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횡스크롤 액션이 아닌, 퍼즐과 모험을 강조한 <파이널 퀘스트>는 온라인게임에서 보기 드문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스크린샷과 영상만으로는 쉽게 가늠하기 힘든 <파이널 퀘스트>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일까요? 개발사 제니브레인의 김용탁 대표를 만나 대답을 들어 봤습니다. 첫 질문은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사냥이 아닌 던전을 탐험하는 재미 |
TIG> 게임명이 <파이널 퀘스트>이다. 왠지 최후의 타이틀인 느낌도 나고, <파이널 판*지>와 <드래곤 퀘*트>의 조합이 아니냐는 유저 의견도 있다
이미 차기작의 이름은 <드래곤 판타지>로 결정됐다(웃음). 농담이고. 게임명을 <파이널 퀘스트>로 결정한 것은 의도적이었다. 우리 게임이 패키지게임에 가까운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시나리오를 따라가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결국 퀘스트가 중요한 게임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게임명을 결정했다. 사실 더 좋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은 탓도 있긴 하다(웃음).
TIG> 퀘스트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게임을 하면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나?
NPC의 대사와 스크립트를 꼭 읽어 보기 바란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대부분 NPC의 대사나 퀘스트 내용을 읽지 않는다. 게임의 내용보다는 퀘스트의 보상만 보는 셈이다.
<파이널 퀘스트>는 NPC가 퀘스트를 주면서 말하는 대사를 읽으면 쉽게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어 있다. 대사를 읽으면 게임의 힌트나 방향성을 잡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냥보다 맵을 클리어하기 위한 조작이 더 중요하다.
TIG> 일반적인 횡스크롤 게임과 다르다고 했다. 차별화 컨텐츠가 있나?
몬스터 사냥보다 던전을 탐험하는 요소가 몇 배 이상 크다. 레벨 디자인도 맵을 클리어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었다. 맵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전투스킬이 아닌 어드밴쳐 스킬을 획득해야 한다. 즉, 새로운 길을 찾는 방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점이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의 레벨 디자인과 확연하게 다르다. 사냥보다 맵과 퀘스트를 수행할 때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TIG> 사냥이 없을 리는 없고 좀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던전에서는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보다, 오히려 피하면서 빠르게 길을 찾아가는 게 유리하다. 던전 구성에는 일방적인 횡스크롤(가로)이 아닌 종스크롤(세로)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퍼즐과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물론 사냥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사냥은 부가적인 컨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사냥만 해서 경험치를 쌓고 싶다면 필드로 나가면 된다. 필드는 퀘스트나 퍼즐 요소가 없고 몬스터만 돌아다닌다.
TIG> 퀘스트를 계속 강조하는데, 진행 방식에도 특징이 있나?
보통 가장 중요한 목적은 처음에 제시된다. 제일 처음 미션이 징표를 가져오는 것인데 그 길을 막아버린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길을 뚫기 위해서 해당 스킬을 익히라는 퀘스트가 주어진다.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 찾아간 NPC는 살해당한 상태인데, 사건해결을 위한 퀘스트를 다시 주는 방식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유저에게 연계 퀘스트를 해결하라는 목적을 제시한다. 알파 테스트에서 이런 연계 퀘스트가 다소 부담도 되지만, 확실히 재미 요소가 된다는 반응을 얻었다.
패키지의 재미를 온라인으로 옮기고 싶었다 |
TIG> 패키지 게임에서 보던 것들이라고 했다. 기존 게임으로 예를 들어 비교해 줄 수 있나?
<페르시아의 왕자>와 <악마성 드라큘라>를 비교해 보자. 둘다 맵을 종횡무진하며 퍼즐을 풀고 적을 상대해서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페르시아의 왕자>는 길찾기 중심으로 한 번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라는 개념이다.
반면 <악마성 드라큘라>는 몬스터와 싸우거나 피하면서 숨겨진 요소를 찾고 퍼즐을 풀면서 진행한다. 한 번 실패해도 그 자리에서 다시 도전할 수 있다. <파이널 퀘스트>는 <악마성 드라큘라>에 가까운 게임성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어떻게 보면 패키지 게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요소이지만, 온라인게임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셈이다. 맵을 탐험하면서 라이트한 퍼즐을 풀어 나가는 방식이다.
TIG> 라이트한 퍼즐의 요소? 말이 어렵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답을 먼저 주고 그 과정을 찾는 방식이다. 앞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데, 앞에 바위로 막혀 있다. 그 바위를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을 유저들이 찾아야 한다.
해결책은 한 가지가 아니다. 바위를 부수는 스킬을 배우거나, 해당 스킬을 가진 유저와 파티를 맺고 통과할 수도 있다.
TIG> 파티 플레이가 공격보다 맵을 클리어하기 위한 협력을 유도하는 듯하다.
일단 클래스 구성을 설명하면 아처, 매지션, 파이터로 구성된다. 공격 스킬은 구분되지만 어드벤쳐 스킬은 모든 클래스가 똑같이 배운다. 그래서 혼자 하면 어렵지만 같이 하면 쉽고 더 재미있도록 신경 써서 만들었다.
여기에 오브젝트 링크를 통해 진행 방법을 다르게 가져간다. 문을 열려면 다른 위치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혼자 하면 주변의 바위를 끌어다가 버튼 위에 올려야 한다. 파티 플레이를 할 경우 한 사람이 버튼 위에 올라가고 나머지는 문을 통과할 수도 있다.
TIG> 어드벤처 스킬도 협력 플레이를 위한 것인가?
바위깨기, 식물 키우기 등 길을 뚫고 나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어드벤쳐 스킬이라고 부른다. 이 스킬들은 퀘스트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물론 퀘스트가 귀찮다면 얻지 않아도 상관 없다. 하지만 맵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스킬을 가진 유저들과 파티를 맺어야 할 것이다.
결국 플레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어드벤처 스킬이 없다면 불편하고 귀찮아진다. 매번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면에서 파티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는 있다.
새로운 방식으로 2D 그래픽을 추구한다
TIG> 수많은 던전이 필요할 텐데, 맵을 디자인할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현재 CBT를 앞두고 8개의 던전을 완성했는데, 던전 하나에 10~13 개의 맵이 등장한다. 일반적인 게임의 필드보다 던전이 더 큰 것이 <파이널 퀘스트>라는 게임이다.
사실 고민도 적지 않다. 게임 디자인이 패키지 형태를 가지면서 기획상의 어려움도 많다. 현재 기획자들이 패키지 게임을 디자인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결과, 맵마다 캐릭터가 보유한 스킬이나 퀘스트에 따라 진행 방식이 달라지도록 만들었다. 심지어 처음에 진행을 못 했던 맵은 다른 던전에서 스킬을 얻고 다시 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맵과 맵을 연계하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현재
하나의 섬에는 20 개가 넘는 던전이 등장한다.
TIG> 랜덤 맵 방식이 적용될 수 없는 디자인이다.
던전과 맵은 이미 완벽한 구성을 갖춘 하나의 형태를 가진다. 지름길도 설정하고 숨겨진 요소도 배치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염두에 두어야 하다 보니 모든 상황을 예상해서 설계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사냥을 하는 재미가 아닌 맵을 클리어 하는 재미가 <파이널 퀘스트>의 진면목이다.
TIG> 3D가 아닌 2D 그래픽으로 개발한 이유가 있다면?
예전에 개발했던 게임(미니파이터)이 2D였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게 만들 수 있고, 또 새롭게 도전하고 싶었다.
<파이널 퀘스트>는 일반적인 2D의 프레임 애니메이션이 아닌 관절마다 파트를 구분해 이를 이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낸다. 내부에서는 다관절 애니메이션 툴이라고 부르고 있다.
다관절 애니메이션 툴을 이용해 2D이지만 3D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속도도 빠르고 부드러운 액션을 보여 줄 수 있다. 2D를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러스트나 그래픽 디자이너의 콘셉이 그대로 게임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TIG> 다관절 애니메이션 툴의 장점을 한 가지만 든다면?
해당 툴을 이용해 2D이지만 아바타를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일반적인 2D는 캐릭터 전체를 한번에 그려내야 한다. 때문에 장비나 액세서리에 따라 다른 모습을 적용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캐릭터를 계속 찍어내듯이 추가하는 것이다.
우리는 찍어내는 게임이 아닌 진정한 레벨 디자인을 통한 재미를 주고 싶었다. 그리고 2D 캐릭터이지만 자신만의 개성 있는 모습으로 꾸밀 수도 있게 만들었다.
TIG> 테스터를 모집하고 있는데, 끝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게임을 평가 받을 시간이 다가오면서 긴장도 되고, 한편으론 초연해진다. 온라인게임은 한번 선보이고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이다. 반면 유저가 스스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평가를 혹독하게 내려도 계속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