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저가 뽑은 여성GM 레이지슈로 활동하고 있는 이수진입니다.”
지난 2월, 메카닉 액션슈팅게임 <메탈레이지>에서는 유저들이 직접 뽑는 여성GM 선발대회가 열렸습니다. 총 6명의 응모자가 참여했는데요. 이 중 이수진 씨가 최고 점수를 받아 선발됐습니다. 유자가 GM을 뽑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요. 그렇다면 이수진 씨는 어떻게 GM 선발 이벤트에 참가했을까요?
“사실 행사 이전부터 게임하이 개발팀에 근무하던 지인을 통해 회사 분위기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그 지인에게 <메탈레이지> 여성GM을 공개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했죠.
마침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휴식을 취하던 중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얘길 듣고 <메탈레이지>를 처음 접하게 됐는데 플레이를 해보다가 게임 자체를 좋아하게 돼버렸어요. 그래서 GM에 지원해 꼭 붙고 싶었죠.”
그렇게 여성GM 선발전에 응시하게 된 이수진 씨. 총 6명의 참가자 중 3명이 뽑히는 최종 선발에 진출했는데요. 최종 선발 당시 분위기가 궁금했습니다.
“처음에 입사 지원 동기를 말한 뒤에 첫 질문이 <메탈레이지>의 계급을 묻는 거였어요. 제가 병장을 막 달 때였거든요. 그 중에서 내가 제일 높았어요. 그 뒤에 카메라 테스트를 했는데요. GM 면접인데 VJ 스타일로 방송을 하는 카메라 테스트도 하더라고요. 정말 긴장됐어요. 다른 응시자도 많이 떨었던 것 같았어요. 다행히 가위바위보로 결정해 제가 맨 마지막에 해서 여유있게 했었죠.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여성GM 선발 당시의 게시물. 많이 흐릿하다. ^^;
그렇다면, 게임하이는 다른 참가자보다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수진 씨를 뽑았을까요? 당시 최종 면접을 진행한 분에게 묻고 싶었지만 사정상 아쉽게 묻지 못하고, 부득이하게 당사자에게 물어봤습니다.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카메라 테스트에서 저 말고 다른 분들이 유리했을 것 같아요. 제가 카메라 테스트에서 저의 매력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게임 회사와 운영에 대한 이해 면에서 제가 유리한 것 같아요. 왜냐면 제가 모 MMORPG에서 GM 업무를 맡았거든요. 메일 응답이나 피해 신고, 로그 조사 등 GM 전반의 일을 했었어요.”
그렇게 공개채용에 당당히 합격해 입사하게 된 게임하이. 한 달간 이수진 씨가 느꼈던 게임하이의 분위기와 게임하이의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정말 가족같은 분위기에요. 상사들도 딱딱하지 않고 직원 한 명 한 명 다 챙기는 게 보여요. 동기나 다른 사원들도 제가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면 챙겨줘요. 함께 하려는 회사라는 느낌이 들어요. 절대 꾸며진 얘기가 아니랍니다.”
이곳이 이수진 씨가 일하는 자리다.
들은 말만 봐서는 미리 준비해온 대사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눈빛을 보니 진심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선발대회에 합격했을 때 주위의 반응을 물어봤습니다.
“공채로 뽑힌 거라 사실 주위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많이 부탁했어요. 그 뒤에 합격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시더라구요. 합격했다고 말하니깐 축하해준 사람들도 있었구요. 심지어 싸인 뿐만 아니라, 좋은 아이템을 달라는 청탁까지 있었죠. 하지만 GM이라고 특별히 혜택 받는 건 없어요. 우리도 고생고생하며 카드를 모아 신 기체를 뽑는다구요~”
힘들게 GM 업무를 맡게된 이수진 씨. 그렇다면 <메탈레이지> 이외에도 다른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일까요? 아니면 게임을 잘 모르는 초보일까요?
“MMORPG를 많이 접했고 꾸준히 즐기고 있어요. 외산이나 국산 가리지 않고 해보곤 하죠.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특히 <스타크래프트>도 많이 좋아해요. 경기도 많이 보고요. 콘솔 쪽에는 <위닝일레븐>. <스트리트파이터>, <철권>을 하지만 많이는 못하고 가끔 함께 즐기죠.”
혹시나 했지만 이수진 씨는 역시 게임 마니아였군요. 그럼 한 달간 이수진 씨는 <메탈레이지> 팀에서 어떤 일을 배우고 어떤 활약을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메탈레이지> 팀만의 운영적 부분을 많이 알려주셔서 공부를 하면서 업무를 숙지했어요. 그리고 인게임 모니터링, 홈페이지 모니터링은 물론 전반적 운영과 아프리카 방송을 담당했죠. 그리고 MR포커스도 매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외적 활동이 이렇게 많이 할 줄 몰랐어요.
아참, 아프리카 방송을 할 때 아직 멀티플레이에서는 많이 적응이 안 돼요. 채팅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요. 다행히 유저분들이 많이 이해주셔서 고맙죠. 방송을 진행하느라 게임에 집중을 못해서 제 기체 운용 실력을 보여주기는 당분간 힘들 거에요. 마음은 굴뚝인데 신경을 많이 못써요. 지금은 주로 이름 불러주기를 하고 있죠. 그런데 제가 정비병일 땐 저를 많이 찾으시던데 적들이 절 많이 노리니 제게 올 땐 주의하셔야 돼요.”
이수진 씨의 <메탈레이지> 아프리카 방송 장면.
유저들을 걱정하는 뜻도 있지만 넘쳐나는 인기를 주체 못하는 듯한 저 발언! 저는 심히 부럽습니다 그려. 그렇다면 이 일을 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첫 방송할 때가 기억나네요. 제가 많이 긴장해서 거의 홍보없이 방송을 시작했어요. 사실 아무도 안 오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요. 게임 내 공지을 듣고 아프리카로 왔다는 유저가 있더라구요. 반가웠어요.
유저분들이 ‘레이지슈 맞냐?’고 거듭 묻곤 하셨죠. 그렇게 게임이 끝나고 엔딩을 하는데 ‘왜 방송을 민낯으로 하냐’고 지적하셨어요. 그래서 ‘저 화장했어요! 민낯 아니에요! 보기 불편했다면 죄송해요.’ 라고 말했더니 많은 유저분들이 웃어줬어요.”
한 달간 <메탈레이지> GM 업무를 맡으면서 힘든 일도 있었겠죠. 수진 씨가 가장 힘든 것은 게임과 관련된 것이 아닌 바로 카메라와 관련된 일들이었습니다.
“첫 아프리카 방송 때 너무 긴장했었어요. 제 성격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타입인데 막상 방송을 하고 다음 날 출근해보니 입술이 부르텄더라고요. 그 상태가 1주일이나 갔어요. 몸이 힘든 것보다 너무 긴장한 게 탈이었죠.
그리고 얼마 전에 아리랑TV에서 영상 인터뷰를 했어요. 질문이 4가지 정도밖에 없었는데 수많은 NG를 내는 바람에 촬영 시간이 무려 2시간이 걸렸어요.그 후 제게는 NG대마왕이라는 별명이 붙었죠.”
말하랴, 위의 화면 보랴, 아래의 전투화면 보랴~ 32명을 대하려면 정신없겠다.
물론 이수진 씨가 <메탈레이지>의 GM이 되긴 했지만 위에서 밝혔다 시피 FPS나 TPS같은 액션 슈팅은 처음 접하신 분입니다. 지금은 실력이 늘긴 했지만 <메탈레이지>같은 슈팅 게임이 남성 취향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요. 초보에서 GM이 되신 이수진 씨의 <메탈레이지>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했습니다.
“다른 FPS 게임들은 빠른 전환과 민첩함, 그리고 조준 능력 등이 필요한데 <메탈레이지>는 손놀림 느려도 지원형 기체로도 즐길 수 있어요. 여성 유저가 순발력이 떨어져서 게임을 못할까 걱정할 수 있는데 <메탈레이지>는 그렇지 않아요. 직접 즐겨보면 개발자들이 그런 부분을 너무 잘 반영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리고 팀원 한 명이 잘한다고 이기는 게 아니라 팀이 하나가 됐을 때 이길 수 있어요. 단순히 적을 발견하고 조준해 컨트롤로 죽이는 부분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걱정 말고 즐겨보세요.”
이수진 씨가 GM 업무를 하는 만큼 유저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을 텐데요. 혹시 이수진 씨도 <메탈레이지> 유저들에게 불만이 있지 않을까요?
“가끔 게임을 하다 보면 모두가 함께 보는 채팅창에 과격한 언어를 쓰는 분들이 많아요. 많은 유저가 모인 방에서 표현하기 거북한 단어들을 섞어서 사용하던데 여자 입장에서 보기 불편한 부분이 많죠. 팀 채팅하면서 게임하는 사람도 많을 텐데 이상한 내용은 물론 도배성 클랜 홍보 등을 자제하면 더 좋은 <메탈레이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 만 1개월의 경력을 채운 아직은 새내기 GM인 이수진 씨. 앞으로 어떤 GM이 되고 싶은지,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일단 제게 주어진 일이 GM이니까요. 방송과 게임 모니터링 등 맡은 일에 충실해 <메탈레이지>가 좋은 게임이라는 긍정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러도록 노력할 거에요. GM을 하고 싶어서 게임하이에 들어왔으니까요. 팀에서 인정받고 싶고요. 게임하이의 타이틀을 건 사람에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할 거에요.”
흔치않은 경선(?)으로 GM이 되신 이수진 씨! 앞으로도 좋은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남겨주시네요.
“유저 분들이 뽑아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메탈걸로서 역할을 잘하도록 노력할께요. 감사합니다~”
