을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두 게임의 장점이라면 '콘솔에 뒤지지 않는' 퀄리티의 액션과 게임성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특성 상 '엔딩 보면 끝!'이 아니라 지속해서 업데이트가 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6개월 넘게 계속해서 콘텐츠가 쌓였기에 오랜 기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고, 매번 나오는 새로운 시나리오와 콘텐츠에 설레이게 만드는 면도 존재한다. 최근 <젠레스 존 제로>의 1.4 업데이트는 매우 만족스러웠고, <명조> 또한 2.0 업데이트가 상당히 기대된다. 


공통된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중국 게임' 이기 때문인지 스토리 전달 측면에서 번역도 그렇고, 한국인 기준 이해하기 어려운 맥락이 있다. 특히 <명조>가 심각하지만, 그럼에도 이들 두 게임은 2025년을 넘어서 그 이후로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젠레스 존 제로>는 TV를 활용한 탐험 콘텐츠에 대한 호불호 등으로 인해 출시 반 년 만에 게임을 뜯어 고친다는 초강수를 둬야 했지만, 호요버스가 보여준 퀄리티는 '서브컬처 게임사 중 최고의 개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여러 국내 신인 성우를 기용하는 등 더빙 면에서도 독특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명조>는 높은 퀄리티와 액션을 선보이며, 여러 서브컬처 게임이 격돌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 자신만의 자리를 구축한 게임이다. 한국에 진심인 여러 오프라인 이벤트도 유명한데, <명조>는 AGF 2024 참가에 이어 또 다른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예정하고 있다.



# 김승준 기자(음주도치)의 추천 - <엑스 아스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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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아스트리스>


게임명: 엑스 아스트리스

장르: RPG

플랫폼: 모바일

개발사: 하이퍼그리프 (중국)

출시일: 2024년 2월 27일

TIG 리뷰: 엑스 아스트리스, 턴제의 탈을 쓴 ARPG


탐험은 필연적으로 낯선 세계와의 교감을 동반한다. 만화 <메이드 인 어비스>가 외계어를 사용하는 '말로'들과 불편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을 애니메이션에서도 긴 시간을 할애해 담았던 것처럼, <엑스 아스트리스>는 당신에게 그런 낯선 세계를 날 것 그대로 선사한다. 

턴제 전투에 격투 게임에 버금가는 액션 커맨드를 넣고, 패링 시스템까지 도입해 고난도의 전투를 만든 것은 매력의 일각에 불과하다. 모바일 패키지 게임 중에서 역사를 바꾼 역작을 하나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이 작품을 추천한다.

하이퍼그리프는 2024년 독특한 도전을 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꽉 잡고 있는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1만 4천 원 가격의 싱글 게임을 내놓는다는 시도를 한 것이다. 그렇게 2024년 2월 출시된 <엑스 아스트리스>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상당히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턴제 전투에 액션을 접목한 시도도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다.


# 김승주 기자(사랑해요4)의 추천 -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게임명: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장르: ARPG

플랫폼: PC (스팀), 콘솔 (PS, Xbox)

개발사: 사이게임즈 오사카 (일본)

출시일: 2024년 2월 1일

TIG 리뷰: 오래 기다린 값어치를 하는 게임,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오래 개발한 게임은 보통 나쁘다는 인식이 있다. IP 게임일수록 더욱 그렇다. 따라서 <리링크>에 큰 기대를 건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사이게임즈부터 <리링크>를 통해 자체 콘솔 게임 개발에 첫 도전을 하는 것이었고, 그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 끝없는 출시 연기 속에서 사람들은 <리링크>가 IP 팬의 힘에 기댄, 그저 그런 그래픽에 구색만 맞춘 액션이 더해진 게임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출시된 <리링크>는 달랐다. <리링크>는 서브컬처 스타일의 멀티플레이 액션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 답안에 가까웠다. 배우기 쉽지만 응용할수록 재미있는 매커니즘이 파생되는 각 캐릭터의 조작 방식부터, 애니메이션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만족감을 느낄 만한 '풀 체인' 연출, 확실한 '딜 타임'의 재미를 보장해 주는 '브레이크' 시스템, 협동의 가시성을 잘 살려낸 '링크 어택'까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의의를 남긴 게임이다. 


개발 기간이 너무나 느려져 사후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 업데이트가 마무리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사이게임즈는 <리링크>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많은 콘솔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솔직히 말해 <리링크>의 후속작을 만들었으면 하는 사심이 있지만 말이다.


기자는 <리링크> 출시 후 분명 여기에 영향을 받은 서브컬처 게임이 나올 것이라 자신했다. 실제로 2024년 도쿄 게임쇼에서 공개된 게임 몇 가지는 <리링크>에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이 강했다. 굳이 게임명을 언급하지는 않겠다.


2024년은 '하도 오래 개발해서 도저히 안 나올 것 같았던 게임'이 출시된 해기도 하다. 가령 우크라이나에서는 <스토커 2>가 출시됐고, 일본에서는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가 나왔다. 모두 첫 공개 이후로 출시에만 7년이 훌쩍 넘어간 게임이다. 그만큼 개발을 둘러싼 이야기도 많다.


이 중 가장 좋았던 것은 <리링크>다. 단순히 IP의 힘에 기댄 그저 그런 액션 게임일 줄 알았지만, 이외로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했다. 기자는 <리링크> 출시 후 분명 여기에 영향을 받은 서브컬처 액션 게임이 분명 나올 것이라 강력하게 예상하고 있다.



# 신동하 기자(그리던)의 추천 - <밴들 이야기: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


<밴들 이야기: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


게임명: 밴들 이야기 -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

장르: 크래프팅 시뮬레이션

플랫폼: PC (스팀), 콘솔 (닌텐도 스위치)

개발사: 레이지 베어 게임즈 (리투아니아)

출시일: 2024년 2월 22일


탑 티모, 정글 럼블, 미드 베이가, 원딜 트타, 서포터 유미의 세계관을 떠올려 보자. 상상만해도 깜(끔)찍하지 않은가. 놀랍게도 이런 게임이 실제로 있다. 라이엇에서 직접 유통한 <밴들 이야기>가 그것이다. <밴들 이야기>는 요들 종족의 뜨개질 장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크래프팅류 게임이다. 


<그레이브 야드 키퍼>, <펀치 클럽>을 만들며 레트로풍 도트 아트스타일에는 도가 튼 레이지 베어 게임즈가 개발했다. 그래서인지 도트 한땀 한땀에서 장인의 솜씨가 연상된다. 원작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팬들이라면 사랑할 만한 개그는 덤. 


참고로 <밴들 이야기>는 라이엇 포지를 통해 유통된 마지막 게임이다. 올해 초 라이엇 게임즈는 글로벌 임직원 중 약 11%에 달하는 530여 명을 해고하며, 라이엇 포지 팀을 해체했다. <시간/교차>, <마력 척결관>, <누누의 노래> 등을 사랑한 팬으로써 아쉬울 따름이다.


2019년 라이엇 게임즈는 인디 게임사와의 협업을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의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과 스토리를 풀어내겠다는 게임 퍼블리싱 브랜드 '라이엇 포지'를 론칭했다. 라이엇 포지는 2024년 진행된 라이엇의 구조조정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 한지훈 기자(퀴온)의 추천 - <인디카>


<인디카>

게임명: 인디카

장르: 스토리텔링, 어드벤처

플랫폼: PC (스팀)

개발사: 오드 메터 (스페인)

출시일: 2024년 5월 2일


돌아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45년 만에 계엄령이 선포됐다. 어느 때보다 헤게모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해진 시기다. 


올해의 끝을 앞둔 지금, <인디카>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을 “성전”으로 포장한 러시아 정교회를 향한 비판을 담은 게임으로 작품 내내 쓰디쓴 유머로 권력과 폭력, 그리고 구원을 향한 우리 인간의 덧없는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게임은 대비를 통해 메시지를 드러낸다. 신을 섬기는 수녀 ‘인디카’는 악마의 속삭임을 듣고, 자애로워야 할 교회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이며, 추위와 가난에 허덕이는 신도들과 달리 성직자들의 만찬은 늘 풍족하다. 인디카의 과거가 밝고 아늑한 분위기의 게임으로 표현됐다면, 현실은 시종일관 무채색의 지루한 퍼즐로 그려지는 점도 퍽 인상적이다.


게임의 절정에 이르러서는 일말의 작은 구원을 기대하던 플레이어들에게도 비릿한 조소를 내뱉는다. 게임의 문법을 비틀어 알량한 우리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는 영화적 연출이 일품이다. 


단점이라면 한 잔의 독주와 같은 이 '시베리아산 허무주의'가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과감히 그것을 들이켰을 때 찾아오는 강렬한 열감은 혹독한 겨울 속에서 우리의 정신을 일깨워줄 것이다.


2024년은 '예상을 벗어난' 해이기도 하다. 일어날 리 없다고 믿었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왔다. 전쟁, 계엄령... 모두 2023년에는 꿈도 못 꿨던 사건들이다. 그 어느 때보다 헤게모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대에서 <인디카>는 분명 한 번쯤 플레이 해 볼 만한 게임이다.



# 김재석 기자(우티)의 추천 - <스쿼드 버스터즈>


<스쿼드 버스터즈>


게임명: 스쿼드 버스터즈

장르: 난투형 액션

플랫폼: 모바일

개발사: 슈퍼셀 (핀란드)

출시일: 2024년 5월 29일

TIG 리뷰: '브롤'보다 재밌다? 슈퍼셀의 미친 신작 '스쿼드 버스터즈'


스쿼드 버스터즈는 모바일게임의 대위기 시대에 대한 슈퍼셀의 대안이다. 공격 버튼이 사라진 파격 속에서 익숙한 캐릭터들은 뒤뚱뒤뚱 뛰어다닌다. 돌아볼 겨를도 없이 끝나버리는 게임 속에서 보석처럼 팡팡 터지는 도파민. 


그렇다. 모바일게임은 숏폼과 경쟁하고 있다. 기자는 이 게임을 하는 동안 숏폼을 잊었다.


숏폼의 시대, 게임도 무관하지 않다. 갈수록 게임에서 '더욱 강한 캐주얼성'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 누구보다 조예가 깊은 슈퍼셀의 <스쿼드 버스터즈>는 이런 시대 속에서 내보인 하나의 답안에 가깝다. 모바일 게임은 이제 숏폼과 경쟁해야 한다.



# 김재석 기자(우티)의 추천 - <미사이드>


<미사이드>

게임명: 미사이드

장르: 연애 시뮬레이션, 호러

플랫폼: PC (스팀)

개발사: AIHASTO 

출시일: 2024년 12월 11일

TIG 리뷰: 크리스마스, 외로운 당신을 위한 최고의 선택


2024년의 마지막 게임을 돌아볼 만한 게임으로 뽑았다. <미사이드>는 공포-미연시-퍼즐 게임으로 장르 융합의 극단을 보여준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특별한 게임으로 풀어온 게이머라면, 올해는 특별한 도전에 나서기를 추천한다. 'H씬'은 짧고, <미사이드>는 길다. 


미연시에 갇힌 주인공은 얀데레 이상의 미치광이가 되어버린 히로인을 피해 게임의 버전을 오가며 탈출구를 찾는다. 끝내 찾아낸 문에는 섬뜩하고 기괴하고 어쩌면 사랑스러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이 게임을 접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플레이해보길. '개발비보다 창의력'이라는 미야모토 시게루 선생의 최근 발언이 계속 맴도는 게임이었다.


추신: 원래 <검은 신화: 오공>에 주려던 자리지만, 펑지 대표의 어처구니 없는 불만에 자리를 잃어버렸다. 중국 게임의 비상을 눈여겨봐야겠으나 이들의 자존심은 참 대책이 없다는 생각이다.


바야흐로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다. 스팀을 통해 출시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지금까지 마니아층 위주로 소비되던 여러 게임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출시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미사이드>는 분명 주목할 만하다.


# 방승언 기자(톤톤)의 추천 - <헬다이버즈 2>, <패스 오브 엑자일 2>


<헬다이버즈 2>


게임명: 헬다이버즈 2

장르: 액션, 멀티플레이

플랫폼: PC (스팀), 콘솔 (PS, Xbox)

개발사: 애로우헤드 게임 스튜디오 (스웨덴)

출시일: 2024년 2월 8일


<패스 오브 엑자일 2>


게임명: 패스 오브 엑자일 2

장르: 액션 RPG

플랫폼: PC (스팀), 콘솔 (PS, Xbox)

개발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 (뉴질랜드)

출시일: 2024년 12월 7일 (얼리 액세스)

TIG 리뷰: '의미'로 가득한 ARPG, '패스 오브 엑자일 2'


비슷한 개발 기간을 거쳐 나온 두 개의 시퀄은 대중과 평단 모두의 인정 속에서 출시 초기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보편화된 기준을 따르지 않고 뚝심 있게 장르 지평을 밀어붙였다는 점, 그것이 높은 난도의 형태로 구현됐다는 사실에서도 유사하다.


그러나 이후의 운영에서 평가가 갈린다. 물론 <패스 오브 엑자일 2>은 후속 평가를 확정 짓기에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헬다이버즈 2> 운영도 초기에는 호평이었다) 자신들만의 개발 기조를 성공적으로 유저들에게 설득시키고 너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안정성이 다르다. 


두 기업의 향방이 엇갈린 지점이 어디인지 잘 들여다보면, 좋은(혹은 시장에서 살아남는) 게임 운용의 묘란 무엇인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른바 '주류 여론'에 속절없이 휘둘리는 것도, 견실하고 합당한 조언에 귀를 닫는 것도 정답이 아닌 상황에서 문자 그대로 '밸런스'를 잡으려면 게임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2024년은 멀티플레이 게임이 강력함을 뽐내기도 했다. 연초에는 <헬다이버즈 2>가 출시돼 예상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서구권 게임 시장을 뒤집어 놓았고, 연말에는 <패스 오브 엑자일 2>가 파밍형 액션 RPG 마니아의 마음을 홀렸다. 그러나 그 거대한 성공만큼, 사후의 운영과 게임 밸런싱에 대한 논란과 토의도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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