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한 타이쿤 게임으로 확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투 포인트> 시리즈의 신작이 발매됐습니다. <투 포인트 호스피탈>과 <투 포인트 캠퍼스>에 이어 <투 포인트 뮤지엄>으로 이번엔 박물관을 경영하게 된 건데요. 이전 시리즈는 좋아하기는 했지만 캠페인만 적당히 마무리하고 푹 빠져들진 못했는데 이번에는 45시간 넘게 플레이를 하며 다섯 가지 박물관을 각각의 엔딩까지 구석구석 운영해 봤습니다.
여전히 해금할 목표와 도전 과제가 남아 있을 만큼 규모부터 깊이까지 방대해진 <투 포인트 뮤지엄>에는 과연 어떤 특별한 점이 있었기에 이렇게 마음을 사로잡았던 걸까요. 이 게임을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하나하나 살뜰히 짚어보겠습니다. /작성=깐(게임 리뷰어) 편집=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투 포인트 뮤지엄
출시일: 2025-03-05
개발사: 투 포인트 스튜디오
유통사: 세가
플랫폼: PC, PS5, XSX
장르명: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리뷰 버전: PC
박물관은 총 다섯 곳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테마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와 유물을 전시할 수 있고요. 매력적인 점은 박물관마다 목표를 다르게 제시해 이에 따라 운영 방식까지 달라진다는 겁니다. 마치 여러 개의 게임을 하나로 합쳐 놓은 것처럼 신선하더라고요.
어떤 박물관을 운영할지 처음엔 막막할 수 있는데, 캠페인 모드에서는 다행히 박물관 운영에 순서를 어느 정도 정해줍니다. 먼저 운영을 맡게 되는 건 선사 시대 유물로 가득한 자연사 박물관으로 기본적인 운영 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다음으로 만날 수 있는 건 유령과 저주 걸린 물건을 전시할 수 있는 공포의 박물관으로 독특한 유물들을 전시할 수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되죠. 유령보다는 물고기에 더 관심이 간다면 각종 해양 생물을 전시할 수 있는 수족관형 박물관부터 맡아도 됩니다. 그다음으로는 외계 문명을 탐구하는 우주 박물관과 발명한 기계를 전시하는 과학 박물관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해 운영하면 되죠.

자연사 박물관, 초자연 박물관, 해양 수족관, 우주 박물관, 과학 박물관으로 총 다섯 곳이 있다.

캠페인의 시작은 튜토리얼이 진행되는 자연사 박물관

전시관마다 색다르고 아기자기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관마다 색다르고 아기자기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다른 박물관을 운영하는 시점은 박물관 등급인 별(★)을 획득할 때 제시됩니다.
전작에서는 맵 하나를 클리어하면 다음 맵으로 넘어가 이전 맵은 관심을 주지 않게 됐는데, 이번에는 여러 박물관을 단계별로 오가며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대폭 달라져 여러 박물관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한 박물관에서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다른 박물관에도 적용할 수 있는 요소가 해금된다는 점인데요. 운영하던 박물관을 계속 키워나가도 되지만 해금이 필요한 아이템이 있어 발전에 제한이 있고 퀘스트가 진행되지 않아 추가적인 별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다른 박물관을 진행할 동기를 얻게 되죠. 다른 박물관을 운영하다 돌아오면 기존 박물관은 더 성장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지고요.
박물관들은 5성까지 진행하면 고유 스토리가 완료되고 6성부터는 '에필로그'의 형식으로 계속 추가 목표를 달성해 더 많은 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별 등급제는 샌드박스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이전 시리즈들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같은 일만 반복하며 지루해지던 부분이 대단히 크게 완화됐습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팝업 박물관'이라는 세 가지의 간이 스테이지로 가볍게 즐길 추가 콘텐츠도 있고요.

박물관 등급을 높이면 이동이 권장돼, 자연스럽게 여러 박물관을 경험하게 된다.

6성부터는 '에필로그'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방식
기존 <투 포인트> 시리즈의 게임들은 물론이고 다른 타이쿤 게임들과 차별성을 보여주는 핵심 포인트는 유물 탐사에 있습니다. 박물관에 전시하는 유물들은 여섯 가지의 테마로 나뉘며 직원들을 헬기에 태워 보내 수급해 와야 합니다. 탐사지에 따라 필요한 인원부터 자격까지 요건은 조금씩 다르고요. 위험한 탐사를 보내면 직원을 잃거나 부상을 당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희귀한 전시품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탐사 활동을 반복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중복 유물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같은 유물이어도 등급이 다르거나 파츠를 모아서 완성해야 하는 뽑기 요소가 있어 반복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획득한 유물의 종류와 등급에 따라 도감 형식의 스티커북을 채워나가는 성취감도 있어 게임에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만들죠.
그리고 더 실용적으로는 중복 유물을 분해해서 '지식'을 높이는 자원으로 활용합니다. 분해할 때마다 유물 타입별로 올릴 수 있는 '계몽' 단계도 올라 테마에 어울리는 장식품을 해금할 수 있고요.

세계 지도를 확장하며 탐사해서 직접 유물을 구해 와야 한다.

같은 유물도 등급이 달라서 반복이 필요하다.

도감인 스티커북을 채워나가는 성취감은 물론

중복 유물을 분해해서 연구하면 '지식'과 '계몽' 단계가 오른다.
이렇게 탐사와 연구를 거듭해 밝혀낸 유물 타입별 세계 지도와 계몽 단계는 모든 박물관에 공유됩니다. 어느 박물관을 먼저 진행하더라도 해금하고 강화한 부분들이 차곡차곡 쌓여 더 귀한 유물을 많이 전시할 수 있고, 더 다양한 장식품으로 박물관을 꾸밀 수 있게 되는 거죠. 이 모든 것들은 박물관 등급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장식품으로 박물관을 꾸미는 건 가장 중요한 전략 요소입니다. 적절한 장식품이 가득 놓인 유물을 감상한 관람객들이 큰 감명을 받아 박물관에 대한 만족도가 오르거든요. 선사 시대 테마인 공룡뼈를 전시할 땐 선사 시대 장식을 주변에 배치해야 하고, 수족관을 꾸밀 땐 수조 안에 해당 물고기가 좋아하는 장식품이 필요합니다. 싫어하는 건 두지 말아야 하고요.
이렇다 보니 박물관 등급이 엔딩인 5성을 넘어가면 효율을 위해 장식물을 빼곡히 깔게 돼 미관상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고품질 유물로 애정을 담아 꾸며놨는데 도둑맞아서 이 빠진 그릇 꼴이 되면 너무 속상하기도 하고요. 물론 더 많은 부지를 구매해 확장할 수 있고 유물은 다시 구하면 그만이라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박물관 등급을 높이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전시품에 알맞은 장식품으로 감명 수치를 높이는 게 핵심
경영 시스템은 전작들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한층 개선된 인터페이스가 돋보입니다. 직원의 급여나 만족도는 한 화면에서 간단히 조절할 수 있고, 재정 상태나 전시 현황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문제가 심화되기 전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방문객의 요구사항도 시각적으로 눈에 잘 들어오고요. 워낙 구성이 직관적인 데다 문제가 발생해도 대응에 대한 반응도 즉각적이어서, 타이쿤 게임을 처음 하는 플레이어라고 해도 무난히 익힐 수 있습니다.
온갖 해괴한 설정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시리즈답게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습니다. 박물관들은 도난과 유물 관리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도난 대응은 경비를 두고 CCTV를 설치하는 등 공통적이지만 유물과 시설 관리는 박물관 테마에 따라 세부적으로 다른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컨대 유물은 늘 깨끗하게 보존되어야 한다는 기본 규칙 하에 과학 박물관에서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불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해 더 자주 상태를 체크해야 하고 소방 훈련이 된 작업자들이 넉넉히 필요하다는 식이죠. 위기 관리 역시 게임을 어렵게 만들기보다는 타이쿤의 재미를 다양하게 주려는 시도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급여에 불만을 갖고 퇴사하기도 하므로, 급여 관리는 필수

각종 판매 가격도 한 화면에서 간단히 관리할 수 있다.
<투 포인트 뮤지엄>은 다양한 박물관 테마로 시리즈가 지닌 유쾌하고 기상천외한 무드와 캐주얼한 경영 시뮬레이션의 강점을 견고하게 완성한 게임입니다.
유물 탐사를 중심으로 한 전시 강화 구조와 테마별로 색다른 박물관 맵을 순환하며 즐기는 플레이 방식으로 단조로움을 줄임으로써 독창성과 재미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젖을란티스' 같은 초월 번역으로 재치 있는 콘셉트를 온전히 즐길 수 있기도 하고요.
제게 <투 포인트 뮤지엄>은 타이쿤 장르의 전성기가 떠오를 정도로 장르의 매력을 재확인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이후 이렇게 심취해서 몰입한 타이쿤 게임은 없었으니까요. 박물관 경영에 흥미가 있거나 캐주얼하면서도 깊이 있는 타이쿤 게임을 찾고 있다면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김가은(깐) - 게임 리뷰어
폭 넓은 장르의 게임에서 다양한 경험을 찾고자 합니다. 새로운 게임을 찾는 분들에게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과 영상을 남겨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